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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사생활] [오프라 윈프리] ['미투' 對 카트린 드뇌브] ....

뚝섬 2025. 4. 15. 06:27

[오바마의 사생활] 

[오프라 윈프리] 

['미투' 對 카트린 드뇌브] 

[백인 우월주의]

 

 

 

오바마의 사생활

 

2013년 12월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의 영결식에 세계 지도자들이 모였는데, 여기서 찍힌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사진이 구설을 낳았다. 오바마가 덴마크의 여성 총리의 어깨에 손을 올린 채 활짝 웃으며 대화하는데 부인 미셸 여사가 마치 이를 노려보는 듯한 시선이었기 때문이다. 오바마가 금발에 푸른 눈, 훤칠한 키로 유명한 덴마크 총리와 셀카까지 찍는 동안 미셸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논란이 일자 보수 성향 뉴욕포스트엔 “추파나 던지는 오바마(Flirty Obama)는 아내와 국민에게 사과하라”는 글까지 실렸다.

 

오바마는 하버드 로스쿨에 다니던 1990년 로펌에 인턴을 하러 갔다가 동문인 미셸을 만나 2년 후 결혼했다. 그 전에 오바마가 깊게 사귄 연인 3명은 백인이었고, 그중 일본계 혼혈 여성에게는 청혼도 했다. 하지만 오바마가 정치적 야심을 키우면서 이 혼담은 흐지부지됐다. 2017년 출간된 전기(傳記)에 따르면 이 무렵 오바마는 친구들에게 “백인 아내를 두기엔 내가 충분히 검지 않다”고 했다고 한다. 어머니가 백인인데 결혼까지 백인과 하면 흑인들 지지를 받기 힘들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정계 입문 전 이혼·재혼을 한 레이건과 트럼프를 제외하면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이혼한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결혼 생활에 문제가 없지는 않았다. 미국 유일의 4선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아내의 비서였던 여성과 30년간 밀회했다. 그의 아내는 이혼은 하지 않았지만, 자신도 바람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린든 B 존슨 대통령은 거액 기부자의 연인과도 관계를 가질 만큼 바람둥이였는데, “내가 존 F 케네디보다 더 많은 여자를 안다”고 자랑했다고 한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르윈스키 스캔들로 탄핵 위기에 몰리기 전까지 미국 언론은 대통령의 사생활에 대해 별로 보도하지 않았다고 한다. 주요 언론이 쓸 기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워런 하딩 대통령은 애인을 여럿 두었고, 한 여성과는 딸까지 낳았다. 이 여성은 하딩의 사후 “백악관에서 여러 번 밀회를 했는데, 경호원들이 퍼스트레이디가 오는지 망을 봐줬다”고 폭로하는 책을 썼다.

 

▶최근 오바마의 일정에 부인이 연달아 동행하지 않아 ‘이혼설‘이 퍼지자, 미셸이 부인하고 나섰다. 지난해엔 오바마와 할리우드 여배우 제니퍼 애니스턴이 사귄다는 루머가 돌아, 애니스턴이 부인하기도 했다. 우리에게 알려진 오바마의 이미지와 달라 의외라는 느낌을 준다. 올해로 결혼 33주년이라니, 이런저런 고비도 있는가 보다.

 

-김진명 기자, 조선일보(2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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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

 

불우한 시절 극복한 '토크쇼 여왕'… 美 대선 후보로 거론

 

/로이터

 

"새로운 날이 지평선 너머 밝아오고 있습니다!"

지난 7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Winfrey·64·사진)가 이렇게 외치자 많은 관객이 기립 박수를 보냈어요. 이날 윈프리는 "여성은 강하다. 이제 (성폭력에 대한) 진실을 밝히자"고 9분간 연설을 했답니다.

윈프리의 발언은 전 미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어요. 지난해 말 할리우드를 뜨겁게 달군 영화 제작자 와인스틴 성폭력 사건에 배우·감독들이 집단 항의하는 '미투 캠페인(Me too·나도 당했다)'이 한창인 상황에서 나온 것이었기 때문이지요. 실제 인터넷을 중심으로 '오프라 윈프리를 대통령 후보로 밀자'는 움직임이 나타났고, 트위터에는 그를 2020년 미국 대선 후보로 세우자는 뜻의 해시태그 '윈프리2020'이 확산되기도 했지요.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나도 오프라를 좋아한다. 하지만 (대선에 출마한다 해도) 내가 오프라를 이길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인기 토크쇼 진행자인 윈프리가 미국 대통령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는 건 그의 삶 자체가 미국인에게 '불굴의 의지'를 상징하기 때문이에요. 1954년 미시시피주 시골 마을에서 18세 미혼모에게서 태어난 윈프리의 어린 시절은 누가 봐도 불우했지요. 너무 가난해서 감자 포대로 옷을 만들어 입고 다녔고, 친구도 없어 집에서 키우는 동물들과 대화하는 게 유일한 놀이였다고 해요. 하지만 외할머니를 따라 교회에 나가면서 '읽고 말하는 것'에 재능을 보였고, 어른들로부터 '꼬마 웅변가'라는 별명을 얻었답니다.

윈프리는 아홉 살 때부터 사촌오빠 등 지인들로부터 수년간 성폭행 피해를 당하는 크나큰 아픔을 겪었어요. 절망감에 빠진 그는 마약에 손을 대며 방황했고, 14세에 임신해 낳은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사망하는 굴곡 많은 10대 시절을 보냈지요.

하지만 고교 졸업 후 지역 라디오 방송국에 진행자로 취직하면서 윈프리의 인생은 완전히 역전했답니다. 풍부한 공감 능력과 따뜻하지만 조리 있는 말솜씨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1년 만에 전국적인 스타로 떠오른 거예요. 1986년 그의 이름을 딴 '오프라 윈프리 쇼'가 생겼고 이후 25년간 미국 전역에서 방송되며 큰 성공을 거뒀지요. 현재 그의 재산만도 약 30억달러(3조2000억원)에 달한다고 해요.

그는 2013~2017년 힐러리 클린턴, 미셸 오바마에 이어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여성' 3위에 꼽혔어요. 비록 지난해 한 방송 토크쇼에서 "공직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했던 윈프리이지만, 일각에선 "윈프리는 사람들이 원하면 대선에 나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답니다.

 

-박세미 기자, 조선일보(18-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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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對 카트린 드뇌브

 

며칠 전 미국 LA에서 열린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장은 검은빛으로 가득했다. TV 여우주연상을 받은 니콜 키드먼도, 공로상을 받은 오프라 윈프리도 모두 검은 드레스 차림이었다. 참석자들이 할리우드 거물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 성추행 사건에 항의하는 뜻으로 검은 옷을 입었기 때문이다. 오프라 윈프리는 "여성은 강하다. 이제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을 밝히자"고 했다.

▶작년 10월 뉴욕타임스의 와인스틴 사건 폭로로 시작된 '미투 캠페인'(Me too·'나도 당했다'는 뜻)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한 여기자가 "기업 임원이 부적절하게 유혹해 왔다"고 폭로하면서 '돼지(방탕한 남성)를 고발하라' 운동이 시작됐다. 와인스틴은 부인에게 이혼당하고, 식사 도중 옆자리 손님에게 뺨 맞을 만큼 혐오 인물로 찍혔다. 
 

 

▶"성폭력은 분명 범죄다. 하지만 여성의 환심을 사려거나 유혹하는 건 범죄가 아니다. 남자들은 여성을 유혹할 자유가 있다." 프랑스 유명 여배우 카트린 드뇌브(74)가 여성 100명과 함께 그제 일간지 '르몽드'에 문화계 '성적(性的) 자유에 필수적인 유혹할 자유를 변호한다'는 공개서한을 실었다. 드뇌브는 "남자들이 권력을 남용해 여성에게 성폭력을 행사하는 것에는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여성이 성폭력과 남녀 간에 있을 수 있는 접근을 구별할 능력이 있다고 했다. "악마 같은 남성들 지배 아래 여성들을 영원한 희생자로 두고 선(善)의 이름으로 여성에 대한 보호와 여성 해방을 얘기하는 것은 청교도적 발상"이라는 말도 했다.

▶공개서한을 두고, 여권 신장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비판이 거세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정작 프랑스에선 파문이 크지 않다고 한다. 68혁명으로 성취한 성적 자유와 해방을 지키려는 세대와 성희롱 반대 투쟁을 여권운동의 마지막 단계로 생각하는 신세대 간의 논쟁이 계속돼 왔기 때문이란다.

▶"남자는 유혹할 자유가 있다"는 드뇌브의 '선언'이 면죄부라도 되는 양 헛물 켜는 남자들도 있겠다. 하지만 드뇌브는 개인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개입을 경계했을 뿐이지 남성이 권력을 이용해 성적 폭력을 행사하는 데 대해서는 여전히 단호하다. 그런 점에서 그의 선언을 미투 운동에 대한 '반대'라기 보다는 '진화'로 해석할 수도 있을 듯하다. 그가 한쪽으로 쏠리는 사회 분위기에서 '전체주의'를 떠올리는 걸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역시 프랑스다운 논쟁이다.


-김기철 논설위원, 조선일보(18-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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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우월주의

 

가발을 쓰고 피부를 검게 물들인 21세의 백인 청년 딜런 루프가 124년 된 흑인교회 문을 열고 들어섰다. 담임 목사와 흑인 성도들은 성경 공부 중이었다. 루프가 45구경 권총을 꺼내 조준 사격하듯 방아쇠를 당겼다. 9명이 사망하고 3명이 상처를 입었다. 2015년 백인 우월주의자에 의한 미 찰스턴 총기 난사 사건은 이렇게 발생했다. 그의 컴퓨터에서 노예제를 지지했던 남부연합기(旗)를 든 사진이 발견됐다.

▶흑인인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찰스턴 교회 희생자 장례식에 참석했다. 언론엔 그가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선창하며 화해를 역설한 사실만 부각됐다. 정작 그가 강조한 것은 강력한 총기 규제와 함께 남부연합기 퇴출이었다. "남부연합기를 끌어내림으로써 하나님의 은총을 나타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계기로 각 주에서 남부연합기와 관련 동상(銅像) 폐지 법안이 제출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년 뒤.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시 의회는 남부연합의 로버트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몰려나왔다. 폭력 시위를 벌여 3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찰스턴 사건 때보다 상황이 더 악화한 것이다. 

 

▶지난 7월 미셸 오바마가 백악관을 나온 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8년간 퍼스트레이디 생활 중에서 흑인이라는 이유로 비하 발언을 들을 때가 제일 가슴 아팠다고 털어놓았다. 백인 고위 공무원이 자신을 원숭이에 비유한 것을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이라고 토로했다. 대통령 부인이 이렇게 말할 정도라면 다른 일반 흑인은 어떻게 느낄지 말할 것도 없다.

▶백인 우월주의는 오바마 대통령 시대를 거치면서 더 강고해졌다. 흑인이 전면에 나서고 히스패닉계, 아시아계가 약진하는 현상에 불만을 갖는 백인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이런 현상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며 백인 우월주의를 조장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 워싱턴 포스트 분석에 따르면 백인 남성 중에서 63%가 트럼프를 지지했다. 힐러리 클린턴 지지는 31%에 불과했다. 백인 여성의 지지 비율도 53%(트럼프)대 43%(클린턴)이었다.

▶미국의 백인은 이제 10명 중 6~7명 정도로 낮아졌다. 2440개 카운티 중에서 백인 인구가 절반 이하인 곳이 10%가 넘는다는 통계도 있다. 여론조사회사 퓨 리서치는 '백인 과반' 붕괴 시점을 2043년으로 보지만, 이보다 더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미국에서 백인 비율이 감소하는 속도에 비례해서 인종주의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다.

 

-이하원 논설위원, 조선일보(17-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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