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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의 수난] [트럼프 견뎌낸 남아공 대통령] ....

뚝섬 2025. 5. 26. 05:52

[하버드의 수난]

[트럼프 견뎌낸 남아공 대통령]

[트럼프, 하버드 밉다고 유학생 강제 전학… 韓 학생도 많은데]

 

 

 

하버드의 수난

 

헝가리 출신인 미국인 부호 조지 소로스는 1991년 헝가리가 민주주의를 받아들일 때 부다페스트에 중부유럽대학(CEU)을 설립했다. 그러나 헝가리 독재자 오르반 총리에게 민주주의를 전파하고 시민단체를 지원하는 이 대학은 눈엣가시였다. 오르반 총리는 사소한 이유로 이 대학을 폐교할 수 있는 법을 만들었다. 이 대학은 2019년 대부분의 기능을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학 자체가 자율성을 중시하고 권력에 비판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치적 권력과 갈등을 빚지 않을 수 없는 속성이 있다. 미국 건국보다 140년 빠른 1636년 설립됐고 대통령 8명을 배출한 세계적 명문 대학 하버드대도 예외는 아니었다. 1950년대 매카시즘 시대 하버드대도 정부가 학내에서 공산주의자를 색출하는 움직임에 큰 피해를 봤다. 많은 교수가 해고당하거나 자진 사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버드대는 1960~1970년대 베트남 전쟁 때 반전 운동의 중심지 중 하나였다. 반전 시위가 폭력 사태로 이어져 교내 학군단 건물이 불타기도 했다. 이 여파로 하버드대 ROTC 제도는 40여 년 동안 폐지됐다.

 

▶미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대가 반유대주의를 부추기고 중국 공산당과 협력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대학의 외국 유학생 등록 자격을 박탈했다. 이럴 경우 이 대학은 더 이상 외국 유학생들을 받을 수 없고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들은 학교를 떠나야 한다. 미 연방지방법원이 하루 만에 하버드대가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이 조치의 효력은 일시 중단됐으나 앞으로 소송 결과에 따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돈으로 하버드대를 압박했다. 약 27억달러(약 3조7000억원)의 연방 지원금을 주지 않겠다고 했지만 ‘가장 부유한 대학’ 하버드대는 “장악당하지 않겠다”며 굴복하지 않았다. 하버드대의 2024년 현재 기금 532억달러(약 76조원)가 버팀목이었다. 그러자 외국인 유학생 금지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이다. 트럼프는 다른 대학도 외국인 학생 등록을 금지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하버드 전체 학생의 4분의 1인 약 1만명이 외국인 유학생이다. 한국인 학생도 400여 명 재학 중이다. 미국 전체적으로는 유학생 110만여 명이 수업료와 주택 자금 등으로 약 430억달러(약 59조원)를 쓰며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이들이 느낄 황당함과 혼란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하기 쉽지 않다. ‘자유의 나라’라는 미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잘 믿기지 않는다.

 

-김민철 논설위원, 조선일보(2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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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견뎌낸 남아공 대통령

 

1990년 2월 11일, 남아공 케이프타운 시청에 인종 분리 정책 반대 운동 상징인 넬슨 만델라가 섰다. 27년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막 풀려난 그를 환영하기 위한 인파가 시청 앞을 가득 메웠다. 연설하는 만델라 옆에 수염을 짙게 기른 한 청년이 서서 내내 마이크를 받쳐 들고 있었다. 그때 38세였던 청년은 지금 남아공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1990년 당시 남아공에서 가장 크고 힘 있는 노동조합은 전국광부노조였고, 라마포사는 그 노조를 조직한 운동가였다. 그는 “말수는 적지만 리더십 있다”는 평을 들으며 운동가들의 신망을 얻었고, 이를 기반으로 만델라 석방 범국민환영위원회 의장을 맡게 됐다. 만델라는 석방 후 라마포사에게 인종 분리 정책을 철폐하기 위한 백인 정권과의 협상을 맡겼고, 만델라가 대통령이 된 후 라마포사는 헌법을 만드는 제헌회의 의장이 됐다. 라마포사를 만델라의 ‘후계자’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라마포사는 사업가가 돼 큰 부자가 됐다. 라마포사가 정치로 돌아온 것은 성공한 기업가가 된 후였다. 2014~2018년 제이컵 주마 정권의 부통령을 지낸 그는 주마 전 대통령이 2018년 비리 혐의로 사임한 후 마침내 남아공 대통령이 됐다.

 

▶라마포사는 국제사회에선 무명에 가까웠으나 트럼프가 그를 갑자기 유명하게 만들어줬다. 트럼프는 21일 정상회담을 위해 백악관을 찾은 라마포사를 앉혀 놓고 돌연 남아공에서 백인들이 인종 학살(제노사이드)을 당하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를 모욕할 때와 똑같은 방식이었다. 주위에 둘러선 사람들도 라마포사 공격에 끼어들었다.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공개한 사진과 영상 중에는 남아공이 아닌 콩고에서 찍힌 사진도 있었다. 남아공 출신 골프 스타 어니 엘스와 레티프 구센 등을 배석시키며 회담을 좋은 분위기로 이끌어 가려던 라마포사는 예상 못 한 기습을 당한 셈이었다.

 

▶그러나 라마포사는 젤렌스키와는 달리 끝까지 흥분하지 않고 품위를 지키며 점잖게 응수했다. 외신들은 “쿨한 대응”이었다고 호평했다. 예의를 모르는 트럼프에게 대처하는 한 방법이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라마포사는 일곱 살의 나이에 백인 군인의 발에 차여 도랑에 떨어지는 경험까지 한 사람이다. 11개월간 옥살이를 하며 고문도 받았다. 그런 그가 트럼프로부터 ‘백인 차별 정권’ 공격을 받다니 아이러니하다. 이날의 압권은 라마포사의 한마디였다. “트럼프 대통령님, 저는 당신께 드릴 비행기가 없습니다.”

 

-김진명 기자, 조선일보(25-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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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하버드 밉다고 유학생 강제 전학… 韓 학생도 많은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를 상대로 외국인 유학생 등록을 중단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미 국토안보부는 22일 “하버드대는 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SEVP) 인증 자격을 잃었다”며 “외국인 신입생을 못 받는 것은 물론이고 재학 중인 유학생도 전학 가지 않으면 법적 지위를 잃게 된다”고 했다. 하버드대는 “불법적 조치”라고 반발했다.

국토안보부는 “외국인을 포함한 반미 친테러 선동가들이 유대계 학생을 폭행하는 등 학습 환경을 망쳤는데, 하버드대 당국이 방치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하버드대가 중국 대학과 교류한 것을 두고 “중국 공산당의 준군사조직 등과 협력했다”는 주장도 폈다.

국토안보장관은 TV 인터뷰에서 “컬럼비아대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느냐”란 질문에 “절대적으로 그렇다”고 답했다.

 

별다른 타협 없이 이 조치가 그대로 이행된다면 9월 신학기 입학 예정자뿐 아니라 타 대학 편입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재학생들에게 황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하버드대 외국인 학생은 6800명 선으로, 전체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한국 학생은 400명 안팎일 것으로 미 대학 정보 사이트는 추정하고 있다. 하버드대 외에 여타 7개 아이비리그 대학으로 확산된다면 수천 명의 한국 유학생이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하버드대는 세계 최고의 대학 중 하나로, 수천 명의 외국 인재가 미국 교수 및 학생들과 연구하는 곳이다. 외국 인재에게 문호를 개방해 성과를 내는 것은 미 엘리트 대학의 경쟁력 원천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지지층이 갖고 있는 외국인 거부감을 활용해 자국 대학 경쟁력의 뿌리를 흔드는 우를 범하고 있다.

 

-동아일보보(25-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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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트럼프 정부 “하버드, 말 안 들어? 유학생 다 내보내라.” 389년 역사 명문대와 임기 4년 대통령의 혈투.

 

-팔면봉, 조선일보(25-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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