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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필 송년 음악회] [음악가 요한 슈트라우스 父子]

뚝섬 2025. 12. 29. 11:17

[베를린 필 송년 음악회]

[음악가 요한 슈트라우스 父子]

 

 

 

베를린 필 송년 음악회

 

지휘 거장들이 연말에 차려내는 '음악 잔치'

 

클래식 음악계의 연말연시 최대 행사는 무엇일까요? 바로 매년 1월 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빈 필)의 ‘신년 음악회’가 대표적입니다. 19세기 빈의 무도회장에서 나오던 요한 슈트라우스 일가의 흥겨운 왈츠와 폴카 같은 춤곡이 연주돼요.

 

오스트리아에 빈 필이 있다면, 독일에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베를린 필)가 있습니다. 빈 필의 신년 음악회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베를린 필도 ‘송년 음악회’를 통해 한 해를 맺는답니다. 이 음악회의 공식 명칭은 ‘질베스터 콘체르트(Silvester Konzert)’예요. 독일에서는 12월 31일을 ‘질베스터(Silvester)’라고 불러요. ‘콘체르트(Konzert)’는 콘서트, 음악회라는 뜻이에요.

 

오늘은 베를린 필의 질베스터 콘체르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오페라, 뮤지컬, 재즈 다양한 장르 연주

 

이 음악회는 12월 29~31일 사흘 동안 같은 프로그램으로 열립니다. 춤곡으로만 구성된 빈 필과 다르게, 베를린 필은 지휘자에 따라 해마다 다채롭게 이루어집니다. 관현악 연주곡부터 오페라의 하이라이트를 선보이는 갈라 콘서트, 뮤지컬과 재즈까지. 국가와 시대,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곡들로 채워집니다. 이것이 빈 필 신년 음악회와 가장 큰 차이점이에요. 식당으로 비유하면 빈 필 신년 음악회는 특색 있는 메뉴 하나만 고집하는 ‘맛집’, 반대로 베를린 필 송년 음악회는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셰프(지휘자)가 다채롭게 펼쳐내는 ‘오마카세’ 식당 같다고 할까요?

 

베를린 필 송년 음악회의 표는 좌석에 따라 64유로(약 10만8000원)에서 330유로(약 56만1000원) 사이입니다. 빈 필 신년 음악회의 가장 비싼 좌석의 표가 200만원이 넘는 것을 생각하면 합리적이죠. 연주회가 끝나면 연주회를 담은 음반과 영상물이 판매되는데, 여기에 ‘베를린 필하모닉 갈라 프롬 베를린’이라는 제목이 붙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독일 외 국가에서는 ‘질베스터 콘체르트’보다 이 이름에 더 친숙해요.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가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베를린 필)를 지휘하고 있습니다. 베를린 필은 매년 연말 ‘질베스터 콘체르트’라는 송년 음악회를 열어요. /베를린 필하모닉

 

카라얀이 이끄는 송년 음악회, 첫 세계 생중계

 

베를린 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지휘자는 오스트리아인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입니다. 1955년부터 무려 34년간 악단을 이끌던 시절, 송년 음악회도 지휘했습니다. 그중 특별한 무대가 몇 번 있었죠.

 

1977년 12월 31일, 카라얀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지휘했습니다. 이전 송년 음악회에서도 같은 곡을 연주한 적이 있었지만, 1977년은 베를린 필 송년 음악회의 진정한 시작으로 꼽혀요. 베를린 필 최초로 연주회가 TV로 세계에 생중계됐기 때문입니다. 유럽과 일본 등에서 1억명 넘게 시청했다는 소식에 카라얀도 뿌듯해했죠.

 

1988년 연주도 중요합니다. 카라얀이 당시 16세였던 러시아의 신동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을 협연자(악단과 함께 연주하는 독주자)로 썼는데, 이날 연주 덕분에 키신이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하게 됐답니다.

 

지휘자 개성 담긴 연말 무대

 

1989년 카라얀이 세상을 떠나자, 일본인 지휘자 세이지 오자와가 대신 송년 음악회를 이끌었습니다. 1991년에는 이탈리아 출신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모두 베토벤 곡으로만 첫 인사를 했습니다. 그는 1999년 연말 베토벤, 드보르자크, 말러 교향곡의 마지막 악장만 엮은 공연으로 20세기 마지막 밤을 장식했죠.

 

베를린 필이 빈 필 신년 음악회처럼 흥겨운 춤곡으로 송년 음악회를 채운 해도 있었습니다. 바로 아르헨티나 출신 다니엘 바렌보임이 지휘대에 올랐던 2001년입니다. 17~18세기 유럽 바로크 시대 바흐의 춤곡 모음부터 19세기 동유럽의 민족 춤곡, 20세기 남미의 탱고까지. 300년에 걸쳐 나온 춤곡의 세계로 관객을 초대하는 무대였어요.

 

2002년부터는 영국인 지휘자 사이먼 래틀이 베를린 필 송년 음악회를 이끌었습니다. 그는 뮤지컬을 대표하는 미국 브로드웨이의 스타 배우들과 함께 뮤지컬 음악을 선보이거나, 미국의 재즈 가수 다이앤 리브스와 함께 무대를 꾸미기도 했어요. 모차르트의 오페라 갈라, 러시아 음악, 20세기 미국 음악, 동유럽 작곡가 작품, 프랑스 음악 등 매년 특색 있는 송년 음악회를 연출했지요.

 

2019년에는 래틀의 후임으로 러시아 출신 키릴 페트렌코가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그의 첫 송년 음악회는 독일의 소프라노 성악가 디아나 담라우와 함께했습니다. 2020년에는 기타라는 악기가 처음으로 송년 음악회의 주인공이 됐어요. 

①1955년부터 34년 동안 베를린 필을 이끈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②2014년 베를린 필 송년 음악회에서 91세의 나이로 무대에 선 피아니스트 메나헴 프레슬러(왼쪽)가 속했던 ‘보자르 트리오’ 모습이에요. /게티이미지코리아·위키피디아

 

91세 노장 피아니스트와 베를린 필의 협연

 

2014년 마지막 날 열린 베를린 필 송년 음악회도 특별했습니다. 1923년에 태어나 당시 91세이던 이스라엘계 미국인 피아니스트 메나헴 프레슬러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을 악단과 함께 연주한 날이에요. 그는 미국의 전설적인 피아노 3중주(피아노·바이올린·첼로) 3인조인 ‘보자르 트리오’에서 50년 넘게 연주하다가 80세가 넘어 은퇴했죠. 이후 독주 피아니스트로 새로운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2014년 1월에는 베를린 필과 처음으로 함께 연주했고, 같은 해 12월 송년 음악회 무대에 한 번 더 올랐어요. 평생을 음악에 헌신한 거장의 깊고도 순수한 연주에 청중은 감격했고, 길고 뜨거웠던 기립 박수 소리는 세계에 중계됐습니다. 프레슬러는 2023년 99세로 세상을 떠났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그날의 연주를 영상으로 추억하죠.

 

2025년 마지막 날, 베를린 필의 연주는

 

키릴 페트렌코가 지휘하는 올해 베를린 필 송년 음악회의 주제는 ‘사랑’입니다. 고운 음색으로 주목받는 프랑스의 테너 성악가 벤자민 베른하임이 프랑스 작곡가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등에 나오는 아리아(오페라 독창곡)를 노래하며 사랑에 요동치는 감정을 선보여요. 연주회는 독일에서는 TV로 생중계되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외국에서는 며칠 뒤 영화관에서 상영될 예정이에요.

 

-김지현 작가·'클래식을 읽는 시간' 저자/기획·구성=정해민 기자, 조선일보(2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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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 요한 슈트라우스 父子

 

새해 여는 빈 신년 음악회... 父子 '왈츠 왕' 작품 연주

1월 1일 빈 필하모닉 신년 음악회… 슈트라우스 가족 작품들로 구성
세계적 클래식 행사로 자리 잡아, 흥겨운 음악으로 새해 희망 기약

 

이제 세 밤만 자면 2018년 새해가 시작되네요. 해마다 1월 1일이 되면 대한민국의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은 저녁마다 '음악의 도시' 오스트리아 빈에서 보내주는 생방송을 기다린답니다. 바로 '빈 필하모닉 신년 음악회'를 전 세계로 생중계해주는 방송이죠.

나라마다 시간차는 있지만 오스트리아 빈의 대표적 음악회장인 무지크페라인(Musikverein)에서 매년 1월 1일 현지 시각 오전 11시 15분(한국 시각 저녁 7시 15분)에 열리는 신년 음악회는 이제 세계인 모두가 즐기면서 희망찬 새해를 기약하는 행사가 되었어요.
 

지난 2015년 열린 빈 필하모닉 신년 음악회에서 인도 출신 지휘자 주빈 메타와 빈 필 단원들이 청중의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인사하고 있어요. /빈 필하모닉

 

빈 신년 음악회는 1941년 1월 1일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처음 시작됐어요. 대부분 요한 슈트라우스(Strauss)가 만든 춤곡인 왈츠(세 박자의 보통 속도 춤곡)와 폴카(두 박자의 빠른 춤곡) 등을 연주하지요. 사실 정확히 말하면 요한 슈트라우스 가족들이 만든 음악 작품들이에요.

우리가 흔히 '왈츠의 왕'이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슈트라우스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예요. 자신의 아버지와 이름과 성이 모두 같지요. 이 두 사람은 물론이고 요한 2세의 동생인 요제프, 에두아르트도 모두 음악가로 성장해 빈 사람들이 사랑하는 작품을 많이 남겼어요.

먼저 아버지 요한 슈트라우스 1세(1804~1849)의 생애부터 알아볼까요? 열다섯 살 되던 해 현악4중주단(바이올린 2개·비올라 1개·첼로 1개로 구성된 실내악 중주)을 만들고 바이올리니스트로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한 그는 1826년 자신의 첫 번째 왈츠곡을 발표했어요. 편안한 느낌의 선율과 누구나 금방 친숙해질 수 있는 따뜻한 분위기로 많은 인기를 얻었지요. 자신의 악단을 만들어 전 유럽을 여행하며 활동했던 요한 1세는 그만 과로로 쓰러져 45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답니다.

그가 활동하기 전까지 왈츠곡은 4~5분 정도 되는 짧은 곡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요한 1세는 작품 규모를 확대하고 관현악단 인원을 늘려 왈츠를 더욱 웅장하고 신나는 춤곡으로 만들었어요. 대표작으로는 '로렐라이와 라인의 메아리' '라데츠키 행진곡' 등이 있는데, 특히 '라데츠키 행진곡'은 빈 신년 음악회의 마지막 앵콜곡으로 자주 연주된답니다. 행진곡 리듬에 맞춰 청중이 박수를 치는 모습도 잘 알려져 있지요.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큰아들이 바로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요한 슈트라우스 2세(1825~1899)예요. 어렸을 때부터 바이올린과 작곡 이론을 익힌 요한 2세는 아버지의 재능을 이어받아 열아홉 살 나이에 자신의 악단을 만들고 첫 음악회도 열었어요. 요한 1세가 세상을 떠나자 아버지가 이끌던 악단을 이어받아 빈의 사교계와 음악계를 누비면서 부와 명성을 얻었습니다.
 

 

아버지 요한 슈트라우스1세(사진 왼쪽)과 아들 요한 슈트라우스 2세. /위키피디아

 

그의 왈츠와 폴카는 낙천적이고 즐거움을 추구하는 빈 청중의 마음을 대변하듯 흥겹고 명랑한 분위기로 만들어졌어요. 그래서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명곡이 되었죠. 많은 작품을 작곡했던 요한 2세는 18곡의 오페레타(오페라보다 가벼운 내용을 담은 공연 작품)와 500 여곡의 춤곡을 썼는데요. 빈 신년 음악회를 포함해 세계의 음악 애호가들이 그의 작품을 다양하게 즐기고 있답니다.

대표작으로는 '황제 왈츠' '빈 숲속의 이야기' '예술가의 생애' '남국의 장미' 등 왈츠, '트리치트라치' '천둥과 번개' 등 폴카, 오페레타 '박쥐' 등이 있죠. 그가 남긴 가장 유명한 왈츠는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인데, 이 곡은 오스트리아 사람들에겐 '제2의 국가(國歌)'라고 불릴 정도로 대중적인 작품이랍니다.

자신은 음악가로 성공했지만 사실 요한 1세는 아들들이 음악가가 되지 않기를 바랐다고 해요. 큰아들 요한 2세도 은행원이 되길 원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이 넘쳤던 아들은 아버지 뜻을 거역하고 왈츠 작곡가가 되었지요. 요한 2세가 데뷔한 이후 아버지 요한 1세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두 사람은 부자(父子) 관계가 아니라 라이벌 관계로 유럽 음악계에서 우열을 다퉜다고 해요. 당시 청중에게 이름조차 똑같은 아버지와 아들의 음악 대결이 무척 흥미진진했던 것 같아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음악은 전 유럽에 걸쳐 높은 인기를 누렸어요. 당대 음악가들에게도 예외가 아니었죠. 독일의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는 19세기 유럽 음악계를 대표하는 작곡가였는데, 진지하고 심각한 분위기의 음악을 썼지만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경쾌한 음악은 인정하고 사랑하는 팬이자 절친한 친구였답니다. 브람스는 친구가 쓰는 아름다운 멜로디를 무척 부러워했다고 해요. 친구의 대표작인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악보를 받아들고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하죠. "정말 훌륭한 곡입니다. 불행히도 요하네스 브람스의 작품이 아니군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빈 신년 음악회는 해마다 세계적인 명성의 지휘자들을 초대해 무대를 꾸미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어요. 2018년 빈 신년 음악회의 지휘는 이탈리아 출신 거장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76·Muti)가 맡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매년 마지막 곡을 연주하기 직전에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잠시 청중에게 신년 인사를 하는 순서도 있어요.

이번에는 슈트라우스 가족들의 흥겨운 음악과 함께 소중한 새해를 맞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다만 우리나라에선 공연 실황을 메가박스 등 일부 영화관이나 호텔 등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생중계를 보기 어렵다면 며칠만 기다렸다가 유튜브에서 빈 신년 음악회를 감상하면 된답니다.

 

-김주영·피아니스트/기획·구성=박세미 기자, 조선일보(17-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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