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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대행’에 메뉴판까지 등장] [배달 앱 개인정보 털어 ‘보복대행’]

뚝섬 2026. 5. 16. 07:54

[‘보복 대행’에 메뉴판까지 등장] 

[배달 앱 개인정보 털어 ‘보복대행업’]

 

 

 

‘보복 대행’에 메뉴판까지 등장

 

‘인분 45만 원, 소변 15만 원, 비방 유인물 50만 원.’ 돈 받고 앙갚음을 해주는 보복 대행 업체들이 요즘 내건다는 범죄 차림표다. 식당 메뉴판 꾸미듯 범죄별로 가격을 매겨 고객들을 찾아 나선다. 문자 폭탄은 건당 5000원, SNS 악플은 50건당 30만 원, 회사에 성인용품을 보내는 배송 테러는 ‘물건값+10만 원’이라는 식이다. 보이스피싱한 돈의 일부를 송금해 사기 의심 계좌로 만드는 수법으로 피해자의 계좌를 동결시키는 ‘통장 묶기’도 단골 메뉴인데, 3개월 묶기는 40만 원, 6개월은 80만 원이라고 한다.

누군가에게 해를 입히고 싶다면 배달 음식을 시켜 먹듯 범죄를 주문하는 게 가능해진 세상이다. 보복 대행 업체들은 범행을 사주한 게 들통날 것을 걱정하는 의뢰인들에게 “100% 안전”을 강조한다. 범행 주문은 텔레그램으로 받고, 결제는 코인으로 하기 때문에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특공대’라고 불리는 범죄 실행조는 외국인 불법 체류자를 쓰고, 수사에 대비한 대본까지 암기시킨다고 홍보하는 업체도 있다. 하지만 보안이 철저하다는 주장과 달리 업체들은 보복 피해자에게 의뢰인의 정보를 주면서 ‘역보복’을 부추겨 양쪽에서 수익을 낸다.

▷보복 대행 업체들은 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억울함을 풀어주겠다면서 사적 복수를 고민하는 이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동시에 가해자 측이 피해자들의 입을 틀어막는 데도 자주 활용된다. 올 초 투자 리딩방에 참가했다가 수천만 원을 사기당한 피해자는 사기꾼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은행에 요청했다가 이를 풀라는 협박과 함께 인분 테러를 당했다고 한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보복 대행업을 겸업하며 피해자가 경찰 신고를 취하하도록 압박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 ‘청부 범죄’ 비즈니스는 기존 수사망을 교묘히 피해 가고 있다. 보복 대상자의 주소지와 연락처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조직원을 배달 플랫폼이나 통신사 협력업체에 위장 취업시킬 정도로 조직적이다. 의뢰인과 지시자, 모집책, 실행자가 완전히 분리된 채 텔레그램과 코인을 매개로 활동하기 때문에 경찰이 말단의 실행자를 붙잡아도 지시자나 의뢰인까지 추적하기 쉽지 않다.

▷일본에선 어둠의 아르바이트라는 뜻의 ‘야미바이토’가 큰 사회 문제가 됐다. 보복 대행을 실행하는 고수익 알바가 대표적 사례다. 초창기엔 ‘헤어진 연인 뒤통수 한 대 치기’ 같은 소소한 보복이 많았지만 의뢰인과 지시자가 잡히지 않다 보니 범행이 점점 대담해져 요즘엔 강도 살인까지 벌어지고 있다. 보복 대행을 방치하면 이처럼 강력 범죄를 부를 수 있다. 우리도 지금의 오물 테러가 어떤 흉악 범죄로 진화할지 모른다. 보복 범죄의 생태계가 뿌리내리지 못하게 조기에 막아야 한다.

 

-신광영 논설위원, 동아일보(26-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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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앱 개인정보 털어 ‘보복대행업’

 

보안성이 뛰어나고 서버에 기록이 남지 않는 텔레그램은 범죄자들에게는 완벽한 은신처를 제공한다. 디지털 성범죄, 마약 유통, 투자 리딩방 사기 등이 텔레그램을 매개로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돈을 받고 오물 투척 테러 등을 해주는 보복 대행 텔레그램 채널이 조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과거 흥신소나 심부름센터를 통해 이뤄지던 사적 보복이 텔레그램의 보안 기술을 만나 기승을 부릴 조짐이 있다는 것이 경찰 분석이다.

▷보복 대행 채널 운영자들은 ‘대신 복수해 드립니다’ ‘원한을 해결해 드립니다’ 같은 문구로 의뢰인을 모집한다. 보복 대행의 서비스 종류는 인분 투척하기, 페인트로 낙서하기,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이나 피해자를 음해하는 내용의 전단 뿌리기 등 다양하다. 비용은 인분 테러가 200만 원, 전단 살포를 추가하면 50만 원이 더 든다. ‘사고 위장 신체 손상’이나 ‘범죄혐의 뒤집어씌우기’ 같은 중범죄 대행을 내건 채널도 있다.

▷채널 운영자가 실제 보복을 실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개는 ‘낙서 알바’ ‘심부름 알바’ ‘월 500+α 보장’ 같은 모집 공고로 뽑은 젊은 ‘특공대원’들이 실행을 맡는다. 올 2월엔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아파트 현관문에 음식물 쓰레기와 인분을 뿌리고 래커칠을 한 20대가 붙잡혔다. 비슷한 시기 경기 군포에선 다세대주택에 침입해 현관문에 빨간색 래커칠을 하고 협박 전단을 붙인 20대가 검거됐다. 모두 텔레그램으로 알게 된 익명의 ‘윗선’으로부터 가상화폐 60만∼80만 원 어치를 받고 저지른 일이라고 했다.

 

▷텔레그램의 자동 삭제 기능 탓에 윗선까지 추적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검거된 행동대원들에겐 형이 무거운 보복 범죄 대신 주거침입, 재물손괴, 명예훼손 죄목만 적용한다. 얼마 전엔 보복 대행 총책인 30대 남성을 포함한 일당 4명 전원이 구속됐는데,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들은 올 1월 경기 시흥의 한 아파트 현관에 인분을 뿌리고 욕설 낙서를 하는 등 전국 각지에서 보복 대행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일당은 범행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빼내려고 40대 남성을 배달의민족 외주사에 상담원으로 위장 취업시키는 대담함까지 보였다. 이 남성이 상담 목적 이외에 조회한 개인정보가 1000건이 넘는다고 한다.

▷어느 시대나 법은 멀게 느껴졌고 사적 제재의 유혹은 존재해 왔다. 과거와 달라진 건 보복 범죄를 의뢰하기도 실행하기도 쉬워졌다는 점이다. 스마트폰과 가상화폐 계좌만 있으면 음성적인 심부름센터를 차리거나 찾을 필요가 없다. 보복으로 얻는 이익은 크고 리스크는 적다면 그 유혹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보복 대행은 사법 질서를 흔들고 사회적 불안감을 퍼뜨린다. 사적 보복을 공공 범죄로 엄벌해야 하는 이유다.

 

-이진영 논설위원, 동아일보(2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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