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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극복하고 글로벌 중추국가가 되려면] ....

뚝섬 2023. 6. 2. 07:37

[중국을 극복하고 글로벌 중추국가가 되려면]

[고립된 성에 지는 해]

[스마트폰 강국을 만든 한국의 기업 문화]

 

 

 

중국을 극복하고 글로벌 중추국가가 되려면 

 

[朝鮮칼럼]

유럽 국가의 오랜 지혜를 배워라
외세의 위협·압박 있더라도 국가 기본적 가치관은 타협
눈앞의 이익보다 보편적 원칙을
우방국과의 견고한 연합과 외교적 집단행동으로 대외 리스크 최소화해야

 

고대에서 근세에 이르기까지 국력의 척도는 군사력과 경제력이었고, 다른 나라를 압도하는 국력을 가진 나라는 지역 전체를 호령하는 패권국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국가 주권이 국제법으로 보장되고 침략 전쟁이 불법화된 이후 패권국의 요건은 한층 까다로워졌다. 패권국이 되려는 나라는 단순히 다른 나라를 국력으로 압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맹국과 우방국을 외세 침략으로부터 보호하고 경제 지원까지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자발적 복속과 추종을 확보하는 것이 불가결한 요건이 되었다.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가 개막한 18일 과거 수나라와 당나라 황실 정원 터에 조성한 민속 테마파크인 '다탕푸룽위안(大唐芙蓉園)'에서 성대한 환영 연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는 중국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과 개별 수교한 30여년 만에 열린 6개국 정상들 간의 대면 회의다. 2023.05.19/신화 연합뉴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40년간 지속된 냉전 체제에서 미국과 소련은 공히 거대 동맹 집단을 유지하고 보호하기 위해 상당한 수준의 군사적, 경제적 희생을 감내해야 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된 서유럽과 동아시아에 방대한 경제 원조를 제공했고, 공산 침략을 맞은 한국과 베트남에 장기간 대규모 파병을 단행해 큰 희생을 치렀다. 소련 역시 무기, 석유, 식량 등 막대한 규모의 무상 원조를 냉전 시대 내내 진영 소속국들에 제공했다. 소련은 그 부담을 견디지 못해 결국 경제적 파탄과 체제 붕괴를 맞았고, 그로 인해 소련의 무상 원조에 의존하던 공산주의 진영은 하루아침에 무너져 뿔뿔이 흩어졌다.

 

냉전 체제 붕괴 30 만에, 세계는 덩샤오핑의 도광양회(韜光養晦) 교시를 깨고 대미 패권 도전을 선언한 중국의 출현으로 진영 대결 체제의 부활을 맞고 있다. 미·중 패권 대결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범세계적 진영 대결 체제를 형성해 가는 신냉전 체제의 주역들은 과거와 마찬가지다. 단지 소련의 위성국이던 동유럽 국가들이 지금은 NATO로 전향한 점만 다르다. 그러나 미국 타도를 외치며 전체주의 진영의 새로운 패권국 후보로 나선 중국의 대외적 행태는 냉전 시대의 소련과 비교할 차이점이 많다.

 

자본주의 타파를 통한 사회주의 세계 혁명 완수를 추구했던 소련과는 달리, 중국이 새로운 패권국 후보로서 표방하는 보편적 가치관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활이라는 배타적 민족주의를 기치로 내걸어 주변국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을 뿐이다. 세계 도처에 수십 개 동맹국과 우방국을 거느리고 방대한 군사 지원을 제공하던 소련과 달리, 중국은 군사 동맹국이 북한 하나뿐이고 1950년 6·25전쟁 외에는 동맹국이나 우방국을 위해 피를 흘려본 일이 없다. 동맹국에 대해 출혈적 무상 경제 원조를 30년간 제공했던 소련과 달리, 가난한 개도국의 인프라 건설을 도와준다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은 항만 등을 담보로 고금리 개발 자금을 빌려주는 고리대금업과 다를 없다.

 

이런 한계성을 감안할 때 중국이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대미 패권 대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나, 과정에서 중국과 미국 양측으로부터 세우기 압력을 받는 나라들은 상황이 고달프다. 무슨 일이건 미국과 행동을 함께하기로 작심한 영국과 일본은 신경 쓸 일이 별로 없지만, 중국에 대한 경제적 미련이 남은 독일, 프랑스, 호주 등은 경제적 이익을 미끼로 회유와 압박을 강화하는 중국의 외교 공세에 마음이 불편하다. 한국에 대한 중국의 압박은 거기서 걸음 나아가 청나라 시대의 속방 취급하듯 유난히 고압적이고 원색적인 간섭과 비난 일색이다. 아마도 지난 수년간 중국에 굴종하던 한국이 미국 편으로 전향한 데 대한 노여움 때문일 것이고, 또한 그간의 한국 길들이기 경험을 통해 외교적 위협과 경제적 이익에 유난히 취약한 한국 정부의 속성을 간파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이 이런 중국의 간섭과 위협을 극복하고 세계 10위권 경제국, 군사국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선 유럽의 중견 국가들이 강대국 대결의 틈새에서 오랜 세월 터득한 생존의 지혜를 배울 필요가 있다. 첫째는 외세의 어떤 위협이나 압박 속에서도 국가의 기본적 가치관과 원칙을 절대 타협하지 않는 일관된 자세, 둘째는 눈앞의 이익보다 보편적 원칙, 강대국 눈치 보기보다 국가적 소신 우선시하는 선진 외교 행태의 정착, 셋째는 동일한 가치관을 공유하는 우방국들과의 견고한 연합체 구성과 외교적 집단 행동 통한 대외 리스크의 최소화다. 유럽 선진국들의 이런 오랜 지혜는 한국이 경제와 과학기술뿐 아니라 국제 정치 무대에서도 선진화를 이루고 글로벌 중추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꼭 필요한 귀중한 교훈이다.

 

-이용준 세종연구소 이사장· 외교부 북핵대사, 조선일보(2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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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성에 지는 해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세상을 뜨기 전 유비(劉備)가 자신의 아들을 제갈량(諸葛亮)에게 맡기는 일화가 있다. 임종을 앞둔 유비가 측근 제갈량에게 “내 아이가 괜찮다 싶으면 황제 자리를 잇게 하고, 못났다 여겨지면 그대가 자리에 오르라”는 내용이다. 제갈량은 유비의 ‘황제 자리에 오르라’는 제안을 당연히 물리치고 그의 아들 유선(劉禪)을 받들어 촉(蜀)의 새 황제에 오르도록 한다. ‘남겨진 자식들을 부탁하다’는 뜻의 탁고(託孤) 사례는 퍽 흔하나 유비의 이 스토리가 가장 유명하다.

 

부모가 세상을 뜨면 그 남은 아이들을 고아(孤兒)라고 부른다. ‘고(孤)’의 초기 꼴은 어린아이의 모양, 줄기에서 떨어진 오이 모습의 두 글자가 서로 합쳐진 그림이다. 그로써 일찍이 ‘고아’의 뜻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부모와 자식의 관계만이 아니다. 홀로 내쳐진 경우를 일컫는 데도 많이 등장한다. 외로이 홀로 있는 모습이면 고립(孤立)이나 고단(孤單), 외로움에 겹친 고생은 고고(孤苦)나 고궁(孤窮), 홀로 두드러짐은 고고(孤高) 등으로 적는다. 쓰임새가 많은 단어 고독(孤獨)은 본래 부모를 여읜 고아와 아이가 없는 노인을 함께 지칭하는 말이었다.

 

싸움을 연구했던 중국의 병가(兵家)도 이 글자 ‘고’에 주목한다. 일정한 세력을 형성할 수 없어 아주 위험한 경우를 부르기 때문이다. 고립무원(孤立無援)은 홀로 떨어져 지원군을 받을 수 없는 상태를 가리킨다. 포위된 성에서 저녁 맞을 때의 상황인 고성낙일(孤城落日) 분위기다. 병가는 아예 그런 군대를 고군(孤軍)이라고 적어 극도로 경계한다.

 

당나라 황제 의전을 재연하며 아주 화려하게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대접했지만 서방국가들로부터 중국의 고립은 외려 깊어진다. 아직 제대로 숙성하지 않은 국력을 과신해 미망에 빠진 탓일까. 중국의 요즘 처지가 그야말로 황혼 무렵의 외딴 성(城)이다.

 

-유광종 종로문화재단대표, 조선일보(2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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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려오는 거대한 기술 신대륙의 발걸음 소리

최초의 질문이 세상을 바꾼다

 

전대미문의 인공지능(AI) 대폭발에 따라 이른바 ‘프롬프트(Prompt)’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전문가 영역은 물론, 인간의 마지막 자존심인 예술 분야까지 가공(可恐)할 사례가 범람하고 있다. 이건 회피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과거 지식의 시대가아는 것이 이었다면, 현재 검색의 시대는 찾는 것이 이다. 그러나 미래 AI 생성 기술 시대엔 질문의 품질, 즉 ‘묻는 것이 힘’이다.

 

환각(hallucination), 보안, 고비용이라는 3가지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지만 이미 봇물은 터졌다. 시장에선 기대와 우려 모두 팽팽하다. 중요한 것은 현재 일본과 유럽이 넋을 잃고 바라보고만 있는 가운데 한국은 AI 최강국 중 하나로 우뚝 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조선일보(2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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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강국을 만든 한국의 기업 문화

 

[벗드갈 한국 블로그]

 

한국에서 처음 생활하기 시작한 초기 몇 년 동안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한국 어딜 가나 대한민국 대기업들의 광고와 표지가 있다는 것이었다. 한국 곳곳에 국내산 제품이 넘쳐나 보였다. 대부분 수입품에 의지하는 몽골과 너무나 달라 속으로 매우 부러웠던 적이 많다.

역시 한국은 주요 생산국이기 때문에 한국 경제가 급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기까지 하였다. 필자가 한국에 온 그해 삼성에서 스마트폰 ‘갤럭시 1’을 출시했다. 당시 스마트폰에 대해서 아는 바가 많지 않았고, 이 정도로 스마트폰이 마치 신체 일부처럼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스마트폰은 다양한 즐거움과 재미 그리고 생활 편의성을 제공한다. 반면 다양한 부작용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필자의 경우엔 최근 들어 스마트폰이 풀리지 않는 숙제처럼 느껴진다. 그 이유는 초등학교 재학 연령 아이를 둔 학부모로서 자녀와 휴대전화를 주제로 다투는 경우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자녀와 갈등을 겪고 있는 학부모들 또한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목격하고 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 시대와 함께 스마트하게 지내기 위하여 학부모는 자녀와의 협상 기술을 늘려야 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사회적 문제는 미성년 자녀에게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니다. 스마트폰이 편의성과 함께 부작용이 큰 것은 어른들에게도 해당되기 때문이다. 가끔은 스마트폰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가 그리울 때도 많다. 어쩌면 우리는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활용하는 법을 익혀야 할지도 모른다.

필자는 오늘 주제를 통하여 스마트폰의 장단점을 다루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 속 꼭 필요한 존재가 된 스마트폰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이 생겼기에 글을 쓰게 되었다. 필자가 가장 궁금한 것 중 하나는 한국이 스마트폰과 같은 새로운 시장에서 어떻게 빠르게 강자로 올라섰느냐 하는 것이다. 아마도 ‘한국의 조직 문화’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한국에 수많은 종류의 직장이 존재하며 그중에 가장 취업하기 힘든 직장 중 하나는 대기업이지 않을까 싶다. 대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인생 스토리를 얼핏 들으면 다른 직장인보다 일찍 퇴직하는 경우가 다수라고 들었다. 특히 기업을 운영하는 정책팀이나 개발팀에서 성과 중심적으로 일하다 보니 근무 기간 중 판매 실적에 매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즉, 내가 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동안 빠른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이 되다 보니 장기적이 아닌 단기적 성과를 고집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이는 누구 잘못도 아니다. 단기적으로 계획하여 성과를 빨리 내야 개인의 입장에서 인정도 받을 수 있고, 회사 생활도 오래 할 수 있을 것이다.

삼성 스마트폰에 대한 다양한 뉴스거리를 들으면서 필자도 모르게 삼성 스마트폰의 판매 성과가 꼭 잘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진 지 오래다. 그러나 삼성 스마트폰의 숨겨진 기능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매우 많다. 필자의 경우도 가끔은 ‘이런 기능이 내 폰 안에 있었구나’ 하고 놀랄 정도이다. AS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기능에 대한 손쉬운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필자의 경우 13년 동안 꾸준히 삼성 스마트폰을 쓰고 있지만 불과 며칠 전에 우연히 내 폰 사진 기능 중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누가 옆에 있었으면 부끄러웠을 정도로 몰랐던 기능이다.

한국의 기업에서 나오는 제품에 대한 평가가 좋을 경우 필자 또한 칭찬받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특정 기업에 대한 호감도에 앞서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애착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필자에게 일어나고 있는 애착심 현상은 한국에 동화되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어떤 독자들의 경우 필자를 이방인으로 생각해 서운한 말을 할 때가 있다. 필자처럼 한국에 뿌리를 내리고 생활하는 외국인의 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외국인 그리고 내국인으로 구분 짓지 않고 함께 어울려 좋은 영향을 주고받았으면 한다.


-벗드갈 몽골 출신·서울시립대 행정학 석사, 동아일보(2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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