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式 '우크라이나 解法(해법)'과 한반도]
[트럼프 對韓 메시지 나쁘지 않으나 최악에 대비를]
[‘우크라 굴욕’에 유럽 자강론… ‘美 한발 뺀 한반도’ 대비해야]
[‘협상 카드가 없는 나라’의 굴욕]
[길게 이어지는 마지막 획… 인내심 보여주는 젤렌스키]
트럼프式 '우크라이나 解法(해법)'과 한반도
[김대중 칼럼]
'마피아식 거래꾼' 트럼프
"난 그린란드, 푸틴 넌 크림반도
美는 파나마, 러는 북극 오일 먹고
우크라는 東西 나눠 갖자는 식"
美軍 비용·관세 내면 쪽박은 면해
하지만 우크라가 협상 배제됐듯
우리도 우리 운명서 소외 가능성
그의 김정은 특별 대우 걱정이다
지난 2월 2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벌어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대좌를 보면서 4백년 전 조선의 삼전도 굴욕이 떠올랐다. 머리를 조아리고 신하 됨을 시인하는 그런 패배 의식(儀式)은 아니었지만 트럼프가 젤렌스키를 호되게 꾸짖고 젤렌스키는 백악관에서 쫓겨나다시피 하는 장면은 국가 간에 힘 있는 자(者)와 힘없는 자의 처지를 극명하게 조명하고도 남았다.
이게 오늘날 미국의 본모습이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다만 2029년까지 미국을 다스릴 트럼프의 제왕적 모습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한국은 바로 그런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과 앞으로 4년을 같이해야 한다. 우리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다루는 방식에서 한국 안보의 중대한 힌트를 얻어야 한다. 트럼프에게 애당초 분쟁이 왜 일어났으며 어떻게 전개됐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즉 한국전쟁을 북한과 중국, 그리고 그 배후 세력인 소련(러시아의 전신)이 저질렀다는 점은 트럼프의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인명과 물질이 손상됐으며 어떻게 현재에 이르렀는지는 관심 밖이다. 그에게는 분쟁이 미국에 어떤 피해를 줄 것이며 그것이 종결됨으로써 미국이 어떤 이득을 볼 것이냐가 관건일 뿐이다. 말하자면 미국의 이익이 최우선이고 그것을 위해서는 강대국 간에 대립과 알력의 소지를 되도록 없애는 것이 차선이다.
뉴욕타임스의 토머스 프리드먼은 트럼프를 ‘마피아식(式)’ 거래꾼이라고 혹평했다. ‘나는 그린란드 먹을 테니 푸틴 당신은 크림반도 먹고, 미국은 파나마 가질 테니 러시아는 북극 오일 먹고, 우크라이나는 둘로 갈라 우리는 서(西)우크라이나 갖고 너는 동우크라이나 가져라’는 식이라며 이제 “세계가 알던 미국은 적어도 앞으로 4년간은 없다”고 했다.
트럼프는 힘 있는, 강력한 지도력을 과시하는 지도자를 좋아한다. 그는 스스로 러시아의 푸틴, 중국의 시진핑, 인도의 모디, 튀르키예의 에르도안, 헝가리의 오르반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아왔다. 타협한다고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정치인을 줏대 없다고 혹평해 왔다. 세계의 질서는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중국의 세 판으로 움직이며 그 질서는 종횡과 연합 속에서 이뤄진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 그가 나토를 옹호하기보다 러시아의 패권적 지위를 긍정하는 것도 그런 세계관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밴스 부통령이 나토 지도자가 모인 자리에서 유럽의 문제는 외부 세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유럽 내부 스스로’에 있다고 힐난한 것(뮌헨 연설)은 정말 놀라운 변화였다. 그래서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서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를 뺀 것도 모자라 유럽(나토) 전체를 배제해 버렸다. 우크라이나 문제는 우크라이나 것도 아니고 유럽 것도 아니며 미국과 러시아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트럼프 치하에서 한반도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한반도는 트럼프가 긍정하는 세계 3대 강대국 즉, 미국·러시아·중국의 이해가 교차하는 곳이다. 미국은 한반도에서 3국의 대립이 초래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에게 한국은 주한 미군 주둔 비용 충분히 내주고, 미국을 상대로 큰돈 벌 생각 하지 않고, 적당히 관세 내며 미국에 많이 투자하면, 그것으로 쪽박 신세는 면할 수 있을지 모른다.
미국은 우리와 동맹 관계에 있고 북한은 지난해 러시아와 동맹을 맺었다. 한반도에서 군사 분쟁이 나면 적어도 동맹 관계상으로는 미국과 러시아가 무력 충돌할 위험이 있다. 그런데 이것이 오히려 군사적 충돌을 예방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다만 우리는 트럼프가 한미방위조약을 어디까지 언제까지 준수할 것인지 아니면 여차하면 동맹을 일방적으로 파기할지도 모른다는 의외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우리로서는 북한의 핵 포기가 관건이다. 북한의 핵 포기 없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는 미국 여론상 어려울 것이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식 강대국 접근법이 작동할 가능성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된다. 어떤 경우에도 오늘날 우크라이나가 자국의 운명에 관여할 수 없듯이 한국도 한반도 협상이나 거래에서 배제될 수 있다.
우리가 유의해야 할 것은 북한 김정은에 대한 트럼프의 ‘특별 대우’다. 트럼프가 기회 있을 때마다 자신과 김정은이 ‘친구’ 사이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 그의 마러라고 사무실에 2019년 그가 김정은과 하노이에서 찍은 사진이 ‘자랑스럽게’(뉴욕타임스 표현) 걸려 있는 것을 종합하면 그는 어쩌면 두 번째 임기 내에 북한 문제에 대해 자기를 과시하는 일을 낼 것임을 느끼게 한다.
-김대중 칼럼니스트, 조선일보(25-03-04)-
______________
트럼프 對韓 메시지 나쁘지 않으나 최악에 대비를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2월 28일(현지 시간) 낮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하던 중 서로를 향해 언성을 높이고 있다. photo CNN 뉴스 캡쳐
영국·프랑스·독일 등 나토 동맹국 정상 10여 명이 2일(현지 시각) 런던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과 러시아 제재 지속, 우크라이나를 뺀 평화 협상 반대 등에 뜻을 모았다. 핵보유국인 영국·프랑스가 주도하는 새로운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 계획도 추진하기로 했다.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의 핵 억제력 논의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독일 차기 총리가 제안한 ‘유럽 핵 공유’에 공감한 것이다. 독일은 미국과 ‘핵 공유 협정’을 맺고 있다. 미국의 핵 사용 결정 과정에 의견을 반영하고 핵 투하도 자국 전투기로 한다. 그러나 트럼프 등장으로 미국의 ‘핵우산’ 약속을 믿기 어려워진 만큼 유럽끼리 뭉쳐 푸틴의 핵 위협에 대응하려고 한다. 소련 붕괴 후 우크라이나는 핵탄두 1600여 기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1994년 미국·영국·러시아의 영토 보장 약속을 믿고 핵을 폐기했다. 지금 러시아는 물론 미국도 우크라이나를 함부로 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한국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다. 럭비공 같은 트럼프지만 중국 견제는 변함없는 핵심 전략 목표이고, 한국은 중국을 상대하는 데 중요한 동맹국이다. 트럼프가 취임 직후 ‘한미 조선 협력’을 제기한 것은 중국군에 뒤지는 미 군함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방미해 군함·탱커(LNG 운반)·쇄빙선 등의 대미 공급 방안을 제시하자 ‘생큐’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중국을 배제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도 미국은 한국의 제조업 역량이 꼭 필요하다. 그동안 트럼프가 한국에 보낸 메시지는 나쁘지 않다.
그렇지만 트럼프의 미국은 우리가 알던 미국이 아니다. 미 국무 장관은 “세계에 일극 세력만 있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며 “다극화 세계로, 여러 열강이 있는 지점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일극 체제를 스스로 거부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자유무역을 내걸고 미국이 세계 경찰 역할을 하던 시대는 끝나는 분위기다.
트럼프는 젤렌스키에게 “우리(미국) 무기가 없었으면 전쟁은 2주일 만에 끝났을 것”이라며 종전을 압박했다. 안보를 외국에 일방적으로 의존한 나라가 겪는 운명이다. 트럼프는 중국의 대만 침공에 관한 질문에도 “절대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대만과 달리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이다. 트럼프가 한국의 안보·경제 역량이 필요한 만큼 한미 동맹을 강화할 기회는 있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스스로를 지키는 데 필요하다면 어떤 수단도 금기시해선 안 된다.
-조선일보(25-03-04)-
______________
‘우크라 굴욕’에 유럽 자강론… ‘美 한발 뺀 한반도’ 대비해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부터)이 2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긴급 유럽 정상회의에서 유럽 차원의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 유럽 국가들은 6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관련 논의를 다시 진행하기로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사임을 압박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설전 끝 파국’ 이후 유럽 국가들이 한목소리로 안보 강화를 다짐했다. 2일 영국 런던에 모인 유럽 주요 정상들은 방위비 증액을 강조하며 유럽이 주도하는 ‘의지의 연합’에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 광물 협정을 맺을 준비가 돼 있다”며 화해 제스처를 보냈지만, 미국에선 “우크라이나에 새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정권교체론까지 나왔다.
트럼프-젤렌스키 파국 이후 유럽 국가들이 너나없이 방위비 증액을 통한 재무장을 외치고 나섰지만, 이 같은 유럽의 자강(自强)론은 전혀 새삼스럽지 않다. 이미 3년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유럽 각국은 미국에의 방위 의존을 반성하며 군사력 보강에 나섰다. 하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사령관을 미군 4성 장군이 맡고 그 지휘 아래 모든 정보와 작전 실행까지 의존하는 형편에서 유럽의 안보 독립은 요원했다. 이번 자강론을 두고도 실천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유럽 스스로도 그 한계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당장은 우크라이나를 동정하면서도 미국과의 중재에 나서며 더 큰 파국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그런 유럽을 더욱 압박해 ‘유럽 안보의 유럽화’를 앞당길 심산인 듯하다. 특히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은 물론 정권교체까지 들먹이는 트럼프 2기의 행태는 혀를 찰 일이지만 세계는 우리가 지금껏 알던 미국은 없어졌음을 새삼 확인할 뿐이다.
이런 유럽의 처지가 우리에게 남의 일일 수는 없다. 미국은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의 패권 저지를 최우선 대외전략으로 삼고 있어 당장 동북아시아에서 발을 빼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2기는 북핵 억제를 제외한 재래식 방어는 한국군이 맡아야 한다며 주한미군도 중국 대응 전력으로 그 역할을 조정하려 한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직거래 의사를 밝히고 있어 북핵을 사실상 인정하고 군축 협상에 들어가는 ‘스몰딜’도 우려된다.
미국이 우리에게 요구할 것은 비단 주한미군 주둔비용 협정의 재협상만이 아닐 것이다. 미국의 핵우산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우리 처지에선 동맹 간 협력 기반을 굳건히 유지하면서도 미군 도움 없이 우리 군이 대북 방어를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 방위 태세와 군사력 증강을 이뤄야 한다. 쉽지 않은 과제다. 지금은 탄핵 정국의 리더십 부재로 다소 시간을 유예받은 형국이지만 곧 닥칠 동맹의 청구서에 대한 대비는 제대로 해야 한다.
-동아일보(25-03-04)-
______________
‘협상 카드가 없는 나라’의 굴욕
‘파국’으로 끝난 트럼프-젤렌스키 정상회담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회담을 가졌지만 종전과 안보 보장 등을 둘러싼 이견을 노골적으로 노출하면서 예정됐던 우크라이나 광물 협정 체결이 무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견을 표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강하게 압박해 통상뿐만 아니라 안보에서도 철저히 ‘힘의 논리’를 앞세울 것임을 시사했다. 게티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몰아치고 다그친 정상회담의 마지막 10분은 지켜보기가 민망했다.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회담에서 강대국 지도자가 상대국을 그토록 노골적으로 면박 준 장면은 찾기 어렵다. 부통령과 언론인이 가세한 협공은 ‘매복’ ‘함정’ 등의 평가가 나올 정도로 일방적이었다. 역사에 남을 굴욕의 현장이다.
우크라이나 뒤에는 그간 지지를 표명해준 28개 유럽 국가가 있었다. 자국을 무력 침공한 러시아에 맞서 영토와 주권을 지키겠다는 명분도 확실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희토류를 확보하려는 미국에 내밀 광물 자원도 상당했다. 그 어느 것도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다. 안전보장의 교환 조건으로 쓰려던 광물은 과거 받았던 지원에 대해 당연히 치러야 할 대가가 돼 버렸다. 우크라이나가 침략 피해자가 아니라 “러시아를 자극해 전쟁을 촉발한 나라”로 위치가 뒤바뀌어 버린 것도 순식간이다.
트럼프 공세에 맞대응 실패한 우크라
궁지에 몰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에게는 (협상) 카드가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벌써 3년째 전쟁을 치르며 국력을 소진한 우크라이나가 반박할 근거는 없어 보였다. 땅덩이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크지만 사회 분열과 부패에 시달려온 나라, 국내총생산(GDP) 순위가 57위에 그치는 나라, 러시아로부터의 안보 위협이 상존했음에도 이에 대응할 외교력이 부족했던 나라가 처한 엄연한 현실이다.
국제정치는 냉혹하다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몰고 온 냉기는 초저온이다. 한국도 어느 시점에선 신(新)외교 빙하기의 한가운데서 그를 상대해야 할 순간이 올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앉았던 백악관의 의자에 한국 대통령이 앉게 됐을 때 공개적으로 “한국이 미국을 호구 삼았다”는 협공을 받게 되지 말란 법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핵 협상에서 패싱 우려를 제기하는 한국에 “북한이 안보 불안 때문에 핵 개발에 나서도록 촉발하지 않았냐”는 식의 공격이 가해진다면? 미국이 안보 지원의 대가로 한국의 핵심 이익을 양보하도록 압박하는 장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게 마냥 뜬금없는 상상은 아니다.
젤렌스키 자리에 韓 정상이 앉는다면
70년 넘게 동맹을 유지해온 미국과의 경제, 안보 협력이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가 알던 미국은 이제 없다’는 전제에서 새로운 전략을 찾아야 할 때다. 유럽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악을 대비하자”며 방위비를 대폭 증액하고 유럽 중심의 안보 연합 구성 추진에 나섰다. 기존의 나토(NATO)에서 미국을 뺀 유럽만의 ‘이토(ETO·European Treaty Organization)’를 만들자는 제안도 나오는 판이다.
주요국들이 앞다퉈 추구하는 ‘자력갱생’의 핵심은 국부(國富)다. 조 단위로 이뤄지는 국방비 증액도, 미국발 관세 폭탄 대응도 모두 국가의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이런 바탕이 탄탄해야 ‘거래적(transactional)’이라는 키워드로 설명되는 트럼프 행정부에 우리만의 협상 카드를 내밀 수 있을 것이다. 방산과 반도체 등 핵심 산업 분야의 초격차 첨단기술을 보유하는 것도 주요한 협상 카드다. 아시아에서 미국의 최대 관심사는 중국 견제, 그 과정에서 강화해온 미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과 기술 협력이다.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것을 갖고 있다면 그게 손에 쥔 카드다.
그 카드가 점점 얇아지고 작아지고 있는데도 정상 외교는 공백 상태에 여야는 극단의 정쟁만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특별법은 공전이고 거야(巨野)는 상법 개정안으로 경제를 흔들어대는 중이다. 우리에게 그럴 여유가 아직도 남아있다고 착각하는 정치권의 행태에 속만 터진다.
-이정은 부국장, 동아일보(25-03-04)-
______________
길게 이어지는 마지막 획… 인내심 보여주는 젤렌스키
[구본진의 그 사람의 글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글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운명을 짊어진 지도자로 부상했다. 그의 서명을 분석하면, 평시보다는 전시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리더십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서명 스타일은 트럼프나 푸틴 같은 권위적 지도자보다 케네디나 나폴레옹처럼 역동적이고 감각적인 스타일에 가깝다.
전쟁 초반, 미국 국방부와 서방의 안보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최대 96시간 내에 항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젤렌스키는 이러한 예측을 뒤엎으며 강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수도 키이우를 떠나지 않고 국민과 함께 싸울 것을 선언하며 국가적 결속력을 이끌어냈다. 그의 서명에서 마지막 획이 길게 이어지는 것은 강한 인내심과 끈기를 상징하며, 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나라를 이끌어나가는 그의 지도력을 보여준다.
젤렌스키의 필체는 빠르고 유동적이며, 이는 위기 상황에서의 민첩한 사고와 신속한 대응 능력을 반영한다. 예상치 못한 공세에도 빠르게 전략을 조정하며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으며, 강한 필압과 긴 세로선은 강한 추진력과 결단력을 나타낸다. 또한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글씨 구조는 낙관적이고 진취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그는 국제 무대에서 뛰어난 외교력을 발휘하며 군사적·경제적 지원을 성공적으로 확보했다. 그의 서명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된 획들은 통찰력과 전략적 사고 능력을 나타내며, 상승하는 선들은 목표 지향적인 성향을 암시한다.
이제 젤렌스키의 리더십이 단기적인 군사적 승리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평화와 국가 재건을 위한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쟁 이후의 국가 재건과 정치적 안정을 위해서는 보다 유연하고 포용적인 리더십이 요구된다. 그러나 그의 서명에서 획 사이의 좁은 간격은 독단적인 성향을 시사하며, 강한 추진력이 때때로 독선적인 의사 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전쟁 이후에도 우크라이나를 효과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는 그가 얼마나 국민과 참모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균형 잡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구본진 필체 연구가·변호사, 동아일보(25-03-04)-
______________
○ 트럼프 ‘모욕 회담’ 이후 우크라이나서 젤렌스키 지지율 급등. 협상의 달인 아닌 협박의 달인은 글로벌 비호감.
-팔면봉, 조선일보(25-03-04)-
========================
'[세상돌아가는 이야기.. ] > [時事-萬物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제기구에 “헌재 불신” 서한 보낸 인권위원장] .... (1) | 2025.03.05 |
---|---|
[드레스 코드] [해외여행 등산복 코디법] (0) | 2025.03.05 |
["AI로 병력 대체", 이번엔 男心 겨냥 票퓰리즘.. ] [피 흘리는 3·1절] (1) | 2025.03.04 |
[선관위 간부가 정치권 소통용 '세컨드폰', 공정성 어떻게 믿겠나] .... (3) | 2025.03.04 |
[자유 동맹 흔드는 트럼프, 우린 어떤 대비 하고 있나] .... (1) | 2025.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