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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켜자마자 18도 설정, 더 빨리 시원해질까?] [폭염 시대… ]

뚝섬 2026. 7. 14. 05:47

[에어컨 켜자마자 18도 설정, 더 빨리 시원해질까?]

[폭염 시대… 에어컨은 이제 ‘생존 인프라’ 됐다]

[원래 여름은 웃음이 많은 계절이었다]

 

 

 

에어컨 켜자마자 18도 설정, 더 빨리 시원해질까?

 

연일 폭염이 이어지자(amid the persistent heat wave) 실내 온도를 서둘러 낮추려고 에어컨 설정 온도를 최저치 18도에 맞추곤 한다. 더 낮게 설정할수록 더 찬 바람을 더 세게 일으켜 더 빨리 시원해질(cool down)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설정 온도를 더 낮게 한다고(set the air conditioner to a lower temperature) 실내가 더 빨리 시원해지는 건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기기 고장과 전력 낭비만 초래하는(lead to equipment malfunction and wasted electricity) 비효율적 선택(inefficient choice)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에어컨은 설정 온도와 무관하게 정해진 냉방 용량 안에서 작동한다(operate at a fixed cooling capacity). 24도로 설정하든 18도로 맞추든 냉방 장치가 내보내는 찬 공기의 양과 냉방 속도에는 별 차이가 없다(remain essentially the same). 설정 온도를 한껏 낮춘다고(lower the temperature setting to the minimum) 해서 에어컨이 더 빠르게 작동하거나(run faster) 냉방 효율이 급속히 높아지는(significantly improve its cooling efficiency) 건 아니라는 얘기다.

 

각 에어컨 시스템에는 저마다 감당 가능한 최대 냉방 용량(maximum cooling capacity)이 정해져 있다. 그런데 그 한계치 온도를 처음부터 단번에 설정해 강요하면 에어컨은 그 목표치에 도달하기 위해 무리한 가동을 계속하게 된다(run under heavy load). 그리고 그렇게 모터와 부품에 과부하가 걸리면 결국 고장을 야기하고(cause malfunctions), 가동 수명을 단축하는(shorten the unit’s lifespan) 결말로 이어지게 된다.

 

연이은 폭염(prolonged heat waves)에 에어컨 설정 온도를 18도에 맞추는 무리한 가동이 일시에 몰릴 경우엔 전력망 마비를 초래하기도(end up causing a power grid failure) 한다. 전력 수요(power demand)가 순간적으로 치솟으면서 정전 위험(risk of blackouts)이 커지고, 마침내는 냉방 자체가 불가능해지는(become unavailable) 극한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과도한 냉방이 온실가스 배출을 극대화해 기후 위기를 더 악화시키는(exacerbate the climate crisis) 악순환을 빚기도 한다(create a vicious cycle).

 

그렇다면 에어컨은 몇 도에 맞추는 게 바람직할까. 미국 조지아대 연구팀에 따르면, 쾌적함을 느끼는 실내 온도(indoor temperature)는 22~25도 구간인 것으로 조사됐다. 바깥 기온(outside temperature)이 아무리 높아도 25~26도 안팎만 유지하면 충분한 냉방 효과(cooling effect)를 체감할 수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에어컨에만 의존하기보다 선풍기(electric fan) 활용, 단열(insulation) 보강, 차양막(awning) 설치, 커튼·블라인드 사용 등을 함께 병행하라고 조언한다. 적은 에너지로 쾌적함을 유지하면서 전력 부담과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지혜를 발휘해야(exercise wisdom)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윤희영 기자, 조선일보(2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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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시대… 에어컨은 이제 ‘생존 인프라’ 됐다

 

대부분 집-학교에 에어컨 있지만, 쪽방촌에선 선풍기로 여름 나기도
佛, 공공시설 냉방 확대 쟁점 부상
냉방기기 쓸수록 기후 위기 심화… 문 닫고 적정 온도 지켜 사용해야

 

최근 프랑스에서 에어컨이 뜨거운 논쟁거리가 됐습니다. 폭염이 심해지면서 병원, 요양원, 학교 같은 공공시설에 냉방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 쟁점으로 떠오른 것입니다. 프랑스 국민연합은 공공시설 냉방 확대를 내세웠지만 실제 발표된 내용은 국가가 직접 에어컨을 설치해 주는 방식이기보다 무이자 대출을 중심으로 한 지원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프랑스에서 에어컨을 설치하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분리형 에어컨도 제품과 설치비를 더하면 수백만 원이 들 수 있고, 여러 방을 냉방하거나 공사가 복잡한 경우에는 비용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오래된 석조 건물이 많고 벽이 두꺼운 데다 실외기를 마음대로 달 수 없는 건물도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에어컨은 이미 익숙한 물건입니다. 교실, 학원, 집, 지하철에도 에어컨이 있습니다. 더운 여름날 시원한 공간에서 공부하고 이동하고 쉬는 일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이 이런 여름을 사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나라에서는 에어컨이 너무 비싸 쉽게 설치할 수 없고, 어떤 지역에서는 폭염 때문에 일하고 공부하는 시간 자체가 줄어듭니다.

 

이 같은 격차는 먼 나라의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곁에는 에어컨을 마음 놓고 쐬지 못하는 쪽방촌 주민들, 한 평 남짓한 고시원에서 선풍기 한 대로 한여름을 버텨내는 이들이 있습니다. 시원함조차 경제적 능력에 따라 불평등하게 분배되는 것이 우리가 마주한 또 다른 현실입니다.

국가 경쟁력에 영향을 준 기술 ‘에어컨’

현대식 에어컨의 출발점에는 미국의 공학자 윌리스 캐리어가 있습니다. 1902년 그는 뉴욕 브루클린의 새킷-빌헬름스(Sackett-Wilhelms) 인쇄소에서 습도 때문에 종이가 늘어나고 잉크가 번지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의뢰를 받았습니다. 캐리어는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처음부터 사람을 시원하게 하려던 기계가 아니라 일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태어난 기계였던 셈입니다.

이후 에어컨이 공장, 극장, 백화점 등으로 보급되면서 더운 날에도 기계가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직원들은 더 오래 집중해서 일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여름이면 사람이 줄던 극장은 시원함을 내세워 관객을 불러 모았고 백화점과 쇼핑몰은 더위를 피해 머무는 소비 공간이 됐습니다. 에어컨은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늘린 경제 기술이었습니다.

기술이 문명을 바꾼 사례는 많지만 에어컨만큼 지리적 불평등을 줄인 발명도 드뭅니다. 더운 나라에서는 한낮의 뜨거운 열기 때문에 오래 일하거나 공부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에어컨이 보급되면서 사무실, 학교, 병원, 공장이 낮에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습니다. 싱가포르, 두바이, 라스베이거스처럼 더운 지역의 도시들이 성장한 배경에도 냉방 기술이 있었습니다.

싱가포르의 초대 총리 리콴유는 에어컨을 역사상 중요한 발명품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에어컨이 열대 지방에서도 효율적인 업무를 가능하게 했고 공공기관과 기업의 생산성을 높였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에어컨은 단순한 가전제품이 아니라 더운 나라의 노동시간, 도시 성장, 국가 경쟁력에 영향을 준 기술이었습니다.

● “적은 전기 사용으로 더 시원하게 하는 기술을”

반대로 에어컨 없이 버티던 지역은 이제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유럽은 원래 여름이 비교적 선선해 에어컨 보급률이 낮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폭염이 반복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국제노동기구는 2030년에는 더위 때문에 전 세계 노동시간의 2.2%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는 전일제 일자리 8000만 개, 경제 손실 2조4000억 달러(약 3608조 원)에 해당합니다. 더우면 사람은 느려지고 실수가 늘어나고 농업과 건설업, 운송업 같은 현장 노동은 더 큰 타격을 받습니다.

2003년 유럽 폭염은 이 문제를 잘 보여 줍니다. 당시 유럽에서는 수만 명이 폭염으로 목숨을 잃었고 프랑스에서만 1만48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폭염은 단순히 불쾌한 날씨가 아니라 생명과 경제를 동시에 흔드는 위험이 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이제 냉방은 사치품이 아니라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사회 기반 시설로도 여겨지고 있습니다.

물론 에어컨에는 해결해야 될 문제점도 있습니다. 전기를 많이 쓰고 도시 밖으로 뜨거운 열을 내보내며 냉방 수요가 늘수록 발전소와 전력망 부담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에어컨을 쓰지 말자’가 아니라 ‘적은 전기 사용으로 더 시원하게 하는 기술을 어떻게 만들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또 돈이 없는 사람도 안전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학교, 병원, 노인 돌봄 시설 같은 곳에는 꼭 필요한 냉방시설을 마련해야 합니다.

여름날 에어컨 바람은 단순한 시원함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과학, 경제, 기후, 불평등의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에어컨이 바꾼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다만 그 혜택을 누리는 데에는 비용도 따릅니다. 에어컨을 너무 많이 쓰면 전기 사용량이 늘고 누진제로 전기요금 부담도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무조건 참는 것도, 마음껏 쓰는 것도 답은 아닙니다. 적정 온도를 지키고 선풍기와 함께 쓰고 문을 닫아 냉기가 새지 않게 하는 것. 그것이 에어컨이 만든 문명을 현명하게 누리는 방법입니다.

-김선 둔전초 교사, 동아일보(2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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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여름은 웃음이 많은 계절이었다


평상에서 모기장 치고 잔 세대, 고모와 삼촌은 얼마나 웃겼던가
에어컨에 밖은 더 뜨거워지는 불평등… 공통의 감각도 사라진다

지난주, 워크숍 일정으로 열흘 넘게 독일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세 군데 대학을 돌아다니며 학생들과 만나 토론했는데, 인상적인 점 하나. 날이 무척 무더웠지만 세 대학 강의실 모두 에어컨이 없었다. 그래도 선풍기라도 한 대 있을 줄 알았는데, 그마저도 없었다. “작가님, 많이 더우시죠?” 담당 교수는 그렇게 묻고는 창문을 활짝 열었다(하지만 그마저도 밖에서 공사한다고 10분 후 모두 닫아버렸다). 나는 거의 실신할 지경이었다. 생수를 두 병 가까이 마시며 정신을 차리려고 애썼지만, 땀만 더 흐르는 것 같았다. 원래 나는 학생들과 웃으면서 한국 문학에 대해 좀 길게 이야기할 생각이었다. 유머도, 농담도 나누면서 그렇게 정서적으로 가까워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한국 문학의 나약한 모습을 보이고 만 것이다. 반대로 독일 학생들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사람이 우선 살고 봐야지. 그러면서 그 순간 깨달은 거 하나. 기후위기가 심해지면 유머는 점점 더 사라지겠구나.

 

더 큰 문제는 호텔이었다. 호텔에도 에어컨이 없었다(유럽 여행 가시는 분들, 예약 사이트에서 에어컨 유무 꼭 확인하세요). 그나마 선풍기는 한 대 놔줬는데, 일정 내내 그걸 껴안고 지냈다. 이야기를 더 들어보니 독일은 원래 이렇게까지 덥진 않았다고 한다(날씨 요정답게 내가 도착하기 일주일 전부터 40도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습도도 높지 않아 그늘에 들어가면 선선했고, 밤에는 아무 문제없었다는 것이다. 아니, 그러면 이제라도 에어컨을 설치하면 되잖아요? 독일이 가난한 나라도 아니고.... 거기에는 또 다른 윤리적인 문제가 스며들어 있었다. 말하자면 타자와 후대를 생각하는 마음들. 에어컨을 설치하려면 건물 구조를 바꿔야 하고(내가 강의한 독일의 대학 건물 가운데 한 곳은 1700년대에 지어진 곳이었다), 그에 따른 엄격한 규제도 규제이거니와(그 때문에 설치비가 4000만원 이상 든다고 들었다), 실외기가 내뿜는 열기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나 하나 시원하자고 다른 사람에게 더 큰 무더위를 겪게 하는 것이 온당한 일이냐, 하는 질문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지난달 24일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의 트로카데로 분수에서 한 시민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날 파리의 최고기온은 섭씨 40.6도를 기록했다. /AP연합뉴스

 

각설하고, 한국은 이제 너무도 시원한 국가가 되었다. 지하철을 타도, 버스를 타도, 시원한 에어컨이 돌아간다. 학교 교실도, 고시원도, 군 내무반도, 삼복더위 내내 쾌적한 온도와 산뜻한 습도가 유지된다. 예전엔 더위를 피하려고 은행에 간다는 말이 있었는데, 그것도 다 옛말이 되어버렸다. 모두가 시원해지면 좋겠지만, 다른 모든 일처럼 이 또한 명암은 존재한다. 밖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 안에서 일하는 사람의 더위를, 밖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모두 떠안고 있다는 것. 이런 기후(온도)의 불평등은 그에 따른 유머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어떤 사람에겐 웃음이, 다른 사람에겐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예를 들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밖은 너무 춥다. 도대체 지구온난화는 어디로 갔나?’라고 반복해서 농담했지만, 이에 대한 그레타 툰베리의 대답은 ‘우리 집은 불타고 있다’라는 분노의 외침이었다.

 

이런 상황에선 도무지 유머가 숨을 쉬기 어렵다. 진정한 유머란 필연적으로 공통의 상처, 공통의 감각 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그렇다(‘내 더위 사가라’라는 말이 그 한 예이다). 한데, 기후위기는 분명 공통의 문제가 아니던가? 그 공통을 공통으로 보지 못하게 만드는 무감각이야말로 우리의 진정한 위기일지도 모른다. 에어컨 때문인지 몰라도 이제 한국은 죄다 창문을 닫고 산다. 한 집에서도 각자의 방에 각자의 에어컨을 달고 지낸다. 여름이지만 방문을 꼭꼭 닫고 잠이 드는 풍경들. 이 물리적인 주거 환경의 변화는 타자와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점점 타자에 대해 무감각해지고 있다. 나는 아마도 여름날 평상에서 모기장을 치고 잠든 마지막 세대일 거 같은데, 그때도 여름밤은 지금처럼 무더웠다. 하지만 그때는 모두가 함께 무더운 밤을 보냈다. 그 무더운 밤에 나의 고모와 삼촌들은 또 얼마나 웃겼던가!

 

독일 호텔에서 잠을 이루지 못한 나는 자주 산책을 나갔다. 거기 시민들은 밤에도 노천카페나 잔디밭에 나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간간이 그들의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니, 나는 또 정정할 수밖에 없을 거 같다. 기후위기로 인해 유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후위기를 어떻게 대응하느냐, 그 모습에 따라 유머의 행방도 달라질 것이다. 더 단단해질 것이냐, 아니면 누군가에게 상처로 남는 유머가 될 것이냐. 어쩐지 우리는 자꾸 후자 쪽으로 더 기울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래저래 여름은 유머에게도 힘든 계절이 되어가고 있다. 원래 여름은 웃음이 많은 계절이었다.

 

-이기호 소설가·2018 동인문학상 수상자, 조선일보(2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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