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공작 숨기려 '가명 조사'까지 벌였다니
한국당 소속 울산시장 후보 관련 첩보를 청와대에 넘긴 송병기 현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당시 경찰 조사에서 가명(假名)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 청와대는
이 제보를 재가공한 뒤 경찰에 하달했고 경찰은 야당 후보가 공천받는 날 압수 수색을 실시해 선거에 찬물을 끼얹었다. 혐의는 모두 사실무근으로 드러났지만 야당 시장은 낙선하고 경쟁 여당 후보가 당선된 뒤였다. 선거 공작이었다. 그런데 송 부시장이 단순 제보만 한 게 아니라
참고인 자격으로 경찰에서 진술까지 했으며, 경찰은 '퇴직공무원
김○○'이라며 가명 조서까지 받아 그 신분을 숨겨줬다는 것이다.
가명 조서 작성은 당사자가 신분이 드러나면 보복당할 우려가 있을 때 하는 것이다. 송 부시장은
이 경우에 전혀 해당하지 않는다. 송 부시장이 경찰 조사를 받은 시점은 이미 민주당 송철호 선거 캠프에
참여한 뒤라고 한다. 집권 여당으로 들어갔는데 무슨 보복이 있나. 경찰이
뻔히 알면서도 가명 진술을 받은 것은 진짜 이름이 드러나면 선거 공작이 들통나기 때문이다.
조사는 한 번이 아니라 경찰의 울산시청 압수 수색 직전과 직후 등 세 차례나 이뤄졌다고 한다. 야당
시장 후보가 공천받은 날 진행된 압수 수색도 송 부시장 가명 진술 직후였다. 청와대와 여당이 수사 청부(請負)도 모자라 경찰과 짜고 수시로 수사 지휘까지 했다는 뜻이다. 명백한 선거 공작 증거가 또 드러났다.
야당 울산시장 수사는 경찰 내에서조차 "납득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울산경찰 책임자는 부임하자마자 야당
시장 주변 뒷조사를 지시했다. 경찰 스스로 무혐의를 내린 사안까지 수사하라고 밀어붙였다. 수사에 미온적인 경찰관은 좌천시키고 야당 시장 측을 고발한 업자와 1년에 535차례나 통화한 경찰관을 수사팀에 끼워넣었다. 검찰이 "증거가 없다"며 여러 차례 보강수사를 지시하는데도
무조건 기소해달라고 했다.
이 무리한 수사의 책임자가 여당 공천을 받아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9일 북 콘서트를
열고 주변에 감사장까지 살포하고 있다고 한다. 친정부 방송에 하루가 멀다 하고 출연해 "야당 시장은 배은망덕" "지금 검찰 수사가
진짜 선거 개입"이라며 되레 큰소리를 치고 있다. 도둑이 "도둑 잡으라"고 고함치고 현직 경찰 간부가 대놓고
선거운동을 하는데 이 정권 누구 하나 잘못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도 없다. 모두 후안무치 한통속이다.
-조선일보(19-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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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공작 당시 책임자였던 임종석, 조국은 왜 침묵하나
야당 후보에 대한 하명 수사와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 비리 비호는 그 주체가 문재인 정부의 권력 정점인 청와대다. 여당 후보 측이 준 첩보를 청와대가 경찰에 내려보냈고 경찰은 야당 후보가 공천받는 날 압수 수색에 들어갔다. 선거 전에 청와대 인근에서 여당 후보와 청와대 인사가 만나 공약 조율까지 했다고 한다
.
그런데 청와대 관계자들이 내놓은 해명은 모두 하루 이틀 만에 뒤집히며 거짓말로 드러나고 있다.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은 비리 첩보를 경찰에 넘긴 후 수사 상황을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했지만 노영민 비서실장은 9번
보고받았다고 했다. 노 실장은 경찰이 보고하길래 받았을 뿐이라고 했지만 경찰은 "청와대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첩보를 "소셜미디어로 제보받았다"며 일방적 제보처럼 설명했지만 제보 당사자는 "먼저
물어와서" 알려줬다고 했다. 이제는
청와대가 뭐라고 변명해도 국민은 믿을 수가 없는데 "문재인 청와대는 거짓말을 않는다"고 우기기까지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청와대가
불을 끄려고 마구 둘러댄 탓이 가장 크지만 두 사건을 관할하는 책임자인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이 실제 내용을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도 원인일 것이다. 두 사건이 벌어진 2017년 10월부터 12월까지 시점에 노영민 비서실장은 주중 대사, 김조원 민정수석은
공기업 사장으로 있었다. 노 실장과 김 수석은 청와대에 남아있는 자료와 직원들의 설명을 통해 당시 상황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청와대가 야당 후보에 대한 선거 공작을 하고 유재수 비리 감찰을 중단할 때 그 일을 실제 결정했던 사람은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조국
전 민정수석이다. 문 대통령을 제외하면 두 사람이 사건의 진상을 가장 정확히 알고 있다. 그런데도 임 전 실장과 조 전 수석은 이 두 사건이 불거진 지 열흘이 넘도록 입을 다문 채 침묵하고 있다. '사실이 아니다'는 말조차 않고 있다. 숨어 있는 것이다.
조 전 수석은 자신과 가족에 대한 문제가 드러날 때는 하루에도 몇 번씩 소셜 미디어에 글을 올리거나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변명을
하더니 자신의 책임이었던 국가적 의혹 사건이 터져 정권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데도 맞는다, 그르다 설명
한마디가 없다. 이들이 침묵을 지키는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청와대가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송철호 울산시장과 대통령이 아끼는 유재수 전 부시장을 위해 권력을
자의적으로 행사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에 대해 반박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조선일보(19-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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