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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장관 머리 위에 펼쳐진 '寬容의 雨傘'] [계좌 추적 영장도 기각, '코드 사법부' 앞세워 조국 구하나] [조커와 조국, 그 거대한 농담]

뚝섬 2019. 10. 12. 07:56

조국 장관 머리 위에 펼쳐진 '寬容의 雨傘'

계좌 추적 영장도 기각, '코드 사법부' 앞세워 조국 구하나

조커와 조국, 그 거대한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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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장관 머리 위에 펼쳐진 '寬容의 雨傘'

 

대통령, 내 편 아닌 사람에게 이렇게 너그러운 적 있었나
경쟁자 말살하는 정권은 보복의 惡夢에서 헤어나지 못해

 

나라가 두 달 넘게 헛돌고 있다. 대통령이 '국가 운영' '조국 보호' 가운데서 우선순위(優先順位)를 잘못 잡은 탓이다.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자질(資質)은 우선순위를 정확히 매기는 것이다. 문제점을 찾아내는 데도, 문제점 중에서 무엇을 먼저 해결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도 기준이 되는 것이 우선순위다. 엉뚱한 데 조직의 에너지를 탕진(蕩盡)하면 쇠퇴(衰退)와 쇠망(衰亡)의 길로 들어선다.

현재 상황에서 조국씨는 무죄(無罪). 아직은 혐의자(嫌疑者)·용의자(容疑者)일 뿐이다. 헌법 27조의 '모든 형사 피고인은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는 규정 덕분이다. 조국씨의 아내·아들·딸·어머니·동생·제수·5촌 조카·처남 및 그들의 범죄를 거든 사람들도 '무죄 추정 원칙'의 그늘 아래 있다. 헌법과 법률 어디에도 '중대 범죄 혹은 잡스러운 여러 범죄에 연루(連累)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은 국무위원 또는 정부 중요 직책에 임명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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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에 '하지 말라'는 규정이 없다는 것을 '해도 된다'고 해석하는 사람은 국가 운영에 발을 들여 놓아선 안 된다. 더더욱 공직자 임명권을 행사하는 자리에는 적합하지 않다. 아무리 촘촘하게 짠 법의 그물도 구멍이 있기 마련이다. 법의 빈 곳을 '건전한 상식'으로 메워가며 해석하고 집행하는 것이 국정 운영이다. 세계 어느 나라 법률에도 '일족(一族) 다수가 범죄 혐의에 연루됐을 경우엔 국가 중요 공직에 임명해선 안 된다'는 규정은 없다. '건전한 상식'의 작동(作動)을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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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의 유형은 세 가지다. '탁월한 지도자'는 나라가 자유롭게 번영할 뼈대를 멀리 보며 설계하고 치밀하게 시공(施工)한다. 법률도 제도도 세월이 흐르면 헐거워지고 현실과 맞지 않게 된다. 도로나 건물처럼 주기적 보수(補修) 공사가 필요하다. '보통 지도자'는 보수할 때를 놓치지 않고 나라가 굴러가게 한다. '참 나쁜 지도자'는 자신의 역량(力量)과 국가가 놓인 환경을 오판(誤判)하고 나라의 골조(骨組)를 바꾸겠다고 덤비다 건물을 무너뜨리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겠다며 시도 때도 없이 모든 것을 뒤집어 아수라장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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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기 쉽다. 민주주의의 모순은 보통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것도 볼 줄 알고 들리지 않는 소리도 들을 줄 아는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는 데 있다. 그런 데서 비롯되는 위험을 줄이려면 대통령과 다른 걸 보고 다른 소리를 듣는 색깔이 다른 사람도 주위에 둬야 한다. 이 정권 인사는 위에서 아래까지 홍일색(紅一色)이다. 대통령과 다른 소리를 들을 사람도 다른 소리를 낼 사람도 없다
.

대통령은 광화문 집회와 서초동 집회를 두고 '국민의 뜻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 못지않게 검찰 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유엔 총회에 가서 '북한은 작년 9·19 군사 합의 이후 단 한 건의 위반이 없었다'고 했던 대통령이다. '우리 경제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말을 수시로 되풀이한다. 북한 미사일 발사의 굉음(轟音), 세종로의 함성도, 청년 실업자의 비명도 듣지 못하는 '선택적 난청(難聽)' 증상이다. 설득은 '[]로 시작해서 입[]으로 마무리한다'는데 설득의 첫걸음이라도 뗄 수 있겠는가
.

조국씨의 위선(僞善)은 지난 두 달 양파처럼 벗겨졌다. 위선이란 영어 단어(hypocrisy)는 원래 '배우의 연기(演技)'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위선은 탈을 쓰고 사는 것이다. 대통령은 그런 조씨의 탈 위에 '무죄 추정의 원칙'이란 우산을 받쳐 주고 있다. '대통령 사람' '대통령 편' 말고 그 우산을 빌려 써본 사람이 있는가
.

문재인 정권은 경쟁자 집단을 말살(抹殺)하는데 조금의 주저도 없었다. 불관용(不寬容)의 원칙에 철두철미한 사람들이다. 관용은 상대를 위한 배려가 아니다. 사실은 나와 우리 집단의 미래의 안전을 위해 드는 보험이다. 이 정권은 그런 보험이 있는 줄도 모른다. 그런 집단은 어느 순간부터 보복의 공포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정권을 놓으면 죽는다는 악몽(惡夢)에 시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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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제일 존경한다는 미국 대통령 링컨 변호사의 말로 대신하자. '나는 공화국의 헌법을 생명처럼 수호하겠다고 선서했다. 그러나 나라가 무너진 다음 헌법을 수호한다는 말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대통령에게 들으라는 말이 아니다. 국민이 마음으로 새길 말이다. 그러다 보면 길이 보이고 용기가 우러날 것이다.

 

-강천석 논설고문, 조선일보(19-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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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 추적 영장도 기각, '코드 사법부' 앞세워 조국 구하나

 

법원이 조국 법무장관과 아내 정경심씨 등의 금융거래 내역 관련 압수 수색 영장을 수차례 기각했다고 한다. 다른 관련자들의 계좌 추적은 일부 허용하면서도 정작 의혹 핵심인 조 장관 부부에 대한 계좌 추적은 막고 있다는 것이다. 사모펀드와 학교 채용 뒷돈 수수 같은 돈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번 사건에서 자금 흐름 파악과 그에 따른 증거 확보는 수사의 기본이자 필수 요소다. 실제 정경심씨는 20억원을 '조국 펀드'에 넣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차명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조 장관 조카는 72억원을 횡령했는데 이 중 115000만원을 정씨 측에 투자 수익금 또는 투자금 반환 명목으로 줬다고 한다. 다른 투자사들이 넣은 수십억 투자금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증언도 나와 있다. 이 모두 계좌 추적을 통해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 그런데 영장을 기각했다는 것이다.

웅동학원 문제와 관련해서도 교사 채용 대가로 조 장관 동생이 받은 2억원 가운데 일부가 학원 이사장이던 조 장관 모친에게 흘러들어 간 흔적이 나왔다. 부친으로부터 단돈 '6'을 상속받은 조 장관이 56억원 재산을 어떻게 모았는지도 밝혀야 한다. 조국 펀드 투자금이 과거 웅동학원의 대출금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 이 역시 계좌 추적 없이는 확인하기 힘든 문제들이다. 계좌 추적은 다른 강제 수사 방식에 비해 사생활 제한 정도가 상대적으로 덜하면서 효율적이다. 이 때문에 특히 금융 관련 범죄 수사에선 비교적 넓게 허용돼 왔다. 그런데 이번 수사에선 영장을 10개 청구하면 1~2개 발부되는 수준이라고 한다. 유독 '조국'에 대해서만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이유가 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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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앞서 꾀병으로 영장 실질 심사를 회피한 조 장관 동생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자수까지 한 돈 심부름꾼들은 "도주 우려가 있다"고 구속했으면서 이들에게 도피 자금까지 줘가며 증거를 인멸하려 한 주범은 "건강 상태를 참작해야 한다"며 풀어줬다. 조 장관 아내가 휴대전화 유심 칩을 바꿔가며 관련자들과 입을 맞춘다는 증언이 있는데도 부부의 휴대전화 압수 영장을 연거푸 기각했다. 요즘 수사에선 휴대전화 압수부터 하는 것이 상식이다. '조국 가족'만 그 상식을 비켜간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조 장관 거취와 관련해 "책임져야 할 일이 있는지 여부는 검찰 수사 등 사법 절차에 의해 가려질 것"이라고 했다. 수사 결과뿐 아니라 법원 재판까지 보겠다는 것이다. 조 장관 역시 국회 답변에서 "본인의 위법 행위는 확정판결 때 확인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최종적으로는 그렇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법원을 믿는다는 뜻이다. 민주당도 요즘 부쩍 '법원'을 자주 거론하고 있다. 대통령 최측근이 책임자로 있는 민주당 연구원이 김명수 대법원장 이름을 9번 언급하며 "법원의 영장 남발이 (검찰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고 하자 조국 동생 영장이 기각되고 계좌 추적, 휴대폰 압수 수색이 막혔다. 이것은 우연인가.

이 정권은 출범하자마자 대법원장, 대법관은 물론 법원 요직을 '코드 인물' 일색으로 채웠다. 코드 모임 출신끼리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주고받고 헌법재판관, 법제처장, 법무부 간부가 됐다. 상당수 인사에 조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간여했다. 그 결과가 '조국 사태'에서 나타나고 있다.

 

-조선일보(19-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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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와 조국, 그 거대한 농담

 

정치인의 거짓말과 선동에 미쳐 돌아가는 세상
영화 속 '조커' '조국'을 만나면 어떤 '농담'을 던질까

 

한국 극장가를 강타한 영화 '조커'를 보고 싱거운 생각을 했다. 저 영화가 좀 더 일찍 만들어져 지난 5월 칸영화제에 출품됐다면 봉준호의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거머쥘 수 있었을까. 계급 갈등을 극단적으로 풍자한 핏빛 우화란 점에서 두 영화는 닮았지만 '조커' '기생충'보다 뜨겁고, 잔혹하지만 슬프다. 게다가 갈비뼈로도 연기하는 '미친' 배우가 등장해 관객의 혼을 빼놓는다.

폭력을 미화하고 계급 갈등을 부추기며 모방 범죄를 야기한다는 지적은 영화를 절반만 이해한 것이다. 조커가 던진 '거대한 농담'에 일반인들이 남긴 '한 줄 평'은 어느 평론가보다 예리하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불행한 인간의 손을 아무도 잡아주지 않을 때 그 손을 잡아준 건 광기(狂氣)였다' '착하게 사는 건 높은 계단을 오르는 것과 같지만, 포기하고 내려갈 땐 너무나 빠르고 즐겁다' '무심코 터뜨린 웃음이 누군가에겐 씻지 못할 상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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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정치적으로도 소비되기 시작했다. 하필 첫 글자가 같은 이유로 요즘 논란의 한복판에 있는 '조국' 장관이 희대의 악당 '조커'로 패러디된다. 살인을 앞두고 계단을 춤추며 내려오는 조커를 조 장관 얼굴로 바꾼 포스터까지 등장했다. 물론 동의할 수 없다. 조 장관은 조커를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보다 '잘생겼다
'.

조 장관과 대비할 영화 속 인물을 굳이 고른다면 토머스 웨인 혹은 머레이 프랭클린 쪽이 가깝다. 시장(市長) 후보로 나선 웨인은 쓰레기 더미와 쥐 떼로부터 시민을 구할 사람은 오직 자기뿐이라고 외치지만, 서민들 고통은 나 몰라라 극장에서 턱시도 입고 찰리 채플린 코미디를 보며 폭소를 터뜨리는 강남 좌파식 기득권이다. 스타 코미디언 머레이는 더욱 이중적이다. 누구에게나 한없이 인자하고 위트 넘치는 아버지상으로 존경받지만, 실은 남의 약점을 쥐고 웃음으로 조롱하는 잔인한 유머 감각의 소유자다. 타인에 대한 배려, 존중은 없다. 그 실체를 마주한 조커는 자신의 '정신적 아버지'였던 그에게 결국 총을 겨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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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배경은 1980년대 계급 갈등이 격화된 뉴욕이지만,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것 같다'는 점에서 오늘 대한민국과 닮아 있다. 내가 미친 건지, 세상이 미친 건지 알 수 없다고 자괴하는 사람들이 늘고, 정의와 동의어라던 촛불이 권력을 잡았으나 제2, 3의 조커가 나와도 이상할 것 같지 않을 만큼 정의롭지 못한 사회라는 개탄이 넘친다. 혼돈의 세상에서 고통받는 건 서민들뿐이다. 경제는 길을 잃은 지 오래인데 정치 지도자들은 나라를 두 동강 내기 바쁘다. 나라가 망하면 금수저·은수저들은 이민이라도 갈 수 있지만 흙수저들은 오갈 데가 없다. 정의가 권력을 가진 자들의 전유물이 되고, 엘리트들은 돈과 학벌을 대물림하느라 혈안 돼 있을 때, 맨주먹 맨정신으로는 설 자리가 없다는 걸 깨달을 때 광기로 무장한 '조커들'은 탄생한다
.

영화를 만든 토드 필립스 감독은 선과 악을 가르는 잣대는 '공감 능력'이라고 했다. 타인과 타인의 불행을 공감하지 않으려는 것이 악()이란 얘기다. 실제로 우리는 권력 쥔 자들의 낙제에 가까운 공감력이 나라를 어떻게 망쳐왔는지 보아왔다. 불행히도 현 정권은 그 절정에 달해 있다
.

푸른 눈썹에 붉은 립스틱을 칠한 조커가 조국 장관을 만나면 어떤 '농담'을 건넸을까 상상해본다. 그냥 물러나면 안 돼요? 딸 생일에 가족이 모여 밥 한 끼 못 먹은 게 그렇게 억울한가요? 당신들에겐 왜 최소한의 예의가 없나요
?

검찰 개혁은 나만 할 수 있다는 조 장관의 실없는 농담도 이쯤에서 끝났으면 좋겠다.


-김윤덕 문화부장, 조선일보(19-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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