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시험 없애던 진보 교육감들, 이제서야 “학력평가 필요”]
[교육감 선거 무효표가 100만표인 이유]
[학생 87%가 좌파 교육감 아래로, 고착되는 한국 교육]
8년간 시험 없애던 진보 교육감들, 이제서야 “학력평가 필요”

지난달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친(親)전교조 성향의 이른바 진보 교육감 9명 중 상당수가 학생들 학력 평가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전북 교육감은 “담임·학부모·학생 본인은 성적을 알아야 한다”며 초등 3학년부터 진단 평가를 하겠다고 했고, 광주 교육감은 수능 1·2등급 학생 비율이 높았던 과거의 지역 명성을 되찾겠다고 했다. ‘공부하는 학교’를 1번 공약으로 삼았던 전남 교육감도 “학습 지원을 하려면 평가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진보 교육감들은 그동안 학생들을 너무 심한 경쟁으로 몰지 말아야 한다며 기말·중간 고사를 없애는 등 학력 평가를 거의 하지 않았다. 문제는 국내에서 우리끼리 경쟁만 없애면 평등하고 살기 편한 사회가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모든 나라가 더 능력 있고 더 특출한 인재를 키우려는 경쟁을 하고 있다. 교육감들이 학생들 시험 부담을 줄여준다는 이유로 학력평가를 없애면 국가 간 인재 양성 경쟁에서 뒤처지고 10년, 20년 뒤 기업과 국가의 침체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진보 교육감이 현장 교육을 주도한 지난 8년 동안 학력 저하 현상이 뚜렷했다. 중3·고2에 대한 3% 표집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보통 학력 이상’ 비율이 2017년 68.4%에서 지난해 55%로 줄어들었다. 평등 교육을 강조해왔지만 오히려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이 두드러지게 늘었고 그 결과 학생 간 학력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 교사가 학생 개개인을 잘 알지 못하는 ‘학력 깜깜이’ 상황에선 학습 긴장도가 떨어지고 학생들에 적합한 교육을 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진보건 보수건 신임 교육감들이 너도나도 학력평가를 중시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교육의 제1 목표가 학력 증진이어야 함은 당연하다.
그동안 친전교조 교육감들은 경쟁을 지양하고 토론과 체험을 중시한다는 ‘혁신 학교’도 전국 2700여 곳으로 늘려 놓았다. 교육청이 혁신 학교에 예산을 더 주면 결국 학교에 따라 학생들이 차별받는 결과가 된다. 진보 교육감들은 학생들의 자기 주도적 학습력을 늘려주기보다 학교 밖 단체들에 교육 예산을 퍼주는 창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는 혁신 학교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들여다보고 자기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조선일보(2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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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선거 무효표가 100만표인 이유
정당명·기호조차 없어… 무효표가 시·도지사의 2배
지방선거와 분리 실시 등 공론화해 제도 바꿔야
선거가 끝나면 결과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헤아려 실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번 교육감 선거는 선거 결과를 해석하는 것 못지않게 제도 자체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게 하고 있다. 교육감 선거는 '깜깜이 선거'로 불리며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북 정상회담 같은 대형 외교 이슈까지 겹치면서 무관심이 너무 심각했다.
교육감의 영향력을 생각해 관심을 가져본 사람도 공약(公約)을 보고 선택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이다. 진보·보수 공히 무상(無償) 교육이나 4차 산업혁명 대비 같은 달콤한 공약을 내걸어 차이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육감 선거 격전지'를 소개하기 위해 표를 만들면서 후보별 특색 있는 공약 2개를 고르는 데 이번처럼 애를 먹은 적이 없었다.
더구나 교육감 선거는 정당명(名)과 기호도 없다. 1번, 2번 등 특정 번호가 유리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후보 이름 순서를 다르게 배열하는 것도 '깜깜이'를 부추기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선거 막판에 서울 조희연 후보는 '조흔 조희연', 박선영 후보는 '선영아 부탁해', 조영달 후보는 동요를 개사한 '달 달 무슨 달, 교육감은 조영달'을 만들어 전파하는 데 집중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김동석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교육감은 시·도지사만큼 신경 써서 뽑아야 하는데 한 사람이 투표용지를 7~8개씩 가져가 투표해야 하니 후보가 누군지도 모르고 투표장에 들어가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선 인지도 높은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현직 교육감이 12명 출마해 12명 모두 당선된 것도 높은 인지도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이번 교육감 당선인 17명 중 10명은 전교조 위원장·지부장 출신이다. 전교조는 선거 직후 "'깜깜이 선거' '현직 프리미엄' 등 평가로 시민 선택을 부정하지 마라"는 논평을 냈지만 다른 누구보다 이번 선거를 지켜본 전교조 관계자들이 문제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 선거 문제점을 보여주는 수치가 있다. 시·도지사 선거 무효표는 49만여 표였는데, 교육감 선거 무효표는 97만여 표(전체의 3.8%)였다. 무효표는 기표(記票)를 잘못했거나 아예 아무도 찍지 않은 표다. 시·도지사 선거에 나온 49만 표를 자연적인 무효표라 치더라도 적어도 50만명은 교육감 선거에서 적극적으로 무효표를 선택한 것이다. 서울의 경우 교육감 선거 무효표는 14만2625표로 시장 선거 무효표(5만7226표)의 2.5배다. 서울시장만 뽑고 서울교육감 투표는 포기한 사람이 10만명 가까이 있는 것이다. 경북교육감 선거의 경우 무효표가 5.6%(8만1542표)에 달했다.
선거 제도를 개선하자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서울 조영달 후보는 지방선거와 교육감 선거를 따로 하자는 아이디어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국회에도 교육감 선거를 개선하자는 법안이 이미 3건 계류 중이다. 김동철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시·도지사와 러닝메이트'로 하자는 것이고, 이은재·김학용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은 시·도지사가 시·도의회 동의를 얻어 임명하자는 내용이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국가교육회의가 수시·정시 비율 같은 문제가 아니라 교육감 선출 방식처럼 국가 미래가 걸린 중대한 문제를 공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지금보다는 낫지 않을까. 100만명의 국민이 '선택을 못 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제도는 바꾸는 게 마땅할 것이다.
-김민철 사회정책부장, 조선일보(18-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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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87%가 좌파 교육감 아래로, 고착되는 한국 교육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는 17개 시·도 중 10곳에서 전교조 출신 후보가 당선됐다. 4명은 친(親)전교조 성향이다.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생 87%가 이들의 영향 아래 있게 됐다. 학부모가 아닌 유권자들은 교육 공약에 큰 관심이 없었고, 정당 추천도 아니어서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 채 투표장으로 간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현직 교육감에 유리한 선거였고 실제 현직 12명은 모두 당선됐다. 교육감 선거를 지금 제도대로 계속 유지할 것인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전교조는 어제 "진보적인 교육 정책에 대한 지지가 널리 분포돼 있음을 보여줬다"는 성명을 냈다. 안 그래도 이 정부 들어 전교조 영향력이 커졌는데 앞으로 더 막강해질 것이다. 고용부 '적폐청산위원회'는 지난 정부 때 '법외(法外) 노조' 결정을 내린 공무원 색출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교육은 국가 미래를 책임질 인재들을 키워내는 역할도 해야 하고,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이 계층 상승을 할 수 있는 사다리 역할도 해야 한다. 두 기능이 다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 좌파 교육감들이 기세를 떨치는 교육계는 치열한 세계 경쟁을 돌파해나갈 인적 자원의 양성에는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친전교조 교육감들이 계층 간 교육 기회의 격차 해소에 전념하는 것도 아니다. 학교 간 격차가 드러나는 것을 싫어하는 전교조 등 교사들 반발 때문에 전국 학력평가가 없어졌고 성적 낙오 학생들은 눈에 띄지도 않고 사라져가고 있다. 한국 교육계는 완전히 친전교조 세력에 의해 장악됐고 선거에 의해 구조적으로 고착되고 있다. 이게 한국 교육의 미래다.
-조선일보(18-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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