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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산(惠山)] [지도 뒤집은 주한 미군사령관.. ] [대만을 둘러싼.. ] ..

뚝섬 2025. 11. 18. 10:59

[혜산(惠山)]

[지도 뒤집은 주한 미군사령관 "한반도, 북·중·러 견제 중심축"]

[대만을 둘러싼 힘의 충돌]

[사지 내몰린 군인들에 조소로 답한 군통수권자]

 

 

 

혜산(惠山) 

 

북·중 국경선은 1400㎞로 서울~부산의 세 배 거리다. 북 주민이 철조망을 뚫고 압록강이나 두만강을 건넌다고 해도 중국 쪽은 대부분 사람 없는 오지다. 무턱대고 도강하면 빽빽한 숲을 헤매다 죽을 수도 있다. 탈북이나 밀수를 하려면 건너편에 중국 마을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압록강 하류 단둥이나 두만강의 투먼·훈춘 등은 강이 넓고 깊어 건너는 것 자체가 어렵다. 공식 무역이 이뤄지는 곳이라 감시도 삼엄하다.

 

▶어느 해 겨울 북한 양강도 혜산이 마주 보이는 창바이(長白)를 가본 적이 있다. 강폭 20~30m 너머로 혜산이 손에 잡힐 듯했다. 꽁꽁 언 압록강 상류에서 북한 병사는 공을 차고 아낙네는 얼음을 깨고 빨래를 하고 있었다. 창바이는 ‘조선족 자치현’이다. 한국 말이 통한다. 1980년대까지 국경 통제가 없어 강을 자유롭게 건너 다녔다. 나이 많은 조선족은 “한 마을처럼 지냈다”고 했다.

 

▶1990년대 북에 ‘고난의 행군’이 닥쳤다. 혜산 주민들은 창바이의 친척과 친구들 덕분에 밀무역을 하기 쉬웠다. 밤에 손전등이나 라이터로 신호를 보내 접선했다. 지금은 북한 내부 5㎞까지 터지는 중국 휴대폰으로 연락한다. 트럭 타이어들을 묶어 널빤지를 올리면 쌀 5t까지 운반할 수 있는 ‘밀수 뗏목’이 된다. 오토바이는 장대에 바비큐처럼 꿰어 운반한 뒤 젖은 부품을 말린다. 얕은 여울목이나 한겨울 얼음길에는 트럭이 바로 강을 건넌다. 북 도로와 바로 연결도 된다.

 

혜산에는 북 노동력을 고용하는 중국 공장도 적지 않다. 인구가 20만명으로 양강도에서 가장 많은 데다 목재·구리 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북 전역의 금붙이도 여기서 녹여져 중국으로 밀매된다. 이곳 장마당 6~7곳에는 거의 모든 생필품이 나와 있다. 한국 제품과 드라마가 북에 유입되는 주요 입구다. 강을 건너기도, 바깥 소식을 접하기도 쉽다 보니 탈북민도 많다. 혜산에선 탈북민 한 명 없는 집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김정은은 코로나 때 혜산을 완전 봉쇄하고 한류를 본 청년들을 총살하기도 했다.

 

최근 일본의 북한 전문 매체가 ‘혜산에 밀무역이 성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산 굴착기·트럭 등이 대거 들어와 북에서 희귀한 ‘주차난’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코로나 전후 김정은은 밀무역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중국이 문을 열어줘도 100% 통제가 안 되는 밀거래를 키우면 물건뿐 아니라 외부 정보와 한류까지 밀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우 막은 탈북도 다시 늘 수 있다. 지금 혜산을 보고 김정은은 어떤 생각일지 궁금하다.

 

-안용현 논설위원, 조선일보(2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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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뒤집은 주한 미군사령관 "한반도, 북·중·러 견제 중심축"

 

北 억지보다 전략적 유연성 강조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17일 주한미군 홈페이지와 언론에 공개한 ‘동해가 위로 가도록 뒤집힌 지도(East-Up Map). /주한미군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17일 “한국의 지리적 위치에는 북쪽으로 북한, 서쪽으로 중국, 동북쪽으로 러시아란 여러 경쟁의 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독특한 이점이 있다”며 “어느 방향에서 오는 적에든 부담을 줄 수 있는(impose cost) 태세를 유지하는 것이 한반도의 제1방어선을 견고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주한 미군이 북한만이 아니라 중국·러시아까지 염두에 두고 작전을 하도록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하는 것이 결국 역내 안정과 한반도 방어에 모두 도움이 된다는 취지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동쪽이 위를 향하도록 뒤집힌 지도(East-Up Map)’를 공개하며 한국 언론과 한 서면 인터뷰에서 “유연성은 준비 태세의 자산이자 억제의 신뢰성을 유지해 준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전략적 유연성이 “초점을 한국 밖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한국에서 유지하는 억지력이 외부로 연장돼 인도·태평양 전역의 평화를 유지한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했다.

 

주한 미군 홈페이지에 공개된 ‘뒤집힌 지도’는 중심부의 한국이 중·러가 있는 대륙에서 일본·대만·필리핀이 있는 바다 쪽으로 뻗어나가는 형태로 작성됐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도와 함께 공개한 글에서 한국이 “자연스러운 전략적 중심축 역할”을 한다며 “한반도의 (주한 미군) 역량은 러시아 함대가 동해에 진입하지 못하게 부담을 주고, 서해에선 중국 북부전구군과 북해함대에 부담을 준다”고 했다. 그래서 “한반도에는 적의 인접 해역 작전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전략적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주한미군, 중·러의 접근 거부 영역에 이미 주둔"

 

브런슨 사령관이 주한 미군 홈페이지에 공개한 글은 북한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이 중국과 러시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는 한반도 지도를 뒤집어 보면 “인도·태평양 전략의 주춧돌인 제1도련선은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며 ”한반도에 이미 주둔해 있는 (주한 미군) 전력은 (전시) 증원이 필요한 원거리 자산이 아니라 위기나 유사시에 미국이 돌파해야 하는 (중·러의) 접근 거부 영역(bubble perimeter) 안에 이미 주둔한 군대란 점이 드러난다“고 했다.

 

제1도련선은 일본열도 남단에서 오키나와, 대만, 필리핀을 연결한 선으로 중국 입장에서는 자국 근해 방어선,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막는 봉쇄선이다. 그런데 주한 미군은 대만 유사시 미군이 침투해야 하는 제1도련선 안에 이미 배치돼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런 주장의 배경엔 미국 내의 ‘주한 미군 감축 논의’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도를 뒤집어 보는 것을 “베이징의 시각”이라고 부르며 “베이징에서 보면 오산 공군기지에 주둔한 미군은 복잡한 힘의 투사가 필요한 원거리 위협이 아니라 중국 내와 그 주변에 즉각 영향을 주는 지근 전력”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 일각에선 주한 미군을 ‘재정적 부담’으로만 보지만 중국 입장에선 즉각적 위협이란 뜻이다.

 

대중 견제 정책의 일환으로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일본·필리핀을 연결하는 전략적 삼각형”을 제시하며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세 파트너 국가를 연결된 삼각형의 꼭짓점으로 보면 이들의 집단적 잠재력은 분명해진다”고도 했다. 한국은 “역내 중심적 위치와 러시아·중국에 모두 부담이 되는 역량”을, 일본은 ”첨단 기술 역량과 태평양 해상 교통 핵심 요충지 통제권”을, 필리핀은 ”태평양과 인도양을 잇는 해로의 통제권과 남쪽 접근권“을 각각 제공한다는 것이다.

 

대릴 커들 미국 해군참모총장도 지난 14일 “한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중국 억제에 활용한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예측”이라며 대만 유사시 한국의 역할을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우리 외교부는 이날 “(원잠 건조는)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중 견제론을 반박했다.

 

-양지호 기자, 조선일보(2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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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을 둘러싼 힘의 충돌

 

[임용한의 전쟁사]

 

1944년 태평양에서 미국이 반격을 시작했을 때, 일본으로의 진격 경로를 두고 백악관과 군 수뇌부 사이 논쟁이 벌어졌다.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은 필리핀을 경유하는 루트를 제시한 반면, 체스터 니미츠 해군 총사령관은 대만 점령 뒤 대만해협을 통해 진격하는 안을 주장했다.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 대통령이 중재한 끝에 필리핀 경유안으로 결론났지만, 이 결정은 지금까지도 논란의 대상이다. 맥아더가 자신의 명예 회복을 위해 필리핀 탈환을 밀어붙였고, 대만을 거점으로 삼는 안이 희생을 줄였을 것이라는 등의 반론이다.

필자는 필리핀 안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본다. 니미츠 역시 나중에 이 판단에 동의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만 안을 지지하는 시각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동북아시아 안보에서 대만과 대만해협이 얼마나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인지를 말해 준다. 지구는 둥글지만, 지도는 평면이다. 평면 지도로 보면 대만의 전략적 위상을 이해하기 힘들지만, 오키나와를 중심으로 태평양의 십자항로를 그려보면 서쪽 지점에 대만이 있다.

중국과 대만 간 갈등, 중국의 대만 침공 위협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중국 내부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 역사상 강대국의 국내 문제가 국내 문제로만 머문 적은 없다. 게다가 동북아는 세계 군사력 1∼5위 국가가 집결된 전략지대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유사시 대만에 자위대 파병 가능성을 거론하자, 중국이 구축함을 일본 오스미해협으로 보내 무력시위를 벌이고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및 유학 자제를 권고했다. 중국이 ‘태평양 십자로’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미다.

 

북한의 핵무장과 일본 재무장 가능성, 재편되는 태평양 군사블록 등 우리에게 힘들고 어려운 선택의 순간이 점점 더 구체화되고 있다. 외면한다고 피할 수 없다. 진실을 바라보는 용기가 있는 민족만이 생존할 수 있다.

 

-임용한 역사학자, 동아일보(2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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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 내몰린 군인들에 조소로 답한 군통수권자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출석한 윤석열 전 대통령(가운데). 이날 방첩사 장교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법원 중계 화면 캡처

 

“재판장님. 한 말씀만 드려도….”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공판 현장. 증인으로 나온 유재원 국군방첩사령부 사이버보안실장(대령)이 마지막 발언을 요청했다.

“12·3 비상계엄의 주범으로 꼽히는 방첩사지만, 방첩사 내부에도 불법 계엄에 저항한 세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록에 좀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눈길을 끈 건 이 발언 직후 윤 전 대통령의 반응이었다. 윤 전 대통령 얼굴엔 조소로 보이는 웃음이 번졌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등을 통해 방첩사 부대원들에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산실 등을 확보하라고 지시한 건 계엄 상황에선 정당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자신은 선관위 전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라고 한 것인데 방첩사 부대원들이 서버를 떼오라는 뜻으로 받아들인 것이라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사실상 부대원들에게 책임을 돌린 것이다. 다른 증인 양승철 방첩사 전 경호경비부대장(중령)에게는 “강압적이거나 일방적인 명령은 내려온 적 없지 않으냐”고 물었다. 부대원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법리 검토를 한 뒤 자체 판단하에 선관위 확보 등을 위해 출동한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상식대로라면 윤 전 대통령은 유 대령을 비웃는 듯한 모습을 보이거나 방첩사 부대원들의 ‘자유 의지’를 추켜세우기 전에 사과부터 해야 했다. 자신이 감행한 기습 계엄 선포 여파로 방첩사 부대원들이 어떤 고초를 겪고 있는지를 모를 리 없어서다.

최근 방첩사는 외부 장교 등이 포함된 평가위원회를 꾸려 ‘근무 적합성 평가’를 실시했다. 계엄 당시 출동한 인원 등 약 400명이 대상이었다. 평가 항목엔 예년엔 없던 ‘준법정신’이 포함됐다. 이달 10일 ‘선별위원회’에 회부될 대상자가 정해져 개별 통보됐는데, 유 대령과 양 중령은 물론 당시 출동한 부대원 대부분이 포함됐다. 이들은 ‘준법정신’ 항목에서 최저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첩사에서 30년을 근무한 심모 준위도 선별위원회 회부 통보를 받았다. 심 준위는 최근 폐막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쓰러진 80대 노인을 발견해 즉각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등 국민을 살려낸 미담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그도 계엄 당시 ‘여론조사 꽃’ 확보 임무가 부여된 방첩사 ‘4팀’이었던 까닭에 선별위원회 회부를 피하지 못했다.

당시 방첩사는 윤 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명령 계통에 따라 선관위 관련 기관(1∼3팀) 및 ‘꽃’(4팀) 확보 지시를 받았다. 그러나 대령 이하 부대원 중에 이 명령을 그대로 이행한 사람은 없었다. 심 준위 등 4인은 ‘꽃’(서울 서대문구) 대신 용산가족공원 주차장으로 가 버티다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고 부대로 복귀했다. 유 대령 역시 ‘꽃’ 대신 반포한강공원 일대 공터에서 시간을 보냈다. 양 중령도 선관위와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배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부대원들도 부대 인근 편의점에서 커피 등을 마시며 시간을 끄는 동시에 계엄 가담으로 의심받을 것에 대비해 편의점 폐쇄회로(CC)TV에 얼굴을 일부러 노출했다. 당시 “임무 수행 거부 시 항명죄로 처벌된다”는 지시가 하달됐는데, ‘출동하는 척’으로 항명죄를 피하면서도 부대 복귀 지시가 떨어질 때까지 명령을 이행하지 않기 위해 택한 ‘회색 지대’가 편의점과 주차장이었던 셈이다.

이들은 ‘전술적 지연 행위’로 저항했지만 더 강하게 위헌적 명령을 거부하지 못하고 일단 부대 밖으로 나간 행위는 출동으로 간주됐다. 여기에 방첩사 전신인 전두환 소장의 국군보안사령부 시절부터 누적돼 온 반민주적 통치 동원의 ‘조직사적 원죄’와 사령관이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오너 리스크’가 더해지면서 부대원들은 궁지에 몰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4일 국무회의에서 “특히 인사에 있어서 (내란) 가담 정도가 극히 경미하더라도 가담·부역 사실이 확인되면 승진시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한 만큼 이들이 ‘편의점 저항선’을 구축했다고 해도 불이익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가 방위와 국민 보호를 사명으로 하는 군인들을 자신의 정치적 위기 타개용이나 분풀이용으로 동원해 사지로 내몬 장본인이 사과는커녕 조소로 답해선 안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군인들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는 태도와 법정에서마저도 여전한 특권의식과 거만함, 군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모습은 나르시시스트라는 평가를 떠올리게 한다. 계엄 여파로 평생 몸담은 부대의 존속을 장담할 수 없게 된 데다 ‘준법정신 없는 장교’라는 낙인이 찍힌 군인의 마지막 호소에 가해자가 조소로 답할 이유는 없다.

 

-손효주 기자, 동아일보(2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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