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 속 멀쩡한 원전 10기가 멈춰 있다]
['脫원전 오기' 피해가 벌써 3조, 모두 국민 부담]
[이번엔 '원전 해체 수출', 자가당착에 빠져드는 '탈원전']
['그래도 脫원전'.. ]
에너지 위기 속 멀쩡한 원전 10기가 멈춰 있다

왼쪽부터 한빛 1, 2,3,4호기 /한수원
정부와 민주당이 중동발 에너지 위기 대책의 하나로 현재 60% 후반인 원전 이용률을 80%대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현재 국내 원전 26기 중 5기가 정비 중인데 5월 중순까지 전부 조기에 재가동하겠다는 것이다. 장기 비축이 불가능한 LNG를 사용하는 발전 비율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석탄 발전량을 설비 용량의 80%로 제한하는 규제도 해제하기로 했다.
국내 원전 가동률이 60%대까지 떨어져 있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5년의 여파가 아직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 원전 가동률은 2000년대 초반 90%대, 2020년대 초반에도 80% 안팎이었다. 그런데 문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원전 가동 연장 지연 등 온갖 원전 방해 정책을 5년 내내 시행했다.
그 여파로 지금도 고리 3·4호기, 한빛 1호기 등 4기가 40년 연한이 됐다고 연장 허가를 받느라 멈춰 있다. 고리 2호기는 3년째 중단 상태에 있다가 겨우 재가동 허가를 얻어 이달 말에야 재가동할 예정이다. 정비 중인 5기를 포함해 국내 원전 26기 중 10기가 멈춰 있으니 가동률이 60%대로 떨어진 것이다. 그러는 사이 우리 사회가 치르는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고리 2호기가 멈춘 동안 값비싼 LNG 발전 등을 하느라 든 비용만 수조 원이란 추산이 나와 있다.
지금 중동 전쟁이 휴전 된다고 해도 파괴된 에너지 설비가 완전히 회복돼 정상화되는 데는 수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열려도 상당 기간 고유가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미국은 가동 중인 90여 기 원전 중 80여 기에 60년 운전 연장을 승인했고 일부는 80년 연장 승인까지 받았거나 심사 중이다. 프랑스는 60년, 후쿠시마 사고를 겪은 일본조차 ‘60년 플러스 알파’로 원전 운영을 확대하는 법 개정을 했다.
우리처럼 원전을 40년 쓰고 조기 폐쇄하거나 안전에 이상이 없는데도 연장에 시간을 끌면서 온갖 애를 먹이는 나라는 없다. 에너지의 94%를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에서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라도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 연장 허가 대기 중인 원전들을 하루빨리 가동해야 한다. 우리가 가장 큰 경쟁력 중 하나인 원전을 왜 놀려야 하나.
한빛 2호기 운전 허가가 오는 9월 끝나는 등 2029년까지 6기가 추가로 가동 연한 심사 절차를 앞두고 있다. 지금 같은 속도로 가면 이 원전들도 가동을 중단한 채 심사가 끝나기를 기다려야 한다. 원전을 더 짓는 것도 시급하지만 있는 원전을 안전하면서도 최대한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허가 심사를 가동 중단 전에 미리 마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연장 기간도 10년이 아니라 선진국처럼 20년으로 늘려야 한다.
-조선일보(2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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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원전 오기' 피해가 벌써 3조, 모두 국민 부담
정부가 24일 국무회의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와 함께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기존 원전 수명 연장 불허(不許) 방침을 공식화했다. 또 운영 허가 기간을 10년 연장해 가동 중인 월성원전 1호기는 조기 폐쇄하기로 했다.
이날 한수원 국정감사에선 2022년 11월까지 가동 예정이던 월성원전 1호기를 올 연말 폐쇄할 경우 설비 용량, 평균 가동률, 전력 단가를 감안할 때 가동 포기 4년 11개월 동안의 전력 생산 손해액이 1조4991억원이라는 추산이 나왔다. 월성 1호기는 2012년의 30년 운영 허가 기간 만료에 앞서 2009~2011년 7000억원을 들여 대대적인 설비 교체 작업을 벌였다. 압력관까지 교체해 새 원전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가동 연장을 위해 들인 돈이 7000억원이었는데 절반은 가동하지 못하게 됐으므로 부품 교체비 중 3500억원도 헛돈이 돼버린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설계 수명이 다한 원전 가동을 연장하는 것은 선박 운항 선령(船齡)을 연장한 세월호와 같다"고 했다. 세월호는 일본에서 중고 선박을 들여와 무리하게 객실을 증설하는 바람에 복원력이 손상된 데다 과도하게 화물을 실어 사고를 냈다. 27개월간 7000억원을 들여 전면적인 설비 개선을 했고 엄격한 심사를 받아 연장 가동이 결정된 월성 1호기를 어떻게 세월호와 비교한다는 것인가.
미국은 가동 원전 99기 가운데 최초 운영 허가 기간 40년에 더해 20년 연장 운전을 승인받은 원전이 올 6월 기준 84기나 된다. 11기는 실제 연장 가동에 들어갔다. 미국은 가난한 나라여서 운전 기간이 만료된 원전을 20년씩 더 쓰고, 한국은 미국보다 부자라서 곧바로 내다 버리는 것인가. 세계적으로도 450기 가동 원전 가운데 30년 이상 가동된 것이 60%, 40년 이상 가동된 것이 18%라고 한다. 월성 1호기 말고도 2030년까지 운영 허가 기간이 1차 만료되는 원전은 10기 더 있다. 이것들의 수명 10년 연장을 포기할 경우 1기당 손해 보는 전력 판매 금액이 4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공론화 때문에 신고리 5·6호기를 3개월 멈추는 바람에 본 피해가 1000억원이다. 경북 울진에 건설 예정이던 신한울 3·4호기는 지난 5월 설계 용역이 중단됐고, 영덕에 건설 예정이던 천지 1·2호기는 부지 매입과 환경영향평가가 6월 중단됐다. 이 4기의 건설 중단으로 인해 설계용역비, 지역지원금, 협력사 배상 예상금 등을 합친 매몰 비용이 1조원에 달한다는 계산도 제시됐다. 정부 출범 후 신고리 3개월 가동 중단, 신한울·천지 원전 건설 포기,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로 인해 볼 피해액만 합쳐도 거의 3조원에 달한다.
이 돈을 누가 내는가. 새 정부 실세들이 낼 수 있나. 결국 전부 국민 부담이 된다. 선거로 5년 임기 맡았다고 잘못된 이념 때문에 국민 돈을 이렇게 갖다 버리는 권한을 누가 주었나. 정부 내 양식 있는 사람들이 이 분별 잃은 정치적 오기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조선일보(17-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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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원전 해체 수출', 자가당착에 빠져드는 '탈원전'
문재인 대통령이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 재개에 대한 서면 입장문에서 '원전 수출'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채 '원전 해체 기술 수출'을 강조했다. 원전해체연구소를 설립해 "해외 원전 해체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했다. 탈원전으로 원전 수출이 불가능해질 것이란 지적이 일자 원전 해체 산업 육성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세계 원전 해체 시장은 50년간 300조원 규모로 추산돼 30년간 600조원 규모 원전 건설 시장의 4분의 1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시장 자체가 작은 데다 사업 기간이 15년으로 길고 사업비의 약 40%가 소모성 경비여서 수익성도 낮다. 거대한 원전 건설 시장은 놔두고 작은 시장을 찾아가겠다는 것은 자동차 산업을 없애고 폐차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식이다.
게다가 원전 해체 시장은 미국·프랑스·독일 등의 선발 기업이 장악하고 있어 우리가 끼어들 여지가 적다. 우리가 원전 건설에선 세계적 경쟁력을 지녔지만 원전 해체 기술력은 선진국의 60~70% 수준이다. 연구용 원자로를 제외하면 한 번도 원전을 해체해본 적이 없다. 해외 입찰에 들어가려면 원전 해체 경험이 있어야 되지만 한수원 등 한국 업체는 실적이 전무(全無)하다. 연구소를 세워 지금부터 기술 개발에 나서더라도 수출까지 10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 당장이라도 수출이 가능한 원전 건설과 달리 원전 해체 분야는 언제 돈을 벌지 기약조차 할 수 없다. 원전 해체는 지금부터 기술을 쌓아가야 하지만 이것으로 원전 건설을 대체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대통령이 원전 수출을 언급하지 않은 것이 문제 되자 청와대는 "원전 수출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어떤 나라가 원전 산업을 없애겠다는 국가에 자기 원전을 지어달라고 하겠나. 원전 연구와 산업 생태계가 무너질 나라에 거대 공사를 맡길 나라는 없다. 이를 알면서도 비판 여론을 모면하고자 마음에도 없고 앞뒤도 맞지 않는 얘기를 하는 것이다.
청와대는 전체 발전량의 4%도 안 되는 신고리 5·6호기 문제는 기회비용 1000억원까지 들여가며 공론화 절차를 거쳤다. 그런데 발전량의 30%를 차지하는 전체 원전의 미래에 대해선 공론화조차 없이 탈원전하겠다고 한다. 대통령 공약이란 이유만으로 무조건 밀어붙인다고 한다.
'탈원전'이란 구호 자체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국가 전력 공급은 어떤 경우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에너지원을 섞어서 발전해야 한다. 에너지원별 비중 구성은 전문가들이 심도 있게 연구하고 토론해 결정하는 것이 옳다. 정부는 에너지 믹스(mix) 공론화위를 구성하되 최종 결론은 다음 정부에서 내려지도록 해 정치적 오염을 일절 배제할 필요가 있다.
-조선일보(17-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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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그래도 脫원전' 누굴 위한 고집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조속히 재개하는 한편, 탈원전 등 에너지 전환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471명 설문 조사 중 한 문항에서 원전 축소를 원한 비율이 8%포인트 더 높았다는 것이 그 근거다. 원전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 471명의 8%면 38명이다. 이것으로 국가 경제, 안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과격한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다.
문 대통령은 "반경 30㎞ 이내 수백만이 거주하는 지역에 13기 원전이 밀집해 있고 2기가 더해지게 됐다"며 "원전 안전 기준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층지대의 활동과 지진에 대한 연구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원전의 안전 기준은 아무리 강화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지진만으로 사고가 난 원전은 단 1기도 없다. 후쿠시마 사태 때도 쓰나미 발생 이전에 지진만으로는 일본 모든 원전이 문제가 없었다. 신고리 5·6호기의 철근 밀집도는 규모 7.5 지진에 견디도록 설계된 롯데월드타워의 20배다. 안전 문제를 극단적으로 과장하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우를 범한다.
문 대통령은 "다음 정부가 탈원전 기조를 유지하도록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원전은 더 이상 짓지 않고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를 4.7%에서 20%로, LNG 발전을 18.8%에서 37%로 늘리겠다고 한다. 국토가 좁고 자연 조건이 불리한 우리에게 태양광·풍력은 태생적 한계가 있다. 땅이 넓은 호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州)가 2020년부터 신재생에너지 기업에 주던 보조금을 폐지키로 한 것은 가정 전기료가 10년 새 63%, 71%씩 올라서였다.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LNG 발전은 에너지 안보를 사상누각으로 만들 수 있다. 정부는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전기요금이 인상되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무책임한 말이다.
문 대통령은 "실제 원전의 수가 줄어드는 것은 다음 정부부터"라고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 임기 중에 신고리 외에 4기의 원전이 착공될 예정이었다. 4기 모두 중단하면 그 부정적 영향은 10년 정도 후에 우리 경제와 국민 생활에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다. 임기 후 일이라고 치부한다면 이 역시 무책임하다.
문 대통령은 신고리 건설 재개와 관련해 "공사 중단 공약을 지지해주신 국민도 공론화위 권고를 대승적으로 수용해달라"고 했다. 지난 대선은 탄핵으로 갑작스럽게 치러졌다. 탈원전 공약 때문에 문 대통령을 찍은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거의 대부분 국민은 그런 공약이 있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은 전면 중단한다"고 했다.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가 마지막 원전이라면 심각한 일이다. 이 사실 자체로 원자력 산업은 미래가 없어진다. 어떤 학생이 원자력을 공부하겠나. 관련 대학과 연구소는 고사(枯死)할 수밖에 없다. 수출은 물론 기존 원전의 안전을 관리할 인력 수급도 구멍 날 것이다. 안보의 기틀인 핵 연구도 사실상 전면 중단된다. 문 대통령은 이 뒷감당에 대한 검토는 하고 있는가.
많은 역대 대통령들이 자신의 잘못된 결정을 깨끗이 인정하고 문제를 바로잡기보다는 고집으로 결정을 미루다 후유증을 키우곤 했다. 국민에게 해를 끼치는 아집을 '소신'인 양 밀어붙여 나라에 입힌 피해도 컸다. 지난 수십 년간 기적적 경제성장을 뒷받침해온 원전을 잘못된 근거로 흔들려는 것은 대통령사(史)에 남을 오점이 될 수 있다. 그 전에 문 대통령이 용기를 발휘해주기를 고대한다.
-조선일보(17-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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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재개' 결론, 脫원전도 과감히 정리를
신고리 공론화 결과가 '건설 재개' 59.5%, '건설 중단' 40.5%로 나왔다. 다행이다. 8월 말~9월 초 1차 조사 때 '재개(36.6%)'와 '중단(27.6%)'이 9%포인트 차였던 것이 조사를 거듭할수록 격차가 커져 최종 19%포인트 차가 났다. 이번 공론화로 초래된 손실만 1000억원이다. 원전을 둘러싼 더 이상의 논란은 국가적 에너지 소모일 뿐이다.
그런데도 정부 여당은 '신규 원전 포기, 기존 원전 수명 연장 불허'의 탈원전은 고수하겠다고 한다. 공론화에서 향후 '원전 축소' 의견이 53.2%로 '원전 유지'(35.5%)와 '확대'(9.7%)를 합한 것보다 8%포인트 높았다는 이유다. 나라를 위해서도 정부를 위해서도 옳지 않다.
탈원전 소동은 평지풍파다. 탈원전은 새 정부가 들고나오기 전까지 국민적 이슈가 된 적이 없다. 새 정부는 처음엔 주로 원전이 '위험하다'며 탈원전을 주장했다. 그러나 '위험'의 근거로 든 것은 대부분 틀린 사실이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지진이 아니라 쓰나미 때문이었다. 당시 규모 9.0의 대지진이 발생했지만 일본 동해안 여섯 단지 원전 18곳 가운데 지진으로 원자로나 격납 건물이 손상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123층 롯데월드가 규모 7.5 지진을 견디게 설계됐는데 신고리 5·6호는 철근 밀집도가 롯데월드의 20배라고 한다. 안전이 문제라면서 가장 안전한 3세대 원전인 신고리 5·6호기를 못 짓게 하겠다고 나선 것부터 앞뒤가 맞지 않았다.
탈원전 측은 '위험' 주장이 먹히지 않자 '원전은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방향을 바꿨다. 원전은 지난 수십 년간 대한민국의 기적적 경제 발전을 뒷받침해왔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지난 5년간 우리는 연평균 1600억달러의 에너지 연료를 수입했다. 이 중 원전 원료인 우라늄 수입은 0.5%인 8억달러에 불과했다. 이 0.5%의 연료 수입액으로 전력의 30%를 공급했다. 1982년부터 2015년까지 33년간 소비자 물가는 274% 상승했는데 전기 요금은 49%만 올랐다. 원자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1990년대 말 IMF 때 환율 급상승으로 모든 물가가 올랐지만 원전이 버텨주는 바람에 전기료는 끄떡없었다.
탈원전은 원자력발전을 줄이고 LNG와 신재생 발전을 늘린다는 것이다. 원자력은 설비가 국내 기술인 데다 수입 연료비 비중이 10%밖에 안 되는 준(準)국산 에너지다. LNG 발전은 수입에 의존하는 연료비 비중이 72%나 된다. 국제 정세가 항상 평화로운 게 아니다. LNG 공급을 러시아에 의존하는 유럽은 러시아의 변덕에 수시로 홍역을 치른다. 탈원전은 에너지 명줄을 다른 나라에 맡겨버리는 길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연구 개발해야 할 분야이기는 하나 우리 자연조건에서 이것으로 전력의 20%를 감당한다는 것은 불가능할뿐더러 위험한 발상이다. 탈원전 측은 신재생 확대가 일자리를 많이 만든다고 주장한다. 전력 생산의 효율(效率)이 낮아 같은 전기를 생산하는 데 일손이 많이 드는 것뿐이다. 농업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 트랙터를 없애자는 주장과 같다. 신재생은 국민 세금을 보조금으로 줘 키워가는 산업이다. 원자력으로 값싼 전기를 생산해야 신재생에 보조금을 줄 여유도 생긴다.
반도체처럼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정밀 산업도 원전이 지탱해주는 안정적 전기가 떠받치고 있어 가능한 것이다. 영국, 체코 등에 원전을 수출하면 한국 젊은이들이 외국 가서 최고 수준 일자리에 종사할 수 있다.
원자력이 사양(斜陽) 산업이라는 것도 왜곡이다. 세계적으로 건설 중인 원전이 59기, 발주되거나 계획 잡힌 게 160기, 검토 중인 것이 378기나 된다. 원전 가동 31국 가운데 독자 모델 원전을 수출한 나라는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중국 한국 등 6국뿐이다. 독일 영국도 못 한 일이다. 원전은 자동차, 조선, IT와 함께 한국이 세계 수준 기술력을 가진 분야다. UAE 원전 수출은 쏘나타 100만대 수출과 비슷한 경제 효과라고 한다. 우리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50년 노력해 일군 원자력 산업을 내다 버리겠다는 정부는 국민을 위한 정부가 아니라 이념을 위한 정부다.
탈원전은 '모 아니면 도' 식의 위험한 정책이다. 석탄, 가스, 신재생, 원자력 등 에너지원(源)은 각기 장단점을 갖고 있다. 장단점을 잘 조합해 예측 어려운 국제 질서 변화나 과학기술 발전에 유연하게 대응할 에너지 믹스(mix)를 완성해가야 한다. 신재생에 몰두하는 에너지 정책은 '신재생은 선(善)이고 원자력은 악(惡)'이라는 환경 운동권 도그마에 사로잡혀 국가 미래를 놓고 도박을 벌이는 것이다. 개인이 자기 재산을 갖고 모험하는 것은 본인 선택이다. 그러나 국가 에너지 정책을 놓고선 그 누구도 함부로 도박을 벌여선 안 된다. 정권 임기 후에 재앙이 닥쳤을 때 책임질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신고리 공사 재개 결론이 났지만 복잡한 에너지 정책을 비전문가들의 단기간 공론화로 결판 짓는다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 고난도 수학 문제를 여론조사로 풀 수 있나. 걱정스러운 것은 탈원전 문제가 정치화했다는 사실이다. 지지 정당별로 탈원전 찬반이 극명하게 갈린다는 일 자체가 합리적 이성적 결론을 낼 수 없게 됐다는 뜻이다. 정부는 탈원전을 종교 교리와 같은 도그마로 만들어선 안 된다. 과감하게 탈원전 도그마에서 벗어나야 한다. 신고리 외에 다른 새 원전 공사도 계획대로 진행하면서 장기 정책을 결정할 전문가 위원회로 하여금 에너지 믹스를 검토하게 해야 한다. 바로 지금이 그 길로 갈 좋은 기회다.
-조선일보(17-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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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원전에 일단 제동
신고리 5·6호기 원전 공론화위, "공사 재개" 대정부 권고...
시민 471명 한달 숙의 결과, '공사 재개' 59.5%로 '중단' 40.5% 크게 앞서
정부 오늘 결과 전달받고 내주 국무회의서 공사 재개 최종 확정할 듯
文 대통령 신고리 공사 중단 공약은 무산… '전체 원전 축소' 의견은 과반

신고리5·6호기공론화위원회가 20일 오전 최종결과 발표를 앞두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종 권고안을 심의·의결을 위한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고 있다. /뉴시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20일 오전 최종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하고 "공사 재개 쪽을 선택한 비율이 59.5%로 공사 중단을 택한 40.5%보다 훨씬 높았다"며 공사 재개를 권고할 것을 밝혔다.
이로써 시민 참여단의 숙의(熟議) 내용을 바탕으로 한 공론화위원회의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키로 한 청와대와 정부의 기존 원칙에 따라, 지금까지 1조원 이상이 투입된 신고리 5·6호기 건설 공사는 3개월여만에 전면 재개될 전망이다.
또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과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해온 탈(脫)원전 정책 전반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김지형 공론화위원회 위원장과 위원 등 9명은 이날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론화위가 지난 석달 간의 숙의를 거쳐 이날 오전 마지막 전체회의에서 의결한 내용을 발표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공론조사에서의 공사 중단과 재개 사이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편차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6%였고, 양측 의견 차는 19% 포인트로 나타나 오차범위를 크게 넘어선 것으로, 찬반이 팽팽했다는 일반 여론조사 등과는 달리 공론조사에선 사실상 공사 찬성 입장이 압도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사 회차가 거듭될 수록, 모든 연령대에서 건설 재개 쪽으로의 비율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신고리 5·6호기 공사 케이스가 아닌 전체 원전 유지 정책에 대해 설문한 결과, 참여단의 53%가 '원전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의결·공개된 정부 권고안은 오전 11시 이낙연 국무총리에 정식 전달되며, 공론화위는 지난 89일의 활동을 마감하고 해산한다. 정부는 이날 오후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정책 추진 방향을 결정하며, 오는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신고리 5·6호기 원전 공사 재개 여부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앞서 공론화위원회는 지난 17일부터 외부와 차단된 상태로 합숙을 갖고 정부 권고안을 작성했으며, 최종 발표를 목전에 둔 20일 오전 8시40분에도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었다. 국민 찬반 여론이 팽팽히 맞선 만큼 마지막 순간까지 비밀을 유지한 상태에서 숙의를 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됐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7월 24일 출범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자신의 신고리 원전 공사 중단 공약에 대한 찬반 여론이 거세지자, 공사 계속 여부를 숙의민주주의로 결정하겠다며 공론조사에 부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지난 3개월여 신고리 새 원전은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에산 46억원을 투입해 공론조사를 실시했다.
대법관 출신인 김지형 위원장을 비롯, 인문사회·과학기술·조사통계·갈등관리 등 4개 분야에서 위원들이 위촉됐다. 지난 9월부터 조사 대상인 국민 471명이 최종 선정돼 한 달 간 집중 학습과 전문가 강의와 토론 등의 숙의 과정과 설문 조사 등을 거쳤다.
-정시행 기자, 조선닷컴(17-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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