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女, 한남동 男]
[이수역 폭행사건]
[남자와 여자의 생물학적 차이]
여의도 女, 한남동 男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 하얀 헬멧을 쓴 2030 남성 30여 명이 등장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막기 위한 조직이라는데 ‘백골단’ ‘반공청년단’으로 불러달라고 했다. 원래 백골단은 1980년대 하얀 헬멧을 쓰고 시위대를 진압하던 경찰 부대의 별명이다. 기성세대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데도 참가자들은 ‘백골단’이라고 자칭했다. 지금 관저 앞에는 2030 남성이 적지 않게 보인다. 반면 12월 서울 여의도의 탄핵 찬성 집회에선 2030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BBC 코리아가 서울시 생활 인구 데이터를 분석한 통계에서 20대 여성은 집회 참여자의 18.9%로 가장 많았다. 30대 여성도 10.8%였다. 그런데 20대와 30대 남성은 각각 3.3%, 5.3%에 그쳤다.
▶남녀 분열 현상은 2016년 ‘서울 강남역 20대 살인 사건’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평소 여성에게 무시당해 범행했다”는 피해 망상증 범인의 발언에 2030 여성들이 자신의 일처럼 분노하며 ‘여혐’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젊은 남성들은 ‘우리를 잠재적 범인 취급 말라’고 반발했다. 그해 여성 고용률이 사상 처음 50%를 넘었다. 대학 진학률은 이미 2009년 여성이 남성을 앞질렀다. 취업, 승진 등에서 남녀 경쟁이 본격화했다.
▶강남역 사건 당시 국회의원이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다음 세상에는 남자로 태어나요’라는 메모지를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2017년 대선 후보 때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젊은 여성 표 공략이었다. 그해 대선 직전 여론 조사에서 문 전 대통령을 지지한 ‘이대녀(20대 여성)’는 56%, ‘이대남’은 37%였다. 문 정부 여성가족부 조사에서 39세 이하 여성 70%가 “불평등하다”고 했고, 남성 과반은 “역차별당한다”고 답했다. 작은 불씨에도 젊은 남녀 갈등이 들불처럼 번졌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가 여가부 폐지를 공약했다. “한국에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도 했다. 대선 출구 조사에서 20대 남자는 윤석열 후보 58.7%, 이재명 후보 36.3%를 찍었다. 반면 20대 여성은 윤석열 33.8%, 이재명 58%였다. 2030 남녀 분열과 반목은 정치가 끼어들면서 더 꼬이고 있다.
▶지금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하는 2030 남성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탄핵 찬성 시위 현장에서 K팝을 부르는 건 대부분 젊은 여성이다. 여성이 많이 모인 장소에는 남성들이 잘 가지 않을 정도로 남녀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안용현 사회정책부장, 조선일보(2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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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역 폭행사건
2007년 초등학교 교과서 삽화를 크게 수정했다. 어머니가 가족에게 밥을 건네는 장면은 온 가족이 어울려 식사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윷놀이에서 구경만 하던 여성의 모습도 함께 놀이를 하는 것으로 다시 그렸다. 불평등한 성 역할을 바로잡고자 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뜻밖의 논란이 벌어졌다. 남자들은 "여자도 군대 가라"고 했고, 여자들은 '생리'와 '출산'도 나눠 할거냐며 맞섰다. 격해진 논란은 인신공격과 욕설이 난무하는 전쟁터로 변했다.
▶남녀 갈등은 지역 갈등과 빈부 갈등, 세대 갈등에 이은 한국의 주요 사회문제다. 남녀 갈등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본격화됐다. 여성 고용률은 2016년 사상 처음 50%를 넘었다. 여성 관리자 비율도 10년 전의 갑절인 20% 위로 올라섰다. 사회 곳곳에서 남성과 경쟁하는 여성은 가사 노동과 육아가 여전히 여성 몫인 것을 지적하고 나섰다. 경력 단절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합리적 문제 제기조차 '남혐'과 '여혐'의 대결로 번지기 일쑤였다.
▶엊그제 서울 이수역 부근 술집에서 20대 남성 여럿이 20대 여성 두 명을 폭행했다는 사건이 청와대 청원으로 알려졌다. 쌍방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데도 남자를 처벌해 달라는 청원에 30만명 넘게 참여했다. 그러자 '먼저 시비를 건 여자들을 처벌해 달라'는 남자들의 청원도 올라왔다. 무슨 사건만 벌어지면 남혐과 여혐으로 갈라져 패싸움을 벌이는 형국이다.
▶남자를 '한남충', 여자를 '된장녀'라 부르던 남녀 갈등은 2016년 '강남역 묻지 마 살인사건'에서 폭발했다. 범인은 "나를 욕하는 소리가 들린다" "지하철에서 여자들이 나를 지각하게 하려고 앞을 가로막는다"고 하던 피해 망상증 환자였다. 당시 국회의원이던 대통령은 강남역 메모지 중 '다음 세상에서는 남자로 태어나요'라는 메모를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젊은 여성 표를 얻었겠지만 이런 식으로는 남녀 갈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남자는 꼭 필요한 1달러짜리 물건을 2달러에 사고, 여자는 전혀 필요 없는 2달러짜리 물건을 1달러에 산다"는 농담이 있다. 이런 말도 젠더 인식에 문제가 있다. 남성과 여성 어느 쪽도 우월하지 않음을 전제로 여성이 오랫동안 사회적 약자였음을 인정하는 게 성 평등의 첫 걸음이다. 그날 술집에서 젊은 남녀들이 내뱉었다는 말은 듣도 보도 못한 상스러운 욕설들이다. 혐오도 이런 혐오가 없다. 이 험악한 전염병의 병리(病理)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한현우 논설위원, 조선일보(18-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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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의 생물학적 차이
남녀 간 문제의 상당수는 상대 이성(the opposite sex)의 생물학적·심리적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지(grasp the biological and psychological differences) 못한 데서 비롯된다. 남자는 화성(Mars) 여자는 금성(Venus)에서 온 것이 아니라 같은 이 지구상에서 태어났지만, 선천적으로 '정해진 기본 설정(factory default settings)'과 '초기 프로그래밍(initial programming)'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여자는 두뇌 전두엽(frontal lobe)이 남자보다 크고 발달해서 의사소통에 더 능하다. 단어를 가공·처리하고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에서 앞선다(be better able to process words and to use language). 행간의 의미를 읽어내고(read between the lines) 언외의 뜻을 파악하는데(catch the implied meaning) 뛰어나다. 얼굴 표정과 몸짓 언어도 금세 알아챈다(notice the body language along with facial expressions in a second).
남자들은 문제 해결을 별말 없이 홀로 하는 것을 선호한다(prefer to solve their problems alone without talking about them). 반면에(on the other hand) 여자들은 문제를 친구들과 공유하지 않으면 정신적 고통을 느낀다(become distressed). 친구들이 해결책을 제시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닌데(be not able to provide solutions) 그런다. 화장실 갈 때 삼삼오오 가는(go to bathroom in groups) 것도 비슷한 심리에서 나오는 행동이다.
여기서 남녀 갈등의 교차점(point of conflict)이 발생한다. 여성은 문제를 공유하려는 의도로 남성에게 쏟아냈다가 그의 한마디 단답형 대꾸에 실망하고 약이 오른다(be disappointed and annoyed by his single line answer).
성욕을 관장하는(take charge of sexual desire) 두뇌 부분은 남성이 훨씬 크다. 그래서 그런 생각을 더 자주 하고, 섹시해 보이는(look hot) 여성을 보면 쉽게 집착하게 된다(easily get attached to her). 여성들은 남성의 성격 특성 등 다른 요소들을 외모와 함께 신경 쓰는데(care about looks as well as other personality traits), 남성들은 신체적 외모만 숭배해(idolize physical looks) 매력적인 여성과 사귀기 위해서라면(for the sake of getting along with attractive women) 다른 특성들은 안중에 두지 않는다(think nothing of other traits).
여성들은 본능적으로 보호받기를 원하도록 설정돼 있다(be instinctively wired to seek protection). 그래서 보호를 제공해줄 수 있는 재간 있고 능력 있는 남자에게 끌린다(be attracted to resourceful and capable men). 그런데 불순한 동기로 만남을 가졌다가 이해관계가 틀어지면 문제가 불거진다. 모든 것이 천성과 교육에 달려 있다(be up to nature and nurture).
-윤희영 편집국 편집위원, 조선일보(1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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