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과 대통령 망치고서야 사과한 김건희]
[첫 포토라인 선 김건희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부패 방지에 바친 내 한평생이 부정당했다”]
정권과 대통령 망치고서야 사과한 김건희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특검에 출석했다. 공천 개입,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건진 법사 청탁 의혹 등 그에게 적용된 수사 대상만 16가지다. 사실로 입증될 경우 중대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 김 여사는 상당수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김 여사의 통화 녹음까지 나와 있다.
김 여사는 특검에 출석하면서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이렇게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자신의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직접 사과했지만 늦어도 너무 늦었다. 김 여사가 2022년 친북 인물에게서 300만원대 디올백을 받은 사건이 불거졌을 때 많은 인사와 언론이 김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그는 철저히 무시했다. 그런 오만은 다른 의혹들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고 계엄과 탄핵, 특검까지 오게 됐다. 김 여사가 3년 전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처신을 바로했다면 지금 대통령은 윤석열일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자폭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김 여사 특검법 문제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 여사 문제로 윤 전 대통령과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국민의힘 분열로 김 여사 특검법이 통과될 위험이 커지자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이라는 극단적 행동에 나섰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 문제에 대한 많은 선의의 고언을 분노로 대답하고 전부 무시했다. 그러다 이제 몇 배의 강도로 특검 수사를 받게 됐다. 이성을 잃은 막무가내 ‘부인 구하기’가 정반대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김 여사 범죄 혐의는 특검 수사로 드러나겠지만 김 여사가 끼친 더 큰 해악은 따로 있다. 아무런 공적 권한이 없는 사람이 사실상 대통령 노릇을 하다시피 했다. 김 여사가 공직 인사에 관여한다는 소문은 정권 초부터 관가에 정설로 통했다. 집무실에서 결정된 인사가 대통령의 퇴근 후 관저에서 뒤집혔다는 말까지 나왔다. 심지어 김 여사가 고위 공직 후보자에게 내정 사실을 통보하기도 했다고 한다.
김 여사가 국가 기밀을 다루는 대통령과 군·정보기관의 극소수 공직자만 사용하는 비화폰을 쓴 사실도 드러났다. 김 여사에게 비화폰이 제공됐다는 것 자체가 정상이 아니다. 김 여사는 “당선되면 내조만 하겠다”고 했는데 그 반대로만 했다. 주위에서 이러면 안 된다고 충언한 사람들은 대부분 쫓겨나거나 스스로 그만뒀다. 그런 불통으로 인해 결국 윤 전 대통령은 탄핵되고, 정권을 잃고, 지금의 특검으로 이어졌다. 이재명 정부는 이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조선일보(2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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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특검 출석하며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 끼쳐.” 아내 역할에만 충실했으면 이럴 일 없었을 것을.
-팔면봉, 조선일보(2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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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포토라인 선 김건희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케이티 광화문빌딩에 있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변영욱 기자
김건희 여사가 특검의 포토라인에 섰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으로 고발된 이후 5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수사기관에 출석한 것이다. 전현직 대통령 부인이 피의자로 수사기관에 공개 출석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김 여사는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들어갔다.
특검은 이날 ‘피의자’ 김 여사를 대상으로 도이치 주가조작 관여 의혹, 명태균 씨로부터 부탁을 받고 정치인 공천에 개입한 의혹,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명품 목걸이를 건네받은 의혹 등 5개 혐의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고 한다. 이는 김건희 특검이 수사 중인 16개 혐의 가운데서도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나 진술이 다수 나온 것들이다. 그런데도 김 여사는 7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고 한다.
김 여사가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법조계에선 몸을 낮춘 표현이라기보다 법적 책임을 덜기 위한 방어용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 부인이었지만 공직자 신분은 아닌 만큼 뇌물수수나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자신을 포장하든 김 여사가 윤석열 정부에서 ‘V0’로 불렸을 정도로 권력의 최정점에 서 있었던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 등 5명에게만 지급된 보안 A등급의 비화폰까지 지급받아 썼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윤 전 대통령이 방치와 묵인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비호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가 디올백을 받는 동영상이 나왔을 때 “아내가 박절하지 못했다”며 감쌌다. 또한 도이치 사건으로 김 여사 소환을 주장했던 서울중앙지검장은 사실상 경질하기까지 했다.
특검이 6일 조사한 혐의는 수사선상에 오른 혐의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삼부토건 주가조작 관여 의혹, ‘김건희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가 대기업에서 184억 원을 투자받은 배경 등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불가피할 것이다.
김 여사는 대선 전인 2021년 허위 이력서가 문제로 사과하면서 “남편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이를 지키려는 시늉조차 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최소한의 견제장치라고 할 수 있는 특별감찰관조차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임명하지 않았다. 검찰과 감사원, 국민권익위원회 등은 오히려 김 여사 의혹을 덮고 뭉개기에 급급했다. ‘여사 리스크’로 만신창이가 된 사법정의와 국정질서를 바로 세우는 일이 특검에 달렸다.
-동아일보(2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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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방지에 바친 내 한평생이 부정당했다”

지난해 8월 8일, 20년간 부패 방지 업무를 담당했던 국민권익위원회 김모 부패방지국장 직무대리가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권익위가 김건희 여사의 디올 명품백, 이른바 ‘그 쪼만한 백’ 수수 사건에 대해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배우자를 제재할 법적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준 지 두 달 만이었다. 당시 이 사건의 실무자였던 그는 “부패 방지에 한평생을 바쳐 온 과거가 부정당했다”며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유족들이 그의 죽음 1주기를 앞두고 카카오톡에 남긴 유서 형식의 메시지를 언론에 공개했다.
▷그가 카카오톡에 ‘김OO 남기는 글입니다’라는 대화방을 만든 건 숨지기 9일 전인 지난해 7월 30일이었다. 전날부터 전국을 돌며 식사비 한도를 3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간담회를 갖던 중이었다. 그가 마지막까지 담당했던 업무였다. 이 간담회를 두고 ‘가방 건의 여파가 크다’고 적었는데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그가 어떤 항의를 들었을지, 어떤 자괴감을 느꼈을지 짐작할 수 있는 메시지다. 8월 2일에는 ‘지난 20년간 만든 제도를 제 손으로 망가뜨릴 줄이야’, ‘법과 논리의 무게보다 양심의 무게가 크다는 교훈을 공직자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썼다.
▷사망 하루 전인 8월 7일에는 6개의 메시지를 잇달아 남겼다. “제 잘못은 목숨으로 치르려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방법뿐”이라며 “왜 이런 상황까지 왔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평생을 바친 소신이 무너졌다는 괴로움을 견디다 못해 죽음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되는 메시지다. 그러면서도 누군가를 원망하기보다 “어쭙잖은 정의감과 무능이 모든 걸 망쳐 버렸다”며 자책했다.
▷그는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김 여사 사건의 수사기관 이첩을 주장했지만 윗선에서 종결 처리를 밀어붙였다며 “실망을 드려 송구하다”고 했다.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원래 정의감이 강한 사람이라 이 결정에 대한 비판과 조롱을 힘들어했다고 증언했고, 가족들은 식사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갈등했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이 사건을 지휘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동기였던 위원장, 후배였던 부위원장 등은 외압은 없었다며 그의 죽음을 덮기에 급급했다.
▷물이 더러워지면 살 수 없는 산천어처럼, 양심에 어긋난 일을 견딜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이들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만큼 도덕적 잣대가 오염된 사회란 뜻일 것이다. “기계적 평등이 아니라 가진 자와 권력자에겐 더 엄격하고, 약자에겐 좀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는 법률의 적용이 필요하다.” 그의 마지막 항변이자 당부였다. 유서가 공개된 6일, ‘그 쪼만한 백’을 받은 김 여사가 특검 조사에 출석하며 포토 라인에 섰다.
-우경임 논설위원, 동아일보(2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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