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國內-이런저런..]

[계란은 왜 날이 갈수록 비싸지는가] [맹탕 소독제]

뚝섬 2026. 6. 26. 06:43

[계란은 왜 날이 갈수록 비싸지는가]

[맹탕 소독제]

 

 

 

계란은 왜 날이 갈수록 비싸지는가

 

산란계 사육면적 넓히는 정책
계란 생산비 밀어올릴 수밖에
공급자를 악마로 몰지 말고
생산 늘릴 방법부터 찾아내야
 

 

25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미국산 백색란이 판매되고 있다. 계란 값이 고공행진하자 정부는 계란 수입을 늘리고 있다. /뉴시스

 

마트 계란 매대에 ‘1인 2판 한정’ 안내문이 붙기 시작했다. 작년에 7000원 정도였던 30알 한 판이 올해 500원 더 올랐다. 통계가 그렇다는 것이지, 1만원 넘는 곳이 흔하다. 단체 급식 업체는 계란 반찬을 두부로 바꿨고 김밥집과 빵집은 가격 인상 타이밍을 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계란 문제는 매년 반복되는데 올해가 좀 유난하다”고 했다.

 

대통령 말대로 작년 이맘때도 계란이 비싸서 난리였다. 작년엔 정책발 공급 부족이 컸다. 마리당 사육 면적을 0.05㎡에서 0.075㎡로 넓히는 규제 도입이 주된 요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전까지는 A4 용지 80% 정도 되는 공간에서 닭 한 마리를 키워도 됐는데, 이제부터 최소 A4 용지 120% 정도 되는 좀 더 넓은 공간에서 키워야 한다는 규제다.

동물 복지와 질병 예방이라는 취지는 바람직하다. 그러나 닭장 냄새 민원 때문에 축사 면적 자체를 넓히기 힘들고, 그렇다고 닭장을 층층이 더 높게 쌓아 해결하자니 냉난방비가 많이 든다. 결국 돈이 더 드는 정책이다. 전체 계란의 80% 정도가 0.05㎡ 좁은 닭장에 사는 닭에서 나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계란 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정부 실책이 더해졌다. 2025년 9월 이전에 닭을 닭장에 들여오면, 그 닭은 강화된 사육 면적 규제에서 빼주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합리적인 산란계 사육업자들은 데드라인이 다가오기 전에 늙은 닭을 처분하고 서둘러 그 자리에 병아리를 채워 넣었다. 그래야 기존의 좁은 닭장에서 닭을 계속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병아리가 성장해 알을 낳기 시작하려면 5개월 정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계란 낳는 닭의 숫자가 급감했다.

 

이유가 뭐든 계란 값 상승은 1년 전 갓 출범한 정부에 악재였다. 당장 계란 공급량을 늘릴 수 없었던 공무원들은 계란 공급자에게 화살을 돌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산란계를 키우는 축산 단체를 직접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공정위는 조사 끝에 지난달 해당 단체에 6억원 정도 과징금을 부과했다. 매주 지역별 계란 기준 가격을 회원들에게 통지하는 관행이 계란 값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2019년에 같은 관행을 조사한 뒤에는 무혐의라더니, 이번엔 왜 법 위반이냐”며 억울해한다. 공방은 법정으로 가겠지만, 이미 이 단체는 인터넷에서 ‘공공의 적’으로 조리돌림당하고 있다.

 

문제는 기준 가격 통지를 멈춘 올해도 계란 값이 오른다는 것이다. 겨울부터 이어진 조류인플루엔자(AI) 살처분 여파와 이른 더위가 겹쳤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과 태국에서 비행기로 계란을 들여오던 정부는 최근 브라질로 수입선을 확대했다. 그래 봤자 올해 총 수입량이 3000만개 정도여서, 전 국민 하루 소비량(5000만개)에도 못 미친다.

 

내년 이맘때도 계란 값이 평년 수준으로 돌아가기 어려워 보인다. 계란 값이 잡히지 않자 농식품부가 2025년 9월부터이던 0.075㎡ 규제를 아예 2027년 9월로 연기했기 때문이다. 미뤄졌던 사육 면적 규제가 일정대로 내년에 시행되면 가격은 우상향할 게 뻔하다.

 

공급자를 악마로 모는 방법은 약발이 오래가지 않는다. 환율이 치솟을 때 달러를 공급하는 외환시장 참가자를 탓하고, 집값이 오를 때 전월세를 공급하는 다주택자를 비난하면 속은 시원할 수 있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어떻게든 공급을 늘려야 한다. 그게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동물 복지라는 가치를 지키려거든 앞으로 계란 품질이 개선되는 만큼 값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설득해야 한다. 정부가 시장 원리에 눈감으면, 결국 공공의 적은 정부였다는 말을 듣게 될 것이다.

 

-김정훈 기자, 조선일보(26-06-26)-

_______________

 

 

맹탕 소독제

 

"AI 발생 농가 87%, 효과없는 '맹탕' 소독제 써.. 사태 확산" 

 

지난달 29일 오후 전남 순천 ‘순천만 자연 생태공원’ 인근 농지에서 주민 김영태(65)씨가 1톤 트럭에 올라 실어놓은 볍씨를 뿌리고 있다. 이날 순천시는 AI 확산 우려로 일주일 동안 중단했던 철새 먹이주기를 다시 시작했다. /순천=이준호 인턴기자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 확산의 원인으로 ‘맹탕 소독제’가 지목되고 있다. AI 발생 농가 87% 에서 효과가 떨어지거나 검증이 안 된 소독약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178곳 가운데 156곳(중복제외)에 해당한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올 상반기 효력이 미흡한 소독약품 27개 제품에 대해 출고 중단과 회수 조치를 내렸지만 감독을 철저히 하지 않아 화를 키웠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51곳은 겨울철 낮은 온도에서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사용금지를 권고한 산성제 계열의 소독제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31개 농장은 효과가 미흡해 회수 명령이 떨어진 소독 약품을 사용했다. 효력 자체가 검증되지 않은 소독제를 사용한 곳은 2곳, 소독제를 아예 사용하지 않은 농가도 5곳이나 됐다.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검역본부 AI 역학조사위원회 역시 정부의 소독제 관리 문제를 지적했다.

역학조사위원장인 서울대 김재홍 교수는 "중앙정부에서 효과가 강력한 소독약을 정해 공급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 특정 업체를 선정할 경우 오해를 살 여지가 있어 이 방식을 취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면서 "그러다 보니 현장 소독 문제의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락선 기자, 조선닷컴(16-12-23)- 

_______________

 


AI 피해 日의 20 배, '국가 실패' 고질병 그대로다

 

AI(조류 인플루엔자)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닭·오리 살처분 수가 2000만 마리를 넘어섰다. 닭값이 치솟고 계란이 부족해 항공편으로 계란 긴급 수입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비슷한 시기 AI가 발생한 일본에서 발생 건수가 6건에 불과하고 살처분도 102만 마리로 막고 있는 것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한·일의 AI 대응은 첫날부터 차이가 났다. 일본은 지난달 말 첫 번째 가금류 AI 확진 판정이 나오자 두 시간 만인 밤 11시에 총리 관저 내에 AI 연락실을 설치했다. 아베 총리의 "철저한 방역(防疫)" 지시도 심야에 각 부처에 시달됐다. 다음 날 새벽 4시 자위대 대원들이 AI 발생 현장에 출동해 방역 작업을 벌였고 아침 9시 관계 부처 장관 회의가 열려 범정부 차원 대책을 협의했다. 이 모든 조치가 12시간 안에 이뤄졌다. AI 경보는 그 전에 이미 최고 등급인 3등급으로 올려놓은 상태였다. 준비된 매뉴얼대로 전광석화처럼 움직인 것이다.

한국에서 정부 차원 대책 회의가 열린 것은 AI 발생 후 만 이틀이 지나서였다. 가금류 차량·인력에 대한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은 사흘 뒤에 나왔고, 일주일 뒤에야 위기 경보를 '경계' 단계로 올렸다. 최고 등급인 '심각' 단계로 격상한 것은 한 달이나 지나서였다. 정해진 기준에 따랐다고 하나 농가 반발을 우려한 농식품부가 눈치를 본 것이란 지적이 많다. 일본과 달리 우리는 컨트롤 타워도 농식품부에 맡겼다.

황교안 총리는 AI 발생 열흘 뒤에야 방역 대책 상황실을 찾았다. '1개월 대 즉시'(한·일이 최고 단계 경보 발령까지 각각 걸린 시간). '열흘 대 2시간'(국정 최고 책임자가 AI를 챙기는 데 걸린 시간)의 차이가 '2000만 마리 대 102만 마리'(살처분 수)라는 엄청난 결과의 차이를 낳았다.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자체도 태만했다. 한 군(郡)은 문서에만 방역본부를 설치한 것처럼 꾸며놓고 실제론 운영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어떤 지자체에선 근무자들이 24시간 운영해야 할 소독 시설을 비우고 식당에서 밥을 먹다 적발되기도 했다.

축산 농가와 양계산업 종사자들의 적당주의와 도덕적 해이도 그대로다. 한 양계 농장은 AI가 발생했는데 신고 직전에 닭 10여만 마리와 계란 200여만 개를 출하하기도 했다. 바이러스가 퍼질 위험이 큰데도 무조건 닭을 팔게 해달라고 집단으로 떼를 쓴다. 그러면 정부가 굴복한다. 전국 곳곳에서 계란 운반 차량이 농장 안까지 들어가거나 작업자가 방역복을 안 입고 계란을 나르는 사례가 속출했다. 농장 안과 밖에서 옷·신발을 철저하게 달리하는 일본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AI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다 안다. 일본은 그대로 한다. 우리는 적당히 대충 한다. AI가 퍼지든 말든 돈부터 챙기려 든다. 정부는 영합한다. 계속 실패해도 교훈으로 삼지 않는다. 사상 최악의 AI 사태에서 '실패 국가'의 모습을 또 본다.

 

 -조선일보(16-12-21)- 

______________

 

 

AI 살처분 韓 1900만 日 78만 마리, 무슨 차이인가..

 

조류인플루엔자(AI)가 사상 최대로 확산된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15일 살아 있는 토종닭의 시중 유통을 허용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생닭은 AI 바이러스 전파 위험성이 큰데도 유통을 허용했다가 문제가 되자 이틀 만에 다시 금지했다. AI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과거보다 강력한 데다 우왕좌왕 부실 대응까지 겹쳐 AI 사태는 최악 상황을 치닫고 있다.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 없이 농식품부에만 맡겨서 되겠냐는 걱정이 쏟아진다.

애초 농식품부가 생닭 유통을 허용한 것은 한국토종닭협회의 압력 때문이었다고 한다. 토종닭협회가 닭 사육 농가의 피해를 호소해 이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닭 농가 피해가 확산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눈앞의 농가 피해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AI 바이러스가 번지지 않게 차단하는 일이다. 농식품부가 축산 농가 보호라는 부처 차원의 지엽적 목표에 매달려 AI 차단막에 스스로 구멍을 뚫은 셈이다.

우리와 비슷한 시기 AI가 발생한 일본은 최초 확인 2시간 만에 아베 총리 관저에 'AI 정보 연락실'을 만들고 총리실 주도 대응 체제를 가동했다. 반면 우리는 AI 첫 발견 닷새 후에야 관계 부처 회의가 열렸고 농식품부 산하에 대책반을 만들었다. AI 발생 한 달여가 지난 지금 한국은 닭·오리 살처분 수가 1900만 마리에 달했지만 일본은 78만 마리로 막고 있다. 정부 대응의 차이가 이런 천양지차를 낳았다.

농식품부가 컨트롤타워를 맡다 보니 다른 부처와 조율이 제대로 안 이루어지는 문제점도 나타났다. 살처분 인력이 부족해지자 농식품부는 군 병력 투입을 요청했으나 국방부가 거절해 갈등을 빚었다. AI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는 것이 늦어진 것도 농식품부에만 맡겨둔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까지 인체 감염 사례가 나오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다.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지만 AI를 빨리 차단하지 못하면 2014년 이후 감염자 17명, 사망자 10명을 낸 중국처럼 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황교안 총리는 전시성 민생 행차보다 AI 문제를 더 시급하고 중요한 국정 현안으로 챙겨야 한다.

 

-조선일보(16-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