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광기에 찬 핵 위협, 이것도 우리 탓이라니]
[韓엔 “영원한 적” 美엔 대화 손짓… 김정은의 ‘통미봉남’ 이간계]
[北 찬양하며 홍차 마시던 러 대사]
김정은 광기에 찬 핵 위협, 이것도 우리 탓이라니

북한이 25일 제9차 노동당 대회 폐막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연설에서 "우리 무력은 모든 상황에 준비돼 있다"며 "어떤 세력의 군사적 적대행위에 대해서도 즉시에 처절한 보복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이 9차 당 대회 보고에서 “가장 적대적인 실체인 한국을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할 것”이라며 “(핵 공격을 받으면) 한국의 완전 붕괴 가능성은 배제될 수 없다”고 했다. 한국 국민을 다 죽일 수 있다는 뜻이다.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서로 하지 않을 수준의 위협으로 거의 광기에 찬 독설이다. 김정은은 이재명 정부의 “유화적 태도는 기만극이고 졸작”이라고도 했다. 이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국정원 대북 방송 중단, 군 확성기 철거, 한미 훈련 축소, 북핵 인정 시사 등 온갖 유화책을 쏟아냈지만 일축한 것이다.
김정은이 이러는 이유는 그의 말에 잘 드러나 있다. “한국 집권 세력은 화해와 협력의 기회를 통해 우리 내부에 저들의 문화를 유포시켰다”며 “이를 통한 우리 체제의 붕괴를 기도해왔다”는 것이다. 북한이 역대 민주당 정권과 거래할 수록 북한 주민들 사이에 ‘잘 사는 한국’에 대한 동경과 선망이 확산했다. 햇볕정책의 의도하지 않은 역설이다.
이로 인해 김씨 왕조가 흔들릴 위기에 봉착했고 김정은은 한류와의 전쟁에 나섰다. 북한 주민의 대남 선망을 없애기 위해 ‘적대적 두 국가론’이란 것도 들고 나왔다. ‘남조선’ 대신 ‘한국’이라고 부르는 것도 남북을 외국처럼 만들려는 것이다. 북·중 국경에 2중 철조망을 친 것도 북한 전체를 감옥으로 만들어 한류와 탈북을 막으려는 것이다. 김정은 입장에선 남북 교류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이다.
이것이 김정은 행태의 근본 이유인데 이 대통령은 엉뚱하게 마치 문제가 우리 때문인 듯한 발언을 했다. 이 대통령은 “대북 모욕 또는 위협 행위가 평화에 도움이 됐느냐”며 “대결과 전쟁으로 질주하던 과거를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 모욕과 위협을 당한 것은 우리이고 대결과 전쟁으로 질주한 것은 김정은인데,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가. 이렇게 핵 위협을 당했는데 정부가 이에 대해선 제대로 언급도 없다.
이 정부가 남북 이벤트에 왜 이토록 집착하는 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남북 이벤트를 하려고 해도 김정은 행태의 원인이 뭔지는 정확히 알아야 한다. 지금은 진단부터 잘못됐다.
-조선일보(2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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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엔 “영원한 적” 美엔 대화 손짓… 김정은의 ‘통미봉남’ 이간계

북한이 25일 제9차 노동당 대회 폐막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연설에서 “우리 무력은 모든 상황에 준비돼 있다”며 “어떤 세력의 군사적 적대행위에 대해서도 즉시에 처절한 보복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설하는 김 총비서와 그 뒤로 보이는 딸 주애.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을 적으로 규정한 ‘적대적 두 국가론’의 영구화를 선언했다. 그는 북한 매체들이 26일 보도한 9차 당대회 총화 보고에서 “한국은 영원한 적”이라며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엔 핵보유국 지위를 존중하고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면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대화의 손짓을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월 말∼4월 초 방중을 앞두고 북-미 정상회담의 조건을 제시한 셈이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정부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잇따라 취해 온 ‘대북 신뢰 조치’에도 대남 단절 정책을 바꿀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2023년 당 전원회의에서 적대적 두 국가론을 처음 꺼냈다. 이번엔 5년마다 열리는 북한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당대회에서 이를 북한의 장기적 전략 노선으로 못 박아 버린 것이다. 나아가 우리 정부의 유화 정책을 “기만극”으로 비방하며 “한국의 완전 붕괴”, 즉 대남 핵 공격 가능성까지 위협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엔 대화 여지를 열면서도 핵 보유부터 용인하라는 요구는 변함이 없었다. 그는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 연설 때 비슷한 입장을 밝혔고, 한 달 뒤 한국에 온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제안했지만 답을 주지 않았다. 이번에도 자신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꾸준히 밝혀 온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보유국 인정이라는 선물부터 먼저 내놓으라고 압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을 ‘핵국가’로 부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 말려들지 않게 하는 일이 우리 정부의 당면한 과제가 된 것이다.
한미의 비핵화 원칙에 균열을 내려는 북한의 이런 ‘통미봉남 이간계’에 대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한미동맹이 빈틈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한미가 연합 훈련 등을 두고 마찰음을 내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정부 내부에서도 대북 정책을 둘러싸고 자주파니 동맹파니 하며 이견을 노출하고 있다. 외교부가 나섰던 한미 간 대북 정책 협의체는 통일부의 반대 속에 지난해 12월 첫 회의만 열린 뒤 감감무소식이다. 이제라도 청와대 국가안보실 차원에서 미 백악관과 세밀한 대목까지 대북 정책을 본격 조율해야 한다. 그래야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북미 핵 직거래 위험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동아일보(2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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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찬양하며 홍차 마시던 러 대사

24일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 외벽에 '승리는 우리의 것이다'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 /김지호 기자
식탁에는 과일과 형형색색 러시아 과자가 가득했다. 지난 11일 주한 러시아 대사관이 마련한 기자 간담회장으로 돌아가 봤다.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대사는 러시아 외교관의 날을 맞아 “차를 마시고 토론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겠다”며 기자들을 불렀다. 공식 회견은 아니지만, 보도를 말리지는 않겠다고 했다. 대사관 건물에는 “승리는 우리의 것”이라는 러시아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간담회 시작 전 기자들은 말했다. “우리를 부른 저의를 모르겠다.”
이유는 곧 분명해졌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모두 발언에서 핵심을 꺼냈다. 그는 마이크도 거추장스럽다며 내려놓고, 러시아어로 적힌 발언문을 직접 읽었다. 가득 차려진 음식에는 손도 대지 않은 채 물과 홍차만 연거푸 마셨다. “한러 관계 얘기를 했으니 북러 관계도 말해야겠다”며 “쿠르스크 지역 남부를 해방하는 데 기여한 조선인민군의 위대함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북한군 얘기를 꺼내며 대사는 주변을 천천히 둘러봤고, 놀란 기자들은 서로를 쳐다봤다. 모두 발언은 사전에 다듬고 본국과 교감한 결과물이다. 한국 기자들을 앉혀 놓고 첫머리부터 북한군의 공헌에 감사를 표한 것은 그래서 예사롭지 않았다.
러시아 대사관은 이후 본지 사설에 항의 공문을 보내왔다. 대사의 발언은 “푸틴 대통령과 라브로프 외무장관에 의해 표명된 러시아 국민의 감정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대사의 발언이 국가 차원에서 계산된 메시지였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변함없는 주의와 존중을 가지고 경청할 것이며, 다만 그것이 반드시 동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 정중한 표현이지만, 행간을 살펴보면 가시가 들어 있다. 한국 정부와 언론이 어떤 입장을 내놓든 따르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대사관 건물 외벽의 현수막은 우크라이나 전쟁 4주년 행사가 끝난 뒤에야 내려졌다. 한국 정부가 철거를 요청했지만 러시아 측은 “관행”이라며 거부해 왔다. 타국 러시아 대사관 어디에도 이런 현수막은 없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지난해 “2차 세계대전 해방 과정에서 소련의 기여가 있었고, 그것을 한국에 알리겠다”고 했다. 이번 발언은 그 연장선이되, 소재가 과거사에서 현재 진행형인 전쟁으로 바뀌었다.
전쟁 승리를 선언하는 현수막, 북한군 참전에 감사를 표하는 대사. 북극 항로와 남북러를 잇는 철도·가스관 사업을 염두에 둔 한국 정부가 러시아와의 정면 대결을 피하려는 점을 러시아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식탁 위 과자와 과일은 그대로였고, 겉으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대사가 전하러 온 메시지는 처음부터 화기애애하지 않았다. 이날의 해괴한 간담회는 러시아가 그 경계선을 어디쯤으로 보고 있는지 가늠케 했다.
-안준현 기자, 조선일보(2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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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자신에게 반기 든 여당 州의원들에게 “무늬만 공화당 배신자” 저격. ‘워터멜론(수박)’과의 전쟁?
-팔면봉, 조선일보(2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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