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최우선 과제는 '양병제도 개혁'이다
[朝鮮칼럼]
전작권 전환 논의보다 병사·부사관·장교 등 충원과 정예화 시급해
병역특례 폐지하고 직업군인에 대한 인식과 열악한 처우부터 개선을

이재명 대통령이 6월 24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 연평부대에서 해병대 장병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국방의 핵심 기능은 군대를 양성하는 양병(養兵)과 군대를 작전적으로 운용하는 용병(用兵)으로 나뉜다. 이를 군정(軍政)과 군령(軍令)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국방부는 지금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을 통한 군령체제의 개편을 서두르고 있으나, 이보다 더 시급한 과제는 병사에서 장교에 이르기까지 나라를 지킬 군인을 충원하고 정예화할 양병제도를 개혁하는 것이다.
먼저 병력 규모의 문제부터 짚어보자. 2000년 68만명에 달했던 상비병력은 저출산에 따른 병력자원 감소와 병사 복무기간 단축으로 이제 45만명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머지않아 40만명 수준을 유지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다. 병사 부족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우수한 장교와 부사관의 충원이다. 2018년 사병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기 시작한 이후 학군장교(ROTC)와 학사장교 지원율은 현저히 떨어졌고, 2025년 병사 급여 대폭 인상과 맞물려 부사관 선발인원은 모집정원의 절반 이하로 추락했다. 정년이 남은 장교와 부사관의 조기 전역 신청 인원도 지난 5년간 2배 이상 급증했다. 장교와 부사관의 지원율 하락과 이직률 급증은 필연적으로 직업군인의 자질 저하를 초래한다. 인공지능과 첨단 무기로 군을 정예화하더라도 부족한 병력을 메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
군을 이끌 엘리트 장교의 육성 방안으로 국방부는 지난 16일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에 창설하겠다고 발표했다. 현행 사관학교 운영에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초급 장교의 12%에 불과한 연간 600명 미만(2026년 졸업 기준 육사 254명, 해사 137명, 공사 176명)의 엘리트 장교를 배출·양성하는 데 3성 장군 3명과 지원 인력 약 3000명이 투입되는 비효율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사관학교든 대학이든 수도권에서 멀수록 우수한 민간인 교수진을 확보하기는 더 어려워지고 그만큼 교육의 질적 수준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평범한 이치를 간과하면 안 된다.
통합사관학교가 학군장교(ROTC)나 학사장교보다 우수한 장교를 배출한다는 보장이 없다면 통합의 실익이 없다. 차라리 각군 사관학교의 독립성을 살리면서, 현재 다원화된 각 군의 장교 선발과 양성 경로를 군별로 통합하는 것이 장교단 전체의 자질을 높이는 데 더 유리할 수 있다. 영국의 경우, 3군 사관학교 제도를 유지하면서도 대학 졸업자 가운데서 생도를 선발하여 1년 이내의 집중적인 교육·훈련을 거쳐 임관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우리의 ROTC와 학사장교 제도를 통합한 것과 같다. 프랑스의 각군 사관학교는 3년제 대학원 과정이다. 이런 제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장교를 배출하는 것을 보면 4년제 사관학교 제도를 고수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등 참석자들이 7월 16일 국회에서 열린 스마트강군 육성, 국군사관학교 창설방안 당정 협의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안규백 국방부 장관,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 /연합뉴스
사관학교 개혁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군에 고급 인재가 몰릴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특히 12·3 계엄 이후 군 지휘부에 몰아친 인사 광풍이 국방의 미래에 미칠 부정적 여파를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 합참의 장성들과 영관급 장교들은 20년 이상 공들여 키워온 군의 최고 엘리트들인데 계엄과 무관한 소중한 인적 자산을 정치적 소모품으로 취급하면 당장 합참의 작전 지휘 역량이 약화될 뿐 아니라 장차 유능한 장교의 충원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병력 부족 문제의 해법으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24일 해병대 연평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징집병을 최소화하고 ‘선택적 모병제’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모병제의 확대는 꼭 필요하지만 모병제가 성공하려면 부사관들의 열악한 복무 여건과 처우 개선이 선결되어야 한다. 유사 직급·경력의 경찰이나 소방공무원과 동일한 대우를 보장하고 장기 복무 전환을 용이하게 해주면 물질적 처우에 대한 불만은 해소될 것이다. 그럼에도 부사관이 같은 직급의 공무원만큼 인기가 없는 이유는 직업군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있다. 이를 바로잡아야 모병제가 성공할 수 있다.
모병제를 확대하더라도 징병제를 대체할 수는 없다. 국민개병제 정신에 반하는 예술·체육인 등을 대상으로 한 병역특례 제도는 폐지하고, 여성도 병역과 공익근무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과학기술 강군 건설을 위해서는 병사와 직업 군인의 급여 체계를 개편하여 국방에 유용한 기술 자격증과 숙련도를 급여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드론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한 병사에게 기술 수당을 지급하는 식이다. 나아가 군을 기술 교육의 허브와 벤처기업 창업의 인큐베이터로 만들어야 한다.
군인을 우대하고 병역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기풍이 조성되어야 군이 바로 설 수 있다.
-천영우 前 청와대 외교안보수석·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조선일보(2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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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핵억지력 증강” 핀란드 “핵반입 허용” 日 “비핵3원칙 개정”. 미국만 바라볼수 없는 각자도생의 시대.
-팔면봉, 조선일보(2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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