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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망면락(背邙面洛)] [대륙과 해양의 충돌]

뚝섬 2026. 1. 27. 13:00

[배망면락(背邙面洛)]

[대륙과 해양의 충돌]

 

 

 

배망면락(背邙面洛)

 

기후와 지리

산을 등지고, 강을 마주하다’

 

‘배망면락(背邙面洛)’은 북망산(北邙山)을 등지고 낙수(洛水)를 마주하고 있다는 뜻으로, 살기 좋은 마을의 지리적 조건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북망산과 낙수는 옛 중국의 수도였던 낙양(洛陽)을 둘러싼 산과 강으로, 예로부터 이상적인 도읍지의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한국에도 살기 좋은 땅은 많아. 산을 등지고 물을 굽어보니, 등 배(背), 뫼 산(山), 임할 임(臨), 물 수(水), 곧 배산임수(背山臨水)가 아닌가!”

 

옛날 어느 선비가 이 말을 처음 떠올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배산임수(背山臨水)’라는 표현은 《조선왕조실록》 『연산군일기』에도 등장하며, 이후 살기 좋은 땅의 지리적 조건을 일컫는 말로 한국 사회에서 널리 쓰여왔습니다. 배산임수는 발음하기에도 부드럽고, ‘물을 굽어본다’라는 표현 속에는 안정감과 평화로운 여유가 담겨 있습니다.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고자 했던 옛사람들의 삶의 지혜와 정서가 고스란히 스며 있는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림은 배산임수의 지형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배산임수의 마을 ⓒ신규진

 

산과 들, 강이 조화롭게 이루어진 지형은 사람들이 살아가기에 알맞은 여러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산에서는 집을 짓는 데 필요한 목재를 얻기 쉽고, 약초나 버섯과 같은 산나물도 채집할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산짐승을 사냥하거나 땔감을 마련하는 데에도 산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들에서는 쌀·보리·밀과 같은 곡식을 재배할 수 있으며, 밭농사나 과수원 농사도 가능합니다. 이로 인해 안정적인 식량 생산이 이루어집니다. 또한 강이 있으면 농사에 필요한 물을 쉽게 얻을 수 있고, 마을 아래에는 지하수가 풍부해 우물을 파 식수나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강에서는 물고기를 잡거나 수영과 같은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으며, 배를 이용한 운송이 가능해져 교통의 발달과 함께 관광 산업도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이점을 지닌 배산임수의 지형에서는 동서남북의 방위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는 겨울에는 차가운 북풍이 자주 불고, 여름에는 무더운 남풍이 부는 날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산과 강은 마을의 어느 방향에 있는 것이 좋을까요?

 

산이 북쪽에 있으면 겨울에 불어오는 차가운 북풍을 막아주고, 강이 남쪽에 있으면 여름에 남풍이 불 때 시원한 강바람이 마을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이처럼 배산임수의 지형에서는 산이 북쪽에, 강이 남쪽에 자리할 때 계절에 따른 기후의 약점이 서로 보완되어 더욱 쾌적한 생활환경이 만들어집니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이러한 조건을 잘 갖춘 곳입니다. 서울의 강북 지역은 북쪽에 북한산이 자리하고, 남쪽으로 한강이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지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청와대와 조선 시대의 궁궐들이 들어선 터는 자연환경과 방위 조건이 뛰어나 예로부터 명당(明堂)으로 손꼽혀 왔습니다.

 

북풍·남풍·동풍·서풍과 같은 바람의 방향은 기후는 물론, 항공과 해양 운송을 비롯한 여러 산업 분야에 큰 영향을 줍니다. 바람이 해수면을 밀어 해수를 이동시키면 해수의 온도가 달라지고, 이에 따라 해양 생물의 이동도 일어납니다. 그래서 바람은 수산업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또한 화산 폭발과 같은 자연 현상에서도 풍향에 따라 화산재가 퍼지는 방향이 달라져 피해 규모가 달라질 수 있으며, 군사 작전에서도 풍향과 풍속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입니다.

 

“풍향은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입니까, 아니면 불어가는 방향입니까?” 풍향은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기준으로 정합니다. 바람을 마주 보고 섰을 때, 그쪽이 북쪽이면 북풍, 남쪽이면 남풍이라고 합니다. 즉, 북쪽에서 남쪽으로 불면 북풍이고, 남쪽에서 북쪽으로 불면 남풍입니다. 이러한 규칙은 오래전부터 관습적으로 사용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풍향 지시기 ⓒ신규진

 

위 그림은 바람이 불어오는 쪽을 향해 바람자루의 입구가 열리도록 설계된 풍향 지시기입니다. 이러한 형태의 풍향 지시기는 영어로 windsock(바람 양말), 우리말로는 바람자루 또는 바람주머니라고 부릅니다.

 

풍향 지시기는 깃대에 고정되어 있으며, 동(E)·서(W)·남(S)·북(N)과 같은 방위 표시가 함께 설치되기도 합니다. 그림에서는 바람자루의 입구가 W 방향을 향하고 있으므로, 바람이 서쪽에서 불어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풍향은 서풍입니다. 또한 바람자루가 비교적 팽팽하게 부풀어 있으므로 풍속도 제법 강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바람자루는 보통 빨간색과 하얀색이 번갈아 나타나는 다섯 개의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 구간이 부풀 때마다 풍속은 약 초속 1.5m씩 증가한다고 봅니다. 그림에서는 다섯 구간이 모두 부풀어 있으므로, 풍속은 초속 약 7.5m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신규진, 조선닷컴(2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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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과 해양의 충돌

 

명당의 조건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배산임수(背山臨水)이다. 산에서는 화기(火氣)가 나오고 물에서는 수기(水氣)가 나오니까 불과 물의 배합이다인자요산(仁者樂山)은 사람이 산에 다니면서 화기를 받으면 에너지가 빵빵하게 들어오니까 여유가 생긴다는 뜻이다. 에너지 고갈되면 각박하고 여유가 없다.

 

지자요수(知者樂水)는 물을 가까이하면 조급증과 과열되는 증상이 줄어든다는 이야기이다. '배산임수'가 된 장소는 에너지도 넉넉해서 사람이 인정도 있고, 마음도 차분하게 가라앉아서 판단도 잘하게 된다.

 

배산임수를 한반도에 대입하면 배산은 중국이다. 대륙의 에너지이다. 임수(臨水)는 어디인가? 일본과 미국으로 상징되는 해양 세력 아니겠는가. 한반도가 풍수적으로는 배산임수 명당이지만 지정학적으로는 대륙과 해양이 충돌하는 곳이다.

 

시절인연이 좋을 때는 이 만남이 융합으로 작용할 것이다. 시절인연이 좋지 않으면 이 두 세력의 만남이 전쟁으로 나타난다. 역사를 돌아보면 애석하게도 융합보다는 충돌이 많았다. 충돌의 시작은 663년에 벌어진 백강전투(白江戰鬪·금강 일대)이다. 이때는 당나라와 신라 연합군이 대륙이었고 백제 부흥군과 일본 지원 병력이 해양 세력이었다.

 

임진왜란도 배산과 임수의 충돌이었다. 만약 일본 측이 조선에 요구한 정명가도(征明假道) 조건을 조선이 글자 그대로 받아들여서 명나라 공격에 선선히 길을 열어주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조선 민중의 피해가 적었을까? 결과적으로 대륙인 명나라 방어해주다가 조선만 절단(切斷) 난 것 아닌가.

 

역사에는 가정(假定)이 없다고 하지만 바둑을 두고 나서 반드시 복기하는 이치처럼 현재적 시점에서의 '역사의 가정'이 '바둑의 복기'에 해당한다. 1894년 청·일전쟁도 대륙과 해양의 충돌이었다. 애꿎게 한반도가 그 전쟁터였다. 6·25도 그렇다. 미국이라는 해양과 중국이라는 대륙의 충돌이었다. 중국의 엄청난 미세 먼지는 한국인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있고 중국 동해안에 조만간 들어서게 될 수십 개의 원전(原電)도 고장 나면 한국에 방사능을 퍼붓게 된다. 무역 보복까지. 파도 치는 것도 문제이지만 뒷산에서 벌어지는 산사태가 더 한국을 못살게 괴롭히는 깡패 같다.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문화콘텐츠학과, 조선일보(17-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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