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특검 ‘김성태 변호인’ 추천 논란]
[쌀값 급등 반년, '먹사니즘'은 어디로 갔나]
["윤 어게인 선택하라" 압박 당하는 국힘 대표]
2차 특검 ‘김성태 변호인’ 추천 논란

이재명 대통령이 6일 3대(내란, 김건희, 채 상병) 특검에서 미진했던 수사를 이어갈 2차 종합특검으로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권창영 변호사를 최종 임명했다. 이례적이라는 뒷말이 무성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전준철 변호사를 탈락시키고 판사 출신을 임명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민주당 추천인 전 변호사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린 전력이 있었다. 이 대통령이 “부적절한 추천”이라며 이런 후보자를 당이 걸러내지 않은 건 문제라는 취지로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직격한 듯한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 이성윤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 추천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는 글을 올렸다. 전 변호사는 이 의원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던 2020∼2021년 그 아래서 반부패수사1·2부장을 지낸 ‘특수통’이다. 전 변호사는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이 나온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무관한 쌍방울 임직원의 비리 사건을 맡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당내 친명계에선 “어떻게 대통령이 기소되는 데 영향을 미친 김 전 회장의 변호인을 추천하느냐”며 황당해했다.
▷이 의원이 친분을 바탕으로 무리한 추천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더욱이 전 변호사는 지난해 여름 1차 특검 당시 민주당 당적 때문에 추천에서 배제됐다. 이 의원이 직접 발의한 2차 특검법에선 당적 보유 1년이 지나면 특검에 임명할 수 있도록 자격을 완화한 사실도 드러났다. 전 변호사 추천을 염두에 둔 자격 기준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정 대표는 연이틀 “대통령에게 누를 끼쳐드린 데 대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친명계 의원들의 불만이 폭발하는 모양새다. 친명계 의원들은 “이번 특검 추천 과정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나 국회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논의가 전혀 없었다”며 당 지도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배신” “반역”이라는 격앙된 목소리도 나온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특검 후보 추천 등을 언론 보도를 보고야 알게 되는 불투명한 ‘밀실’ 의사 결정에 당내 불만이 상당히 쌓인 상태다.
▷그간 ‘명청(이재명-정청래) 대전’이라고 불릴 정도로 당내 친명-친청 갈등, 넓게는 당청 갈등이 누적되어 왔다. 정 대표 체제 아래서 정부의 검찰·사법 개혁안이 번번이 뒤집혔다. 친명계 반발을 무릅쓰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도 전격 선언됐다. 하지만 ‘김성태 변호인’ 특검 후보 추천으로 정청래 체제가 내상을 입었다는 평가가 많다. 그 바람에 3월 중 합당이란 구상도 흔들린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은 10일 긴급 의총을 열고 합당 문제를 논의할 예정인데 6월 지선 이후로 미루자는 의견이 힘을 얻는다고 한다. “집권 야당”이라는 성토까지 나오는 정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우경임 논설위원, 동아일보(2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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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급등 반년, '먹사니즘'은 어디로 갔나
설 앞두고 쌀값 역대 최고가
'쌀값 하락' 예상하더니 반대로
비축미는 전년만큼 많이 매입
선거철, 소비자는 누가 챙기나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최근 쌀이 진열돼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쌀 20kg 평균 소매가격은 10일 약 6만3000원으로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쌀값은 지난해 8월 이후 반년째 전년 대비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뉴시스
설을 앞두고 쌀값이 너무 올랐다. 지난해보다 16% 정도 비싸져 20㎏들이가 평균 6만원이 넘는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쌀값은 지난해 8월 이후 매달 두 자릿수 이상 상승해 왔다. 역대 최고 수준인 가격이 조만간 내려가길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듬해 쌀값을 결정하는 수확기 산지 가격이 지난해 가마(80㎏)당 평균 23만원을 넘어 역대 최고를 찍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은행의 생산자물가를 토대로 ‘10월 쌀 도매가가 28% 급등했다’고 기사를 썼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다급하게 전화가 왔다. “일시적 문제이며 쌀 수확이 시작되면 곧 가격이 내려갈 전망”이란 요지의 설명이었다. 믿고 기사에 반영했건만, 결과는 반대였다.
쌀값이 비싸진 이유에 대한 정부의 설명은 간단하다. 공급이 예상보다 부족했기 때문이라 한다. 오랜 기간 쌀이 남아돈다고 걱정하다가 갑자기 쌀이 모자라다니 납득이 안 된다. 정부는 역시 허둥지둥하는 모습이다. 가격이 이미 오르던 지난해 10월 ‘사전 수요 예측’ 결과 곧 쌀값이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며 쌀 10만t을 사서 시장으로부터 격리하겠다고 발표하더니, 3개월 만에 쌀값이 올라 문제라면서 이를 취소했다. 늦은 데다 꼬였다. 정부의 쌀 매입을 기대했다 무산된 농민들은 ‘취소를 취소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밥상 물가 부담이 커진 소비자에게도 그다지 도움은 안 된다. 쌀을 추가로 푼다는 얘기가 아니라 격리하려던 쌀을 그냥 둔다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예측은 왜 틀렸을까. 작황이 예상보다 나빴고 묵은 쌀 재고가 평년보다 빨리 소진되어서라 한다. 재고는 왜 떨어졌을까. 2024년에 정부가 너무 많은 물량을 사서 격리했기 때문이란다. 그 이유는? 양곡관리법 개정을 두고 여야(지금과 반대다)가 대치하는 와중에 농민의 불만을 달래려 ‘일단 많이 사고 본’ 결과라고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답답함만 늘어간다.
지난해 식량 안보를 위한 공공 비축미 매입량은 전년과 같은 45만t으로 정했다. 가격 지탱용과는 별도 물량이다. 농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공공 비축미 매입량은 쌀 소비량과 재고를 감안해 결정한다고 되어 있다. 소비량은 주는데 비축미는 늘어나니 이상한 일이다. ‘집밥’ 소비가 증가했던 코로나 즈음에도 연간 비축미 매입 물량은 35만t 정도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정부는 쌀값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보유한 쌀을 팔 계획이라 하고 있다. 하지만 전례를 보면 이 쌀을 싸게, 많이 내놓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가을 재고가 바닥나 쌀값 급등이 본격화할 즈음 농식품부는 쌀을 찔끔찔끔 풀면서 정부미 ‘방출’이 아닌 ‘대여’라고 강조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당시 유튜브에 나와 “농업인들이 정부 공급으로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하신다”라고 했다. 쌀값이 급등해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아 안심했으려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시장을 왜곡하는 농업 지원책의 작동 원리를 “집중된 이익, 분산된 비용”이라고 정리했다. 결속력이 강해 정치적 영향력이 큰 농업 집단을 만족시키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유혹을 느끼지만 대다수 국민에겐 해롭다는 의미다. 그가 살아 있었다면 한국의 현실을 딱 맞는 사례로 활용했을 듯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물가에 예민하게 반응해왔다. 설탕·밀가루·생리대 가격이 비싸다고 호되게 비난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쌀이 더 중요하지 않나. 그토록 챙긴다는 자영업자에게도 지금의 쌀 가격은 큰 부담이다. 쌀값 급등이 반년 넘게 이어지는 와중에 이젠 지방선거까지 다가온다. 정치인으로선 불특정 다수보다는 지역구 농민 표심을 더 챙기고픈 때다. 이해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그러려면 ‘최대 목표는 먹사니즘’이란 구호는 내려야 한다.
-김신영 기자, 조선일보(2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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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어게인 선택하라" 압박 당하는 국힘 대표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뉴시스
유튜버 전한길씨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게 ‘윤 어게인’ 세력과 함께할 것인지 아닌지 3일 안에 답하라고 했다. 국힘 대변인이 “계엄옹호 세력, 부정선거 주장 세력, 윤 어게인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자, 이것이 장 대표 생각인지 물은 것이다. 그는 “답하지 않으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배신한 것이기 때문에 이후 일을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장동혁 대표는 작년 당 대표 경선 때 부정선거 음모론과 ‘윤 어게인’ 같은 주장을 하는 극단 세력의 지지를 기반으로 당 대표가 됐다. 전한길씨는 탄핵에 찬성했거나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주장했던 후보들을 “배신자”라고 비난하며 장 대표를 도왔다. 장 대표도 “한동훈과 전한길 중에 전한길을 공천할 것” “전한길은 의병”이라며 추켜세웠다. 그러나 극단 성향 유튜버와 그 추종 세력의 지지를 기반으로 당 대표가 된 것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외연 확장을 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전씨는 “누구 때문에 당 대표가 됐는지 잘 생각해보라”고 한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전씨 한 사람이 아니다. 여러 극단적 유튜버들이 장 대표를 둘러싸고 같은 압박을 하고 있다.
집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이라면 이런 극단층의 목소리와 상식적인 민심을 균형 있게 수렴해야 한다. 국민 다수는 ‘윤 어게인’이나 부정선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윤 전 대통령은 1심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사형이 구형됐고 그의 아내도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다. 국힘이 다시 윤 어게인이나 부정선거 음모론을 당론으로 주장한다면 집권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지방선거를 4개월 앞두고 국힘은 개혁신당과 야권 연대를 하고, 사분오열된 당 내분도 수습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국힘 지도부는 탄핵에 찬성했던 인사들을 ‘배신자’로 규정하며 계속 몰아내고, 극단적 인사들을 당 대표 주변에 배치하고 있다. 이제는 당 대표 당선에 도움을 줬으니 자기들 말을 듣지 않으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협박까지 받고 있다. 이렇게 되면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했던 유권자들은 국힘에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장 대표는 당을 소수 야당으로 전락시킬지, 수권 가능 정당으로 변화하는 길로 나설 지 결단해야 한다.
-조선일보(2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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