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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가 열고 ‘골든’이 닫은 美 그래미] [넷플릭스 영화는.. ] ....

뚝섬 2026. 2. 4. 08:01

[‘아파트’가 열고 ‘골든’이 닫은 美 그래미]

[넷플릭스 영화는 말이 많다]

[외국인이 본 한국 체류의 장벽]

 

 

 

아파트’가 열고 ‘골든’이 닫은 美 그래미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그래미상 시상식 개막 무대에 오른 건 블랙핑크 로제였다. 브루노 마스와 함께 세계적 히트곡인 ‘아파트(APT.)’를 열창하자 ‘올해의 노래’ 수상자인 빌리 아일리시가 노래를 따라 불렀고 ‘올해의 앨범’ 수상자인 배드 버니는 몸을 흔들었다. 이 곡은 ‘올해의 노래’ 등 그래미상 3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이 불발됐다. 하지만 최고 권위의 미국 대중음악 시상식에서 K팝 가수가 무대에 서고, 외국 가수가 관객석에서 떼창하는 진귀한 장면을 봤다.

‘올해의 노래’ 부문에선 K팝과 K팝이 경쟁했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주제가 ‘골든’도 ‘올해의 노래’ 등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비록 본상 수상은 못 했지만 사전 시상식에서 영화, 드라마 음악 작곡가에게 주는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Best Song Written for Visual Media)’를 수상했다. K팝이 그래미상을 받은 것은 ‘골든’이 처음이다.

‘아파트’와 ‘골든’ 두 곡이 그래미상을 여럿 두드린 건 K팝이 특수성을 넘어 보편성을 갖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주류 음악에서 벗어난 B급 문화로 소비됐다. 그 뒤를 이어 등장한 BTS는 강력한 팬덤 문화를 바탕으로 성장했다. BTS는 K팝 최초로 그래미상 후보로 지명됐지만, 팬덤 안과 밖의 영향력은 달랐다.

 

‘골든’을 부른 이재는 “제가 자랄 때만 해도 한국이 어디 있는지, 어떤 나라인지 몰랐다”며 “모두가 ‘골든’의 한국어 가사를 부른다는 사실이 감격스럽다”고 했다. 우리가 디즈니 만화를 보고 공주 옷을 입고 주제가를 따라 불렀듯이, 이제 그들이 ‘케데헌’을 보고 아이돌처럼 꾸미고 ‘골든’을 부른다. 한국식 영어인 ‘아파트’를 외국인이 또박또박 발음하려고 한다.

지금 K팝은 한국을 넘어선 혼종 문화로 진화하고 있다. ‘아파트’는 한국과 미국 레코드사의 합작품이고, ‘골든’은 한국계 감독, 작곡가가 참여한 넷플릭스 작품이다. 한국 문화를 재해석하고 상업적 세련됨을 더해 글로벌 시장에서 대박이 난 것이다. 그래서 K팝 팬들 사이에서 ‘아파트’ ‘골든’의 수상 불발을 두고 “그래미상이 오히려 로컬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문화라는 소프트 파워를 실감한 날이었다.

 

-동아일보(2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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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는 말이 많다 

넷플릭스 영화 '더 립'/넷플릭스

 

일을 거를 수는 없다. 프리랜서라면 더욱 그렇다. 들어오는 일은 뭐든 해야 한다. 당신이 마음에 드는 일만 골라서 하는 프리랜서 글쟁이라면? 축하한다. 탄탄한 본업이 있거나 코인으로 한몫 챙겨 원고료는 따지지 않는 글쟁이일 것이다. 전자는 교수님이 많다. 후자는 없다. 있다면 연락 부탁드린다.

 

할리우드 스타도 프리랜서다. 일을 거를 수는 없다. 맷 데이먼은 “항상 원하는 역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중국 영화 ‘그레이트 월’을 생각하니 그건 확실하다. 산드라 블록은 ‘블라인드 사이드’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은 해 ‘올 어바웃 스티브’로 골든 라즈베리 최악의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거절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돈이라는 게 있을 것이다.

 

맷 데이먼은 얼마 전 첫 넷플릭스 영화에 출연했다. 액션 영화 ‘더 립’이다. 그는 넷플릭스에 저항한 최후의 스타 중 하나였다. 극장용만 출연했다. 바뀌는 환경에 더는 거를 수 없었을 것이다. 톰 크루즈와 디카프리오는 아직 저항 중이다. 거를 여유가 있는 양반들이다. 프리랜서의 꿈이다.

 

넷플릭스 영화는 항상 조금 실망스럽다. 일단 말이 많다. ‘더 립’도 말이 많다. 얼굴만 클로즈업해도 모든 게 이해되는 배우들이 말이 많다. 이유가 있었다. 맷 데이먼은 첫 넷플릭스 경험에 대해 말했다. “관객이 휴대폰 보면서 영화를 보니까 이야기 전개를 대사 속에 반복해 넣어달라더군요” 관객 집중도에 영화를 맞춤 제작하란 소리다. 공중파 아침 드라마 공식이다. 영화는 변해간다.

 

급변하는 시절에는 더욱 일을 거를 수 없다. 맷 데이먼도 거르지 않고 새로운 영역을 공부한다. 나도 거르지 않겠다. 이과 매체 원고 청탁도 더는 거르지 않겠다. 요즘은 양자역학도 공부하고 있다. 문과 출신인 내가 이걸 공부하느라 잠을 못 자 딸 결혼식, 아니 설거지도 깜빡할 지경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한 말 아니냐고? 맞다. 어떻게든 오래 살아남은 사람은 다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

 

-김도훈 문화칼럼니스트, 조선일보(2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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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본 한국 체류의 장벽

 

필자의 주변에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있다. 특히 몽골 출신 지인들과는 자연스럽게 여러 이슈로 자주 만나게 된다. 이들은 한국에 대해 궁금한 점이 생길 때마다 한국에 머문 지 17년이 되는 필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한국에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체류하며 생활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필자는 아는 범위에서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공유하려 노력한다. 다양한 외국인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삶 가까이에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직접 겪지 못했던 여러 사정과 현실을 접하게 된다. 그러한 이야기 속에 담긴 외국인들의 고민과 한국 사회가 함께 생각해 볼 지점을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몽골인에게 한국은 매우 친근한 나라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오래전부터 익숙해졌고, 최근 몇 년 새 한국 대기업들이 몽골에 대거 진출하면서 한국 물건과 서비스가 일상 깊숙이 들어왔다. 때로는 몽골인지 한국인지 헷갈릴 만큼 한국형 편의점과 대형마트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외모나 생활방식에서도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이런 배경 속에서 몽골의 젊은 세대는 자연스럽게 한국 유학에 관심을 갖게 된다. 실제로 가족이나 지인 가운데 한 명쯤은 이미 한국에 체류하는 이들도 드물지 않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한국을 선택하는 이유는 비교적 명확하다. 한국은 이미지가 좋고, 유럽이나 미주권에 비해 거리상 가깝다. 일본의 외국인 출입국 규정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덜 경직돼 있고 생활하기 수월하다는 평가도 많다. 이런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한국은 이들에게 매력적인 유학 국가로 인식된다.

반면 20대 중후반에서 30대에 접어든 이들이 한국을 찾는 이유는 더 현실적이다. 이들에게 한국은 단순한 호기심의 대상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한 선택지다. 몽골에서의 생활이 경제적으로 버겁거나 자신의 직업과 기술을 더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한국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역시 유학생 신분으로 입국하는 사례가 적지 않지만, 한국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지방이나 소규모 대학에 진학한 뒤 학업과 생계를 병행할 일자리를 찾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 결과 체류기간 연장이나 체류자격 변경 과정에서 큰 장벽을 체감하게 된다.

세 번째 유형은 한국에서 장기 체류에 성공한 결혼이민 여성이나 거주비자·영주권 소지자들이다. 이들 가운데 특히 결혼이민 여성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친정 가족을 한국으로 초청하는 문제다. 한국인과 결혼해 자녀까지 뒀지만 친정 부모가 과거 단순 불법 체류 이력이 있거나 단기 방문비자 신청 과정에서 경제적 요건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불허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물론 과거의 불법 체류는 분명한 위법 행위다. 그러나 이미 오랜 시간이 흘렀고, 당사자의 자녀가 한국 국적을 취득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보다 유연한 시각에서 검토할 여지는 없을까. 자녀의 입장에서 조부모가 중대한 범죄를 저질러 한국에 올 수 없는 존재로 인식될 경우, 이는 외국인 부모를 둔 아이의 자존감과 정체성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개인적 판단일 수 있다. 그러나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지인들 사이에 서 있는 사람으로서, 그들의 불만과 목소리를 사회에 전할 필요성을 느끼는 순간이 많다.

끝으로 두 가지를 짚고 싶다. 첫째, 외국인이 가족 동반을 위해 재정 요건을 충족하는 과정에서 재외공관과 국내 기준이 서로 다르게 안내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신청자에게 큰 혼란과 불신을 안겨준다. 둘째, 외국인이 외국인 등록 후 6개월 동안 단 한 차례도 출국하지 않아야 국민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는 규정이다. 한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단기간 출국이 불가피한 상황이 생길 수 있음에도, 이런 규정은 현실과 다소 동떨어져 보인다.

필자는 한국에서 17년째 생활하며 이민법과 제도가 점차 강화되는 과정을 지켜봐 왔다. 이와 동시에 인구 소멸이라는 위기 속에서 많은 대학들이 한국 사회와 언어에 대한 교육보다 유학생 수 증가에만 집중하는 듯한 모습은 안타깝다. 이는 앞으로 함께 살아가야 할 이민자들의 수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

작은 규정 하나를 만들더라도 현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는 균형 잡힌 제도 설계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것이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는 한국 사회가 반드시 고민해야 할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벗드갈 몽골 출신·글로벌 비에이 유학원 대표, 동아일보(2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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