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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커닝] [대학 중간고사 강타한 챗GPT 커닝] [논문 국가 망신]

뚝섬 2025. 11. 10. 06:08

[AI 커닝]

[대학 중간고사 강타한 챗GPT 커닝]

[논문 국가 망신]

 

 

 

AI 커닝

 

조선 시대 가장 중요한 시험인 과거에 부정행위가 적지 않았다. 답지를 대신 써주는 전문가 ‘거벽(巨擘)’이 성행할 정도였다. 조선 후기 이옥이 지은 한문 소설 ‘유광억전’은 거벽으로 활약한 유광억 이야기다. 시험 감독관이 조사해보니 장원부터 3등까지 모두 그가 적은 시험지였을 정도였다. 작은 책자나 종이에 필요한 내용을 빽빽하게 적어 들어가는 ‘협책(挾冊)’도 있었는데 ‘커닝 페이퍼’의 원조인 셈이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부정행위도 진화했다. 손바닥과 책상 등에 예상 답을 적어두는 대신 기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2005학년도 수능에선 일명 ‘선수’가 시험장 안에서 몸에 부착한 통화 상태 휴대폰을 정답 번호 숫자만큼 두드렸다. 그러면 시험장 밖 후배들이 그 답을 다른 수험생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부정행위를 했다.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 관련자 314명의 성적이 무효 처리됐다. 이 사건 이후 시험장에 모든 전자 기기 반입을 금지했다.

 

▶중국 대입 시험인 ‘가오카오(高考)’는 학생들 인생이 걸려 있는 시험이라 경쟁이 치열하다. 부정행위에 등장하는 장비도 기상천외하다. 펜촉에 적외선 센서를 탑재해 영어 단어를 자동으로 번역해주는 특수 펜, 정답 수신 기능이 있는 자, 옆자리나 뒷자리 답안을 확인할 수 있는 특수 안경 등이 나오고 있다. 딥시크 등 중국 AI 기업들은 가오카오 기간에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아예 시험 문제 사진을 올리면 문제를 풀어주는 기능 자체를 중단시킨다.

 

▶‘챗GPT’ 등 인공지능(AI)이 등장하면서 마음만 먹기 따라 커닝은 너무나 손쉬워졌다. 재작년 서울의 한 사립대에선 책과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는 ‘오픈북’ 방식의 시험이 치러졌다. 취업 준비하느라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한 한 학생은 그저 챗GPT가 알려준 대로 답을 적어냈는데 80명 중 22등을 했다. “수업을 열심히 들은 친구는 24등을 했더라”며 양심에 걸렸다고 했다.

 

연세대 한 강의의 중간고사에서 집단적인 부정행위가 발견됐다고 한다. 담당 교수가 적발된 학생들의 점수를 모두 0점 처리하겠다고 공지했다. 시험은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해 객관식 문제를 푸는 방식이었는데, 적지 않은 학생이 몰래 챗GPT 등 AI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과목이 ‘자연어 처리(NLP)와 챗GPT’라는 것도 아이러니다. AI와 함께 살아야 하는 시대에 무조건 못 쓰게 막는 수는 없는 일이다. AI를 효과적으로 쓰는 능력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시험 자체를 바꿔야 할 것인가.

 

-김민철 논설위원, 조선일보(2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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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중간고사 강타한 챗GPT 커닝

 

시험 있는 곳에 커닝이 따라붙는 것이 동서고금의 진리다. 조선 시대 과거도 예외가 아니었다. 부정행위를 막으려 응시자들을 여섯 자(약 1.8m) 간격을 두고 앉게 했지만 커닝 페이퍼를 콧구멍이나 붓 속에 숨기는 사례 등이 숱하게 적발됐다고 한다. 눈동자 굴려 답안 훔쳐보기는 기본이었다. 걸리면 곤장 100대에 3년 이상 중노동에 처했지만 커닝을 막지 못했다.

 

▶기술 발전과 함께 커닝도 진화한다. 2005년 대규모 수능 부정행위 사건에선 원격 통신 수법이 등장했다. 일명 ‘선수’라는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들고 고사장에 들어가 어깨나 허벅지 부위에 부착한 뒤 정답 번호 숫자만큼 두드려 신호음을 보내면 근처 고시원에 있던 후배 ‘도우미’들이 그 답을 다른 수험생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전달했다. 광주에서 발생한 이 부정행위로 314명의 성적이 무효 처리됐다. 2012년엔 미국 하버드대에서도 대규모 부정행위가 적발됐다. 당시 125명이 조사를 받았는데 이때도 휴대전화 등 통신 기기가 사용됐다고 한다.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가 나온 뒤 첫 대학 중간고사가 최근 실시됐다. 서울의 한 사립대에선 책과 인터넷을 활용해 ‘오픈북’ 방식으로 답하는 시험을 치렀는데 한 학생이 GPT 알려준 답을 그대로 적어내고도 80 22등을 사실을 공개했다. 이 학생은 취업 준비하느라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한다. 챗GPT로 ‘공개 커닝’을 한 것이다. 그런데 수업 열심히 들은 친구는 24등을 했다고 한다. 공정성 논란이 수밖에 없다.

 

이미 세계 몇몇 대학은 교내에서 GPT 사용을 금지했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 등은 이용을 금지했고, 미국 시애틀의 일부 공립고도 교내에서 사용을 제한했다고 한다. 최근 미국에선 특정 글의 작성에 AI가 사용됐는지를 분별하는 AI 감지기인 ‘GPT 제로’ 기술까지 등장했다. GPT 둘러싼창과 방패 대결이 시작된 것이다.

 

▶무조건 못 쓰게 막는 것이 정답일 순 없다. AI와 함께 살아야 하는 시대이고, 자료 검색에서 아직 이보다 좋은 수단이 없다. 잘 쓰는 것도 능력이 될 수 있다. 철학자 플라톤은 문자가 처음 등장하자 인간의 기억력을 망칠 거라고 사용을 반대했다. 하지만 스승 소크라테스의 말을 문자로 기록해 남긴 것도 그였다. 과학자들은 남의 논문 보며 연구하지만 출처를 밝히면 인용이 되고, 밝히면 표절이 된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정당하게 쓰는 것이고, 평가도 정당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숙제가 우리 앞에 놓였다.

 

-최원규 논설위원, 조선일보(2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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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국가 망신

 

명예 저자, 유령 저자, 교환 저자, 도용 저자라는 말이 있다. 모두 저자 자격이 없는 가짜 저자를 일컫는 용어다. '명예 저자'는 논문 작성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았지만 '아는 사람에게 선물한다'는 식으로 이름을 끼워넣어 준다고 해서 '선물(gift) 저자'로도 불린다. '유령 저자'는 실제 연구에 기여한 연구자는 빠지고 다른 사람 이름이 들어가는 경우, '도용 저자'는 당사자에게 알리지 않고 특정인 이름을 일방적으로 기입하는 경우다.

 

▶두 연구자가 합의해 각자 논문에 기여하지 않았는데도 이름을 서로 넣어주는 게 '교환 저자'다. 가장 고약한 축에 속한다. 동료 교수의 자녀를 자신의 논문에 저자로 올려주는 '품앗이 등재'도 여기에 해당한다. 최근 교육부 조사로 그 실태가 일부 드러났다. 전국 73개 대학 500편 넘는 논문에서 수백 명 교수들이 자신과 친·인척, 지인의 미성년 자녀를 공동 저자로 올린 것이다. 상당수가 대학 입시에 유리한 스펙 쌓기용이었다. 교수가 지식인이 아니라 사기꾼, 파렴치한이다.

 

▶서울대 조국 교수의 딸 조모(28)씨는 고1 때 2주 인턴을 한 뒤 대한병리학회지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됐다. 제1저자 등재 논문이 있느냐 여부에 따라 취업, 승진, 교수 임용이 갈린다고 한다. 연구자들이 밤새워 가며 연구에 매진하는 이유다. 그런데 고1에게 1저자 자격을 준 교수가 언론 인터뷰에서 황당한 이유를 댔다. "(고교생이던 조씨가) 외국 대학 가는 데 도움이 될 거란 생각에서 해줬다"는 것이다. 외국 대학에는 논문 사기를 쳐도 된다는 말인가. 이 사실이 외국에 알려지면 한국 학생들을 어떻게 보겠나. 기막힌 일이다.

 

▶한국은 황우석 줄기세포 논문 조작으로 한동안 국제 학계에서 경계 대상이었다. 유수 학술지들은 한국 저자가 쓴 논문이 접수되면 유독 더 까다롭게 심사하고, 국제 학회에 참석한 한국 학자들은 괜히 움츠러들어야 했다. 이번 사태로 한국은 또 한 번 국제 망신을 살 판이다. 국내 의료 분야 최고 학술기구인 대한의학회도 22일 "대한민국 연구 윤리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와 국격(國格) 추락이 심히 걱정된다"고 했다.

 

▶이런 와중에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당연히 제1저자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의 따님"이라고 했다. "대학교수 지도 아래 현장 실습을 했고 그 경험을 '에세이'로 써서 보고서를 제출"했으니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의학 논문을 고교생 에세이로 치부한 것이다. 정치에 미치면 눈에 콩깍지가 씌나 보다.


-박은호 논설위원, 조선일보(19-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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