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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공작] ['굿모닝 미사일'] "미사일 실험을 새벽이나 아침에 해야 할 기술적 이유는 없다" "발사 시간에 정치적 메시지가 담기는 것"

뚝섬 2019. 8. 3. 05:48

어떤 공작

 

무슨 일을 해야겠는데 아무런 명분도 동조자도 없을 때 벌이는 것이 자작극이다. 학교 가기 싫어 아픈 척하는 꾀병부터 로미오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살한 척했다가 비극을 맞은 줄리엣까지 수많은 종류의 자작극이 있다. 20세기 가장 무모한 자작극으로는 1960년대 초 미국이 쿠바 침공 명분을 만들려고 쿠바인이 저지른 것으로 위장한 테러를 계획했던 '노스우즈 작전'이 꼽힌다. 이 작전은 케네디 대통령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훗날 9·11 테러가 자작극이라는 음모론의 주요 근거가 됐다.

▶최근 10년 새 자작극 중 가장 유명한 일은 2010년 경쟁 빵집 식빵에 쥐를 넣어 인터넷에 공개한 '쥐 식빵 사건'이다. 크리스마스 대목을 앞두고 경쟁 빵집보다 매상을 더 올리려고 벌인 자작극 결과는 제빵업계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심각한 후유증을 낳았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도 마치 현 정권 반대 세력이 인터넷 댓글을 쓴 것처럼 조작한 민주당원들의 자작극에서 시작됐다. 댓글과 추천 수 조작에 대해 수사를 처음 의뢰한 것도 민주당이었다. 그 결과 정권 실세 도지사가 구속되는 자해극이 되고 말았다. 자작극은 자신이 더 영리하다고 믿는 사람이 던지는 폭탄이다.

▶경찰이 정의당 대표에게 '태극기 자결단' 명의로 협박 소포를 보낸 혐의로 한 사람을 체포했다. 죽은 새와 칼이 들어있던 협박 소포엔 "(정의당은) 민주당 앞잡이로 문재인 좌파 독재의 홍위병이 됐다. 조심하라"는 내용의 편지가 들어 있었다. 얼핏 '태극기 부대'가 한 일로 보였다. 정의당은 물론이고 국회의장까지 우려를 표명했다. 그런데 막상 경찰이 체포한 사람은 김정은을 위인으로 떠받드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의 운영위원장이었다. 이들은 '백두칭송위원회' 같은 단체를 만들어 '김정은이 왜 위인인가'라는 세미나를 여는 곳으로, 소포를 이용해 다른 사람들을 욕보이려고 꾸민 것이다. 이들은 정의당과 직접 관계가 없으니 자작극이 아니라 '공작(工作)'이다. 이들이 내건 '진보'의 가치가 땅에 떨어져 오물 위를 굴러다닌다.

▶북한은 '공작의 나라'. 정치도 공작이고, 외교도 공작이고, 군사도 공작이고, 대남 전략은 당연히 전부가 공작이다. 천안함 폭침처럼 자신들의 공작이 드러나면 한국의 '자작극'이라고 한다. 그런 북한을 동경해온 주사파와 그 아류들도 '공작'을 그다지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남의 공작은 비판하지만 우리 공작은 '불가피해서'라고 한다. 왜 이런 짓까지 하는지 알 수가 없다.


-한현우 논설위원, 조선일보(19-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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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미사일'


2006 7 5일 새벽 3 30분부터 5시까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 2'를 포함한 탄도미사일 6발을 난사했다. 그 시각 미국은 최대 국경일인 독립기념일(4) 오후를 느긋하게 즐기고 있었다.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의 발사 성공까지 더해지면서 축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그러나 북 미사일이 뜨자 CNN 등 주요 TV는 독립기념일 관련 보도를 끊고 북 도발을 톱뉴스로 다뤘다. 백악관은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했다. 당시 대포동 2호는 발사 40초 만에 폭발했지만 미 축제 못지않게 워싱턴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북은 2009 7 4일 오전(미국 3일 저녁)에도 탄도미사일 7발을 무더기로 쐈고, 2017 7 4일 오전에는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화성 14'까지 발사했다. 워싱턴 휴일에 불청객 '축포'였다.

 

▶김정은은 2017년 걸핏하면 미사일을 쏴댔다. ~월 새벽이 많았는데 한국 정보 당국자는 잠을 설쳐야 했고 미국 측은 주말을 날렸다. 특히 금·토요일 도발하면 월요일까지 퇴근이 어렵다고 한다. 그해 7 28일 금요일 북이 ICBM을 발사한 시간은 밤 11 40분이었다. 군 관계자는 "미사일 실험을 새벽이나 아침에 해야 할 기술적 이유는 없다" "발사 시간에 정치적 메시지가 담기는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작년 3월 방북한 우리 특사단에 "(북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새벽에 NSC를 개최하느라 고생 많으셨다. 이제 더는 새벽잠 설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4월 판문점에서도 문 대통령에게 "새벽잠 설치지 않도록 제가 확인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발 뻗고 자겠다"고 답했다.

 

▶어제 새벽 3시쯤 북이 또 단거리 미사일 두 발을 쐈다. 지난달 25일과 31일에 이어 아흐레 동안 세 번째 새벽 도발이다. 문 대통령은 그때마다 보고를 받았을 것이다. '북 미사일 발사' 소식에 이른 아침잠을 깼을 것이다. '새벽잠 설치지 않게 하겠다'는 김정은 약속이 거짓임을 실감했을까.

 

▶아침 뉴스에 '북 미사일 발사'가 며칠 걸러 나오다 보니 시중에선 한국 아침 인사가 '굿모닝 미사일'이 됐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한다. 중·러는 우리 영공을 휘젓고, 일본은 적대국이 됐고, 미국 대통령은 본척 만척하는데 김정은은 아침 인사를 미사일로 한다. 이 모든 일을 감당해야 하는 한국민들의 심정이 '굿모닝 미사일'이란 우스개에 담겨 있는 것만 같다.

 

-안용현 논설위원, 조선일보(1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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