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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스스로 긋는 '제2의 애치슨라인'] [동맹 미국마저 믿을 수 없게 된 현실] [日,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돌아올 수 없는 다리 건너지 말라]

뚝섬 2019. 7. 29. 08:28

우리 스스로 긋는 '2의 애치슨라인'

 

--러에 포위된 최악 환경… 北 잠수함-미사일까지 등장
미국과 틈새가 멀어지자 한국은 동네북으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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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발발 부른 애치슨라인… 그 교훈을 잊어선 곤란하다

 

비스마르크는 '지혜로운 자는 역사에서 배운다'고 했다. 우리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일본에 한다. 과연 우리는 강대국의 전쟁터였던 우리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가?

국제정치학자로서 한국은 중국·일본·러시아라는 세계 최강국으로 둘러싸인 최악의 지정학적 환경을 갖는다고 강의를 해왔다. 중·러의 전략폭격기 편대가 우리 해역과 영공을 휩쓰는 것을 목격하면서 전율과 함께 생전 처음 그 말의 의미를 체험했다. 한반도는 발칸반도와 함께 세계의 화약고로 일컬어진다. 1894년의 청일전쟁, 1904년의 러일전쟁 그리고 1950년의 한국전쟁에서 지정학적 이해관계를 갖는 강대국들이 아시아 패권을 둘러싸고 한반도를 전쟁터로 삼아 격돌했다. 우리는 항상 희생양일 뿐 어쩔 수 없었을까? 앞으로도 희생양이어야 하는가
?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폭격기들이 편대를 이루어 울릉도와 독도를 관통하고 대한해협과 이어도로 이어지는 우리 해역을 헤집고 다니는 것도 모자라 러시아 조기경보기는 두 차례나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한반도에서 다시 중·러 합작이 이루어졌다. 같은 날 북한은 건조 중인 전략잠수함을 피로(披露)했고, 이어 우리 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신형 탄도미사일 실험을 단행했다. 한국전쟁을 일으켰던 3인방이 대한민국을 핵으로 초토화할 수 있는 수단들을 과시하면서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미국은 비용을 이유로 전략폭격기를 더 이상 우리에게 전개하지 않고 있다. 키리졸브, 을지-프리덤가디언, 맥스선더, 쌍룡 등 한·미 연합 훈련이 사라진 우리 해·공역에 중·러의 전략폭격기들이 비집고 들어왔다. 더욱이 일본이 우리 산업 급소를 노리는 경제 보복을 가하고 있는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

중·러 양국의 목적이 한·일 관계 이간질과 한·미·일 공조 흔들기였다면 크게 성공한 셈이다. 첫 공동 초계 비행의 대상으로 독도를 선택했다. 일본 스가 관방장관은 한국 전투기가 경고 사격한 것을 전적으로 수용할 수 없고 극히 유감이라 했다. 피아(彼我) 구분도 무너졌다. 한·일의 극한 갈등 상황을 영토 갈등으로 확대시키는 효과를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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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갑자기 대한민국은 주변 강대국들의 동네북이 되었는가? 위기는 축적된 결과이지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언제인가부터 우리는 역사의 교훈을 잊었다.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따뜻한 부동항을 찾아 남진했다. 스탈린은 북한에 만족하지 않고 한반도 전역을 원했다. 미국이 눈엣가시였다. 그런데 미국은 아시아 방어선에서 남한을 제외하는 소위 '애치슨라인'을 발표한다. 남한 사회는 이념으로 사분오열이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모택동과 김일성을 동원하여 남침을 개시하여 한국전쟁이 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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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의 기지들을 적극 활용한 미국의 개입으로 대한민국은 가까스로 살아남는다. 이후 반세기 이상 한·미 동맹으로 인해 우리는 냉엄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잊고 살아왔다. 세계 10위의 경제력과 민주화는 자랑스러운 일이었지만, 최악의 지정학 상황은 변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2의 애치슨라인을 우리 스스로 긋기 시작했다. 균형 외교라는 명목으로 한·미 동맹의 분량을 줄여가며 한·중 관계를 중시했다. 중국몽과 일대일로에 우리는 공동 운명체라 했지만, 정작 인도·태평양 구상에는 냉담했다. 남북 관계와 비핵화를 위해 한·미 연합 훈련 중단 등 한·미 동맹 제한을 우리 스스로 원했다. 일본 내 유엔사 기지 사용 문제가 우리의 사활적 안보 이익임에도 이를 냉전 구조로 여겼고, 사드 보복에 즈음하여 사실상 한·미·일 안보 협력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중국에 했다. 한·미·일 공조의 기반인 한·일 정보보호협정 폐기도 운운한다. 한·미 동맹이 굳건했다면 일본이 안보를 구실로 경제 보복을 했을 리 없고, 중·러의 전략폭격기 편대가 우리 해·공역을 휘젓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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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공군 조종사들은 목숨을 건 극한의 차단 기동과 경고 사격을 마다하지 않았다. 아무리 칭찬해도 과하지 않다. 군다운 모습이었다. 우리 위정자들이 배워야 하는 것은 우리 병사들의 결기다. 정치가 정신 차려야 한다. 누구도 우리를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결기 가득 찬 고슴도치이어야 한다. 자주국방은 중요하지만 한계가 있다. 상대가 하나라면 죽기 살기로 상대할 수 있을지 모른다. 중국·일본·러시아가 동시다발적으로 동네북처럼 두들기고 있는 상황에서 세 나라를 상대로 하는 자주국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우리 지정학 환경이 최악인 까닭이다. 역사가 말해주듯이 한·미 동맹이 우리의 사활적 이익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 스스로가 애치슨라인을 긋는 우는 절대 범하지 말자.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前 국립외교원장, 조선일보(1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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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 미국마저 믿을 수 없게 된 현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전혀 언짢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는 '북 미사일이 한국·일본 같은 우리 동맹에는 위협'이라는 질문에 "(김정은)는 미국에 대해 경고하지 않았다. 단거리 미사일이고 매우 일반적인 미사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남북)은 분쟁을 벌이고 있고 오랫동안 그래 왔다"고도 했다.

트럼프가 동맹을 가벼이 여기는 인식을 노출한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한·미 간 무역 불균형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서 주한미군 철수를 압박 카드로 쓰려 했다는 보도가 여러 차례 나왔다. 작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는 한·미 연합훈련이 "도발적"이라며 참모들과 상의도 없이 중단을 덜컥 발표했다. 미 전략폭격기를 괌에서 한반도까지 보내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했다. 북한의 신형 미사일은 탐지·추적을 피해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고, 이 미사일에 핵을 탑재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김정은은 직접 이 미사일이 '남한에 대한 경고'라고 했다. 대한민국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미국에 대한 위협만 아니면 괜찮다고 한 것이다. 동맹은 어느 한쪽이 당하는 위협을 자신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한다는 것이 기본 전제다. 현재 한·미 동맹은 이 기본 전제가 무너졌다. 트럼프는 자신의 재선 선거에 필요하다면 이보다 더한 조치도 얼마든지 할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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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핵을 개발한 이유는 핵으로 미국을 위협해 한·미 동맹을 껍데기로 만들려는 것이었다. 이제 그 숙원을 이뤄가고 있다. 그만큼 우리 안보는 위험해지고 있다
.

더 심각한 문제는 우리가 이 상황에 대한 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5월 두 차례에 이어 이번에도 같은 기종의 미사일을 두 번이나 쐈는데도 우리 군은 추적·탐지도 제대로 못했다. 그런데도 한미연합사는 "미사일이 대한민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은 아니다"라고 했다. 미사일에 대응할 군사적 대비 태세는 전혀 돼 있지 않으면서 위협이 아니라고 한다. 위협이 아니라는 근거도 밝히지 않는다. 대통령은 북 미사일 도발에 긴급 NSC 대책회의조차 주재하지 않았다. 김정은의 협박에 대해서도 한마디 반응이 없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 '이순신 12척 정신'을 들고 나왔던 것과 대비가 된다. 대체 우리 안보는 누가 지켜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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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없이 북한의 핵무기 앞에 벌거벗고 있는 대한민국이 기댈 언덕은 한·미 동맹 하나뿐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미국의 보복 조치로 김씨 체제가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는 공포 때문에 북이 감히 핵 도발을 꿈꾸지 못할 것이라고 믿어왔다. 그런데 트럼프는 미국만 위협받지 않으면 북 미사일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한다. 미사일 도발을 현장에서 지휘한 김정은은 트럼프의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조선일보(1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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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돌아올 수 없는 다리 건너지 말라

 

일본 정부가 다음 달 2일 열리는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수출 심사 우대국(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결정되면 당장 3주 뒤인 8월 하순부터 일본 기업은 무기 개발·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1115개 전략물자를 한국으로 수출할 때 일본 정부의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지난 4일부터 실행한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 대상이 반도체 소재 3종에서 400배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한국의 5위 수출국이자, 3위 수입국인 일본에서 가하는 수출 규제로 한국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겠지만 일본 경제와 기업도 적지 않은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양국 모두 패자(敗者)가 되는 자해(自害)적 대결로 들어서게 된다.

일본이 미국·영국 등 27개국에 적용하는 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특정 국가를 제외하는 건 한국이 처음이다. 이것이 가져오는 파장은 비단 양국 경제 관계에 엄청난 손실을 끼치는 것, 그 이상일 것이다. 국제적 분업과 가치 사슬을 흔드는 일본의 경제 보복에는 국제 여론도 비판적이다. 뉴욕타임스는 "모호하고 구체성 없는 이유를 들어 자유무역 체제를 흔들고 있다"고 일본을 비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수출 규제 여파로 일본이 받는 타격이 아베 총리의 명예 실추 정도로 그치지 않고 일본 수출 업체들까지 시장 점유율과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며 어리석은 무역 전쟁을 그만두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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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출 규제가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에 대한 보복이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보복 조치가 아니다"라고 강변한다. 정치적 보복 조치 수단으로 무역을 무기로 활용해선 안 된다는 걸 일본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과거사 조치에 대한 일본의 불만을 이해한다는 쪽에서도 "그 대응 수단이 무역 보복이 돼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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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모호한 이유를 내세워 한국에 경제 보복을 가하는 것은 양국이 반세기 건설해온 경제·민간 교류의 역사에 치명적 균열을 내는 행위다. 아베 총리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극단적 보복 카드를 접어야 한다. 한·일 양국 관계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만들어선 안 된다.


-조선일보(1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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