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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땐 '적자생존' 尹정부선 '듣자생존'?] ....

뚝섬 2023. 4. 20. 06:57

[박근혜 정부 땐 '적자생존' 尹정부선 '듣자생존'?..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진 어떤 이유들]

[대통령과 영부인은 ‘제로섬 관계’]

 

 

 

박근혜 정부 땐 '적자생존' 尹정부선 '듣자생존'?..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진 어떤 이유들

 

尹 대통령 긴 발언에 ‘59분’ 별명
참모들 말 줄이고 주로 듣기만
작은 일도 대통령에게 깨알 보고
말하기보다 귀 여는 정치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은 학습 능력이 남다르다고 한다. 판단도 빠르다. 대통령실 인사들은 “핵심을 파악해 단박에 정리한다”고 말한다. 관심 분야도 다양하다. 양자(量子) 정책에 대한 회의가 있었는데 대통령이 장시간 전문적 물리 지식을 쏟아냈다. 전문가가 “나보다 설명을 더 잘한다”며 놀랐다고 한다. 외교·안보·경제 분야도 “그건 이런 것 아니냐”며 쉽게 결론을 낸다. 노동·연금·교육 개혁과 신산업 성장 정책, 대미·대일 외교 강화라는 큰 방향도 직접 틀을 잡았다.

 

윤 대통령은 막후 접촉 범위가 넓다. 정치인은 물론이고 교수·기업인·종교인·기자·유튜버 등과 수시로 전화하고 텔레그램으로 소통한다. 한밤중이나 새벽에 대통령 메시지를 받았다는 이가 많다. 대통령이 답을 하니 사적 경로로 조언하는 사람도 늘어난다. 정책·정무적 조언뿐 아니라 정치권 분위기와 각종 소문까지 모두 대통령 귀에 들어간다. 대통령이 직접 듣고 보고 말하고 결정하는 일이 그만큼 많다.

 

어느 때부턴가 대통령실 주변에서 ‘59분 대통령’이라는 말이 나왔다. “무슨 의미냐”고 물었더니 “회의 1시간 중 59분을 윤 대통령이 말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과장이 섞였겠지만 발언이 그만큼 길다는 얘기다. 윤 대통령은 검사 때도 후배들과 어울려 말하기를 좋아했다. 대선 후보 시절 회의 중 상당 시간을 본인이 발언했다. 각 분야 지식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취임 후엔 발언 점유율이 더 올라갔다. 90%라는 말도 있다. 각 부처 보고가 더해지니 대통령이 알고 말할 게 더 많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듣기 좋아할 정보만 주로 올라올 수 있다.

 

박근혜 정부 땐 대통령 말을 받아 적기만 해서 ‘적자생존’이라는 말이 있었다. 지금은 ‘듣기만 한다’고 해서 ‘듣자생존’이란 얘기가 나온다. 대통령의 말을 경청하다 보니 참모들이 말할 시간이 자연스레 줄어든 이유일 것이다. 제대로 준비 없이 튀거나 다른 말을 했다가 질책받은 참모도 적잖다고 한다. 대통령은 직언도 듣지만 근거와 논리가 있어야 받아들인다. 함부로 언급해선 안 되는 ‘금기’가 있을 수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보고서 쓸 때 대통령 생각을 미리 잘 살핀다”고 했다.

 

참모들이 작은 일까지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판단을 구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고 한다. 자기 생각대로 잘못 결정했다가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전결이 줄어드니 자연스레 ‘보고 병목 현상’이 생기기도 한다. 보고하려 기다리다 결정이 미뤄지는 것이다.

 

대통령 입김은 여당에도 전달된다. 전당대회에서 윤 대통령은 나경원 전 의원 출마를 막았고, 안철수 의원에겐 “국정 훼방꾼이자 적”이라고 했다. 친윤 지도부를 만든 것도 대통령의 힘이었다. 최근 당직 인사 때도 대통령 뜻이 전해졌다고 한다. 김기현 대표의 존재감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총선 공천 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다.

 

대통령 지지율은 최근 30% 아래로 떨어졌다. 여당 지지율은 ‘이재명 민주당’에도 뒤진다. 밤잠을 줄여가며 일하는데 왜 이러는지 억울한 마음이 들 것이다. 국정의 큰 방향이 맞더라도 디테일을 잘해야 한다. 정치는 국민 마음을 얻는 일이다. 윤 대통령은 정치한 지 1년도 안 돼 대통령이 됐다. 아직 정치에 익숙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이 모든 것을 다 알고 지시할 수는 없다. 말하기보다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참모나 전문가에게 맡길 건 맡겨야 한다. 실수도 용인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 지지율이 낮아진 이유를 겸허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통령이 성공해야 나라 미래도 달라진다.

 

-배성규 논설위원, 조선일보(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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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영부인은 ‘제로섬 관계’

 

영부인 존재감 클수록 대통령은 작아져
이미지 메이킹 돕되 한 걸음 뒤에 서야

 

미국에선 퍼스트레이디 지지율 조사도 정기적으로 한다. 여러모로 이례적이었던 트럼프 시대를 제외하면 역대 영부인들은 임기 말에도 대통령 인기와 무관하게 높은 지지율을 누렸다. CNN과 갤럽이 닉슨 대통령 집권기 이후 역대 영부인들의 임기 말 지지율을 집계했더니 평균 50%였다. 유일한 예외가 힐러리 클린턴으로 고작 13%다. 백악관을 나와 국무장관으로, 유력한 대선 후보로 승승장구했던 그가 왜 영부인 시절 인기는 없었을까.

답은 잠시 접어두고 김건희 여사 얘기부터 해보자. ‘조용한 내조’를 하겠다던 김 여사가 요즘 대통령 못지않은 강행군을 하고 있다. 이달 들어 17일간 공개 일정만 15개다. 같은 기간 대통령 공개 일정은 24개였다.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뉴스’를 보면 김 여사 사진이 229컷으로 대통령 사진(203컷)보다 많다.

목소리에도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과 비공개 오찬을 하며 “개 식용을 정부 임기 내에 종식하도록 노력하겠다. 그것이 저의 본분”이라고 했고, 납북자와 억류자 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선 “납치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에 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엔 김 여사의 대학원 최고위과정 동기가 의전비서관으로 기용됐다. 개고기 식용 금지는 대통령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의견 수렴을 하는 중이다. 민감한 정책과 인사 문제에서 김 여사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실에선 “대통령이 방미 준비 등으로 챙기지 못하는 일정을 김 여사가 대신 챙겨 주길 요청했다”거나 “국정 파트너로서 적극적 역할을 당부했다”는 해명이 나온다. 대통령의 업무가 대통령 개인기로만 수행되는 것은 아니며 영부인 역할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부부란 한쪽의 존재감이 크면 다른 쪽은 작아지는 제로섬 관계다. 닉슨 대통령은 클린턴 부부를 보며 이런 말을 했다. “부인이 너무 강하고 똑똑하면 남편이 무기력해 보이기 마련이다.”

영부인의 정책 관여는 ‘선’을 넘는 일이어서 리스크가 훨씬 크다. 선출된 자리도 아니면서 대통령 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국정에 관여하는 건 ‘민주주의를 우롱하는 것’이라는 게 민심이다(프랑스 정치학자 피에르마리 루아조). 힐러리 여사가 주요 국정과제였던 의료보험 개혁을 직접 챙기다 실패하자 대통령 지지율까지 추락했다. 대선에 처음 도전하며 똑똑한 힐러리를 앞세워 ‘하나 사면 하나는 공짜’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클린턴 대통령은 재선에 나설 때는 ‘빌러리(빌+힐러리)’의 ‘ㅂ’자도 못 나오게 했다. 힐러리 여사에 대한 여론이 가장 우호적이었을 때는 르윈스키 스캔들이 터졌을 때다. 그는 “어떤 결혼이든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다”며 남편 곁을 지켰고, 대통령의 지지율도 거짓말처럼 올랐다.

시대착오적 여성관 아니냐고? 일부 페미니스트들은 스스로 쟁취한 권력이 아니라 힘 있는 남자에 기대어 영향력을 갖는 영부인 제도가 굴욕적이라며 아예 폐지하자고 주장한다. 로펌 변호사 시절 오바마 대통령의 멘토였던 미셸 오바마가 백악관에 들어간 뒤론 건강 전도사 역할에 머물렀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화 동지이자 여성 인권 운동가로 한국의 영부인들 중 남편과 가장 동등한 관계였던 이희호 여사도 “대통령 부인이 단체를 만들어 봉사활동을 하는 데 부정적인 시각이 많더라”라며 조심스러워했다.

 

영부인은 대통령의 자산이자 위험 요소다. 대통령보다 한두 걸음 뒤에서 조용히 내조하면 자산이 되고, 대통령 앞에 서려 할수록 리스크가 된다. 힐러리 여사처럼 남편 임기 이후의 개인적 기획을 도모하는 게 아니라면 정치 전문가들이 조언하듯 “이미지 메이킹엔 협조하되, 권력은 나눠 갖지 말아야” 한다.


-이진영 논설위원, 동아일보(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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