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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형, 누나' 문화] [무능한 줄로만 알았는데 '선수'였다] ....

뚝섬 2025. 12. 5. 06:16

[민주당의 '형, 누나' 문화]

[무능한 줄로만 알았는데 '선수'였다]

[그들만의 리그, 그들만의 대통령]

[민주정이 타락한 형태로 진입했다]

[유시민 앞에 벌벌 떤 국가 공영방송, 이게 나라 맞나]

[법원이 '키다리 아저씨'?]

[조국 동생의 환자 연극, 속아준 판사, 보통 사람들 아니다]

 

 

 

민주당의 '형, 누나' 문화

 

문재인 정부 첫 비서실장 임종석(1966년생)은 임명 때 51세였다. 70대 중반이던 박근혜 정부 김기춘(1939년생), 한광옥(1942년생) 비서실장 때와 비교해 대폭 젊어졌다. 공식석상에서 참모들은 그를 “실장님,임 실장”이라고 불렀지만, 사석에선 “종석이 형”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나이 많은 참모들은 술 몇 잔 들어가면 “종석이”라고 했다. 임 실장도 장관, 수석들을 형, 누나로 부르곤 했다.

 

민주당의 ‘형, 누나’ 호칭은 역사를 갖고 있다. 학생운동,시민단체,정당으로 20년 이상 이어진 관계에서 굳어진 것이다. 학생 때 굳어진 ‘형, 의장님’ 호칭은 평생 이어진다. 누군 국회의원에 장관이 되고, 누군 하위직에 그쳐도 사석에선 ‘형, 누나, 선배, 동생’이었다. 이를 본 어떤 기자가 민주당 의원에게 “선배”라고 불렀다가 “왜 내가 당신 선배냐”는 답을 들었다. 여기서 ‘형, 선배’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들 사이에선 ’생활 공동체’란 말도 유행했다. 사회운동을 넘어 의식주(衣食住)도 함께하는 가족의식을 강조한 것이다. 2004년 민노당 의원과 보좌관 중에는 한 집에서 같이 생활한 경우도 있었다. 보좌관들도 운동권 진영에선 한 가닥 하던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의원이 집에서 밥, 빨래, 청소까지 시키자 ‘생활독립’을 선언했다. 의원은 “생활 공동체인데…”라며 이해 못 하는 눈치였다.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 인간관계는 사무적이고 위아래 구분이 엄격하다. 초면부터 “형, 동생”하는 사람이 없지는 않지만 민주당에 비할 바는 아니다. 대부분 공식 호칭이나 존댓말을 사용하는 걸 편하게 여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특이했다. 공적 관계라도 좀 친숙해지면 그때부터 말을 놨다. 김건희도 자신을 스토킹했던 좌파 유튜버와 통화에서 “그럼 동생이구나, 이젠 누나라 생각해달라”고 했다. 자신들을 “과거엔 진보였다”고 했는데, 적어도 호칭에선 국힘보다 민주당 정서에 가까웠던 것일까.

 

▶문진석 의원과 김남국 비서관이 “아우” “넵, 형님”이라고 하고, 김 비서관이 공직 상관과 동료인 강훈식 비서실장과 김현지 부속실장을 “훈식이형, 현지 누나”라고 한 문자가 포착됐다. 처음에는 이념으로 뭉쳤던 ‘이념 공동체’가 생계형 ‘이권 공동체’로 바뀐지 오래다. 이제 수시로 권력을 잡으니 형, 누나, 동생끼리 몇억 연봉 자리를 밀어주고 당겨준다. 태양광 등도 이들의 이권이란 얘기가 많다. 정치가 부업인 국힘은 정치가 생업인 민주당을 당해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정우상 논설위원, 조선일보(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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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누나한테 추천” 문자 파문의 金 비서관 사직. 그가 소환한 ‘만사현통’, 이제 人事 때마다 회자할 판.

 

-팔면봉, 조선일보(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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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한 줄로만 알았는데 '선수'였다 

 

정권의 善意를 믿었다, 나라 위하는 마음은 순수할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대통령은 애당초 취임사의 약속들을 지킬 생각이 없었다
 

 

청와대가 울산 선거 개입 사건을 방어하는 솜씨를 보면 진심으로 감탄이 나온다. 대통령의 30년 지기를 당선시키려 여러 경로로 관여한 의혹이 드러났다. 사실로 확인되면 탄핵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범죄다. 정권 명운이 걸린 절체절명 위기에서 놀라운 '뒤집기 기술'이 나왔다. 핵심은 불법적 권력 남용인데 난데없이 검찰 개혁을 들고 나와 프레임을 바꿔 버렸다. 권력의 거악(巨惡)을 파헤치는 검찰을 도리어 악의 집단으로 만들어 절대 수세를 공세로 뒤집었다. 수사팀을 공중 분해하고 검찰총장을 고립시킨 솜씨도 전광석화 같지만 그 무모한 프레임을 밀어붙인 배짱이 혀를 내두르게 한다. 가히 프로급 신공(神功)이었다.

이 정권은 되치기의 달인이다. 자기 잘못을 상대에게 뒤집어씌워 국면을 반전시키는 데 탁월한 재주가 있다. 조국 사태는 불공정·특권·반칙 이슈인데 인권침해로 엎어치기 한 것, 검찰을 패싱한 추미애 장관이 되레 "내 명을 거역" "상갓집 추태" 운운하며 검찰의 항명으로 몰아간 것 등이 예다. 정부 실책으로 '미친 집값'을 만들어 놓고는 '강남 대 비강남'으로 편 가르기 하고 앞 정권 탓이며 언론까지 탓한다. 잘못된 정책으로 일자리가 사라졌는데 일자리를 만들려면 세금을 퍼부어야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반(反)서민"으로 몰아붙인다. 도둑이 "도둑이야"를 외치는 꼴인데, 그러면서도 주저함도 망설임도 없이 당당하다.

3년 전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꺼내본다. 분열·갈등의 정치를 끝내겠다, 제왕적 권력을 나누겠다, 고르게 인재를 등용하겠다, 특권·반칙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 이 현란한 미사여구들이 지금 어떤 지경에 이르렀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대통령이 분열·갈등에 앞장서고, 제왕처럼 권력을 휘둘렀으며, 자기편 인물만 등용하고, 특권·반칙의 대명사인 조국을 싸고돌았다. 모든 게 정확하게 거꾸로 갔다유일하게 지켜진 것은 정말로 '한 번도 경험 못 한 나라'를 만든 것뿐이었다. 대통령의 약속들이 휴지 조각이 돼 버렸다.

처음엔 정권의 '선의(善意)'를 믿었다. 나라 위하는 마음은 순수한데 다만 무능할 뿐이라 생각했다. 일방적 대북 구애(求愛)로 동맹을 흔들고, 적폐 청산 놀음으로 나라를 두 쪽 내고, 듣도 보도 못한 소득 주도 정책으로 일자리를 없애고, 반시장 드라이브로 경제 활력을 꺼트려도 일부러 그러진 않을 것이라 여겼다. 경험 없는 아마추어라 그렇지 시행착오를 겪고 나면 정신 차릴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아무리 부작용이 터지고 역효과가 쏟아져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경제 망치고 나라 뒤흔드는 마이너스의 국정을 한 치 양보 없이 밀어붙였다.

지난주 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조국 전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며 미안함을 표시했다. 그러면서도 조국 사태로 분노하고 좌절한 다수 국민에 대해선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았다. 대통령에겐 조국이 더 중요했다. 전체 국민보다 조국으로 대표되는 자기편을 다독이는 게 먼저였다. 문 정권의 국정엔 민노총과 참여연대와 민변과 탈원전파와 좌파 운동권만 존재한다. 범죄를 저질러도 뇌물을 받아도 내 편이면 무조건 덮어주려 한다. 우리 편이 아니면 잘라내고 온갖 자리와 감투, 심지어 태양광 이권까지 싹쓸이하면서 자기들만의 거대한 카르텔을 구축했다. 극단으로 치닫는 문 정권의 진영 논리는 '국가보다 당이 우선'이라는 프롤레타리아 계급 정당론을 연상시킨다.

우리는 이 정권의 본질에 대해 착각하고 있었다. 문 정권은 전체 국민을 대표하는 국익의 선량한 관리인이 아니었다. 국민보다 진영, 국가 이익보다 이념, 나라보다 선거를 우선하는 정파(政派)의 대변자에 가까웠다. 국익을 우선했다면 친노동 일방통행, 반기업 규제, 탈원전 원리주의, 맹목적 친북 굴종, 동맹·우방 경시 같은 이념의 폭주는 없었을 것이다. 국가 미래를 생각했다면 재정을 고갈시키고, 눈속임 가짜 일자리 만들고, 세금 뿌려 표를 사는 매표(買票) 행정에 날밤 새우진 않았을 것이다.

국정 자해(自害)는 참담한 결과로 되돌아왔다. 경제가 쪼그라들고 살림살이가 어려워지고 공정과 정의가 위기에 몰렸으며, 동맹에 금이 가고 대북 구애가 모욕으로 돌아왔다. 국익이 무너지고 곳곳에서 내전(內戰) 같은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그래도 문 정권은 꿈쩍도 않는다. 국익은 우선순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기편은 귀신처럼 챙기고 있다. 선거 이기고 표 얻을 정치 공학적 기술은 '선수'급이다.

이제 확실히 알게 됐다. 문 대통령은 애초부터 취임사의 약속들을 지킬 생각이 없었다.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말은 애당초 허언(虛言)이었다. 상식적으로 이해 불가능한 일련의 국정 자해극은 무능 때문이 아니라 이 정권의 태생적 본질이었다.

남은 2년도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나라 망가져도 아랑곳 않는 막무가내 정권을 대하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선거로 심판하는 것이다.
 

 

-박정훈 논설실장, 조선일보(20-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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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리그, 그들만의 대통령

 

그래도 설마 싶던 文 정권의 정체를 막무가내 '조국 비호'가 속속들이 드러내주었다
특정 정파의 수호자이자 진영 이익의 대변인임을…

 

'조국 반대' 광화문 집회에 대한 청와대의 묵묵부답은 절망적이다. 수십만 명이 분노와 항의의 목소리를 쏟아냈는데도 청와대는 '입장 없음'이 입장이라며 입을 다물었다. 서초동 집회 때는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던 청와대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 목소리가 매우 높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조국을 퇴진시키라는 다수의 목소리엔 침묵하고 있다. 조국 일가족의 반칙과 불공정을 바로잡아 달라는 요구를 깔아 뭉개고 있다. 청와대 눈엔 광화문 광장의 국민이 국민으로 보이지 않는가.

2년 전 대선 때 문 대통령 득표율은 41%였다. 지금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은 40% 안팎을 맴돌고 있다. 나머지 60%는 반대하거나, 적어도 지지하진 않는다는 뜻이다. 광화문에 뛰쳐나온 사람들이 이 60%에 속하는 국민일 것이다. 수많은 국민이 조국 사태로 드러난 정권의 위선과 부도덕함에 화가 나 거리에 나왔다. 그런데 무너진 정의를 바로잡기는커녕 정권 차원에서 수사를 방해하고 비리를 은폐해주려 하고 있다. 절박한 심정으로 저항하는 국민을 향해 여권은 "불순한 군중 동원"이며 "내란 선동"이라고 몰아붙였다. 권력을 비판하는 국민은 국민 취급을 안 하겠단 말인가. 60%의 국민을 적으로 돌리겠다는 건가.

이제 온갖 논란을 불렀던 이 정권의 정체성에 대해 결론 내릴 때가 됐다. 문 대통령은 조국의 대통령인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인가. 불통을 치닫다 못해 오만하기까지 한 이 막무가내 정권은 도대체 누구 편인가. 국민 전체의 편인가, 친문·좌파 진영 편인가. 대한민국의 국가 이익을 우선하는가, 특정 정파 이익의 대변자인가. 그래도 설마 그럴까 싶었는데 조국 사태가 분명한 해답을 주었다. 이제 우리를 괴롭혀 온 이 근본적이고 실존적인 질문에 대해 확신을 갖고 대답할 수 있게 됐다.

2년여 동안 우리는 우군·적군을 칼같이 구분하는 편 가르기 정권의 폭주를 목격해왔다. 반대파엔 가혹하고 자기편엔 한없이 관대한 정권이었다. 적폐 청산을 내걸었지만 실제 벌어진 것은 정적(政敵)과 반대파를 겨냥한 유혈 숙청극이었다. 수많은 전(前) 정권 인사들을 인민재판식으로 법정에 세워 씨를 말렸다. 내 편이 아니다 싶으면 가차없이 잘라내고 그 자리에 자기편을 갖다 앉혔다. 청와대는 운동권이 장악했고 참여연대와 민변, 민노총 출신들이 온갖 자리를 꿰찼다. 공기업·공공기관은 물론 공영방송과 각종 단체, 심지어 태양광 이권까지 싹쓸이하면서 그들만의 거대한 좌파 카르텔을 완성했다. 해도 해도 이렇게까지 '코드'와 '성분'을 따지는 정권은 없었다.

내 편이라면 특권과 반칙도 눈감아준다. 이 정권 들어 수십 명의 장관급 공직자가 국회 청문 보고서 없이 임명됐다. 야당 시절엔 그토록 엄격하더니 자기편은 온갖 비리와 불법, 특혜 의혹이 드러나도 임명을 강행하고 있다. 그 내로남불의 정점을 찍은 것이 조국 장관이다. 문서 조작, 장학금 뇌물, 사모펀드 의혹 등 어느 것 하나만으로도 장관직은커녕 사법 처리 감인데 이 정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자기편이란 이유만으로 특권과 반칙의 화신 같은 사람을 '정의 담당 장관'에 앉히고 국민의 분노를 불순한 선동으로 몰아붙였다. 정권의 편 가르기 통치술이 온 나라를 두 쪽으로 쪼갰다.

이 정권의 행태는 더 이상 국민의 대리인이라 부르기 어려운 지경을 치닫고 있다. 국익과 국가 미래가 아니라 진영과 정파 이익을 우선하는 국정이 2년 내내 펼쳐졌다. 이념 편향 외교로 동맹을 흔들고 우방 관계를 파탄 내 여기저기서 차이고 무시당하는 나라로 만들었다. 오로지 노동만 중시하는 반기업·반시장 정책으로 일자리를 없애고 서민 경제를 무너트렸으며 경제를 침체에 몰아넣었다. 2년여 동안 국격(國格)은 초라해지고 국민 살림살이는 더 힘들어졌다. 급기야 자기편을 구하려 정의와 공정을 희생시키는 일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이 모두가 '40% 정권'의 길을 택했기 때문에 자초한 결과다.

정권으로선 속으로 정치 공학적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다. 야당은 허약하고 우파는 분열돼 있으며 대부분 국민은 먹고살기 바쁘다. 핵심 지지층만 확실하게 잡으면 국정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선거도 필승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럴듯한 셈법이지만 결코 뜻대로 되진 않는다. 무시당하던 60%의 국민이 조국 사태 덕에 정권의 정체를 속속들이 알게 됐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아니라 특정 정파의 정권, 국 익이 아니라 진영 이익의 대변인임을 간파하게 된 것이다.

인터넷이며 소셜 미디어엔 "광화문에 또 나가겠다"는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친문 홍위병들이 아무리 조작해도 온라인에선 정권 반대 여론이 압도적이다. 그래도 설마 하던 60% 국민을 향해 조국 사태가 기름을 끼얹었다.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면 똑같은 대접으로 되돌아갈 것임을 이 정권도 곧 알게 될 것이다.

 

-박정훈 논설실장, 조선일보(1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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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정이 타락한 형태로 진입했다

 

'인륜' 내세워 公務 무력화, 집안일이 나랏일에 앞서
민주정이 타락하면 衆愚政… 궤변·선동이 한계 넘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치사상사에 기여한 업적은 어떤 정치체제(정체)든 '타락한 형태'가 있다고 갈파한 점이다. 군주정은 폭군정, 귀족정은 과두정, 민주정은 중우정이라는 타락한 형태가 있다고 했다. 1인 지배 정체(군주정)라도 다수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건강한 형태가 있는 반면, 다수 지배 정체(민주정)라도 지배집단 이익에만 기여하는 타락한 형태가 있다고 2300년 전 간파했으니 놀라울 따름이다.

'촛불의 명령'으로 현 정부가 출범하고 대통령이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되는 예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라고 했을 때 건강한 민주정이 실현될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았다. 대통령과 비서진이 흰 셔츠 차림으로 일회용 커피 컵을 들고 활짝 웃으며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는 사진이 언론을 장식했을 때 흐뭇하게 바라본 국민도 많았을 것이다.

임기가 겨우 절반쯤 지난 지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던 취임 연설은 정치·경제·외교·안보 모든 면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국가와 공공의 이익은 제쳐놓고 제 편 이익에만 집착하는 타락한 형태로 말이다. 정권 핵심 인사와 극렬 지지자들의 위선과 궤변, 요설과 선동은 이미 정상 범위를 넘어섰다. "야당은 국정 운영의 동반자"라고 했던 초심(初心)은 휴지 조각이 됐다. 법이 정한 절차는 유명무실 나락으로 떨어졌다. 데마고그(선동가)가 이미 선동에 빠질 준비가 되어 있는 군중(극렬 지지자)을 동원해 지배집단이 법 위에서 전횡하는 정체를 아리스토텔레스는 타락의 끝판인 '극단적 중우정'이라 했다.

조선 망국도 '타락' 때문이었다. 망국 책임을 흔히 지배세력 노론에 돌리지만, 노론도 원래는 폭정에 저항했던 운동권 사림(士林)의 후예였다. 후배들이 타락했다 해서 선배 사림까지 폄훼할 수는 없다. 망국은 성리학 탓이라는 지적도 많다. 그러나 600년 전 조선 건국 당시 성리학은 새로운 세상을 이끄는 혁명적 이념이었다. 정도전은 군주정이 타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조선의 설계자들은 군주의 전횡을 제한해 인륜(人倫)이 살아 숨 쉬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고자 했다. 백성과 함께 즐거워한다는 세종 시대의 '여민락(與民樂)'은 폭정을 제어하는 위대한 정치 이념이었다.

망국은 사림 정치가 타락한 형태가 되면서 다가왔다. 그들은 인륜을 내세워 국가를 약화시켰다. 현종 4년(1663년) 수찬 김만균은 인륜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공무 수행을 거부했다. 병자호란 때 할머니가 청나라 군사에게 죽임을 당했으니 원수의 나라 사신을 맞이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노론의 영수 송시열은 "사람이 사람 구실을 하고 나라가 나라 구실을 하는 것은 인륜이 있기 때문"이라며 제 편을 옹호했다. 인륜이라는 보편 이념을 내세워 집안일을 나랏일보다 앞세우는 타락한 형태를 지속하면서 조선은 결국 국망(國亡)을 맞았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가 단지 민주정이 아니라 민주공화정이란 사실은 제헌헌법 설계자들이 민주정의 타락을 경계했던 까닭이라고 생각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중우정을 '데모크라시'(democracy)라고 부른 점이 의미심장하다. 건강한 민주정은 '폴리티'(polity)라 했다. 다수 지배가 국가와 공공의 이익에 봉사하는 민주공화정이야말로 폴리티의 모습일 것이다. 법무장관이 자택을 압수수색(공무) 하는 검사와 통화한 사실을 두고 "아내의 건강을 배려"한 "인륜의 문제"라 하고, 대통령이 이에 대해 "인권"을 말하며 제 편을 옹호했을 때 우리 민주정은 타락한 형태로 진입했다고 깨달았다.


-이한수 문화부 차장, 조선일보(1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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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앞에 벌벌 떤 국가 공영방송, 이게 나라 맞나

 

유시민씨가 KBS의 조국 사태 취재팀을 문제 삼자 KBS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보도 경위를 규명하고 조국 사태 보도를 위한 특별취재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가 사내 반발에 부딪혀 한발 물러났다. 유씨는 문재인 정부의 '어용 지식인'을 자처하고 있지만 아무런 공직과 권한을 갖지 않은 사인(私人)일 뿐이다. 그런 사람이 KBS 사장의 이름을 거론하며 경고하자 KBS는 곧바로 조국 사태를 두 달간 담당해온 자사 법조팀 기자들을 취재에서 배제하고 이들의 취재 과정에 잘못이 없었는지 조사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KBS의 보수·진보 성향 양대 노조가 반발하자 사측은 보도본부 자체 점검을 먼저 하겠다고 후퇴했지만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유씨가 KBS 운영을 총괄 책임지는 이사장인가 아니면 방송의 공정 보도를 감시하는 방송통신위원장인가. 그가 무엇이기에 그의 한마디에 국가 공영방송이 자사 기자들을 범죄자 취급을 하나. 이게 정상적인 나라인가.

대통령 최측근 양정철씨가 운영하는 민주당 싱크탱크가 "법원이 조국 장관 가족 관련 사건의 영장을 너무 쉽게 내준다"고 불만을 터뜨리자마자 서울중앙지법의 영장담당판사는 조국 동생 영장을 기각했다. 조국 동생에게 돈을 전달한 종범 2명은 구속됐는데 돈을 받은 주범은 영장이 기각되는 희한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 동생이 영장심사 출석을 포기한 것은 혐의를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경우 영장은 100% 발부돼왔다. 첫 예외를 조국 동생이 기록했다. 이게 정상적인 나라인가.

대통령은 파렴치한을 법무부 장관에 기어이 임명하더니 이 사람을 수사하는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조국이 자기 집을 압수 수색 중인 검사와 통화한 처신은 한마디도 문제 삼지 않고 검찰의 압수 수색만 질책했다. 여당은 조국에 대한 수사를 '검찰 개혁'을 좌절시키기 위한 정치적 쿠데타라고 공격하고 있다. 검찰청사 앞에서는 주말마다 파렴치 위선자를 '수호하자'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고 있다. 주눅이 든 검찰은 공개 소환 및 심야 조사 폐지 같은 피의자 배려 조치를 조 장관 아내를 상대로 최초로 적용했다. 정씨는 검찰 조사를 받다가 아프다면서 조서에 서명도 않고 집에 가버렸다. 일반 피의자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전직 대통령, 대법원장도 누리지 못했던 사법적 특혜를 조국 가족만 누리고 있다. 이게 정상적인 나라인가.

정권과 한 몸이 된 TV, 라디오들은 '조국 수호'의 나팔수가 되고 있다. KBS, MBC 등 지상파방송은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조국 반대 집회는 그 규모가 2016년 이후 최대였음에도 극히 무성의하게 다루고 조국 옹호 집회는 헬기까지 띄워 중계했다. 서울시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tbs 교통방송에선 교통, 날씨 등 본래 방송 목적의 내용이 아니라 조국을 위한 선전 선동만 흘러나온다. 나꼼수 김어준씨는 조 장관 딸의 제1저자 논문은 고려대에 제출된 적이 없다는 가짜 뉴스를 내보내는가 하면, 조 장관 딸을 직접 출연시켜 "표창장을 위조한 적 없다"는 주장을 반론 없이 펼칠 기회를 주었다. '뉴스공장'이 아니라 '뉴스공작'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명된 8·9 개각 이후 집권 세력과 그 비호 세력은 조국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검찰, 법원, 언론 같은 국가의 중요 기능을 난도질하고 있다. 그가 없으면 정권이 무너지나. 국민, 국정보다 조국이 더 중요한가. 왜 이렇게까지 하나.


-조선일보(1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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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키다리 아저씨'?

 

구속영장 실질 심사 법정의 판사 앞에는 두꺼운 수사 기록이 놓여 있다. 절도 같은 간단한 사건도 내용이 만만치 않다. 도둑질이 한둘이 아니라는 전과 내역, 훔친 물건을 적은 압수물 목록, 엄벌을 원한다는 피해자의 진술 조서, 범행 일시와 방법, 장소를 상세히 자백한 피의자 심문 조서까지 모두 검찰이 구속을 주장하며 낸 증거물이다.

이에 맞서는 변호인과 피의자는 거의 빈손이다. 대개 실질심사 일정은 급하게 잡히기 때문에 수사 서류를 입수할 여력이 없다. 그래서 법정에서 판사를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 죄를 인정하면 "구속 시 가족 생계가 곤란해진다"고, 부인하면 "방어권 보장을 위해 풀어 달라"고 호소한다. 때론 '복장 전략'도 쓴다. 환자복을 입고 휠체어를 타거나 학생은 교복을 입는 식으로 '나는 구속되면 안 된다'고 온몸으로 읍소하기도 한다. 그 결과 기각되는 비율이 20% 남짓이다.

그래서 영장 실질 심사 포기는 그 자체로 구속을 각오한 행위다. 피의자가 검찰의 구속 주장을 그대로 인정하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 실질 심사에 불출석한 피의자에게 100% 영장이 발부됐다는 통계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영장 실질 심사를 포기한 조국 법무부 장관 동생 조모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는 소식은 판사들에게도 충격이었다. 한 판사는 "아직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판사는 "30년 전에 친구와 싸운 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사건에서나 가능한 결과"라고 했다. 수사 서류 내용 자체로 처벌이 불가능한 사안임이 명백한 경우가 아니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 기록을 보고 구속 필요성에 의문이 들면 법원이 어떻게든 피의자를 불러서 심문을 하는 게 맞는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건이 그랬다. 현재는 실형이 확정된 상태지만, 지난해 구속영장 청구 당시 그가 실질 심사를 포기했는데도 법원이 불러 심문했다. 그리고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법원은 조씨를 부르지도 않고 영장을 기각했다. 그러면서 "범죄 성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으며 이미 광범위한 증거 수집이 이뤄졌고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한 번도 만나지 않은 조씨의 '건강 상태'까지 고려했다. 한 판사는 "이쯤 되면 법원이 거의 '키다리 아저씨'"라고 했다. 미국 작가 웹스터의 소설에 나오는 '키다리 아저씨'는 부모 없는 소녀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게 소녀를 돕는 후원자다. 그만큼 이 사건에서 법원이 먼저 나서서 조씨를 챙겨 준 것 아니냐는 말이다. 소년범 사건에선 법원이 때로 후원자 역할을 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권력 실세와 그 친인척에게까지 그런 역할을 하는 법원은 사법 불신을 낳는다. 돈과 권력으로 '키다리 아저씨'를 가질 수 없는 서민들은 앞으로 법원 판결을 더 믿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양은경 사회부 법조전문기자, 조선일보(1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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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동생의 환자 연극, 속아준 판사, 보통 사람들 아니다

 

조국 법무장관 동생 조권씨는 몇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을 때 두툼한 배낭을 메고 나왔다.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해 가방을 멘 채로 종종걸음을 치기도 했다. 허리 디스크 환자 모습은 아니었다. 그랬던 조씨가 9일 영장이 기각되자 목에 보호대를 차고 구치소에서 나왔다. 언론 카메라가 비추자 손을 허리에 갖다 대며 아픈 시늉을 했다. 그런데 조씨는 목을 좌우로 흔들며 주변을 살피고 도움도 받지 않고 차량 조수석 문을 스스로 열더니 이내 차 안에 들어앉아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긴급 수술이 필요할 정도의 허리 디스크 환자라면 서 있는 것조차 버거워하는 것이 보통이다. 환자 행세를 하며 법 집행 기관과 국민을 농락하고 있다.

조씨는 지난 6일 넘어져 허리 디스크가 악화됐다고 했는데 바로 그날 직접 차를 운전해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술 날짜를 잡았다고 했지만 이 역시 거짓말이었다. 의사 출신 검사가 담당 의료진에게 조씨 상태를 확인한 뒤 부산에서 서울까지 압송했다. 검찰은 이 내용을 영장 판사에게 알렸다고 한다그런데도 영장 판사는 "건강 상태를 참작해" 영장을 기각한다고 했다. 실질 심사를 포기한 조씨 얼굴도 본 적 없으면서 '건강이 안 좋다'고 했다. 처음부터 기각 결론을 정해놓고 끼워 맞춘 것이다. 전 정권 수사 때는 암 수술을 받고 항암 치료 중인 사람까지 구속했다. 이 사실을 선명히 기억하고 있는 국민에겐 지금 조국 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모든 것이 단체 사기극 같다.

 

'조국 수사'가 40일이 넘었지만 검찰은 아직 조 장관과 아내 휴대전화를 압수 수색하지 못했다. 법원이 여러 차례 영장을 기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국 펀드나 웅동학원 관련 계좌 추적이 더딘 것도 '영장 기각'과 무관치 않다고 한다. 대통령, 집권당, 법원이 나서 조국과 그 일가의 방패 역할을 하고 있다.


-조선일보(1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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