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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호두과자 단죄와 까르띠에시계 면죄부] ....

뚝섬 2026. 4. 15. 08:37

[천안호두과자 단죄와 까르띠에시계 면죄부]

[北 입 닫으면 '대북 송금' 뒤집는다 생각하나]

 

 

 

천안호두과자 단죄와 까르띠에시계 면죄부

 

[선우정 칼럼]

천안호두과자가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심판대에 올랐을 때
정치인의 고가 시계는 면죄부를 받았다
균형이 무너진 한국.. 이대로면 다 썩는다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뉴스1

 

김형석 전 독립기념관장은 작년 광복절 기념사에서 “광복은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고 말했다가 해임됐다. 사실을 말했다고 물러난 것이다. 편향됐다면 문제일 수 있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기념사엔 한민족 독립운동의 의미도 담겨 있다. 그는 일제강점기 한국 기독교 민족운동을 일생 연구했다. 그는 적어도 정청래 등 “역사 내란”이라며 흥분하는 정치인보다 한국 독립운동사에 해박하고 애정이 깊은 학자다.

 

이 나라에도 법이 있으니 사실을 말했다는 이유로 공직자를 자를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이 잘하는 수법대로 주변을 탈탈 털어 꼬투리 9가지를 잡았다고 한다. 대개 억지 사유인데 마지막 항목이 눈길을 끌었다. 금품 수수. 독립기념관 입점 업체에 영향력을 행사해 금품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랬다면 당연히 해임 아닌가. 그런데 받았다는 금품이 천안 호두과자다. 4알 들이 150상자, 600알을 공짜로 받아 방문자에게 나눠줬다고 했다.

 

호두과자를 제공한 상인이 나서서 해명했다. 천안시와 자사 홍보를 위해 무상 제공하는 비매품 호두과자라는 것이다. 독립기념관도 천안의 명소라서 방문자들에게 자주 배포했다고 한다. 배포한 비매품 호두과자는 포장 자체가 판매용과 달랐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해임 이후에 또 다른 게 왔다.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며 독립기념관이 김 전 관장을 신고했다. 입점 업체에선 호두과자 제조 원가가 한 알에 228원이라고 했다. 600알이면 13만6800원. 청탁금지법이 허용하는 15만원 이하다. 그런데 독립기념관은 소매가 375원을 적용해 김 전 관장이 22만5000원어치 금품을 수수했다고 신고했다. 사법 심판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정말 끝이 없다.

 

일면식도 없지만 나는 전재수 의원을 좋아한다. 전형적인 풀뿌리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2024년 총선에서 그가 민주당 후보 중 부산에서 유일하게 당선됐을 때 그의 성공 스토리를 기사로 게재했다. “애들도 전재수를 안다”는 주민 평가가 인상적이었다. 초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에게도 인사를 한다고 했다. 지금 3선이니 초선 때 인사한 부산 초등학생이 지난 총선에서 그를 찍었을지 모른다. 정치는 이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덕으로 덮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전 의원이 받은 혐의는 세 가지다. 통일교에서 1000만원짜리 까르띠에 시계와 현금 2000만원을 받고, 1000만원어치 자서전 500권을 통일교에 팔았다는 통일교 관계자의 진술이 나왔다. 보통 사람은 호두과자가 아니라 이런 걸 ‘금품’이라고 한다. 검경은 통일교가 해당 시계를 구입한 사실, 전 의원의 지인이 해당 시계의 수리를 맡긴 사실을 확인했다. 그런데 검경은 무혐의로 수사를 끝냈다. 통일교 자서전 구입 비용 1000만원을 혐의에서 제외해 공소시효를 줄였다. 수사를 끝내기 위해 시효를 사건에 맞췄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전 의원이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된 다음 날이었다. 뭉개면 뭉개지 이런 식으로 밥상을 뒤집어엎는 수사를 본 적이 없다. 이제 세상 눈치도 안 본다는 것이다.

 

전 의원이 유죄라고 단정하는 게 아니다. 정황이 실체에 다가가면 수사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전 관장은 호두과자 600알 문제로 100원 단위 원가까지 따지면서 8개월째 싸우고 있다. 그런데 까르띠에 시계와 2000만원 문제가 검경의 법 해석만으로 넉 달 만에 없던 일이 되는 게 가능한가. 한국엔 두 세상이 공존하고 있다. 권력을 가진 쪽과 권력을 잃은 쪽의 세상이다. 한쪽은 끝없이 잔인하고, 다른 쪽은 끝없이 관대하다. 

 

文대통령 최측근 김경수, 경남지사직 상실 - 2017년 대선을 전후해 드루킹 일당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인터넷 댓글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21일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이 확정된 후 경남 창원 경남도청 입구에서 기자들 물음에 답하고 있다. 지사직을 잃게 된 김 지사는 수일 내 교도소에 수감되며 2028년까지 피선거권도 박탈됐다. /김동환 기자

 

관대한 세상에선 희한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몇 년 전 드루킹 사건으로 지사직을 상실했다. 댓글 조작 기술자와 짜고 여론을 조작해 민주주의를 위협한 사건이다. 경남도민에게 일생 용서를 구해야 할 사람이 다시 경남지사가 되겠다고 후보로 나왔다. 대장동 일당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민주당 후보로 보궐선거에 나온다고 한다. 입시 비리로 징역형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한 조국 대표도 출마를 밝혔다. 한국 사회가 비정상이라서 이럴 것이다.

 

사람들은 야당을 탓한다. 국민의힘 심판이 선거 이슈가 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심한 야당에 가려서 권력자들의 행태가 국민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호두과자를 저렇게 단죄하면서 고가 시계엔 면죄부를 주는 세상을 용인하면 안 된다. 이대로 몇 년 더 가면 다 썩을 것이다. 시대가 이럴 때 유권자가 정상을 찾아주곤 했다. 이번에도 그 힘을 기대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선우정 논설위원, 조선일보(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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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입 닫으면 '대북 송금' 뒤집는다 생각하나

 

與, 리호남 행적을 '조작'했다는데
법원은 리호남 받은 돈 '무죄'
북 '돈 받았다' '안 받았다' 해도
공소 취소로 재판 없으면 무방비
 

 

2018년 개봉한 영화 ‘공작’은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공작원 리호남을 소재로 만들었다. 사진은 이 영화에서 리호남을 실제 모델로 연출된 리명운 역할을 한 배우 이성민씨. /CJ엔터테인먼트

 

뇌물죄처럼 돈이 오간 범죄는 주고받은 사람에 대한 수사가 기본이다. 계좌로 돈이 오갔다면 증거가 분명해 혐의 입증이 쉽다. 그런데 “현금으로 줬다”고 하고 “안 받았다”고 하면 ‘줬다’는 진술만으로는 유죄 판단이 어렵다. 특히 돈 받은 대상이 북한처럼 직접 수사가 불가능하다면 여러 진술의 일관성과 접촉 정황 등 보강 증거가 중요하다.

 

2000년 1차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당시 정부는 북한에 4억5000만달러를 보냈다. 급하다 보니 현대그룹이 북한의 해외 계좌에 송금하는 방식을 썼다. 2003년 ‘대북 송금 특검’이 계좌 이체를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여러 정황을 근거로 “대북 송금이 정상회담과 주관적·객관적으로 관련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쌍방울이 2019년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 등을 위해 북한에 줬다는 800만달러는 전액 현금이다. 이 중 300만달러가 ‘방북 대가와 의전 비용’이라고 법원이 인정했다. 200만달러는 북한의 송명철 조선아태위 부실장에게 주고 영수증을 받았는데, 100만달러는 북한 공작원인 리호남에게 그냥 줬다는 것이다. 리호남은 ‘인사할 데가 있다’고 했다. 그래서 법원은 300만달러가 모두 북에 전달된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리호남의 100만달러에 대해선 ‘조선노동당에 들어가지 않았을 수도 있다’며 무죄 취지로 판단했다.

 

최근 민주당이 대북 송금 사건의 ‘조작’ 증거로 내세우는 것이 리호남 행적이다. 리호남이 필리핀에서 쌍방울 돈을 받았다는 시기에 필리핀이 아닌 곳에 있었다는 것이다. 국정원장까지 나서 “리호남이 제3국에서 확인됐다”고 했다. 그런데 법원은 “리호남이 다수의 가명, 위장 신분을 사용하는 사람이라 리호남이 (필리핀) 공식 초청자 명단에 없다거나, 그를 본 적이 없다고 진술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돈 받았다는)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고 할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미 걸러진 사안이다.

 

민주당 주장대로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다고 하자. 법원이 리호남의 100만달러를 무죄로 판단한 상황에서 그의 행적이 재판 결과를 뒤집을 근거가 되나. 리호남이 없어도 북한 송명철이 영수증까지 써주고 받은 200만달러가 있다. 송금 관련자들은 현금 전달을 인정하는 진술을 했다. 이들 모두가 검찰의 ‘연어와 술’을 얻어먹은 뒤 한목소리로 허위 진술을 했고 영수증까지 조작했다는 것인가. 2019년이면 김정은의 ‘비핵화 쇼’가 들통나 미·북, 남북 관계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민간의 대북 사업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쌍방울이 자기 사업을 하려고 북에 거액의 달러를 줬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뇌물 사건에선 돈 받은 쪽 진술도 관건이다. 만에 하나, 북한이 ‘이 지사 방북을 위한 돈을 받았다’거나 ‘보수 검찰의 모략극’이라고 선전 선동에 나선다면 어떻게 되나. 북한 주장을 증명할 방법이 마땅치 않으니 전례 없는 정치적 분열과 혼란이 생길 수 있다. 북한은 2011년 이명박 정부와 정상회담 추진이 깨지자 ‘남측이 돈 봉투를 주려 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실명을 거론하며 “돈 봉투를 쳐 던지자 얼굴이 벌게져 안절부절못했다”고까지 했다. 화가 나거나 불리하면 어떤 공작도 하는 것이 북한이다.

 

민주당 폭주대로 대북 송금 사건을 ‘공소 취소’하면 북한부터 쾌재를 부를 것이다. 재판이 진행 중이면 북한이 무슨 공작을 해도 법원이 ‘확인 안 된 주장’이라고 방어벽을 칠 수 있다. 그런데 공소 취소로 재판 자체가 없어지면 북한 입이 만든 평지풍파가 우리 사회를 그대로 덮칠 수 있다. 무리수를 두면 반드시 탈이 난다.

 

-안용현 논설위원, 조선일보(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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