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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 다한 맘카페의 소수 독재] ['맘카페'] '아파트 관리비 영수증' 같은 증빙 서류를 내도록 한 카페까지..

뚝섬 2019. 10. 11. 08:06

수명 다한 맘카페의 소수 독재

 

2000년대 초 포털 사이트에 '카페'라는 공간이 생기면서 취미·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동호회들이 생겨났다. 젊은 엄마들이 모이는 '맘카페'들도 이때쯤 생겨났는데 회원 수 280여만 명의 '맘스홀릭' 2003, 300만명 넘는 '레몬테라스' 2004년 개설됐다. 지역별 맘카페도 우후죽순 만들어져 현재 크고 작은 맘카페가 1만개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맘카페의 부작용은 가짜 고발로 특정 가게나 업체가 피해를 보면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2012년 충남 천안의 한 샤부샤부 체인점에서 종업원에게 배를 걷어차였다는 임신부의 글이 대표적이다. 이 글 때문에 식당이 문을 닫았으나 경찰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맘카페 회원들 사이에서 '한쪽 주장만 듣고 판단하지 말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맘카페는 과거부터 현 여권을 지지하는 정치적 성향이 짙었다. 2017년 대선 당시 민주당 홍보 전단에도 맘카페 16곳이 등장했다. 그런 성향이 조국 사태를 맞으면서 노골화한 것이 최근의 '맘카페 강퇴 사건'이다. 조국이나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거나 댓글만 달아도 운영자가 회원을 강제 탈퇴시켰다. 강퇴 사유로 '우리 카페 운영 원칙에 위배되는 활동'이란 애매한 문구가 회원에게 전달된다.

 

▶한 맘카페는 '불쾌감과 거부감을 주는 정치 문제에 대한 극단적 주장과 불만'을 삭제한다고 밝히고는 '조국 임명에 실망했다'는 글은 삭제하고 '자한당 쓰레기'란 글은 방치했다. 강퇴당하지 않으려는 회원들이 침묵하는 가운데 맘카페에는 '압수수색 결과를 보니 조국님 가족의 검소한 생활과 도덕적 무결함에 대한 확신이 강렬해진다' 같은 글들과 조 장관 사진 밑에 '미남은 진리죠'라고 쓴 댓글들만 남았다.

 

▶대표적 친문(親文) 맘카페의 회원 다수가 '조국 사퇴'를 원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카페 '레몬테라스' '조국에 대한 나의 생각은?'이란 제목의 투표를 진행했는데 62%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거짓과 위선만으로 지금 사퇴해야 한다'에 표를 던졌다. '조국 일가는 거짓이 없이 청렴결백하다'에 투표한 회원은 26%였다. 다른 유명 카페에서 이뤄진 투표 결과도 비슷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소수가 다수를 억압하는 횡포를 저질러온 셈이다. 온건한 다수는 극성을 부리는 소수를 당하기 어렵다. 히틀러의 집권, 러시아혁명도 그런 과정을 거쳤다. 맘카페를 소수가 좌지우지하면서 마치 자신들이 다수인 양하던 속임수도 이제 끝나가고 있다.


-한현우 논설위원, 조선일보(1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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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카페'


'시댁 밥 먹고 체했다' '밥하는 기계가 된 거 같아요' '모유가 너무 적은데 조언 좀'. 회원 280만명이 넘는 한 맘카페 게시글이다. 육아 고민, 신세 한탄, 시댁 험담 같은 온갖 글이 '' 단위로 올라왔다. 2003년 이 카페가 문을 연 뒤 지금껏 2608만개 글이 게시됐다고 한다. 16년간 날마다 4500개 넘는 글이 올라온 셈이다. 주부들이 온갖 집안 대소사와 깨알 정보를 주고받던 동네 빨래터가 수십 개는 모여 있는 듯하다.

 

▶맘카페는 주로 30~40대 기혼 여성들이 육아·출산 정보나 자녀 교육, 요리, 부동산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온라인 공간이다. 2000년대 초 국내 포털이 만든 '온라인 카페'에서 태동해 지금은 2만 개는 너끈히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회원수가 10만명을 웃도는 전국 단위 맘카페가 수십 개 되고, 200~300만 회원을 자랑하는 거대 맘카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당비를 내는 진성당원이 각각 수십만명, 일반당원까지 합치면 350만명 안팎이다. 웬만한 정당 파워를 능가할 수 있다.


 

▶처음엔 주로 생활 정보를 주고받던 맘카페 성격이 달라진 것은 전국 대부분 동과 구마다 '지역 밀착형' 맘카페가 생기면서부터다. 관내 학원과 식당, 상점 사이에선 맘카페에 한번 찍히면 가게를 접어야 한다는 인식까지 생겼다고 한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멋대로 퍼지면서 부작용도 뒤따랐다. 작년 경기도 김포에서 한 어린이집 교사가 맘카페의 허위 정보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까지 한 사건도 있었다.

 

▶맘카페의 정보 유통 권력은 '상업화'로 이어졌다. 맘카페에 붙는 배너 광고는 한 달 수십만원 수준이라고 한다. 그런데 "광고 좀 내라"는 요구를 거부할 만큼 배포 큰 식당은 많지 않다고 한다. 돈벌이가 되자 한 사람이 4~5개 맘카페를 동시에 운영하는 현상까지 생겼다고 한다.

 

▶그런 맘카페가 이젠 '사상 검증' 장소로까지 변질됐다. 정부나 조국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면 운영진이 '카페 운영 규정에 맞지 않는다'며 글을 삭제하거나 카페에서 강제 퇴출시키는 식이다. 해외 직구 정보를 주고받는 어느 맘카페 회원은 "언젠가부터 카페를 '조국 지지파'들이 장악해 카페가 정치 사이트처럼 변해 탈퇴해 버렸다"고 했다. 자유롭게 회원 가입을 허용하다 최근 '아파트 관리비 영수증' 같은 증빙 서류를 내도록 한 카페까지 나타났다. "좌파들이 몰려와 게시판에 온갖 정치 글, 비난 글을 도배한다"는 이유에서다. 맘카페가 쉬는 곳이 아니라 전쟁터가 됐다.


-박은호 논설위원, 조선일보(19-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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