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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쥐와의 전쟁’] [독도 쥐]

뚝섬 2025. 10. 25. 07:09

[다시 ‘쥐와의 전쟁’]

[독도 쥐]

 

 

 

다시 ‘쥐와의 전쟁’

 

영국 가디언은 지난달 “쥐가 이겼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2년 전 ‘쥐와의 전쟁’을 선언하며 미국 뉴욕시가 임명한 방역 책임자 ‘쥐 차르’가 사임했다는 내용이었다. 뉴욕에 서식하는 쥐는 300만 마리로 추정되는데, 질식 가스와 피임약까지 살포하며 총력을 기울였지만 성과는 크지 않았던 것이다. 가디언은 “쥐가 차르를 폐위시켰다”는 표현까지 썼다.

▷‘쥐의 왕국’으로 불리는 뉴욕처럼 최근 서울에서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쥐 목격담’이 쏟아진다. ‘서울의 심장’ 광화문광장에 쥐가 출몰해 구청이 긴급 방역에 나서는가 하면, 한 채가 수십억 원인 강남 신축 아파트 단지에서도 “대낮에 쥐를 봤다”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에 접수된 쥐 민원은 2181건으로 3년 전의 2배 이상이 됐다. 어느새 도심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불청객이 된 것이다.

▷올해 초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세계 주요 대도시 16곳 중 11곳에서 쥐 개체 수가 크게 늘었다. 특히 미국 워싱턴은 10년간 증가율이 390%에 달했다. 일본 도쿄에서도 이달 초 신주쿠를 걷던 외국인 관광객이 쥐에 물리는 등 피해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파리, 로마 등 유럽의 오래된 도시들도 쥐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기후 변화로 도시가 따뜻해지면서 번식에 유리한 환경이 되고, 하수관 등 인프라 노후화로 서식지와 이동 통로가 늘어난 영향이다. 설상가상으로 천적도 사라졌다. 먹을 게 넘치는 도시에서 들고양이는 천적이 아니라 쥐와 음식물 쓰레기를 나눠 먹는 이웃이 됐다.

 

▷한국에선 3년 전 여의도 한복판에서 쥐 20여 마리가 쓰레기봉투를 파먹는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줬다. 1970년대 ‘쥐잡기 운동’으로 박멸된 줄 알았던 쥐가 다시 활개 치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쥐 꼬리를 모으거나 쥐약을 살포하던 시절로 돌아가긴 어렵다. 쥐를 잡아 꼬리를 자를 만큼 용감한(?) 국민도 많지 않고 살포한 쥐약이 자칫 반려견, 반려묘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어서다. 서울시는 23일 대안으로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장착된 ‘스마트 쥐덫’을 설치하기로 했다. 쥐가 먹이를 먹으러 들어오면 문이 닫히고 경보가 방제센터로 전송돼 수거하는 방식이다.

▷쥐가 갑자기 많이 보이는 건 놀라운 번식력 때문이기도 하다. 한 쌍의 쥐는 출산을 거듭하며 1년 만에 최대 1250마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서울도 머잖아 뉴욕처럼 매년 수만 건의 쥐 출몰 신고에 시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쥐 대응의 ‘3원칙’은 굶기고, 막고, 잡는 것이다. 쥐들에게 ‘뷔페 식당’ 역할을 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신속하게 치우고, ‘고속도로’ 역할을 하는 노후 하수관 틈을 막는 것부터 서둘러야 한다.

 

-장원재 논설위원, 동아일보(2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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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쥐 

 

섬나라인 뉴질랜드에는 원래 쥐가 없었다. 하지만 폴리네시아인에 이어 유럽인들이 섬에 들어올 때 갈색쥐·검은쥐도 유입되면서 큰 문제가 생겼다. 쥐가 잘 날지 못하는 토종 새들을 공격하고 낳은 알들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웠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정부는 쥐 등 유해 동물이 매년 키위새 등 2500만 마리의 토착종 새들을 죽이고 있다고 했다. 뉴질랜드는 2050년까지 자국에서 쥐들을 완전 박멸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국 뉴욕시는 ‘쥐 왕국’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넘쳐나는 쥐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거리와 지하철에는 쥐들이 들끓어 이를 구경하는 관광 프로그램이 있을 정도다. 뉴욕 쥐는 길이 50㎝ 정도로 다른 쥐보다 훨씬 크고 공격성까지 있어서 혐오의 대상이다. 미국 뉴욕시는 쥐약을 살포했다가 다른 동물이 먹고 죽는 2차 피해가 속출하자 쥐에게 피임약을 먹여 개체 수 증가를 억제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쥐 소탕이 어려운 것은 놀라운 번식력 때문이다. 생후 5개월이면 임신 가능하고 임신 기간은 21일에 불과하다. 1년에 6~8회 새끼를 낳고 1회 6~10마리를 출산한다집쥐 암수 한 쌍은 1년에 새끼를 최대 460마리까지도 낳는다고 한다. 쥐 100마리 중 98마리를 잡아도 두 마리가 암수이면 원상 회복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한다. 더구나 잡식성이라 닥치는 대로 먹고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독도에 집쥐 수백 마리가 출몰해 환경부가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다. 집쥐가 독도 전역에 퍼지면서 철새인 바다제비·괭이갈매기 알을 먹어 치우는 등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서도에서 처음 발견됐는데 공사를 위한 건축 자재를 들여오는 과정에서 딸려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후 개체 수가 늘면서 동도까지 건너갔다. 생존력이 놀랍다. 동·서도 간 최단 거리는 약 151m이고 파도도 거친데 그 거리를 헤엄쳐 건너간 것이다.

 

▶독도 쥐 소탕 작전은 쉽지 않았다. 고양이 등 천적을 투입하는 방안은 다른 철새들까지 공격할 가능성 때문에 접었다. 쥐약과 쥐 피임약은 다른 천연기념물 동물이 먹고 피해를 입을 우려 때문에 포기했다. 그래서 채택한 방식이 쥐덫을 놓는 것이다. 1980년대 독도에 방사한 토끼가 수백 마리로 불어나 나무 등을 고사시키자 소탕 작전을 펼쳤다. 독도에 쇠무릎이라는 식물이 바다제비의 둥지 근처까지 퍼져 새들이 뾰족한 열매에 걸려 죽는 일이 빈발하자 제거 작전을 한 적도 있다. 두 작전 모두 성공했다. 독도 쥐도 박멸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바란다.

 

-김민철 논설위원, 조선일보(2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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