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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마흔!… 10년 전 환영받던 ‘영포티’는 어쩌다 ‘꼰대’가 됐나]

뚝섬 2025. 11. 25. 08:02

[맙소사, 마흔!… 10년 전 환영받던 ‘영포티’는 어쩌다 ‘꼰대’가 됐나]

['영 포티'] 

[아저씨는 죄가 없다지만… 카메라는 피한다]

 

 

 

맙소사, 마흔!… 10년 전 환영받던 ‘영포티’는 어쩌다 ‘꼰대’가 됐나

 

10년 전 소비시장 주축으로 주목
젊음 집착-구매력 자랑으로 변질… 위계 익숙해 2030과 충돌 빚기도
나이 들수록 유연한 사고 중요해… 영포티가 배워야 할 청춘의 태도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화제를 모은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영포티’ 런웨이 영상의 한 장면. 배가 나온 중년 남성이 젊은 세대가 즐겨 입는 스타일을 따라 한 모습이다. 사진 출처 유튜브 캡처

 

《‘영포티’ 둘러싼 세대 간 인식차

10년 전 잠시 유행했다가 최근 다시 등장한 용어가 있다. 바로 ‘영포티(Young Forty)’다. 원래는 젊게 사는 40대를 지칭하는 상업적이면서도 중립적인 개념이었다. 지금은 세대 갈등, 정치 논란, 남녀 갈등 속에서 비하하거나 혐오하는 표현에 가깝다. 젊음에 집착하고 소비를 과시하는 중년을 조롱하는 말로 변질된 것이다. 2030세대는 자기관리에 능하고 경험과 경제력을 갖춘 40대의 장점보다 ‘젊은 꼰대’식의 권위적 태도를 문제 삼는다.》

마흔이 되면 누구나 꼰대가 되는 것일까? 마흔은 청춘에서 노년으로 넘어가는 인생의 전환점이다. 쇼펜하우어는 “정신적으로 우월한 사람, 심지어 가장 우월한 사람이라 해도 대화에서 결정적인 우위를 점하려면 적어도 마흔 살은 돼야 한다”고 말한다. 또 “인생의 첫 40년은 본문이고, 그다음 30년은 그에 대한 주석의 성격을 지닌다”고 강조한다. 마흔부터 자신이 축적해 온 경험에 해석을 붙이기 시작한다는 뜻으로, 인생 스토리에 감춰진 의미와 맥락을 제대로 알기 시작하는 때가 마흔이라는 얘기다.

 

쇼펜하우어에 따르면 나이가 든다는 사실은 숫자로 확인하는 게 아니라 삶의 경험을 통해 저절로 알게 된다. 노화의 과정은 자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즉, 스스로 늙고 있다고 느끼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주위 사람들이 자신보다 젊어 보일 때 비로소 알아차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예전엔 군인이 ‘아저씨’처럼 보였지만, 어느새 ‘아들’처럼 느껴진다면 이미 중년을 훌쩍 넘긴 것이다. 또 나이는 주관적인 시간의 속도에 비례한다. 어릴 적 느리게만 가던 시간이 빠르게 간다고 느낀다면 그만큼 나이도 빠르게 들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오래 살았다고 해서 인생의 의미를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경험을 성찰하고 숙고할 때 비로소 깨달을 수 있다.

쇼펜하우어는 인생을 ‘가면무도회’에 비유한다. 가면무도회가 끝날 때쯤 모두가 가면을 벗는 것처럼 인생도 끝 무렵이 돼야 감춰졌던 진실이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자신을 가렸던 가짜 모습을 벗어 던지면 우리가 살아오며 관계를 맺은 사람들의 실체 또한 드러난다.

40대 이후에는 자신의 노력과 행위가 객관적인 평가를 받으며 결실을 맺는 시기다. 반면에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가면과 함께 환상이 무너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젊을 때는 알지 못했지만 비로소 자기 자신과 세계, 즉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목표와 목적을 이해하게 되면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와 과소평가 사이에서 균형이 잡힌다. 그동안 세상의 수준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 너무 높은 곳에 목표를 뒀던 자신을 깨닫고, 동시에 자기 자신에 대해 보다 정확한 인식을 갖게 된다. 이처럼 마흔 이후는 세상에 대한 자신의 위치와 태도가 분명해지기 시작한다. 인생의 열매를 맺기 위해 자신을 단단히 다져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영포티의 역량과 리더십을 높게 평가한다. ‘실무 능력과 리더십의 병행’이 영포티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지만, 약점도 분명하다. ‘구세대식 소통 방식’, ‘권위적인 태도’가 문제점으로 지적받는다.

영포티는 실력과 책임을 기반으로 한 수직적 위계에 익숙하다 보니, 2030세대의 생각과 충돌을 빚게 된다. “2030은 수평적 관계를 선호하고 직급보다 전문성을 기준으로 상호 존중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X세대의 ‘선배로서의 조언’이 후배 세대에게는 간섭으로 들릴 때가 많다”는 분석도 있다. 결국 가치관의 차이가 세대 갈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영포티가 기업 내 핵심 역할을 맡고 능력도 인정받지만, 동시에 구세대적 소통과 권위적 태도로 인해 직장 내 세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영포티의 어원에는 노화가 본격화되는 시기에 나타나는 젊음에 대한 강한 애착이 깔려 있다. 더 이상 청춘이 아니기에 젊은 세대 못지않게 세련된 옷차림으로 자신을 꾸미고자 하는 욕망 자체는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젊음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외모만 가꾼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마흔이 넘으면 나름의 주관이 확고해지면서 자신도 모르게 꼰대가 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중년이지만 여전히 할리우드에서 주연으로 활약 중인 배우 브래드 피트(62·왼쪽)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51·오른쪽). 가운데는 배우 마고 로비(35).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누구나 노화를 피할 수는 없다. 피부와 같은 외형뿐 아니라 생각도 점차 굳어질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세상에 대한 안목과 지혜가 생기지만, 지나친 확신은 고집으로 흐르기 쉽다. 젊은이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나눠주려는 마음이 지나치면 훌륭한 어른이라고 존경받기보다 자칫 ‘꼰대’라는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젊은 세대와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일은 쉽지 않다. 40대부터는 성숙과 노화가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일어나는 퇴행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세상이 분명하게 보일수록 목소리를 낮추고, 가르치려 하기보다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겉모습만 젊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늙지 않도록 유지해야 한다. 내 말이 옳다는 강한 확신보다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의 유연함을 지니는 것, 그것이 우리가 청춘에게서 배워야 할 태도다.

-강용수 고려대 철학연구소 연구원, 동아일보(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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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포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추석 연휴 때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과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했다. 만 40세인 이 대표는 “중학생 때부터 우리 명절은 이랬다”고 했다. 스타크래프트가 그들 세대의 ‘명절 윷놀이’란 의미다. 옷차림도 젊었다. 이 대표는 검정 반팔이었고 38세인 김 의원은 카키색 셔츠에 야구모자를 썼다. 수천 명이 인터넷으로 지켜보며 응원전도 펼쳤다. 그런데 댓글 중에 ‘젊은 척하려고 애쓰는 영포티’ ‘전형적인 영포티 감성’ 같은 부정적인 평가가 있었다.

 

▶‘영포티’는 젊은(young) 40대(forty)라는 뜻으로 10년 전쯤 등장했다. 유행에 민감하고 스마트폰에 능숙하며 소셜미디어와 취미 생활을 즐기는 젊은 중년을 지칭했다. 삶의 방식뿐 아니라 실제로 신체도 젊다. 자기 나이에 0.7을 곱해야 부모 세대의 건강 나이와 같다는 기준에 따르면, 40세의 신체 기능은 부모 때의 28세에 해당한다.

 

지금은 나잇값 못 하는 중년을 뜻하는 멸칭으로 쓰인다. 심지어 틀포티(틀니를 한 영포티)란 표현도 등장했다. 사이버 공간에는 영포티를 조롱하는 콘텐츠가 넘친다. 이들이 입고 다니는 옷은 ‘영포티 룩(look)’으로 불리며 놀림 대상으로 전락했다. 일(ㅡ) 자 챙 모자에 영어 로고가 적힌 티셔츠와 나이키 조던 운동화 차림인 배 나온 중년 남자를 합성한 AI 이미지도 나돈다. 최신형 오렌지색 아이폰17도 손에 쥐고 있는데 젊은 취향을 따라 하려고 발버둥 친다는 의미다.

 

▶2030 세대가 주도한다는 점에서 세대 갈등 양상을 띤다. 최근에는 보수화한 2030이 진보 성향의 4050을 비판하는 정치적 대결 양상까지 더해졌다. 유튜브에 돌아다니는 ‘영포티 앤섬(anthem·찬가)’이란 곡에 이런 시각이 녹아 있다. ‘난 워크(woke·깨어 있는) 시티즌이야. 헤이 걸~, 오빠 왔다. 아직 청춘이지. 반일은 기본이지만 슬램덩크는 못 참지. 이것이 K꼰대의 이중성~.’

 

▶영포티 현상은 지금의 40대가 자초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나친 면도 있다. 실제로 영포티의 팍팍한 실상을 보여주는 통계가 지난달 발표됐다. 한국 남성의 비만은 전 연령대에서 감소 추세인데 유독 40대 남성만 증가 추세다. 40대 열에 여섯이 비만이다. 40대 사망 원인도 작년부터 자살이 암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평균 1억원을 훌쩍 넘는 가계빚과 과중한 업무량 등이 이유라고 한다. 2030과 4050의 반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그런데 현실에선 정치적 이유로 갈등을 부추기니 씁쓸하기만 하다.

 

-김태훈 논설위원, 조선일보(2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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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는 죄가 없다지만… 카메라는 피한다 

‘아저씨 도감’ 책에 나오는 ‘한가해 보이는 아저씨’ 편.

 

포토에세이 촬영을 위해 충북에 있는 한 징검다리를 찾았을 때 일이다. 내려다보는 앵글로 길어 보이게 찍으려고 맞은편 산 중턱으로 올랐다. 이제 사람들만 이 다리를 건너면 사진은 완성된다.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들이 와서 깡충깡충 뛰면 더 좋겠거니 기대하고 있었다. 1시간가량 기다리니 드디어 한 무리의 관광객이 왔다. 10명이었는데, 부부 동반인지 중장년 남녀 각각 5명씩. 밝은색 옷을 입은 여성들이 앞장서 활달하게 징검다리를 건넜다. 찰칵찰칵. 사진 송고를 위해 철수한다.

문제는 사진을 정리하면서 생겼다. 촬영 당시엔 여성들을 보느라 몰랐는데 뒤에 있던 남성들이 문제였다. 어두컴컴한 점퍼 차림, 뒷짐을 지고 어기적어기적 걸음. 억지로 끌려나온 모습이다. 특히 뒷짐 모습은 사진가들에게 기피 대상이다. 무관심한 태도로 보이기 때문이다. 발랄한 분위기의 사진에선 인물의 동작이 중요한데, 이게 제일 약한 분들이 ‘아저씨’들이다. 사진기자들이 날씨 스케치 등을 할 때 중장년 남성들을 가급적 피해서 찍는 이유다. 결국 징검다리 사진은 저장 폴더에서 휴지통으로 갔다.

여성, 아이, 동물’은 광고 사진 업계의 오래된 공식이다. 아이는 귀여움을, 여성은 고급스러움을, 동물은 친근한 이미지를 갖기 때문이다. 이 공식대로라면 좋은 광고 이미지에는 여성과 어린아이가 개나 고양이와 어울리는 모습이 등장해야 한다. 또 이 공식대로라면 피해야 할 이미지는 나이든 남성이다. 오해는 마시라. 정우성이나 차승원, 브래드 피트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아저씨’를 말하는 것이다. 나도 아저씨지만, ‘영피프티’ ‘영식스티’ 모두 마케팅 문구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엔 ‘영포티’마저 조롱과 혐오 밈으로 MZ세대에게 소비되는 게 현실이다.

 

스포츠 패션 업계에서 쉬쉬하며 조심하는 대상도 아저씨들이다. 새로 론칭한 브랜드의 경우 아저씨들이 사기 시작하면 성장세를 멈출 가능성이 커진다고 한다. 소비 민감도가 가장 떨어지는 중장년 남성들이 신거나 입기 시작했다면 이미 살 사람은 다 샀다고 보는 것. 착용한 맵시도 상대적으로 떨어지다 보니 홍보는커녕 역효과만 있다고 여긴다. 기존 소비 주도층, 즉 20, 30대가 추가 구입을 안 한다고 본다. 젊은 층에 인기 있는 특정 브랜드 로고가 크게 박힌 옷을 입은 지인이 있어 “이 브랜드를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대답은 의외였다. 이게 뭔지 모른다. 아들이 멀쩡한 걸 버리길래 아까워서 입은 거다.” 질문의 이유를 이분이 알았다면 무척 억울했을 것이다. 본의 아니게 브랜드에 악영향(?)을 끼쳤지만 “아저씨는 죄가 없다”고 항변해 주고 싶었다.

비록 기피 대상이 됐지만, 그래도 불쌍하게 봐주는 시선이 있다. ‘아저씨 도감’이라는 일본 책이 그렇다. 국내에 2016년 번역 출판됐다. 저자는 일러스트레이터인 나카무라 루미인데, 거리와 주변에서 관찰한 아저씨들의 모습을 마치 동물도감처럼 소개한다. ‘나이키 모자 아저씨’, ‘편의점 캔맥주 아저씨’, ‘반바지에 구두 아저씨’, ‘살짝 불량한 아저씨’ 등등….

거리에서 눈에 딱 들어오는 사람들은 잘 차려입은 젊고 훤칠한 남녀들이다. 당연히 아저씨들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투명인간처럼 존재감이 없다. 매력 없다. 그런데도 작가는 야생동물을 관찰해 분류하듯 48개 유형으로 캐리커처와 함께 에세이로 정리했다. 독특하다. 별 관심을 못 받는 ‘비주얼 약자’들을 소재로 했기 때문이다.

 

아저씨들은 사진 모델로는 별로지만 사진기자들에게는 가장 많은 취재 대상이다. ‘아저씨 도감’ 분류법에 따르면 주로 ‘양복 아저씨’들이다. 뉴스 메이커들이 많기 때문이다. 주요 정책과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고위직도 다수가 아저씨다. 비주얼에선 약자지만 영향력에선 강자다. 물의를 일으켜 포토라인에 서는 분들 중 다수가 아저씨들이다. 카메라 앞에 서는 아저씨들에게 속으로 외쳐본다. “사진은 망쳐도 봐드릴 수 있지만, 사회에 해악을 끼치면 용서 못 받아요!”

참고로 꼰대처럼 안 보이고 그나마 괜찮은 비주얼 태도 몇 가지 소개한다. 사진 촬영할 때 주문하는 몸짓이기도 하다. ①‘八(8)’자 말고 ‘11’자 걸음(무릎 관절에도 좋다) ②뒷짐 대신 팔짱이나 ‘허리 손’ ③점퍼 차림이라면 지퍼를 꼭 채우라(재킷은 열어도 괜찮다) ④슬리퍼 외출, 정장 양말에 반바지 금지 ⑤계단 오를 때는 첫 두어 걸음을 깡충 뛰어서.

-신원건 사진부 기자, 동아일보(25-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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