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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아리랑] [코리아나 'The Victory']

뚝섬 2026. 6. 25. 05:57

[세계인의 아리랑]

[코리아나 'The Victory']

 

 

 

세계인의 아리랑

 

우리 민요 아리랑을 세계에 알린 것은 1896년 미국 선교사 헐버트가 영문 월간지 ‘코리안 리포지터리’에 아리랑 가사와 악보를 소개한 것이 최초였다. 처음 녹음된 우리 노래도 아리랑이었다. 그해 미국 인류학자 앨리스 플레처가 조선인 유학생들에게 아리랑을 부르게 하고 녹음한 음반이 미국 의회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책으로는 미국 소설가 님 웨일스의 1941년 작 ‘아리랑의 노래’가 처음이다. 2년 뒤 루스벨트 대통령이 카이로 회담에 참석하면서 “한국에 대해 알고 싶은데 무엇을 읽어야 하는가?” 묻자 참모들이 이 책을 권했다.

 

아리랑은 대략 50개 이상의 곡조와 3000개 이상의 가사가 지역마다 다른 버전으로 불린다. 경기 아리랑이 대표로 꼽히지만, 밀양 아리랑·정선 아리랑 등도 익숙하게 불린다. 영화 ‘서편제’에서 주인공 부녀가 청산도 돌담길에서 진도 아리랑을 부르는 대목은 한국 영화사의 명장면으로 남아 있다.

 

▶지난 5월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광장에서 ‘아리랑은 한국인만 안다’는 선입견을 깨는 장면이 연출됐다. 광장을 가득 메운 5만여 멕시코인이 일제히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를 불렀다. 멕시코인들이 떼창으로 부른 곡은 당시 멕시코를 방문한 방탄소년단(BTS)의 새 앨범 ‘아리랑’에 삽입된 경기 아리랑 가사였다. TV 뉴스로 떼창 장면을 본 이들 중 가슴이 울컥했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미국의 유력 음악 전문지 롤링스톤과 영국 NME가 잇달아 BTS의 ‘아리랑’을 ‘2026 상반기 최고의 앨범’으로 선정했다. NME는 특히 아리랑 가사가 실린 수록곡 ‘바디 투 바디’를 ‘꼭 들어야 할 곡’으로 꼽았다. 아리랑이 언제 이런 대접을 받았나 싶다. 세계가 한국인을 예우하는 곡으로 아리랑을 연주하는 것도 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5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협업으로 열린 뮌헨 필하모닉 내한 공연도 앙코르곡으로 아리랑을 택해 객석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BTS는 올해 세계 34개 도시에서 85회 ‘아리랑’ 공연을 한다. 그간 일본·미국·남미 등을 순회했는데 한 회 공연에 평균 5만명이 몰려와 아리랑을 떼창했다. 연말까지 총 420만명이 공연장에서 아리랑을 부르게 되는 셈이다. 전 세계 아미(BTS 팬클럽)를 포함하면 약 1억명이 아리랑을 부를 줄 아는 것으로 추산된다. BTS가 오는 26일부터 유럽 투어에 들어간다. 푸른 눈 유럽인들이 아리랑을 부르는 장면이 선하게 그려진다.

 

-김태훈 논설위원, 조선일보(2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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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나 'The Victory'

 

38년 전 '승리의 찬가', 월드컵 응원가로 재탄생 

1988 서울 올림픽 개회식 코리아나의 무대 /조선일보DB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리면 주제가는 어느 나라 사람이 작곡해야 할까. 한국인이라고 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우리의 문화적 성과를 세계에 알릴 기회이니 우리의 대표적 작곡가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한국의 문화를 공부가 아닌 몸으로 체득한 작곡가가 우리다움을 표현하는 데 훨씬 나을 것이란 주장도 타당하다.

 

하지만 88 서울 올림픽 조직위의 생각은 달랐다. 분명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맞지만 올림픽은 기본적으로 세계인이 다 같이 즐기는 축제라 생각했다. 고(故) 박세직 위원장이 쓴 회고문을 보면 “축제에서는 손님 위주로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가장 우리다운 것을 보여줄 기회도 맞지만 글로벌 규모 행사에 어울리는 세계적인 히트곡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던 것 같다.

 

조직위 방침에 따라 지구촌을 뒤흔든 경험이 있는 작곡가들이 물망에 올랐다. ‘We Are The World’의 프로듀서 퀸시 존스, 80년대에만 빌보드 1위 7곡을 쏟아낸 필 콜린스, 디스코의 왕이자 전자 음악의 아버지 조르조 모로더가 후보에 올랐다. 최종적으로 조르조 모로더가 선발되었다. 뛰어난 음악 감각도 고려 대상이었겠지만 1984년 LA 올림픽 주제가 ‘Reach Out’을 만들었던 경력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The Victory’는 그렇게 탄생했다. 역시 모로더가 작곡한 ‘손에 손잡고’가 공식 테마로 지정돼 그만큼의 주목을 받진 못했지만 꽤 높은 중독성과 완성도를 가져 고전으로 회자되고 있다. 특히 올림픽 기간 중에 코리아나가 출연한 콜라 광고에 쓰이며 당시를 살았던 세대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친숙한 후렴구를 갖고 있다.

 

본래 올림픽 주제가였던 이 곡이 최근에 월드컵 응원가로 새롭게 태어났다. 흔히 ‘뉴진스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프로듀서 250(이오공)이 비공식적으로 자체 제작한 응원곡 ‘Victory’에 ‘The Victory’가 재가공돼 들어갔다. 이오공은 K팝 그룹 뉴진스의 히트곡들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뽕’이라는 앨범을 통해 우리의 성인 가요와 전자 음악을 결합해 호평받은 아티스트다. 한국의 옛 정서와 일렉트로닉 장르 양쪽을 좋아하는 그에게 신시사이저 가득한 서울 올림픽 주제가는 탐나는 아이템이었을 것이다. 보통 쉬어가기 정도로 제작되는 응원가에 거장 저작권 해결이라는 큰 품을 들이다니 1982년생인 그에게 이 곡에 대한 애정은 각별했나 보다. 그렇게 추억의 명곡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박제된 과거가 아닌 살아 있는 고전으로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났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 조선일보(2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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