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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문 못 낸 한중 정상, 中 북핵 옹호하기 시작한 건가] ....

뚝섬 2025. 11. 3. 10:06

[발표문 못 낸 한중 정상, 中 북핵 옹호하기 시작한 건가]

[한중 관계 복원 시동… 더 중요해진 미중 간 좌표 설정]

[변화는 조용히, 그러나 방향을 가지고 시작된다]

 

 

 

발표문 못 낸 한중 정상, 中 북핵 옹호하기 시작한 건가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이 31일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열린 지난 3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갈라만찬 영접장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린 경주에서 97분간 회담을 가졌다. 한국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열린 것은 2014년 박근혜·시진핑 간 회담 이후 11년 만이다. 최근 북·중·러의 밀착이 강화되는 와중에도 한중 정상이 만나 대화의 길을 열고 관계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통령실은 회담에서 한중 간 안보·경제 사안이 폭넓게 논의됐다고 밝혔다. 중국의 서해 구조물 설치, 한화오션 제재, 한한령과 함께 한국 원자력 잠수함 관련 언급이 나왔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시진핑에게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당부했고, 시진핑은 이에 호응했다.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대응 공조와 통화 스와프 계약 등 일부 민생·경제 현안에서 성과도 보였다. 내년 중국에서 APEC이 열리고 이를 계기로 한중 정상 회담이 또 열릴 것으로 보인다. 사드 배치와 냉각된 국제 정세 등으로 부족했던 대화를 집중적으로 재개할 기회가 온 것이다.

 

그러나 최대 현안인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두 정상이 깊은 대화를 나눴는지는 불분명하다. 양국 간 합의문이나 공동 기자회견도 없었다. 회담에 배석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북핵 문제에 대해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고, 여건이 변했기 때문에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중국 측 보도에도 북한 비핵화 관련 언급은 없었다. 북·중·러 밀착 속에서 중국이 북한 비핵화를 포기한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북한 비핵화는 어렵더라도 꼭 달성해야 할 목표다. 과거 중국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 북핵 해법으로 소극적이지만 ‘쌍중단(북 도발, 한미 연합 훈련 동시 중단)’ 등을 제시했다. 중국이 이런 입장이라도 대외적으로 공표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새로운 안보 위협으로 부상한 중국의 서해 구조물 문제도 구체적인 발표가 없었다. 한한령 해제 역시 기대했지만, 별다른 후속 조치는 없었다. 이 문제들 역시 앞으로 더 큰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북·중 밀착을 견제하고 중국과의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직접 현안은 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논의해 해결해야 한다.

 

-조선일보(2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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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관계 복원 시동… 더 중요해진 미중 간 좌표 설정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경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뒤 열린 양해각서 및 계약 교환식이 끝난 뒤 서로 먼저 갈 것을 권하고 잇다. 경주=송은석 기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국 외교 일정이 한미, 한일에 이어 1일 한중 정상회담으로 마무리됐다. 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회담에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자’고 강조했다. 전략적 소통은 양국 현안이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사전에 조율한다는 뜻이다. 두 정상은 이를 통해 양국 관계를 호혜적, 안정적으로 발전시키자는 데 공감했다.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하면서도 중국과 대립하지 않겠다는 실용외교가 첫 시험대를 통과한 셈이다.

2016년 사드 갈등 이후 한중 관계는 줄곧 내리막이었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그간 끊겼던 고위급 소통 채널 정례화에 합의하고, 70조 원 규모의 한중 통화 스와프 연장 등 실질적 경제 협력의 진전에 중점을 뒀다. 한한령, 중국의 서해 구조물에 대해서도 실무 협의로 문제를 풀자고 공감했다고 한다. 이들 현안은 한국의 반중 감정을 자극해 협력의 걸림돌이 돼 왔다. 이번 회담으로 양국 관계 복원의 토대를 마련한 만큼 최대한 빨리 실질적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추진이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른 건 향후 한중 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 주석이 핵잠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자 이 대통령이 방어적 성격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핵잠은 미국의 대중국 군사 압박 동참이 아니라 대북 억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득해 나가야 사드 사태처럼 불필요한 갈등으로 번지는 걸 막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북한 비핵화 구상을 소개하고 대북 대화 재개에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지만 중국 정부가 발표한 회담 결과에선 빠졌다. 미국에 대항하려 북한과 밀착하려는 중국으로선 회담 직전 “비핵화는 개꿈”이라는 엄포를 내놓은 북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북-미 대화가 시작되더라도 북한을 설득해야 할 중국이 지금처럼 소극적이면 이 대통령의 비핵화 목표도 난관을 피하기 어렵다.

이는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동시에, 산업 구조 면에서는 어떤 부분은 경쟁하고 어떤 부분은 협력하는 관계다. 10년 가까이 이어온 냉랭한 관계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 또한 동맹으로서 미국의 중국 견제에 협력하지 않을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이럴 때일수록 유연하되 흔들리지 않는 외교 좌표를 분명히 설정해야 한다. 그래야 미국 앞에선 미국 편, 중국 앞에선 중국 편을 드는 식의 임기응변을 벗어나 양국을 함께 설득할 힘과 명분을 갖출 수 있다.

 

-동아일보(2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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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조용히, 그러나 방향을 가지고 시작된다

 

[朝鮮칼럼]

트럼프의 구애에 北은 미사일로 답했고 전략적 심장은 中에 있다
대화의 문 열어두고 원칙과 유연성 병행하는 다층적 균형 외교 절실해
 

 

북한이 지난달 창당 80주년 기념행사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차별적으로 예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평양에 도착한 중국 국무총리를 박태성 북한 내각 총리가 영접했다. 반면 러시아의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맞이했다./ 노동신문 뉴스1

 

경주 APEC을 계기로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결국 아무 일도 없었다. 미북 정상이 다시 마주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현실적 제약이 많았다. 싱가포르·하노이·판문점에서 웃으며 손을 맞잡던 시절과는 상황이 극적으로 달라졌다. 2019년까지만 해도 북한은 비핵화를 수용할 태세를 보이며, 북미 관계 개선으로 제재 해제 등 현실적 목표를 노렸다. 그러나 2022년 9월 핵무력정책법을 채택한 뒤 비핵화를 거부하면서 ‘핵보유국’ 인정을 주장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만남은 상징성 이상의 실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핵 보유 세력(nuclear power)’이라 부르며 방한 기간 연장 가능성도 언급했지만 ‘깜짝 회동’이 성사되진 않았다. 북한은 미국에 대한 비난과 미사일 발사로 대답했다. 그럼에도 언젠가 대화가 재개된다면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한국과 미국, 북한 모두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의 조건과 절차를 정비할 시간으로 삼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의 역할이 배제된 미북 대화는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

 

러시아와 중국, 북한은 사실상 전략적 공조체를 형성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군사적 지원이 절실하고, 북한은 이 틈을 타 러시아에 군수 물자와 인력을 제공하며 에너지·식량·기술을 확보한다. 중국은 ‘중립’을 표방하지만 러시아산 원유 수입, 군수품 수출 등 간접적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질서가 다극화하는 가운데, 북중러는 새로운 협력 구도를 모색 중이다. 단단한 동맹이라기보다 각자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느슨한 공조’에 가깝다. 러시아는 전쟁 수행을 위해, 북한은 정권 생존 보호막으로, 중국은 미국 견제용으로 이 관계를 활용한다. 우리는 이 변화 속에서 위협뿐 아니라 기회를 인식해야 한다.

 

지난해까지 냉랭하던 북중 관계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대북 수출은 9월 기준 전년보다 30% 이상 증가했고, 김정은의 방중에 이어 북한 노동당 80주년 행사에 중국 총리가 참가하고 북중 정상이 ‘전통적 우의와 혈맹 관계’를 강조하는 장문 서신을 주고받았다는 점은 정치적 신뢰가 복원된다는 방증이다.

 

북한에 중국은 ‘최후의 안전 보루’이며, 중국과 하는 무역은 생존선에 가깝다. 러시아와 밀착해 ‘보완적 파트너’를 확보했지만, 전략적 심장은 여전히 베이징에 묶여 있다. 중국 또한 북한을 완충지대 겸 협상 카드로 유지한다. 대미 관계가 불안정할수록 북중 관계를 강화해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다. 북중 관계 회복은 남북 관계에 도전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우리 주도로 한반도 평화 구조를 만들어 갈 틈새를 열 수도 있다. 모든 관계의 변화는 조용히 시작된다. 미세한 흐름 속에서 외교 공간이 생겨난다. 북한이 창당 80주년 기념행사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차별적으로 예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평양에 도착한 중국 국무총리를 박태성 북한 내각 총리가 영접했다. 박태성은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내각 총리로 권력 서열 2위이다. 반면 러시아의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현 집권 여당 당수)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맞이했다.

 

외교관으로 수십 년 근무한 필자는 북한이 의전을 메시지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알고 있다. 메드베데프의 전직과 북러 특수 관계를 고려하면 외무상까지는 아니어도 최소한 김성남 국제부장 정도가 영접하는 것이 상식이다. 2019년 2월 하노이 방문 후 귀국한 김정은은 북한 주재 베트남 대사관 성원들을 위한 만찬을 외무성에 지시했다. 베트남 정부가 자신의 방문에 호혜를 베풀어준 데 대한 감사 표시를 명분으로 삼았지만 다른 계산이 있었다. 북미 관계 개선을 제약하는 중국을 자극하려는 의도였다. 이처럼 의전상 급수 차이는 곧 메시지다. 메드베데프에 대한 영접 급수 설정에도 미묘한 신호가 숨어 있다. 변화는 늘 조용히, 그러나 분명한 방향을 가지고 시작된다.

 

한미일 공조를 굳건히 유지하면서, 북중러 연대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축에 대한 정교한 외교적 관리가 필요하다. 미국이 관세와 투자로 우리를 압박하고, 동시에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으로 조건 없는 대화를 준비하고,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순방하며 전략적 유대를 다지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느 한쪽에만 기댈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북중러 결속을 예의 주시하며 한반도 상황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모두와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원칙과 유연성을 병행하는 다층적 균형 외교가 요구된다.

 

- 이일규 前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정치참사, 조선일보(2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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