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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 휴대폰 허용했더니.. ] ['24시간 군인대출' 오늘도 성업중]

뚝섬 2026. 4. 30. 09:26

[병영 휴대폰 허용했더니 상관 모욕죄 급증]

['24시간 군인대출' 오늘도 성업중]

 

 

 

병영 휴대폰 허용했더니 상관 모욕죄 급증

 

군 복무 시절 한참 줄을 서야 겨우 공중전화 한 번 이용할 수 있었던 이들에겐 낯설겠지만 지금 병사들은 생활관(옛 내무반)에서 휴대전화로 코인 투자도 한다. 2020년 7월부터 모든 장병들이 일과 시간 이후 휴대전화를 쓸 수 있게 되면서 생겨난 풍경이다. 일부는 불법 인터넷 도박에 손을 댔다가 돈을 잃고 휴대전화로 대부업체에 돈을 빌리기도 한다. 금융감독원이 ‘병장론(loan)’ 등을 광고하는 대부업체의 현역병 대출을 제한할 정도다. 지난달엔 금감원장이 직접 훈련병들에게 관련 특강을 하기도 했다.

▷휴대전화 허용은 6년 만에 병영 문화와 소통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휴대전화가 가혹행위 등 쉬쉬하던 병영 부조리의 제보 창구가 되는 일도 많아졌다. 부대 안에 걸린 ‘마음의 편지’함에 신고 내용을 적은 종이를 넣을까 말까 망설였던 병사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부당함을 호소할 수 있게 됐다. 5년 전 국무총리부터 국방부 장관, 육군참모총장까지 고개를 숙였던 코로나19 격리자에 대한 부실 급식 문제도 휴대전화 제보에서 시작됐다.

▷상관이나 선임에 대한 불평도 생활관 뒤편에 삼삼오오 모여 눈치 보며 털어놓는 대신 단체 채팅방에 올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기록이 디지털에 남는 게 문제다. 단순한 불만을 넘어 상관을 헐뜯은 단톡방 글이 상관모욕죄 처벌의 근거가 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2016∼2020년 상관모욕 혐의가 적용된 장병은 821명이었는데, 2021∼2025년엔 1551명이었다.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한 2020년을 기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7월엔 한 정비병이 병사들이 있는 채팅방에서 욕설을 섞어 가며 중대장에 대해 “징계 어쩌고 해서 개겼다”는 글을 올렸다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 군형법의 상관모욕죄는 친고죄인 모욕죄와 달리 당사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제3자 신고만으로 수사가 진행되고, 벌금형 없이 징역·금고형만 있다. 상명하복의 엄격한 기강을 유지하려는 취지다. 순간의 사적인 감정을 표출한 것이라 항변해도 법원이 상관의 명예를 침해했거나 명령 체계를 허문 하극상이라고 판단하면 졸지에 전과자가 될 수도 있다.

▷일상에서 뒷담화와 모욕의 경계가 분명치 않은 측면도 있다. 이 때문에 하급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히기도 한다. 2021년 대법원은 단톡방에서 상관을 ‘도라이’라고 표현한 해군 하사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표현은 부적절하지만 군 지휘 체계를 문란하게 만들지는 않았다고 했다. 아무리 홧김이라도 자신이 상관의 지휘를 따라야 하는 군인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사실 군대든 아니든 여러 사람이 모인 채팅방에서 다른 이를 함부로 경멸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다.

 

-윤완준 논설위원, 동아일보(2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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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군인대출' 오늘도 성업중

 

‘충성론(Loan)’ ‘병장론’ 등 광고 문구를 내걸고 현역병에게 돈을 빌려준다는 사설 대부 업체 중 한 곳에 접촉한 시각은 지난 2일 오후 10시가 넘어서였다. 내년 병장 월급은 205만원. 상당수 병사들이 이 돈을 모아 코인에 투자하다가 실패, 사설 대부 업체에 손을 빌리는 실태를 취재하려 했다. ‘24시간 군인 대출’이라는 홍보 문구에 “이 시간에 설마 되겠나” 싶었다. 하지만 “현역 군인 대출이 가능한가”라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기자 답변이 오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2분이었다. 담당자는 “소속 부대, 계급, 신용 점수 등 정보를 남기면 심사 후 당장 내일이라도 300만~500만원 대출이 실행된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대부 업체들이 돈 냄새를 제대로 맡았다”고 했다. 의식주를 자기 돈으로 해결하는 간부와 달리 병사들은 마음만 먹으면 돈을 거의 쓰지 않고도 생활이 가능하다. 몇 달만 월급을 저축해도 수백만원 돈이 모인다. 사설 대부 업체들이 내건 이자는 연 20% 안팎이다. 나라에서 돈이 꼬박꼬박 나오는 병사들의 통장을 합법적으로 털어가는 셈이다. 인터넷엔 ‘코인을 하다가 대부 업체에서 수백만원을 빌렸는데 벌써 1000만원이 넘었다’ ‘이자를 못 갚아 신용불량자가 되게 생겼다’ 같은 사연이 수두룩하다.

 

4년 전 현역병들의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이 전면 허용됐다. 요즘 병영은 과거처럼 고참병이 후임병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던 ‘침상형 내무반’이 아니다. 10명도 안 되는 동기들끼리 지내는 ‘침대형 생활관’이다. 오후 6시 일과가 끝나면 휴대전화 화면에 코를 박고 코인에 몰두하는 광경이 일상적이라고 한다. 일부 병사들은 도박에까지 손을 댄다. 지난 7월 전역한 신모(23)씨는 “생활관 전체가 불법 도박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2022년 병영 내 299건이던 불법 도박 범죄가 지난해에는 440건으로 1.5배 가까이 증가했다.

 

병영 내 코인·도박 문제가 심각하다는 본지 보도가 나온 지난 4일, 국방부는 ‘군 장병 불법 도박 대응 매뉴얼’을 전군에 배포했다. 국방부는 ‘코인 광풍’이 불었던 수년 전 장병들의 코인 투자 규제를 검토했지만 기본권 침해 소지로 물러서기도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사들 파산이나 개인 회생까지 지원하기엔 힘이 부친다”며 “군대가 그런 것까지 하는 곳은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일각에선 과거 정부의 월급 인상이나 휴대전화 허용이 문제라며 “우리는 몇 만원 받고 박박 기었는데 요즘 애들이 문제”라고도 한다. 하지만 20대 청춘을 국방 임무에 바치는 젊은이들에게 월 200만원 월급이 많다고 할 순 없다. 국가가 월급을 모아 만기 전역 후 일시 지급하는 등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일선 병영이 코인·도박판이 되거나, 병사들의 월급 통장이 사설 대부 업체들의 먹잇감이 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구동완 기자, 조선일보(2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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