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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가는 미국' 등 뒤에 위치한 안도감] [이승만과 태평양] ....

뚝섬 2026. 4. 30. 10:19

['막 가는 미국' 등 뒤에 위치한 안도감]

[이승만과 태평양]

[中 10척 넘어와도 韓 1척 대응, 해양 주권 잠식 위기]

 

 

 

'막 가는 미국' 등 뒤에 위치한 안도감

 

[김창균 칼럼]

전쟁 범죄 가까운 이란 공격
조폭, 갈팡질팡 비난 받으며

트럼프 지지율 최저치 찍어
그래도 반대편엔 공포 대상
참수 겁내는 北 망동 못 해
선배 세대가 남긴 귀한 선물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AP·EPA 연합뉴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을 파괴하겠다고 협박했다가 ‘전쟁 범죄’라는 지적을 받았다. 군사적 목표가 아닌 민간 시설을 공격하는 것을 금지하는 제네바 협약 위반이다. 그런데도 4월 19일 “이란이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발전소와 교량을 없앨 것”이라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다시 올렸다. 영어 대문자로 “NO MORE MR. NICE GUY!”라는 말도 덧붙였다. 더 이상 나이스 가이, 착한 사람으로 살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착한 사람이었다니 어이가 없다. 앞으로는 더 ‘막 가겠다’는 선언이다.

 

트럼프는 지난 1월 인터뷰에서 “나에겐 국제법이 필요 없다”고 했다. “나를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나의 도덕성뿐”이라고 했다. 트럼프 자신이 국제법보다 위에 있다는 얘기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에 패전한 일본(日本) 천황에게 90도로 고개 숙여 예를 갖췄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각별한 나라 영국 찰스 왕의 어깨를 툭툭 치는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대통령 따라 참모들도 국제 규범과 질서를 우습게 안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유럽 동맹국들에 대해 “시대에 뒤떨어졌고, 힘없고, 무능하다”고 조롱했다. 국방부 콜비 차관은 주미 바티칸 대사에게 “미국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군사력을 가졌다. 가톨릭 교회는 우리 편을 드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쓴소리를 하지 말라는 경고다.

 

예전에도 미국이 국제 무대에서 거칠게 행동한 때가 있었다. 네오콘이 미국 안보 정책을 쥐락펴락했던 아들 부시 때, 특히 9·11 테러 직후가 그랬다. 부시 대통령 집권기(2001~2009년)는 김대중, 노무현 진보 대통령들과 겹쳤다. 북한에 대한 생각이 달라 동맹 관계가 삐거덕거렸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주한미군이 반미 시위의 표적이 되는 광경을 보고 “당장 우리 애들을 데려오라”고 역정을 냈다. 그래도 당시는 결정적인 파국은 피하려 했다. 미 장갑차 사고로 여중생 둘이 사망했을 때 부시 대통령이 사과의 뜻을 전해 왔다. 트럼프라면 어림없는 일이다. “교통사고에 왜 사과하냐”고 했을 것이다.

 

우리가 알던 ‘나이스 미국’은 자신감과 여유의 산물이었다. 2차 대전 직후 미국 총생산은 전 세계 절반에 가까웠다. 뒤따라오는 경쟁자도 없었다. 냉전 맞수였던 소련이 붕괴되면서 유일 초강대국 시대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2008년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중국이 거의 뒷덜미를 잡을 정도로 따라붙었다. 트럼프가 물러나도 예전 같은 미국은 다시 보기 힘들 것이다.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조폭적 행태를 비난하는가 하면, 늘 막판에 꽁무니 뺀다(Trump always chickens out)고 흉보기도 한다. 미국과 같은 편에 있는 사람들의 한가한 논평이다. 미국과 정면으로 맞선 처지라면 그럴 여유가 없다. 이란이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협상 테이블을 박차지 못하는 이유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6년, “미국은 전쟁을 많이 하는 나라”라는 안보실장 발언이 파문을 일으켰다. 미국이 전쟁 좋아하는 나라라는 비판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미국이 자의든 타의든 전쟁터에 많이 뛰어든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 군사비 지출은 2위부터 10위를 합친 것보다 많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장비 수준도 다른 나라들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최첨단이다. 거기다 실전 경험을 계속 축적한다. 가상 적국 입장에선 공포스럽다.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꼽았던 세 나라 중 이라크, 이란은 미국의 호된 주먹 맛을 봤다. 북한만 남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최고 지도부를 통째로 날려 버리는 것을 보고 가장 놀란 사람은 북한 김정은일 것이다. 북한은 주민 수만명 피해보다 김정은 참수 가능성을 더 두려워한다. 예측 불허 트럼프에 대한 공포심 때문에 북은 경거망동을 삼갈 것이다. 한국이 핵무기 한두 개 손에 쥐는 것보다 몇 곱절 억지 효과가 있다.

 

미국이 예전처럼 ‘나이스’하지 않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도 우리는 그런 미국과 맞상대하지 않아도 된다. 북한의 망동을 억누르는 효과까지 누린다. ‘막 가는 미국’ 등 뒤에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진보 진영이 그렇게 욕하고 난도질했던 분이 남긴 선물이다. 북(北)의 실체도 모르면서 “삼팔선을 베고 누워서라도 분단만은 막겠다”고 했으면 어찌 됐을까. 지금쯤 김정은 치하에서 트럼프와 맞서고 있을지 모른다. 끔찍한 상상이다.

 

-김창균 논설주간, 조선일보(2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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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과 태평양 

1916년 미국 하와이 한인여학원 교사·학생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한 교장 이승만(맨 뒷줄 가운데). /올림피아 히스토리컬 소사이어티 앤드 비글로 하우스 뮤지엄

 

1900년 4월 30일, 나는 하와이 해변에 있다. 오늘 미국 대통령 윌리엄 매킨리가 ‘하와이 유기법(Hawaii Organic Act)’에 서명해, 섬나라 하와이가 미국에 ‘제도적으로도’ 완전 합병됐다. 1893년 원주민 왕정 붕괴에 이어 1898년 뉴랜즈 결의안(Newlands Resolution) 통과로 이미 미국의 소유였지만, 이제 ‘준주(Territory)’라는 공식 행정구역에서 상당수 주민이 미국 시민권자, 국적자가 된 것이다. 그리고 1959년에 이르러 하와이는 미합중국의 제50번째 주(State)로 승격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과 그 결과는 단순한 영토 확장과는 차원이 다른 국가 대전략이었다. 19세기 말 미국은 하와이를 거점으로 경제적, 문화적 이득을 얻는 것은 물론이요, 대륙 세력에서 ‘해양 세력, 해양 강대국’으로 변모한다. 미국 본토에서 아시아로 나아가는 길목에 위치한 하와이는 해군 기지 진주만(Pearl Harbor)을 품은,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이자 캘리포니아 등 미국 서부 해안을 방어하는 바다 위 성벽 역할을 하게 된다.

 

미국이 하와이를 병합하는 방식을 후일 일제가 참조해 조선에 써먹었다는 견해가 있는데, 여기서 ‘역사의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미국 영토 하와이의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로 이민한 한인들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후원자이자 미국 내 항일 독립운동 역량이 된다. 마침 그곳에 있던 이승만은 장차 일본 패망 뒤 한반도에 존재할 미국을 닮은 국가를 구상하는데, 그 실현이 1948년 건국된 대한민국이며 그 특성들 중 하나가 ‘해양 세력’인 것은 그래서다. 유라시아 대륙이 온통 붉게 물들었음에도 손톱만 한 한반도 반쪽이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 체제가 된 것, 바다로 뻗어나가 수출하고 공부하고 강성해진 것도 마찬가지.

 

마음이 어두워지는 요즘이다. 이제 와 대한민국이 대륙 세력에 편입된다면 군사적 복속이요, 경제적 몰락이요, 문화적 퇴보가 될 것이다. 이승만은 하와이에서 펴낸 잡지 이름을 ‘독립’이라든가 ‘해방’에서 그친 게 아니라 ‘태평양’이라고 지었더랬다.

 

-이응준 시인·소설가, 조선일보(2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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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0척 넘어와도 韓 1척 대응, 해양 주권 잠식 위기 

 

중국이 최근 서해 잠정조치수역(PMZ)에서 함재기 이착함 훈련을 실시한 최신 항공모함 푸젠함. /CCTV

 

중국 항공모함이 작년에만 우리 측 관할 해역에 8번 진입했다고 한다. 6년 전엔 2번이었다. 중국 군함의 진입도 2024년 약 330회에서 작년엔 350회로 늘었다. 올 들어 서해 영해 50㎞ 앞까지 다가온 적도 있다. 한·중은 아직 서해 경계선을 획정하지 못했는데 우리 해군은 양국 중간선 등을 관할 해역의 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해군이 사전 통보 없이 우리 관할에 들어오면 우리 해군도 비례 대응을 한다. 중국이 넘어온 거리만큼 우리도 넘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서해 함대는 중국뿐 아니라 북한도 경계해야 한다. 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등 남북 충돌 대부분이 서해에서 일어났다. 서해를 지키는 2함대 주력 군함은 대북 작전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중국 군함 10척이 우리 관할에 들어와도 우리는 1척 정도만 중국 쪽으로 보낼 수 있다고 한다. 사실상 비례 대응을 못 하는 것이다.

 

중국은 3대 함대 중 북해함대가 한반도 주변을 관할한다. 그런데 북해함대 전력만 해도 우리 해군 전체를 앞지른다. 항모와 원자력 추진 잠수함도 있다. 중국 군함은 400여 척으로 미국보다 많다. 지난해 세 번째 항모를 띄웠고 지금도 빠른 속도로 신형 군함을 찍어내고 있다. 우리 해군과 격차를 점점 벌리고 있다.

 

북해함대는 최근 우리 동해에서도 훈련했다. 매년 횟수와 규모를 늘리고 있다. 이 기간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쐈고 러시아도 일본을 겨냥한 훈련을 했다고 한다. 북·중·러가 동해에서 군사 호흡을 맞췄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 군함의 서·동해 진입은 한반도 해역을 중국 영향권에 두고 태평양으로 나가 미국과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미국도 패권국이 될 때 주변 바다부터 내해(內海)로 만들었다.

 

중국의 패권 욕심은 갈수록 노골적이다. 일본이 주일 미군의 방어력 강화를 위해 기지 지하화 비용 등을 일본 스스로 부담하려는 것도 중국 위협 때문이다. 유럽은 러시아가 두려워 연합 방위로 뭉치고 있다. 중·러 군사력을 합치면 미국도 혼자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팽창하는 중국 해군이 서해를 자기들 내해로 만들기 위해 노골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서해의 중국 구조물 3기 중 2기도 아직 그대로 있다. 바다에서 비례 대응을 제대로 못 하면 해양 주권은 잠식당하게 된다. 지금 이미 그런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

 

-조선일보(2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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