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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원전 원했던 체코, 美 끌어들여 프랑스 반발 막으려 했다"]

뚝섬 2025. 8. 29. 09:34

["한국형 원전 원했던 체코, 美 끌어들여 프랑스 반발 막으려 했다"]

[원전 수출, 웨스팅하우스와 '불평등 계약'? 이슈 따져보니]

[원전 수출 큰 기회 열릴 수도, 정치적 논란 없어야]

[북미·유럽 원전 진출 포기… 계약 경위 철저히 규명해야]

 

 

 

"한국형 원전 원했던 체코, 美 끌어들여 프랑스 반발 막으려 했다"

 

체코 원전 불공정 수주 논란… 핵심 관계자들에게 들어보니

 

체코 원전 수주를 둘러싸고 계약이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작성됐다며, 불공정 계약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논란은 국제적으로 비밀 준수 의무 조항이 엄격한 ‘원전 계약서’의 일부 내용이 이례적으로 유출된 것이다. 비밀 준수 의무를 위반할 경우 자칫 국제 소송전으로 번질 수 있어 “반박하려 해도 쉽지 않다”는 하소연도 들린다. 본지는 체코 원전 수주전을 이끈 다수의 관계자들을 만나 수주 과정의 숨은 얘기들을 들어봤다. 취재에 응한 이들은 A, B, C, D 등 이니셜로 처리했고 아주 민감한 부분은 제외했다. 증언 속엔 수주 당시 난항의 순간들과 우리가 미국 웨스팅하우스를 적극 끌어들일 수밖에 없었던 사정들도 담겨 있다. 물론 원전 수주를 이끈 이들의 입장이 반영된 내용이다.

 

2018년 9월 극비리에 한수원 주도로 팀이 꾸려졌다. 팀명은 ‘팀 코리아’. 정식 입찰 공고도 나지 않았던 체코 원전의 입찰 전담 조직이었다. 현장 리더였던 장현승(49) 한수원 체코·폴란드사업실장은 2017년 10월 열렸던 ‘신고리 5·6호기 공론 조사 종합 토론회’의 마지막 발표자였다. ‘탈원전’의 광풍 속에서 신고리 5·6호기(현 새울 3·4호기) 건설 중단이냐, 재개냐는 운명이 걸린 자리였다. 그는 “지금 체코 원전 특사가 방한 중인데, 우리 원전이 안전하지 않다면 체코와 같은 나라가 왜 관심을 갖겠는가”라며 호소했다. 결국 원전 유지가 결정됐다. 꺼져가던 K원전에 희망의 불씨가 살아 남는 순간이었다. 당시 그가 언급한 체코 원전 특사의 방한 목적이 바로 이번 수주한 원전을 맡길 업체 찾기였다.

 

아무도 주목 않았던 도전

 

2022년 3월. 체코전력공사는 두코바니 5호기의 국제 공개입찰 공고를 냈다. 한수원과 함께 프랑스 EDF,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제출했다. A는 “당시 프랑스 관계자들은 ‘한국이 왜 여기서 나와’라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프랑스 EDF에 유럽 시장은 자존심이 걸린 안방이었다. 특히 EU 지역 원전 신설은 EU의 각종 원전 관련 위원회를 거쳐야 하는데, 대부분 프랑스 원전 관계자들이 핵심 요직을 차지하고 있어 한국의 도전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었다. B의 전언. “우리는 지금까지 원전 20기 이상을 지어오면서 정해진 시간과 예산 안에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낸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 능력에선 세계 최고란 점을 체코 당국에 거듭 강조했고, 이게 먹히기 시작했다”.

 

탈락한 미국과 프랑스의 엄청난 반발

 

2024년 1월, 체코 당국은 1차로 미국 웨스팅하우스에 대해 ‘조건 미충족’을 이유로 탈락시켰다. 웨스팅하우스 측은 “한국은 ‘우리 원천 기술을 사용해 자격이 없다’”며 소송전 불사를 외치며 장외투쟁에 나섰다. 법적 다툼의 여지는 있지만, 우리가 웨스팅하우스의 원천 기술을 활용했기에 수주전에서 큰 약점이 될 수 있었다. 최종 탈락한 프랑스 EDF는 더 집요하고 거칠었다. 체코 반독점 당국에 “한수원이 투명성과 공정거래 원칙을 안 지켰다”며 이의 신청을 했다가 ‘기각’ 당하자, 법원에 계약 금지 가처분 소송까지 냈다. 계약 서명일 하루 전인 5월 6일 법원이 이를 수용하면서, 한국 대표단이 서명식 참석을 위해 체코로 날아가는 도중에 계약은 중단돼 버렸다. 결국 체코 법원이 한수원 손을 들어줬고, 한 달여 만에 정식 계약을 했다.

 

D는 “체코는 처음부터 가격 경쟁력이 월등한 한국을 원했던 것 같다”고 했다. 문제는 원전 수주가 경제성만 따질 수 없다는 데 있다. 안보 문제와 국제정치의 역학 관계가 종합적으로 작용한다. 체코 입장에선 미국은 물론 EU의 맹주인 프랑스 역시 가볍게 볼 수 없었다. 당시 프랑스는 마크롱 대통령이 두 번 이상 원전 수주전을 지원하러 체코로 날아올 정도로 외교적 공세도 거셌다. E는 “체코가 1차로 미국을 탈락시켜 한국과 프랑스 2파전으로 간 뒤 한국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손을 잡도록 해 프랑스 반발도 약화시키려는 전술을 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한국 측이 웨스팅하우스에 상당한 양보를 하도록 유도했을 것이란 얘기다. 물론 원천 기술이 없는 한국으로선 웨스팅하우스에 상당 부분 양보한 뒤, 함께 사업을 따내는 방식이 크게 나쁠 것도 없다는 판단도 했을 것이다. 

 

지난해 7월 17일 정부세종청사의 장관 집무실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들이 체코 총리의 발표를 지켜보던 중 '신규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수원을 선정한다'는 내용이 나오자 환호하는 모습. /산업통상자원부

 

미국과 원전 동맹까지 맺어

 

체코 수주전에서 우리가 얻은 소득 중 하나는 한미 원전 동맹이다. 지난 1월 한수원과 한전,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일제히 보도자료를 내고 “한·미 양측이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여기엔 “웨스팅 하우스는 한전·한수원과 협력해 현재 진행 중인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할 것”이란 문구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일인 1월 20일 직전에 이뤄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E씨는 “우리로선 원천 기술이 없는 약점이 있는 만큼 협상에 더욱 까다로운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기 전 마무리하겠다는 전략도 포함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 원전 동맹의 핵심 사항 중 하나가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가 합작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웨스팅하우스의 원천 기술과 세계 최고 수준의 시공 능력의 한국 측이 손을 잡으면 제3국 시장 진출에 용이할 것으로 본 것이다. 이 안건은 최근 양측이 구체적인 조건 등을 놓고 협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F는 “합작 구상이 성사된다면 향후 10년간 1000조원(미 상무부 추산)에 이르는 세계 원전 시장에서 한·미 양국이 힘을 합쳐, 프랑스·러시아·중국 등과 본격적인 4파전을 벌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할 무렵이었다”며 “미국 고위 인사가 이왕이면 미국 원전 시장부터 함께 하자고 제안해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미국 원전 시장 진출은 K원전의 숙원이었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체코 원전 수주전의 관계자들은 ‘진상 조사’란 이름으로 기관에 불려갈 처지에 몰렸다. 취재 중 만난 한 관계자가 쏟아낸 말로 맺는다. “원전 수출 하나 따내려면 10년 가까이 걸립니다. 자기 커리어를 쌓을 핵심 기간을 프로젝트 하나에 쏟아 붓는 것이죠. 그렇게 인생을 거는 일인데, 이렇게 ‘정치적 공격’을 한다면 앞으로 누가 원전 수출에 나서려 할까요”.

 

핵심 5% 자립 못해 웨스팅하우스와 울며 겨자 먹기로 합작

 

체코 원전 수주전처럼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몽니’를 부린 경우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전례를 찾기 힘들다. 왜 한국 경우에만 일어난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원천 기술 때문이다. 지금까지 원전 수출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캐나다에 우리까지 단 6국뿐이다. 미국은 대표적 원자로 모델인 가압 경수로(PWR) 관련 원천 기술을 갖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독자 원천 기술을 갖춘 데다 미국의 통제 밖이고, 프랑스는 미국에서 독자 기술로 인정받았으며, 캐나다는 경수로가 아닌 중수로 방식이다. 1966년부터 상업용 원전을 가동 중인 일본은 아직 독자 원전 수출 경험은 없다. 한국만 원천 기술이 없는 상황에서 수출에 나선 셈이다. 원천 기술 없이 원전을 수출하려면, 지식재산권 없이 제품을 만드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수주 때마다 소송전에 시달릴 소지가 있다. 웨스팅하우스가 “한국 원전은 우리 기술을 베낀 짝퉁”이라고 사사건건 시비를 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형 원전(APR-1400)은 무엇이냐는 의문이 남는다. 그동안 알려진 바와 달리 APR-1400은 완벽한 독자 기술이 아니다. 최근 한수원 사장이 국회에 나와 공개적으로 시인한 부분이다. APR-1400은 상당한 기술 자립의 성과를 거뒀지만 ’95% 수준의 자립’이란 게 학계의 다수 의견이다. 웨스팅하우스와 분쟁의 핵심도 APR-1400의 핵심 기술이 웨스팅하우스의 원천 기술인 ‘System 80+’를 기반으로 했다는 것이다.

 

-이인열 논설위원, 조선일보(25-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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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웨스팅하우스와 불공정 계약 논란.. 팩트 체크

 

체코 원전 1기당 총사업비의 1.85% 로열티 지급…

9000억어치 기자재도 구입… 향후 50년간 적용 

 

지난 6월 본계약을 체결한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을 따내기 위해, 지난 윤석열 정부가 올 1월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WEC)와 불평등한 계약을 맺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한전과 한수원이 향후 50년간 원전 1기를 수출할 때마다 WEC에 기술 사용료 1억7500만달러(약 2400억원)를 지급하고 6억5000만달러(약 9000억원) 규모 기자재를 구매하기로 했다는 계약 조항이 핵심이다. 한수원이 북미·EU(유럽연합)·영국과 우크라이나, 일본 등지에서 신규 원전 사업을 수주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 차세대 원전으로 불리는 소형모듈원전(SMR)을 수출할 때도 미국 측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 등도 비판을 받고 있다. ‘굴욕적 계약’이란 말까지 나오는 이 조항들이 의미하는 바를 전문가들을 통해 짚어봤다.

 

①50년간 원전 1기 수출할 때마다 1조원 규모를 WEC에 넘긴다?

 

WEC가 상업용 원자로 원천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액 현금으로 주는 게 아니라 대부분은 관련 부품을 공급받고 일부는 로열티로 주는 방식이다. 한국 원전 산업은 1971년 고리 1호기를 만들면서 시작됐는데, 당시 WEC가 원전을 건설하는 등 한국은 초기부터 WEC 기술에 많이 의지했다. WEC는 한국이 UAE와 체코에 수출하는 원전 모델에도 자신들의 기술이 사용됐다고 주장한다.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조감도./한국수력원자력

 

원전 기술 종주국인 미국은 자국 기술이 포함된 원자력 관련 제품이나 기술을 제3국에 수출할 때 반드시 미국 정부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원천 기술을 보유한 웨스팅하우스의 동의 없이는 한국 독자적으로는 해외 수출이 어렵다는 의미다. 한국 원전 수출 1호인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업 때도 계측제어시스템(MMIS)과 냉각재 펌프 등 WEC 기술을 쓴 분야는 사전에 동의를 받았고, 관련 부품을 공급받았다. 당시 WEC에서 구매한 기자재 규모가 총사업비(186억달러)의 10% 안팎으로 알려졌다. 

 

안덕근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5월 7일 체코 프라하 총리실에서 페트르 피알라(Petr Fiala) 체코 총리를 비롯한 한-체코 정부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체코 원전산업 협력 약정 체결식에서 약정서에 서명한 후 발언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체코 원전 때는 한수원과 우리 정부가 WEC의 지식재산권을 피할 수 있는 수준으로 자체 기술력을 갖췄다고 판단하고 독자 수주에 나섰다가 WEC와 분쟁이 터진 경우다. 법적 분쟁을 벌일 경우 수주가 기약 없이 미뤄지거나, 향후 거액을 물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던 상황이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1기 사업비가 13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WEC에 주기로 한 원전 1기당 기술 사용료 2400억원은 전체 사업비의 약 1.85%다. WEC로부터 9000억원어치 기자재를 사야 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측면은 있지만 원천 기술이 없는 한국으로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나 황주호 한수원 사장이 공통적으로 “계약은 정상적”이라고 말하는 배경이다.

 

향후 50년간 수출에 적용하기로 한 점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WEC의 원천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독자 모델을 개발하면 ‘50년 조항’이나 기술료 지급 등을 피할 수 있다.

 

②북미나 EU에 수출할 수 없나?

 

WEC와 손잡고 동반 진출하는 건 가능하다. ‘단독 수주’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지, 이 시장을 완전히 포기한다는 게 아니다. 북미는 WEC가 버티고 있어 한국 기업 단독으론 진출이 어렵고, 일본도 자국 기업 선호가 강하다. 유럽은 체코 원전 사업을 한국이 따내는 대신 나머지 국가는 한국 단독으로는 수주 시도를 하지 않는 쪽으로 WEC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은 1979년 이후 30여 년간 신규 원전을 지은 적이 없다. WEC도 원전 건설 능력이 크게 약화했다. 따라서 WEC가 세계 어디에서 원전 사업을 하더라도 결국 한국을 비롯해 시공 능력을 갖춘 나라와 협업할 수밖에 없다는 게 원전 업계 설명이다. 체코 외 유럽 다른 나라의 경우도 WEC와 공동 수주에 나서는 것으로 타협했다는 것이다.

 

③SMR 주도권, 美에 내주는 건가?

 

WEC는 SMR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의 SMR 수출 때 검증하겠다는 건 WEC가 자신들의 기술이 한국산 SMR에 들어가 있지 않은지, 기술료를 받아야 할 대상은 아닌지 검증하는 차원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리 독자 기술로 만들었다면 SMR 사업에서 지장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조재현/전준범 기자, 조선일보(2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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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수출 큰 기회 열릴 수도, 정치적 논란 없어야 

 

한수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올해 초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맺은 지식재산권 분쟁 종료 합의문과 관련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 주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나라 원전 기업들이 공동으로 미국과 제3국 원전 시장에 참여하는 문제 등을 협의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한수원과 미 웨스팅하우스가 조인트 벤처(합작 투자)를 만드는 방안도 추진 중이며 이는 웨스팅하우스 이사회 안건에도 올라가 있다고 한다.

 

지난 1월 한수원·한전과 웨스팅하우스는 양측이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글로벌 합의 협정’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었다. 이번 건도 그 연장선으로 보인다. 합의가 이뤄지면 3500억달러 규모의 한국의 대미 투자펀드의 한 분야로 원전이 포함되는 동시에 향후 2050년까지 미국 내 신규 원전 300기를 건설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원전 정책에 ‘K원전’이 참여할 길이 열리게 된다. 지금 미국 원전 산업은 조선 산업과 마찬가지로 사실상 붕괴 수준이다. 한미 원전 합작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K원전이 조선업처럼 미국 원전 건설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민주당에선 체코 원전 수주 과정에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와 불공정 계약을 맺었다며 ‘매국적 계약’ ‘국정조사’ 등 정치 공세를 펼치고 있다. 북미·유럽·일본 원전 시장은 웨스팅하우스, 다른 지역은 한국으로 나누고, 한국이 원전을 수출할 때 1기당 1억7500만달러(약 2400억원)의 로열티와 6억5000만달러(약 9000억원) 규모의 물품·용역 납품권을 웨스팅하우스에 제공한다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한수원 등은 현실적으로 웨스팅하우스의 원천기술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해외 원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원천 기술이 웨스팅하우스에 있는 이상 도리가 없는 일이다. 민주당의 공세에 증권가에선 “이미 알려진 내용, 저가 매수 기회” “UAE 원전 수주 때도 웨스팅하우스 기자재를 사용했고, 이번 로열티는 사업비의 1.85%에 불과” 등의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민주당의 과도한 원전 수출 흠집 내기는 처음이 아니다. 앞서 UAE 바라카 원전 수주 후에도 이명박 정부가 UAE와 ‘비밀 협정’을 맺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양국 간 외교 문제로 비화됐다.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UAE로 가 무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원천 기술은 없지만 원전 설계 시공 운영에선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다. 원천 기술을 가진 웨스팅하우스와 잘 협력하면 큰 시장을 열 수 있다. 이는 정치 공세에 이용할 소재가 아니다. 탈원전으로 원전 산업을 아예 말살시키려 했던 정당이 ‘원전 주권’을 말하는 것도 상식에 맞지 않는다.

 

-조선일보(2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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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유럽 원전 진출 포기… 계약 경위 철저히 규명해야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이 체코 원자력발전소 수출을 위해 미국 웨스팅하우스(WEC)와 불공정 계약을 맺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체코를 제외한 유럽연합(EU), 북미, 영국, 일본, 우크라이나 등에서 WEC에 수주 우선권을 넘겨줘 사실상 수주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또 향후 50년간 원전 수출 시 1기당 약 9000억 원의 물품·용역 구매 계약을 WEC와 맺고 약 2400억 원의 기술 사용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대로라면 체코 원전 수주가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던 윤석열 정부의 전망과 달리 원전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가 크게 좁아진다. 어렵게 원전 수출에 성공해도 WEC의 일감을 보장하고 로열티를 주고 나면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소형모듈원전(SMR)을 수출할 때 WEC의 기술 자립 검증을 통과해야 하는 내용도 있어 미래 원전기술마저 발목 잡힐 수도 있다. 계약 내용에 대한 철저한 확인과 검증이 필요하다.

윤 정부가 원전 수출의 치적을 위해 무리한 양보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확인해야 한다. 지난해 7월 한수원·한전이 체코 신규 원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대통령실은 “15년 만의 쾌거”라고 환호했고 대통령 지지율도 상승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 달 WEC가 체코 반독점 당국에 지식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진정서를 제출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그러자 지난해 11월 한수원·한전 이사회는 WEC와의 협력 원칙을 가결했고 올해 1월 WEC와의 분쟁 중단에 합의했다. 본계약을 서두르라는 정부의 압박에 불공정 합의를 수용한 건 아닌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

 

다만 원전 수출의 활로를 열기 위해 원천기술을 가진 WEC와의 합의가 불가피했다는 주장도 있다. 원전 300기 증설을 추진하는 미국 시장에 한수원이 독자 진출은 할 수 없어도 WEC의 협력 파트너로서 접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계약 과정과 절차, 내용과 영향을 면밀하게 따져보고 종합적인 손익 판단을 내려야 한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계약은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한 만큼 지나친 정치적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 철저한 경위 조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 위에서 한국 원전 수출의 장기 전략을 새롭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동아일보(2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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