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모든 국가 정책을 1~2년만 보고 할 건가] ....

뚝섬 2025. 9. 15. 09:07

[모든 국가 정책을 1~2년만 보고 할 건가]

[李 대통령, 국가 소멸 막을 의지가 있나]

 

 

 

모든 국가 정책을 1~2년만 보고 할 건가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을 주제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원자력 발전소를 짓는 데 최소 15년이 걸린다”며 신규 원전 건설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금 시작해도 10년이 지나야 지을까 말까인데 그게 대책인가”라며 “1~2년이면 되는 태양광과 풍력을 대대적으로 건설해야 한다”고 했다. AI(인공지능) 강국이 되기 위해 전기는 필요한데 원전은 짓는 데 오래 걸리니 원전 대신 임기 내 성과를 볼 수 있는 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AI 기술은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값싼 전력 공급에 성패가 달려 있다. 그런데 태양광·풍력은 발전 단가가 원자력의 5배 수준에다 날씨에 따른 변동성이 크다. 안정적 전력 공급이 필수인 AI 산업과 기본적으로 맞지 않는 전력원이다. 이 대통령 말대로 원전 건설에 시간이 걸린다면 하루라도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서두르는 게 정공법이다. 그런데 오래 걸리니 아예 포기하자고 한다. 대통령 말이 맞다면 왜 미국은 2050년까지 신규 원전을 200기 짓는 계획을 세우고, 유럽·일본은 탈원전 기조를 바꿨겠나. 지금부터 원전을 안 지으면 10년, 20년 뒤 본격화될 AI 시대의 전기 수요는 어떻게 감당할 건가.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국민연금을 향해 국내 주식 투자 비율을 늘리라는 취지의 주문도 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지는 시점이 다가올수록 부족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보유 주식을 매도해야 하고 이는 증시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국민연금은 미리 국내 주식 비율을 줄여가고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그건 30년 뒤의 일”이라며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임기 내 주가 부양을 위해 연금을 동원하겠다는 얘기인데, 임기 후 국민연금의 주식 매도로 주가가 떨어질 위험성은 어떡할 건가.

 

급증하는 국가 부채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국내총생산 대비) 부채 비율이 약 50%를 약간 넘는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다른 나라는 대개 100%가 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부채 비율이 100%를 넘는 나라들은 대부분 미국·일본 같은 기축통화국으로, 외환 위기 가능성이 낮다. 앞으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복지비 지출, 안보 강화를 위한 국방비 지출 등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는 사실은 왜 외면하나. 다음 정권들이 쓸 재정 여유를 남겨두지 않고 일단 되는 대로 쓰고 보자는 건가.

 

대통령은 단지 5년 임기의 관리자가 아니다. 국가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하고 책임져야 한다. 이승만 대통령이 한미 동맹으로 안보를 다지고, 박정희 대통령은 경제개발계획으로 산업화를 이끌었으며,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로 무역 강국의 길을 닦았다. 임기 중 단기 성과에만 매몰되지 말고 중장기 국가 방향을 생각하는 국정을 펼치는 것이 대통령의 임무다.

 

-조선일보(25-09-15)-

______________

 

 

李 대통령, 국가 소멸 막을 의지가 있나

 

갑자기 자취 감춘 저출생 문제
정부 조직 개편에도 반영 안 돼
저출생은 국가 존망의 문제
李, 무관심하다는 오해 풀어야
 

 

6월 2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분유. /뉴스1

 

이재명 정부의 이번 정부 조직 개편안을 보면, 이 정부가 과연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워진다. 저출생 관련 어떤 비전도 정부 조직 개편에 담기지 않았다. 저출생 문제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누구나 공감하는 시급한 과제였다. 그런데 이 정부에선 유독 외면받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저출생은 국가의 존망이 걸린 문제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23년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수치를 들은 한 외국인 교수는 “한국 완전 망했네요”라고 했다. 작년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9년 만에 소폭 반등했지만, 인구 소멸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이런 추세라면 2072년엔 인구가 3600만명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전방을 지킬 군인조차 부족해진다. 한국은 특히 중국·일본·러시아 같은 강대국 사이에 있다.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든다면 이들 틈바구니에 끼어 휘둘리기만 할 것이다.

 

이번 정부 조직 개편안은 이런 고민 대신 이념 냄새가 진동한다. 검찰청 폐지, 기재부 해체, 환경부 확대 개편이 국민 실생활 개선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 저출생 문제 해결이 국가의 최우선 과제임은 좌우 모두 동의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재명 정부가 정부 조직 개편 과정에서 이 문제를 깊이 있게 고민했다는 얘기는 별로 없었다.

 

윤석열 정부는 저출생 문제 해법으로 인구전략기획부를 만들겠다고 했다. 대통령실에 저출생대응수석까지 뒀다. 민주당의 정부조직법 개정 비협조와 12·3 비상계엄으로 제대로 정책이 실현되지 않았지만, 문제 해결 의지는 보여줬다. 이재명 정부에서는 그런 의지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 윤 정부의 유산이란 이유로 저출생 관련 정책에 고개를 돌리고 있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들 때도 있다. 이 대통령은 집권 직후 저출생수석실을 없앴다. 그 기능을 맡은 인구정책비서관은 신설된 인공지능미래기획수석 아래 편입됐다.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은 AI를 통한 저성장 극복으로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조치가 전 정부와 비교해 저출생 정책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준 건 부정할 수 없다.

 

저출생은 쉽게 극복되는 문제가 아니다. 경제·사회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지나치게 오른 아파트값, 지역 격차, ‘4세 고시’까지 치달은 사교육, 심지어 남녀 갈등까지 풀어야 한다. 여러 정부 부처가 함께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각 부처는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다. 저출생 해결은 부처 업무 달성을 위한 일부 과제 정도로 취급받을 수밖에 없다. 여럿에게 책임이 분산된다는 건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결국 저출생은 대통령이 붙잡아야 해결될 문제다.

 

이 대통령이 어떤 사람인지 단정하기 어렵지만, 본인의 경험에 비추어 일의 경중을 판단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최근엔 산업재해 문제를 각별히 신경 썼는데, 아마도 ‘소년공’ 출신으로 산업재해를 당한 경험이 반영됐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주식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의지가 강한데, 자신을 “꽤 큰 개미 중 하나였다”고 표현한다. 이 대통령이 저출생 관련 발언을 안 한 건 아니다. 대부분 원론적인 수준으로 기억한다. 직접 와닿는 문제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부모라면 자신보다 자식이 더 좋은 삶을 살길 바랄 것이다. 이대로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면 국력은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부모보다 자식 세대가 못 살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은 이제라도 미래 세대를 위한 저출생 문제 해결에 무관심하지 않다는 걸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양승식 논설위원, 조선일보(25-09-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