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선서 거부]
[조롱·윽박 국정조사, 결국 검사가 극단 선택 시도]
증인 선서 거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2016년 말 국회는 ‘숨은 우병우 찾기’로 떠들썩했다. 국회 국정조사특위가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게 출석요구서를 전하려 자택을 찾았을 때 그는 가족과 함께 사라진 상태였다. 정당한 사유 없이 청문회에 불참하면 처벌하는 법이 있었지만 우 전 수석이 ‘송달 불능’ 상황을 만들어 처벌을 피한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우 전 수석을 국회 증인석에 앉히기까지 한 달 가까이 숨바꼭질이 이어졌다. 이 사달을 계기로 국회 출석요구서를 일부러 피하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우병우 소환법’이 2018년 통과됐다.
▷이후 국회 출석 요구를 회피하는 사례는 줄었지만 증인으로 나와 선서를 거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2024년 채 상병 사건 청문회에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은 공수처 수사 중이란 이유로 선서를 거부했다. 형사소송법에 본인이나 친족이 형사소추나 공소 제기를 당할 염려가 있는 증언은 거부할 수 있게 돼 있고, 국회 증언·감정법에도 이런 경우 선서나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이완규 전 법제처장도 계엄 직후 안가 회동 관련 증인으로 국회에 나와 “수사 중”이라면서 선서를 거부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서 진술 회유 의혹을 받고 있는 박상용 검사는 최근 국회 국정조사에서 증인 선서를 연이어 거부했다. 박 검사 역시 조작 기소 혐의로 서울고검의 수사를 받아 왔다. 그는 사유서에서 위법한 국정조사에 협조할 수 없어 선서는 거부하지만 위원들 질의에 성실히 증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서는 안 하되 할 말은 하겠다는 취지다.
▷증인 선서는 하는 순간 위증죄로 처벌받을 위험이 생긴다. 한덕수 전 총리도 국회와 헌법재판소에서 선서를 한 뒤 “계엄 문건을 받은 적이 없다”고 거짓 증언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증인 선서는 법정이나 국회에서 이뤄지는데, 법원에 비해 실체 규명 수단이 부족한 국회에서의 위증이 더 센 처벌을 받는다. 법정에선 증언을 거부하더라도 선서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건희 여사나 부인 정경심 교수 재판에 출석했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증인 선서 후 증언을 거부했다.
▷박 검사는 증인 선서는 하지 않고 국회 밖에서 적극 해명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여당이 공소 취소 명분을 쌓기 위해 만든 정치적 무대에 설 수는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현직 검사가 국회 절차를 거부한 채 언론과 유튜브를 확성기로 활용하는 게 공직자로서 적절한지에 대해선 논란이 있다. 증인 선서는 위증을 막기 위한 절차인 동시에, 증인에겐 발언의 신뢰도를 높이는 장치이기도 하다. 법적 책임은 피하면서 내 할 말은 하겠다는 태도로는 말에 무게가 실리기 어렵다.
-신광영 논설위원, 동아일보(2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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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윽박 국정조사, 결국 검사가 극단 선택 시도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8차 전체회의에서 열린 대장동·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위례신도시 조작기소 의혹 사건 청문회에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16일 ‘대장동 조작 기소’ 국정조사에서 “항소 포기로 대장동 일당은 형량도 올라가지 않고 범죄 수익도 박탈되지 않는다”며 “이만큼 이익을 주는 게 어디 있나”라고 했다. 현 검찰의 항소 포기로 대장동 일당이 수천억 원의 부당 이익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게된 불의를 개탄한 것이다.
이 전 총장은 대장동 수사 검사 9명에 대한 감찰 지시에 대해서도 “납득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대장동 항소 포기로 논란이 일자 법무부 장관은 “(대장동 사건은) 성공한 수사, 성공한 재판”이라고 했다. 성공한 수사를 한 검사가 몇 개월 만에 감찰을 받아야 할 검사로 바뀐 것이다. 이 전 총장은 “대장동 사건 수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돼 넘어온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공격하려면 문 전 대통령을 대상으로 삼는 것이 사리에 맞는다.
수사 검사 한 사람은 큰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라 국회 출석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런데도 국정조사 특위는 이 검사를 강제로 데려오기 위해 동행 명령장까지 발부했다. 최근 검사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한다. 지금 특위는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인 쌍방울 대북 송금과 대장동 비리 등을 수사한 검사들을 불러 조리돌림하듯 조롱하고 ‘조작을 실토하라’고 윽박지르고 있다. 그러다 이런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대장동 일당은 그동안 재판에서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다가 작년 말부터 말을 바꾸고 있다. “협박으로 검찰 프레임에 맞춰 진술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형량을 줄여주는 사면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민주당은 바뀐 진술을 바탕으로 국정조사에 이어 특검까지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정조사에서 대장동 일당은 더 적극적으로 진술을 바꾸고 있고, 민주당은 번복한 증언을 기정사실로 몰고 간다.
국정조사 위원인 민주당 이건태·김동아 의원은 이 대통령의 대장동 변호인 출신이다. 상식 밖이다. 이날 2차 특검은 ‘쌍방울 대북 송금 조작 기소’ 담당자를 권영빈 특검보에서 다른 특검보로 교체했다. 과거 이화영씨 사건 변호인이던 권 특검보가 이화영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것은 ‘이해 충돌’이라는 지적 때문이다. 이, 김 의원도 국정조사 위원을 그만둬야 한다. 이 전 총장은 “입법부가 사법부 판결에 이렇게 개입한 적이 없다”고 했다. 공감하는 국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조선일보(2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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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대장동 사건, 文 정권서 넘어와” “항소 포기로 범죄자 이득”. 與 뜻대로 안 돌아가는 ‘조작기소 國調’.
-팔면봉, 조선일보(2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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