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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이후 '어쩔 수 없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

뚝섬 2025. 10. 31. 10:14

[APEC 이후 '어쩔 수 없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관세 전쟁은 세계 산업 전쟁, 우린 뭘 하고 있나]

[해운·조선 산업의 소외된 부분도 함께 보자]

[트럼프-시진핑, 무역전쟁 휴전… 韓 경제 체력 다질 기회]

 

 

 

APEC 이후 '어쩔 수 없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朝鮮칼럼]

한미 FTA 찢은 미국
규칙 수호자에서 파괴자로
옛 은인의 나라는 없다
현실을 직시하자
미국 따라가던 시대는 끝
일본·EU와 '의지의 연합'을
 

 

30일 부산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이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만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한미 관세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환영한다. 하지만 이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이 일은 애초부터 말이 안 됐다. 멀쩡한 한미 FTA가 트럼프 말 한마디에 휴지 조각이 됐다. 미국 같은 강대국이 국가 간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려도 되나? 그러고도 사과 한마디 없이 25% 관세율을 휘둘렀다. 3500억달러 투자라면 우리가 더 절실하다. 우리 청년들이 왜 캄보디아까지 가서 범죄에 빠지나. 그런데도 어쩔 수 없다. 타결에 안도하면서도, 무력감과 비애감이 든다. 이 ‘어쩔 수 없는 세계’가 APEC을 맞는 한국, 아니 지구촌이 직면한 현실이다.

 

이제 보니, 2차대전 후 미국이 만든 세계가 예외적이었다. 미국은 세계 안보를 위해 유엔을 만들었다.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부터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까지 자유무역의 토대도 세웠다. ‘힘(power)’이 아닌 ‘규칙(rules)’에 의한 자유주의 국제 질서를 만들었다. 이 체제 아래 지난 80여 년의 장기 평화가 탄생했다. 한국의 번영도 그 위에서 자랐다.

 

그런데 이제 미국이 앞장서 이 체제를 허문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불러 러시아와 평화 협상을 하라고 강요했다. 백악관에서 공개적으로 “당신은 카드가 없다”며, 돈바스를 소련에 떼주면 우크라이나 안보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사흘 전 알래스카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합의한 걸 들이민 것이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바이든 미 대통령은 “부당하고 근거 없는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런데 이제 미국이 앞장서 영토 할양을 압박한 것이다. 1938년 뮌헨 회담 때도 영국은 체코 영토를 히틀러에게 할양하고 “우리 시대의 평화”를 선언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하면, 유엔은 의미 없는 존재로 전락한다. 세계가 말 그대로 약육강식의 격투장임을 인정하는 셈이다.

 

세계 무역에서도 미국은 WTO 대신 턴베리 체제, 트럼프 라운드를 선언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WTO가 지배하는 현재의 이름 없는 세계 질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미국이 원하는 패권이 WTO에서는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WTO 체제에서 미국 산업은 이윤을 찾아 미국을 떠났다. 미국에 남은 건 제조업 붕괴와 천문학적 적자뿐이다. 올해 1월 미국 재정 적자는 GDP 대비 124%로 세금 18%를 빚 갚는 데 쓴다. 투자의 전설 레이 달리오에 따르면 미국 재정 적자는 마지노선에 달했다. 그 여파로 사회 갈등이 증폭되고 민주주의가 망가졌다. 트럼프의 대응책은 자유무역 대신 관세를 대폭 올리고, 대미 투자를 강요하는 것이다. 우선 미국이 살자는 것이다.

 

미국은 한국에 은인의 나라다. 19세기 말 선교사를 보내 의술을 베풀고 학교를 세웠다. 20세기에는 일제에서 해방하고, 6·25전쟁 때 미국 젊은이 수만 명의 피로 낯선 나라의 자유를 지켰다. 하지만 선량하고 관대했던 그 미국은 이제 없다. 인류 역사에서는 이게 일반적 상황이다. 알고 보면 6·25도 세계사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전쟁이었다. 주한 미군도 소련을 막자는 것이었다. 1991년 소련이 무너지자 미군은 휴전선 방어를 한국군에 이양했다. 미국의 목적은 미국의 세계 패권에 도전할 강대국의 출현을 막는 일이었다. 그 대상이 이제 소련에서 중국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1980년대 대학가에서는 미국을 미워했다. 신군부의 광주 학살을 방조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사제 폭탄을 가지고 미 대사 관저에 들어간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그중 하나다. 이제 다시 상당수 한국인이 미국의 행태에 실망한다. 조셉 나이 교수가 말한 미국의 소프트 파워가 꺼져가고 있다.

 

하지만 실망보다는 현실 직시가 필요하다. 한국 젊은이들의 실업 사태는 미국의 관심 사항이 아니다. 북핵으로 워싱턴을 불태우면서까지 서울을 지키지 않을 것도 명확하다. 또 하나 주목할 현실은 미국만이 아니라 중국·러시아도 함께 쇠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 무질서한 세계가 도래할 위험성이 크다. 미국만 따라가도 됐던 시대는 끝났다. 일본·EU와 함께 자유무역과 국제 안보를 지키는 ‘의지의 연합’이 필요하다. K컬처가 세계 문화의 표준으로 올라설 줄 누가 알았나. 한국도 ‘얼굴 있는 외교’, 비전 외교를 할 때가 됐다.

 

-김영수 TV조선 보도 고문·영남대 특임교수, 조선일보(25-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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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전쟁은 세계 산업 전쟁, 우린 뭘 하고 있나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2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한미 관세 협상이 전격 타결됐다는 소식에 30일 주식시장은 자동차·조선주 등이 급등했다. 경제 단체들도 최악을 피하고,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며 일제히 환영했다. 급한 불을 끈 것은 다행이지만, 안도만 할 때가 아니다.

 

세계는 자국 산업을 지키고 키우기 위한 ‘기업 유치’ 전쟁 중이다. APEC 비즈니스 서밋의 핵심 화두 역시 ‘AI 시대의 공급망 재편’이었다. 미국은 IRA(인플레이션감축법)와 칩스법(반도체법)으로 전 세계 공장을 자국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트럼프 관세 역시 기업 유치의 일환이다. 일본도 SMR(소형모듈원자로)과 AI 인프라, 핵심 광물 확보에 수천억 달러를 투입하며 제조업 부활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미국은 2021년에만 1800개 기업을 자국으로 유턴시켰고, 일본도 최근 매년 600여 개 기업이 돌아오는 상황이다.

 

우리 현실은 어떤가. 투자 유치’ 대신 ‘기업 엑소더스(탈주)’가 한창이다. 올 상반기에만 2437개의 국내 기업이 해외 직접 투자에 나섰다. 1년 전보다 63% 넘게 급증했다. 반면 상반기 중 해외에서 국내로 돌아온 ‘유턴 기업’은 5곳에 불과했다. 나간 기업이 돌아온 기업의 480배가 넘는다. 정부가 2014년 ‘유턴 기업 지원법’까지 만들었지만, 12년간 돌아온 기업은 200개다. 그나마 2021년 26곳이던 것이 올해는 9월까지 11곳으로 쪼그라들었다.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차라리 폐업하고 싶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런 환경에서 트럼프발 관세 전쟁은 우리 기업의 해외 이전을 더 부채질할 것이다.

 

우리 기업이 떠날 이유는 차고 넘치는데, 머물 이유는 찾기 어렵다. 경쟁국들이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로 레드 카펫을 까는 동안, 우리는 폭력 노조와 이를 옹호하는 정권, 극도로 경직된 노동 시장, 과도한 형사 처벌(중대재해처벌법 등), 높은 세금 부담으로 기업을 옥죄고 있다.

 

관세 협상 타결은 문제의 새로운 시작이다.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근본 처방에 나서지 않으면 국내 산업은 껍데기가 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파격적 규제 혁신과 노동 개혁, 과감한 세제 지원으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기업 하기 좋은 나라가 되면 외국 기업도 몰려온다. 고용이 늘어나 청년층에 희망이 생기고 출산율이 올라간다. 관세 협상을 마무리한 정부가 이 동력으로 국내 산업 선순환의 바퀴를 돌렸으면 한다.

 

-조선일보(25-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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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조선 산업의 소외된 부분도 함께 보자 

 

김인현 고려대 명예교수

 

2025년 들어 우리 조선업의 미국 진출에 국가적 관심이 쏠린다. 북극 항로 개척 또한 새 정부 출범 후 뜨거운 주제다. 이 주제들은 조선·해운의 다른 중요한 부분을 잊게 만든다.

 

소형 선박은 우리 조선소가 건조하지 못하고 중국이 수주해 우리 소형 조선소는 고사 직전이다. 우리 조선소의 건조가가 비싸서이기도 하고 일부는 선수급 환급보증서(RG)가 발급되지 못해서이기도 하다. 미국이 곧 전략 상선대 250척을 건조할 때 소형 선박도 포함된다. 중국은 배제되고 우리나라와 일본만이 수주 대상국인데 우리는 건조할 조선소가 없게 될 것이다. 미국 조선소를 부활시켜 줌과 동시에 우리 약점도 보완해야 한다. 우리나라에 중소형 선박을 건조할 조선소가 없어지면 결국 미국과 같은 신세가 된다. 이 해묵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미국은 국방 목적 선박에는 발주자에게 세액 33%를 공제해 준다. 여기에 미국선급에 가입하면 2%, 미국선주보험조합에 가입하면 5% 혜택을 더 준다. 우리도 이렇게 하면 중국에서 건조할 때와 한국 국내에서 건조할 때의 차액이 세제 혜택으로 상쇄돼 우리나라에서 소형 선박을 건조할 동력이 생긴다. 수리 조선소 마련도 시급하다. 우리나라는 부산항에 선박 수리를 할 곳이 없어 수리 물량이 중국으로 간다. 소규모 사업으로 수익을 올리니 대형 선박에 외면당한다.

 

북극 항로가 개척돼도 부산항에서 로테르담으로 갈 때 믈라카해협을 지나는 동서 항로는 여전히 중요하다. 수년간 대형 컨테이너 선박은 수에즈 운하나 남아프리카 항로를 지날 것이다. 더구나 페르시아만에서 우리나라로 오는 원유는 대만 근처를 지난다. 이 선박들의 안전한 항행이 우리 경제에 중요하다.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수에즈 운하를 사용하지 못하고 남아프리카로 우회한 지 수년째다. 그런데 지금도 중국 컨테이너선은 수에즈를 항해한다. 중국 군함의 호위 덕이다. 중국 화주들은 수에즈 운하를 통해 유럽으로 가고 우리 화주들은 남아프리카로 우회한다면 이들의 상품은 중국보다 10일 늦게 유럽에 도착한다. 적기를 맞추려 중국 선사에 화물을 실을 것이다. 우리 선박이 중국처럼 수에즈 통과가 가능하게 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만약 중국이 대만 인근 해역을 봉쇄하면 우리 선박은 어떻게 될까? 필리핀 동부를 지나야 한다. 이 경우 항해 거리는 약 2000㎞, 소요 시간은 4일이 늘어난다. 이럴 경우 석유 수요를 맞추려면 일본은 유조선 10척을 더 투입해야 한다고 공론화 중이다. 우리도 공론화가 필요하다.

 

북극 항로는 국정 과제로서도 중요하게 다뤄진다. 다른 해상 수송망 이슈도 함께 다뤄져야 한다. 북극 항로를 항해하려면 영하 30도의 극한 지역을 지나야 한다. 일반 컨테이너 박스는 동해(凍害)를 입어 냉동 컨테이너가 필요하다. 우리는 냉동 컨테이너 박스를 제작하지 못해 중국에 의존한다. 컨테이너 박스 확보 문제는 해상 수송망 확보 요소 중 하나다. 북극 항로 개척을 위해 정부가 실증 선박을 북극으로 보내거나 쇄빙선을 만든다고 한다. 대만해협 봉쇄에 대비한 예비 유조선 마련 방안, 수에즈 운하 우리 상선 호위 방안 논의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

 

우리 조선업의 미국 진출, 북극 항로 개척에만 매진하다 눈앞의 위기를 방치해선 안 된다. 그간 미뤄둔 중소 선박 건조와 소형 조선소 부활, 수에즈 운하·대만해협 안전 확보 문제 해결을 고심해야 한다.

 

 -김인현 고려대 명예교수, 조선일보(25-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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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무역전쟁 휴전… 韓 경제 체력 다질 기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옆 김해공군기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부산=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미중 무역 갈등을 완화하는 데 합의했다. 양국 내부에서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피로감이 쌓이고 있는 데다, 주요 2개국(G2)의 정면충돌이 글로벌 경제에 큰 부담을 준다는 점을 고려해 무역전쟁을 ‘휴전’하는 데 잠정적으로 동의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 표현대로 “(미국과 중국) 두 맷돌 사이에 끼어 있는 형국”인 한국은 잠시 숨 돌릴 시간을 벌게 됐다.

두 정상의 만남은 트럼프 1기 때 이후 6년 4개월 만이다. 이번에 미국은 합성마약 원료의 주요 수출국이란 이유로 중국에 부과해 온 20% ‘펜타닐 관세’를 10%로 낮추고,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최소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이로써 중국산 제품의 대미 수출관세는 45%로 낮아진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압박에 대응해 전면 중단했던 미국산 대두 수입도 재개한다.

이번 합의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고조돼 온 양국의 긴장은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 이어 찾아온 1, 2위 수출 대상국 간 갈등 완화는 우리 경제엔 희소식이다. 중국 밖에서 중국산 희토류를 섞어 만든 제품의 수출까지 통제하려던 중국의 계획이 미뤄짐에 따라 한국의 전기차·배터리·반도체·로봇 산업에 미칠 충격은 줄어들 전망이다. 우리 반도체 기업들 역시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완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이런 소강 상태가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미국은 최근 호주·일본·영국과 ‘희토류 동맹’을 맺는 등 중국의 공세에 가장 취약한 희토류 자급 능력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도 미국산 인공지능(AI) 칩 의존을 줄이기 위해 자국 반도체 사용을 기업들에 독려 중이고, 대두 같은 필수 농산물 수입처도 브라질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자국 경제의 피해를 줄일 채비가 갖춰지면 양국은 언제든 다시 무역전쟁의 불씨를 댕길 수 있다.

미중 간 무역전쟁의 ‘휴전’은 한국 경제가 핵심 산업의 원재료 공급망을 재정비하고, 미중에 40% 가까이 의존하는 편중된 수출 구조를 바꿀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이 출자하는 대미 투자펀드를 통해 미국 주도의 희토류 동맹 참여를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등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한국이 빠져 있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서둘러 다음 무역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동아일보(25-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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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정상 통상 협상 타결 다음 날, 美서 韓 발표랑 결 다른 말 나와. 악마는 디테일에 있는 법, 마무리가 더 중요.

 

트럼프·시진핑, 부산회담서 ‘확전 자제’ 합의. 한숨은 돌렸지만, 숙명의 패권 경쟁이 어디 그리 쉽게 끝나랴.

 

-팔면봉, 조선일보(25-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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