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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에서 민주주의 불씨만은 살리자] [엎치락뒤치락 선거판.. ]

뚝섬 2026. 5. 29. 09:08

[지방선거에서 민주주의 불씨만은 살리자]

[엎치락뒤치락 선거판 5大 관전 포인트]

[與 후보 회피 토론, 심야에 한 번 하고 7시간 뒤 투표] 

 

 

 

지방선거에서 민주주의 불씨만은 살리자

 

[朝鮮칼럼]

연방대법원·대학·언론 등 美는 민주주의 보루 건재
우린 삼권분립도 흔들려
권력 분산할 수 있으면 위기의 확산 막을 수 있어
그게 6·3지방선거의 의미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이 4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 관련 ‘조작 기소 특검법’이 발의됨에 따라 민주주의 및 법치주의의 위기가 임계점을 넘어섰다. 이를 막아낼 것은 궁극적으로 국민밖에 없기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의 의미를 새삼 곱씹게 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60%대를 유지하는 데다 여야 간 지지율 격차 또한 너무나 현격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퇴행이라는 측면에서 트럼프 시대의 미국도 다분히 우려스럽다. 하지만 미국 민주주의는 나름의 회복 탄력성을 갖추고 있다. 이른바 ‘노 킹스(No Kings)’ 시위의 전국적 확산이나 취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이 그 방증이다. 민주주의 문제에 관련하여 한미 양국은 ‘동병상련(同病相憐)’할 상대가 아니다.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 몇 개가 미국에는 있고 우리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미국 민주주의의 가장 독특하고 강력한 제도로 우선 사법부가 있다. 미국의 국가 건설자들은 ‘다수의 폭정’을 방지하고자 일종의 ‘귀족제’ 요소를 도입했다. 특히 연방대법원은 비선출 권력임에도 ‘사법 심사’를 통해 인기몰이식 대중 정치에 제동을 걸면서 공공 가치와 국가 정체성을 신중히 관리한다. 민주주의 제도 안에 일부러 심어둔 비민주적 안전장치다.

 

연방대법원은 단순한 법률가 집단이 아니라 의회 및 행정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가 운영 동역자(同役者)다. 연방대법관은 사실상 종신제인 데다 판례법 전통까지 가세함으로써 권한이 실로 막강하다. 그들의 직업적 자부심도 대단히 높다. 아무리 옛날 같지 않다고 해도 국민적 신뢰 수준 또한 아직은 높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사법부는 삼권분립이라는 헌법상 제 밥그릇도 제대로 못 챙긴다.

 

미국의 대학은 민주주의와 관련하여 확실한 존재감이 있다. 미국은 건국 이전에 대학부터 만들기 시작한 나라다. 구대륙 유럽과는 달리 미국은 대학을 통해 민주시민과 국가 엘리트를 새로 양성해야만 했다. 특히 미국의 대학은 학문의 자유와 비판적 지성의 온상으로서 각종 정치적 저항과 사회운동의 진원지 역할을 해왔다. 미국의 대학은 민주주의의 동업자나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대학도 한때는 그랬다. 하지만 오늘날 대학가는 심각한 민주주의 위기 국면에서 깊고 긴 침묵에 빠져 있다. 그 흔한 시국 집회 하나 찾아보기 어렵고 그 많던 ‘양심적 지식인’ 한 명 만나보기 힘들다.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이 미국에 가장 많다는 사실은 민주주의의 측면에서 결코 예사로 볼 대목이 아니다. 민주주의의 최대의 적이 무지와 도그마라면, 이를 깨트릴 수 있는 지적 원천이 바로 대학이기 때문이다.

 

미국 민주주의를 지키는 또 다른 힘은 언론이다. 건국의 아버지들 가운데 하나인 토머스 제퍼슨은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이 낫다고 했다. 미국의 수정 헌법 1조는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령 제정을 원천적으로 금지했다. 미국 언론은 표현의 자유를 넘어 권력의 견제와 감시를 공익적 책무로 인식한다. 처음부터 양자는 불편한 동반자 관계로 출발했다. 트럼프가 연일 언론과의 전쟁을 벌여도 유력지(有力紙)들의 트럼프 비판 보도가 2026년도 퓰리처상을 석권할 정도다.

 

사회이론가 하버마스에 의하면 우리 시대의 디지털 미디어는 민주주의를 위한 최적의 언론 환경이 아니다. 전문적으로 제작되고 질적으로 여과된 의사소통 콘텐츠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고품질 뉴스 및 담론 생산 못지않게 그가 중시하는 것은 긴 글을 읽고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면서 공적 의제를 사적으로 소비하지 않는 ‘독자 공중(public of readers)’의 존재다. 비록 전성기 때 같지는 않아도 미국에는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의 전통이 살아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주류언론의 공론장은 예전의 권위를 많이 잃었다.

 

미국 민주주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는 이밖에 또 있다. 연방제 국가인 미국에서는 전국 정치 수준에서의 민주주의 위기를 주(州)정부를 위시한 지방정치 차원이 완충·분산·흡수할 수 있다. 민주주의가 일거에 무너질 수 없다는 뜻이다. 사법부와 대학, 언론의 경우, 우리가 미국을 하루아침에 따라갈 수 없다. 그래도 분권 국가 미국에게서 우리가 얻어낼 시사점은 있다. 권력을 한쪽에 몰아주지 않으면 민주주의 위기의 전국적 동시 확산만은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이번 6·3 지방선거의 역사적 의미다. 어디엔가 민주주의의 불씨만은 살려둬야 한다.

 

-전상인 서울대 명예교수·사회학, 조선일보(26-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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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치락뒤치락 선거판 5大 관전 포인트

 

민주당 유리하지만 인물이 더 중요해
전북도지사는 ‘김관영 대 정청래’ 구도
부산북갑에선 한동훈·장동혁이 겨룬다

평택을에서는 이겨도 문제, 져도 문제
보수의 심장 대구는 넘어가느냐 마느냐
서울 탈환에 실패하면 민주당은 찜찜

 

사전 투표가 시작됐다. 선거 구도는 민주당이 여전히 유리하다. 지난주 갤럽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직무 수행은 긍정 평가 64%, 부정 평가 28%다. 정당 지지도 역시 민주당 45%, 국민의힘 26%로 격차가 크다.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 46%,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 33%로 모든 지표가 민주당 승리를 가리킨다.

 

국민의힘은 ‘야당 심판’ 구도를 뒤집을 카드 하나 없이 무기력하게 끌려왔다. ‘조작 기소 특검’으로 반짝 공세를 했을 뿐이다. 전력은 열세인데 전략도 없고 정신력은 약하다. 장동혁 대표는 총사령관 역할을 전혀 못 했다. 궁여지책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불려 나왔다. 악수(惡手)가 악수를 부른다’는 바둑 격언대로 장동혁이 박근혜를 불렀다. 자칫 패착(敗着)이 될 수도 있다.

 

한국인은 정치 성향을 인물에 투사한다. 선거 예측에서 정당 지지율은 중요한 지표가 아니다. 인물이 중요하다. ‘박근혜·문재인·윤석열·이재명 대통령 중 누구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하면 문재인·이재명 지지율 합이 박근혜·윤석열 지지율 합보다 훨씬 높을 것이다. 탄핵당한 두 대통령에게 기대는 ‘윤 어게인’과 ‘박 어게인’으로 어떻게 이길 수 있나.

 

이번 선거는 ‘디커플링(Decoupling)’과 ‘내전’이란 두 가지 점에서 이례적이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이 후보 지지율과 따로 움직인다. ‘디커플링’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당의 내전 결과다. 민주당은 총선 공천권을 갖게 될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전초전’ 성격의 내전이 전북에서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보수 내전’은 부산북갑에서 벌어지고 있다.

 

전북도지사 선거는 무소속 김관영 대 민주당 이원택 구도가 아니라 ‘김관영 대 정청래’ 구도다. 무소속 김관영에게 전북도지사를 내준다면 민주당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김관영 지사를 제명하고 이원택은 징계하지 않은 정청래 대표는 패배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민주당 내전이 ‘권력 투쟁’이라면 보수 내전은 ‘노선 투쟁’이다. 부산북갑은 보수 내전이 더 살벌하다. 이곳도 무소속 한동훈 대 국민의힘 박민식 구도가 아니라 ‘한동훈 대 장동혁’ 구도다. 한동훈이 하정우를 꺾고 민주당 의석을 뺏어온다면 장동혁 노선은 설 자리가 없다. 장동혁 대표는 민주당 승리보다 한동훈 승리가 더 두렵다. “승리 자체가 목적일 수 없다”는 말은 그런 의식의 반영일 것이다.

 

전북도지사 선거가 발목을 잡고 있긴 하지만 민주당이 노리는 목표는 서울·부산·대구 시장이다. 물론 2022년 지방선거에서 내줬던 인천·충북·충남·대전·경남·울산·강원·세종 탈환도 중요하지만 정치적 상징에서 비교할 수 없다. 14곳에서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선은 대구 달성 한 곳 빼고는 모두 민주당 의석이기 때문에 다 이겨야 본전이다.

 

그중에서도 부산북갑에서 한동훈에게 패해 유일한 부산 의석을 잃는다면 뼈아프다. 평택을은 복잡미묘하다. 이겨도 문제, 져도 문제다. 박지원 의원은 “김관영, 조국, 한동훈이 승리하면 민주당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조국 후보의 양보를 압박했다. 반면 유시민은 “원래 민주당 사람은 조국인데 민주당 후보와 싸우고 있다”며 “김용남 후보는 저쪽 당에서 온 사람”이란 말로 사실상 조국을 지지했다.

 

조국이 이긴다면 민주당 타격은 분명하지만, 김용남이 이기면 진보 진영의 ‘선거 연합’이 해체될 수 있다. 윤석열 정권의 위기가 ‘선거 연합 해체’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2028년 총선과 2030년 대선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가 승리한다면 진보 진영은 최악의 결과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주전선에서는 보수의 심장 대구가 역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으로 넘어가느냐가 초미의 관심이다. 여론조사 수치로는 치열한 접전이다. 다만 ‘조작 기소 특검’ 이슈 이후 보수층이 결집하는 것이 김부겸에게는 악재다. 1995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선전하던 민주당 노무현이 DJ의 ‘지역 등권론’에 무너졌다. 아군이 쏜 포에 맞은 격인데 이번에는 김부겸이 그렇다.

 

부·울·경은 2018년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미 석권한 적이 있으므로 대구 패배보다는 충격이 덜할 테지만 보수 텃밭을 잃는다는 건 국민의힘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다. 2대 1로 승부가 갈린다면 부산을 누가 차지하느냐가 승패의 기준이다. 부산 포함 2곳 차지면 승리했다고 할 수 있고, 부산 이기고 경남·울산 두 곳 잃으면 지지 않았다 우길 수 있다.

 

아무리 많이 이겨도 서울을 탈환하지 못하면 민주당은 뭔가 찜찜하다. 오세훈은 구도의 불리를 인물 경쟁력으로 돌파할 수 있을까. 여론조사 수치는 여전히 열세다. 그렇지만 민주당도 승리를 낙관하지 못한다. 서울 시장 선거에서 네 번이나 이긴 오세훈의 관록을 무시하긴 어렵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은 서울에서 47.13%를 얻었다. 국민의힘 김문수는 41.55%,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9.94%를 얻었다. 정원오 후보는 이재명 찍은 표를 다 지키고 김문수·이준석 찍은 표 일부를 가져와야 승리할 수 있다. 손쉬운 목표는 아니다.

 

경기도지사 선거는 대선 축소판이다. 지난 대선에선 이재명 52.20%, 김문수 37.95%, 이준석 8.84%였다. 민주당 추미애, 국민의힘 양향자, 개혁신당 조응천이 자기당 대선 득표율을 넘어서느냐가 유일한 관전 포인트다. 개혁신당은 조응천 후보가 10% 이상 얻는다면 민주당에 맞설 정당으로 국민의힘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각 정당의 사활이 걸린 지방선거 사전 투표가 오늘 시작됐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 조선일보(26-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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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후보 회피 토론, 심야에 한 번 하고 7시간 뒤 투표 

 

정원오(왼쪽) 더불어민주당,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5일 각각 서울 양천구 현대백화점 목동점 앞, 도봉구 홈플러스 방학점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뉴스1

 

민주당 정원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참여한 서울시장 선거 TV 토론이 28일 밤 11시부터 2시간 동안 열렸다. 유권자 800만명이 넘는 서울시장 선거의 공식 토론이 29일 오전 6시에 시작되는 사전 투표 7시간 전에야 딱 한 번 열린 것이다. 처음이자 마지막 토론회조차 기존의 방송 편성과 광고 수익성 문제 때문에 심야로 밀렸다고 한다. 대다수 유권자가 TV 토론을 못 보거나 열렸다는 사실도 모른 채 투표장에 가게 됐다.

 

정원오, 오세훈 후보는 그동안 부동산 정책과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 최근의 서소문 고가차도와 GTX-A 철근 누락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여왔다. TV 토론은 선거 쟁점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을 비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서울시정에 대한 역량과 비전, 품성까지 검증할 수 있는 기회다. 민주당은 철근 누락 문제로 국회 상임위까지 열었지만 이 문제로 양자 토론을 하자는 국민의힘 제안은 거부했다. 정책 역량을 검증할 수 있는 TV 토론을 회피하면서 정책 선거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선거 토론이 투표 직전 1회만 열린 것은 과거 사례와 비교해도 이례적이다. 역대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2014년 4회, 2018년 2회, 2021년 보궐선거 3회, 2022년 2회의 토론이 있었다. 도전자 후보들이 토론 요구에 더 적극적이었지만 이번에는 정반대였다. 정 후보가 토론에서 문제가 드러날까 회피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서울뿐 아니라 울산시장,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토론도 28일 1회 토론이 전부였다. 부산 북갑 토론은 1시간 만에 끝났다. 경기도지사 토론회도 27일 1회뿐이었다. 선거법상 지방선거의 법정 토론은 ‘1회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강제 조항이 없다. 지지율이 앞서고 있다고 판단한 후보들의 토론 기피가 두드러졌다. 이 때문에 이번 16개 시도지사 선거의 토론회는 지역당 평균 1.2회에 그쳤다.

 

소셜미디어 발달로 TV 토론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토론이 가능하게 됐다. 부산시장 TV 토론은 후보들의 합의로 다른 지역과 달리 5회 이상 열렸다. 토론 회피는 깜깜이 선거를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유권자들은 이에 대해서도 평가할 것이다.

 

-조선일보(26-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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