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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GA 동참하는 은퇴 ‘용접 장인’] [ ..블루칼라의 시대]

뚝섬 2025. 8. 6. 05:51

[MASGA 동참하는 은퇴 ‘용접 장인’]

[인공지능이 여는 블루칼라의 시대]

 

 

 

MASGA 동참하는 은퇴 ‘용접 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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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시작과 함께 미국은 60곳이 넘는 조선소에서 군함과 수송선 수천 척을 찍어내며 조선업 황금기를 열었다. 1950년 흥남 철수 작전 때 피란민 1만여 명의 목숨을 구한 미국 상선 ‘메러디스 빅토리호’도 당시 만들어진 수천 대 화물선 중 하나였다. 바다를 지배한 미국의 힘은 2차대전 승리를 넘어 미국 중심의 세계 자유무역 질서를 구축하는 기반이 됐다.

▷70여 년이 지난 지금 미국 조선업의 위상은 초라하다는 말로도 부족하다. 중국 국영 조선사(CSSC) 한 곳이 지난해 250척이 넘는 선박을 생산하는 동안 미국은 10여 개 조선소에서 7척을 만드는 데 그쳤다. 해군 함정 수도 중국이 미국을 추월한 지 오래다. 조선업이 쇠퇴하면서 미 해군은 새 함정을 만드는 것도, 낡은 함정을 유지 보수하는 것도 어려운 처지다. 미국 싱크탱크는 “반세기 만에 미국이 해상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한미 관세 협상에서 한국이 제안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화답한 배경이다. 작년과 올해 연이어 국내 조선소를 찾은 전현직 미 해군성 장관들은 “한국 기술력에 어안이 벙벙하다” “한국의 자본과 기술을 미국에 유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원더풀’을 연발하고 돌아갔다. 이들은 선박 계약 단계부터 정확한 납기 일정을 제시하고, 실시간 건조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에 놀랐다고 한다. 우리로선 당연한 일이지만, 조선업 생태계 전반이 붕괴된 미국에선 상상하기 힘든 구조다.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조선소만 봐도 미국에서 배 만드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다. 필리조선소는 지난해 현지 인력 1700명을 고용했는데 숙련공은 70명뿐이다. 인력이 부족하고 생산성도 낮아 선박 건조 속도도 느리다. 2차대전 때만 해도 미국 조선소에서 100만 명 넘게 일했지만 1980년대 이후로 20만 명을 넘긴 적이 없다. 특히 용접·도장·배관 등 핵심 공정에 투입되는 기능 인력과 선박설계 등에 필요한 연구 인력은 거의 없다.

▷1500억 달러가 투입되는 마스가 프로젝트를 위해 국내 조선소에서 은퇴한 숙련 용접공 등 전문가를 미국 조선소에 파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고 한다. 국내 대형 조선사에서 매년 은퇴하는 이들이 1000여 명인데, 이들을 재고용한 뒤 미국으로 파견해 숙련 기술을 전수하겠다는 것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 때도 현장 경험이 많은 한국인 퇴직자들이 현지에서 활약한 적이 있다. K조선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가 용접 기술 같은 현장 손기술인데, 미국 조선업 재건에도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다. 한국 제조업 역사상 전례 없는 해외 진출이 될 마스가의 첫걸음이 시작됐다.

 

-정임수 논설위원, 동아일보(2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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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여는 블루칼라의 시대

 

올해 7월 미국 물류업체 UPS는 파격적인 임금 협상으로 화제를 모았다. 노사 합의로 정규직 택배기사의 연봉을 연 14만5000달러(약 1억9000만 원)에서 17만 달러(약 2억2000만 원)로 올리기로 한 것이다.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 이후 화이트칼라들이 고용불안에 떠는 것과 달리 육체노동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직의 몸값은 금값이 됐다. 이달 초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블루칼라 직종이 노다지가 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직장 평가사이트 글래스도어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미국의 마스터급 배관공은 연 9만6351달러(약 1억2600만 원)를 번다. 배관공, 용접공, 수리공 등 숙련공의 상당수가 억대 연봉을 자랑한다. AI가 대신해줄 수 없는 기술인 데다 고령화로 젊은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몸값이 뛰었다. 미국 조사전문기관 퓨리서치센터는 고장·수리 서비스, 접객 및 요리, 농업, 헬스케어 등을 AI로 대체하기 어려운 분야로 꼽았다.

▷산업혁명이 기계 파괴 운동인 ‘러다이트 운동’을 촉발했듯 그동안 기술의 발전은 대개 육체노동을 대체하면서 블루칼라의 일자리를 위협했다. 하지만 최근 생성형 AI의 공습은 정반대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올해 7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고용전망 보고서를 보면 OECD 국가 일자리의 16.8%가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데 주로 법률, 문화, 과학, 공학, 관리자, 최고경영자 등 화이트칼라 직종이 주요 타깃이 됐다.

 

▷현장직, 기술직에 대한 편견이 심했던 한국도 달라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가 10년 만에 기술직(생산직) 채용에 나서자 ‘킹산직’(왕과 생산직의 합성어)으로 불리며 취업시장에서 화제가 됐다. 한 채용플랫폼이 취준생 2400여 명에게 물어보니 월급, 워라밸 등 조건이 괜찮다면 생산직으로 취업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77%나 됐다. 연봉과 성취감을 중시하는 요즘 청년들에게 땀 흘린 만큼 보상받을 수 있는 ‘손노동’은 매력적이다. 유튜브 등을 보면 목공, 타일, 배관, 인테리어 등의 기술로 높은 수익을 올리는 젊은 기술자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예전 부모들은 아이의 성적이 시원찮으면 “그냥 기술이나 배워라”고 호통을 쳤다. 하지만 이젠 ‘안 되면 기술이나’가 아니라 생존에 필요한 기술을 반드시 익혀야 할 시대가 됐다. 애매한 사무직은 AI로, 단순노동직은 로봇으로 쉽게 대체된다. AI가 대신할 수 없는 고급 블루칼라와 AI를 다루는 고급 화이트칼라만 살아남는다. 시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우리 교육시스템도 바뀌어야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에 ‘킬러문항’이 있나 없나를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닌 듯하다.

 

-김재영 논설위원, 동아일보(23-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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