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트럼프는 알았을까... 평택 미군기지 확장은 신의 한 수였다] ....

뚝섬 2025. 8. 31. 06:30

[트럼프는 알았을까... 평택 미군기지 확장은 신의 한 수였다]

[굿바이 용산… 주한미군, 64년만에 '평택 시대']

[버스로 도는 데 40분… 평택 美기지는 여의도 5배 '자족 도시']

[용산 미 8군 기지 이전]

 

 

 

트럼프는 알았을까... 평택 미군기지 확장은 신의 한 수였다


주한미군에 부정적 트럼프, 2017년 평택 첫 방문
이후에도 주한미군 폄훼하며 철수시키려 해
미중 갈등 격화 후, 뒤늦게 중요성 인식했나
20년 전 좌파는 대규모 평택기지 반대 운동
"지금 지으려 하면 중국 반대로 가능하겠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07년 11월 7일 경기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에 전용헬기 마린원으로 도착, 한미 양국의 군 관계자들과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8월 25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관련 가장 큰 화제가 된 것은 평택의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Humphreys)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한미군 감축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하면서 갑자기 미군기지 소유권(ownership) 문제를 꺼냈습니다. 그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우리가 가진 거대한 (미군) 기지의 소유권을 달라고 요청하는 일이다. 한국은 땅을 빌려줬는데, 우리는 임대차 계약을 없애고 엄청난 군사 기지를 두고 있는 땅의 소유권을 확보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이 발언을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최대 규모 해외 미군 기지인 평택 캠프 험프리스의 소유권을 원한다는 뜻으로 해석했습니다.

 

트럼프는 기존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괴짜’ 정치인인데, 주한미군 기지와 관련해서도 상상하기 힘든 주장을 내놓은 것입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주한미군 기지를 무상 제공하고 있으며, 소유권을 주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다만 정면으로 반박하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주한미군 기지는 소유권을 주고받는 개념이 아니다. 이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이며, 발언의 배경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관심 모은 트럼프의 소유권 발언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캠프 험프리스의 소유권을 달라고 요구한 것은 불쾌하게 들리는 발언임이 분명합니다. 만약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어이없는 자폭(自爆) 계엄을 하지 않고 대통령직을 유지한 상태에서 트럼프가 이 같은 발언을 했다면, 좌파세력은 “매국적 정상회담”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을 것입니다.

 

주한미군 기지의 소유권을 아무런 조건 없이 미국에 넘겨주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한국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한 전직 미국 고위 관리는 “트럼프의 기지 소유권 발언은 그린란드나 캐나다를 갖고 싶다고 말한 것과 비슷한 수준의 현실성 없는 발언이므로 지나치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웬디 커틀러 전 미국 무역대표부 부대표(현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소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방위비 지출 확대 압박의 일환일 뿐, 이재명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제안”이라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소동을 꼭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90년대 ‘플레이보이’ 인터뷰부터 일관되게 주한미군 주둔을 폄훼해왔으나, 이번에는 소유권 발언을 통해 캠프 험프리스의 전략적 가치를 인정한 셈이 됐습니다. 이는 그동안 주한미군 감축과 방위비 대폭 증액만을 거론했던 것과는 다른 맥락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은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기조와는 반대되는 것으로, 미군을 붙잡아두는 새로운 인계철선(tripwire)의 의미가 있다”며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군이 주둔하는 기간 동안만 소유권을 인정하고, 떠날 때 즉시 환수하는 아이디어도 고려할 수 있다는 겁니다.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은 “현재 우리 정부가 주한 미군에 대해 기지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유권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나, 트럼프가 미군의 주둔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2017년 7월 11일 미8군사령부가 캠프 험프리스로 이전 후, 신청사 개청식을 갖고 있다./연합뉴스

 

한국에 도착 즉시 험프리스 방문하게 해

 

이번 발언을 들으면서 필자는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캠프 험프리스 방문을 떠올렸습니다. 당시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 주둔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던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큰 과제였습니다. 이에 세계 최대 해외 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한국에 오자마자 직접 시찰하게 했습니다.

 

험프리스는 해외 미군 기지 중 최대 규모입니다. 주한미군사령부와 제2보병사단을 비롯, 주한미군 가족이 거주하는 초대형 복합기지입니다.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衛海)시로부터 약 40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누구라도 이곳을 둘러보면 북한은 물론 중국 견제에 유리한 요충지(要衝地)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한미 양국 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가 현장을 둘러보면 인식이 달라질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저 역시 그가 캠프 험프리스에서 한·미 동맹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느껴보기 바란다고 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의 태도는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의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캠프 험프리스를 다녀와서도 1기 임기 중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려 했으나 참모들이 “재선 후 2기에 하시라”고 만류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 트럼프는 8년 전에 방문한 캠프 험프리스가 매우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니면,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지도를 바라보다가 중국의 코앞에 위치한 캠프 험프리스의 가치를 뒤늦게 깨달았는지도 모릅니다.

 

좌파들 주장대로 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필자는 1990년대 초 카투사로 캠프 험프리스에서 군 복무를 했습니다. 당시에도 활주로를 갖춘 대형 기지였지만, 지금처럼 세계 최대 규모는 아니었습니다.

 

당시 세계 최대의 미군 해외 기지는 오키나와의 가데나 기지가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2011년 조선일보 외교안보팀장이 돼 일본 오키나와의 가데나 기지를 취재하러 갔습니다. 주일미군은 유사시 핵 무기를 탑재하고 순식간에 북한 상공으로 날아갈 전폭기를 보여줬습니다. 이어서 가진 브리핑에서 가데나 기지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기 위해 가데나 기지 지도위에 험프리스와 레드 클라우드 등 한국의 주요 미군 기지 모형을 모두 그 안에 집어 넣었습니다. 그만큼 가데나 기지가 크다고 홍보한 겁니다.

 

이후 주한미군 기지 재배치 전략에 따라 서울 용산, 의정부, 동두천에 있던 등 40여 개 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험프리스는 대규모로 확장되었습니다. 그 결과 여의도의 5배 규모, 4만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미군 도시로 탈바꿈했고, 가데나 기지를 능가하게 되었습니다.

 

2017년 험프리스를 방문해보니, 제가 근무할 때의 흔적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미국의 웬만한 소도시보다 훨씬 커 보였습니다. 주한 미군 사령관과 미 8군 사령관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활주로를 내려다보며 근무할 수 있게 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4월 23일 캠프 험프리스의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 미군 지휘부 및 병사들을 격려한 후 함께 사진을 찍었다. 당시 한 대행은 트럼프 2기 출범 후,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당한 상황에서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연합뉴스

 

전국에서 평택에 집결한 좌파세력

 

지금의 캠프 험프리스는 대규모 확장 및 ‘리노베이션’ 단계에서 자칫 좌초할 뻔했습니다. 노무현 정부부터 시작된 주한미군 기지 이전 및 재배치 사업에 한국의 좌파 세력이 전면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삶의 터전을 빼앗긴 지역 주민들의 반대는 이해할 만했지만, ‘평택범대위’가 조직되고 전국의 좌파세력이 모여들면서 대규모 ‘반미 운동’으로 변질됐습니다. 결국 2006년 5월 정부의 강제 진입으로 공사가 착공되었습니다.

 

당시 주한미군 재배치 사업에 관여했던 정부의 전직 고위 관계자는 얼마 전 필자에게 이같이 회고했습니다. “만약 당시에 급진좌파 세력의 반대로 캠프 험프리스 확장이 좌절됐다면 어떻게 됐겠나. 지금처럼 중국이 강대국이 돼 눈을 부릅뜨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코앞에 대규모 미군 기지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겠나. 한미동맹을 더 굳건하게 하고, 북한은 물론 중국을 견제하는 험프리스 확장은 신의 한 수 였다.”

 

우크라이나에 아주 작은 규모의 미군기지 하나만 있었더라도 러시아는 감히 침공할 생각을 못했을 겁니다. 그런데 캠프 험프리스에는 4만2000명의 주한미군과 그 가족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유사시 미국이 개입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습니다.

 

“평화를 바란다면 전쟁에 대비하라”는 격언은 시대를 관통하는 진리인데, 세계 최대 강국의 군대를 주둔시키며 동맹을 유지하는 것 만큼 강력한 평화정책은 없을 겁니다.

 

트럼프가 아무리 주한미군 기지 소유권을 언급해도 이를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발언에서 트럼프가 뒤늦게 한국의 지정학적 중요성, 주한미군의 필요성을 느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아울러 이번 발언을 계기로 트럼프가 최소한 주일미군만큼 주한미군을 소중히 생각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하원 외교안보 에디터, 조선닷컴(25-08-31)-

______________

 

 

굿바이 용산… 주한미군, 64년만에 '평택 시대' 

 

새 청사 개관식 열고 공식 입주… 미군 해외기지 중 최대 규모

 

주한 미군의 주축이자 상징인 미 8군사령부가 64년 만에 주둔지를 서울 용산에서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로 이전하는 작업을 마무리하고 11일 새 청사 개관식과 함께 공식 입주했다.

 

토머스 밴달 미 8군사령관(육군중장)은 이날 개관식에서 "총 107억달러가 투입된 이 건설 프로젝트(평택 기지 건설 사업)는 험프리스 기지의 규모를 확장해 미 국방부 해외 육군 기지들 중 최대 규모의 기지로 거듭나게 했다"며 "미 국방부의 해외 시설들 중 단연 최고"라고 말했다.

주한 미 2사단을 지휘하는 8군사령부가 평택 기지로 이전함에 따라 주한 미군의 심장부가 한강 이남 시대를 맞게 됐다. 용산에 남은 일부 부대도 한미연합사령부를 제외하고 올해 말까지 이곳으로 이전한다. 한강 이북의 미 2사단은 내년 말까지 이전한다.

워커 장군 동상 제막식-토머스 밴달 미8군 사령관과 관계자들이 11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미8군 사령부 신청사 개관식에서 ‘워커 장군 동상 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미 8군 사령부는 64년간의 ‘용산 시대’를 마감하고 평택에 공식 입주했다. /김지호 기자 

 

평택 기지는 인근에 오산 공군기지와 평택항, 철도 시설 등을 갖춰 유사시 미 증원(增援) 전력의 전개가 쉽다. 이날 개관식에는 한국 측에선 백선엽 미8군 명예사령관, 임호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서주석 국방부 차관, 이상철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이 참석했다.

 

-평택=유용원 군사전문기자, 조선일보(17-07-12)-

________________



버스로 도는 데 40분… 평택 美기지는 여의도 5배 '자족 도시' 

 

[美 8군 사령부, 평택으로 이전… 캠프 험프리스 돌아보니]

-웬만한 건 다 있는 동북아 거점
면적 1467만㎡, 4만2000명 수용
초중고·병원 등 편의시설 완비, 병력·물자수송 철도 기지도 갖춰

-대구·부산 軍需, 평택 작전 허브
주한미군 173개 시설, 2곳에 통합… 미 2사단 등 내년까지 이전 완료
한미연합사는 당분간 용산 잔류

 

주한 미군은 11일 8군 사령부 신청사 입주식이 열린 경기도 평택의 주한 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취재진이 버스로 기지를 한 바퀴 도는 데 약 40분(제한속도 시속 40㎞)이 걸렸다. 기지 순환도로 둘레만 18.5㎞에 전체 면적은 1467만7000㎡(444만여 평)다. 여의도 면적의 5.5배다. 안내하는 장교는 "미군이 운용하는 해외 기지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했다.

미군의 동북아 거점 기지 역할

차량에 탑승한 취재진을 가장 먼저 맞은 것은 2㎞ 길이 활주로를 따라 끝없이 도열해 있는 치누크 헬리콥터들이었다. 치누크 행렬이 끝나자 블랙호크 헬리콥터, 아파치 헬리콥터 행렬이 이어졌다. 버스가 활주로를 벗어나 북서쪽으로 5분 정도를 달리자 차창 왼편으로 장갑차, 수송 트럭 등 각종 차량들이 가득한 차량 정비 시설들이 한동안 이어졌다. 국방부 주한 미군 기지 이전 사업단 관계자는 "시설 1개당 크기는 3만2000㎡로, 총 89개가 있다"고 했다.
  

주한미군의 아파치 헬리콥터(왼쪽)와 치누크 헬리콥터가 11일 경기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활주로에 서있다./김지호 기자 

 

이곳에 새로 건설되는 건물은 총 513개동으로 주한 미군 1만3000명을 비롯해 그 가족과 군무원 등 총 4만2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웬만한 작은 도시 수준이다. 군인보다 상주 민간인이 더 많기 때문에 군사시설 외에 초·중·고등학교와 병원, 동물병원, 극장, 수영장, 교회 등 다양한 복지·편의시설이 들어섰다.

캠프 험프리스는 단순히 규모뿐 아니라 미군의 동북아 거점 기지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인근 오산 미 공군 기지와 평택 2함대를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기지로, 유사시 미 신속 대응군이 출동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기지 내에 철도 차량 기지가 있어 유사시 부산 등으로 도착하는 대규모 증원 병력과 물자·장비를 신속하게 집결시킬 수 있다. 전쟁 발발 시 한국 내 미국인을 한반도 밖으로 대피시키는 '비전투원 소개 작전(NEO)'을 펴기에도 훨씬 유리해졌다는 평가다. 평택항, 평택역, 오산 기지 등은 유사시 주일 미군 기지 등에서 급파되는 미 증원 전력을 신속하게 전개하는 '입구'인 동시에 비전투원을 소개(疏開)하는 '출구'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토머스 밴달 미 8군 사령관은 이날 캠프 험프리스 신청사 입주식에서 "이 프로젝트(기지 이전 사업)는 캠프 험프리스의 규모를 확장해 미 국방부 해외 육군 기지 중 최대 규모 기지로 거듭나게 했다"고 말했다.

한미연합사는 용산에 잔류

주한 미군 이전 사업은 1987년 노태우 대선 후보의 공약에서 출발했다. 당시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개발 열풍이 불면서 서울 도심 한복판을 차지하며 남북 교통축을 가로막고 있는 용산기지를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따라 1990년 용산 기지 이전 한·미 기본합의서가 체결됐고 이듬해 미 8군 골프장이 반환돼 용산가족공원으로 꾸며졌다. 하지만 비용 문제 등으로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하다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4월 한·미 정상의 합의를 계기로 다시 본격 추진됐다.

주한 미군 이전 사업은 전국 91곳에 흩어져 있던 미군 기지·시설 173개를 평택 중심의 '작전 허브'와 대구·부산 중심의 '군수 허브'로 재배치해 주한 미군의 안정적인 주둔 여건을 보장하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전체 면적도 2억4197만㎡에서 7675만㎡로 줄어든다.

사업은 용산 기지를 평택 등지로 옮기는 'YRP 사업'과 의정부·동두천 기지를 이전하는 'LPP 사업' 두 갈래로 진행돼왔다. 사업 규모는 YRP가 약 8조9000억원, LPP가 약 7조1000억원(총 16조원)이다. YRP는 한국이, LPP는 미국이 비용을 부담한다. 다만 한미연합사(용산)를 비롯해 북한의 장사정포 대응 전력인 210화력여단(동두천), 121병원(용산) 등은 당분간 잔류한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한·미 연합 경비대대, 다목적 훈련장인 로드리게스 사격장(포천)은 계속 남는다.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에 따르면 전체 이전 작업은 지난달 기준으로 약 94.4%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용산 기지 이전이 마무리되고 내년까지 미 2사단을 포함한 대부분의 미군 부대 이전이 완료될 전망이다. 캠프 험프리스는 과거 주한 미 2항공여단 본부가 있던 곳으로, 미군 기지 이전 사업을 통해 3배로 확장됐다.

-평택=이용수 기자, 조선일보(17-07-12)-

_______________



용산 미 8군 기지 이전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을 태운 헬기가 서울 상공으로 솟구쳤다. 2003년 노무현 정부가 용산 미군 기지 이전을 요구하고 있을 때였다. 헬기 창문을 통해 용산 일대를 내려다보던 그가 참모에게 한마디 했다. "렛츠 겟 아웃." 용산기지에서 미군이 떠나자는 뜻이었다. 그는 나중에 "만약 뉴욕 센트럴파크에 외국 군대가 주둔하고 있다면 미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도 했다.

 

용산 미군 기지 이전은 사실 부시 미 정부가 더 원한 것이었다. 9·11 테러로 안보 환경이 급변하자 미국은 해외 미군 재배치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휴전선에서 인계철선(引繼鐵線) 역할을 하던 2사단과 용산기지를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이때 대선에서 반미(反美) 정서를 활용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미군 기지 이전 문제를 꺼내 든 것이다. 미국은 못 이기는 척 이전에 동의했다. 9조원에 달하는 이전 비용을 한국이 부담하는 조건은 미국엔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것이었다.

 

▶6·25 참전을 계기로 미군이 자리 잡기 전 용산에는 일제의 군 사령부가 있었다. 1904년 무렵 러·일 전쟁 이후부터였다. 1930년대 일제가 펴낸 관광지도를 보면 현재의 용산고 근처에 보병 78·79연대와 포병대, 경리단길에 사격장이 있었다. 지금의 동부이촌동에는 기병대, 서빙고동에는 공병대가 있었다. 

 

용산에 주둔한 미 8군은 1944년 창설돼 2차대전 때 일본과 싸운 부대였다. 미 8군 관계자의 초청으로 기지 내 드래곤 호텔에서 스테이크를 먹는 것은 소수의 계층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자동차에 부착된 용산기지 출입증은 한때 신분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쓰였다. 패티킴 신중현 윤복희 등 대중음악 스타들이 용산기지의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철없는 미군 병사들의 일탈 행위가 사회문제가 된 적도 있었다. 이런 미 8군이 어제 64년간의 용산 시대를 마감하고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새 청사에 입주했다

 

▶얼마 전 둘러본 캠프 험프리스는 미국의 웬만한 소도시보다 훨씬 커 보였다. 미군과 미군 가족 4만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주한 미군 사령관과 미 8군 사령관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활주로를 내려다보며 근무할 수 있게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주한 미군은 그동안 북한의 위협을 잠재우며 대한민국 발전의 울타리 역할을 했다. 한·미 동맹은 이제 상호 호혜적인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잘 모르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올해 중 방한한다. 그가 캠프 험프리스에서 한·미 동맹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느껴보기 바란다. 

 

-이하원 논설위원, 조선일보(17-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