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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선거 공작' 靑 측근 13명 기소 '文 주도 여부'만 남았다] ['이낙연 정권' '박원순 정권' 만들면 무사할 것 같은가]

뚝섬 2020. 1. 30. 08:26

'울산 선거 공작' 靑 측근 13명 기소 '文 주도 여부'만 남았다

 

검찰이 29일 울산 선거 공작 관련자 1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기소 대상에는 송철호 울산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 부시장 등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송철호 캠프' 관계자들과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 백원우·박형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비서관을 비롯한 '하명 수사' 관련자들이 포함됐다.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송 시장의 민주당 내 경쟁자에게 공직을 제안해 매수하려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고, 송 시장 선거 공약 수립을 불법 지원한 혐의로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도 재판에 넘겨졌다. 울산 선거는 청와대의 기획과 조직적 개입에 따른 것이라고 검찰이 공식화한 것이다. 이름을 적시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이 주도 혐의를 받는다는 의미다. 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문 대통령은 30년 친구인 송 시장의 당선을 "소원"이라고 했다. 송 시장에게 출마를 권유한 것도 문 대통령이다. 이 사건은 문 대통령의 소원을 풀어주기 위해 청와대가 전면 공작에 나선 것이다. 청와대는 송 후보 측이 넘겨준 야당 후보 관련 첩보로 경찰에 수사를 지시했다. 경찰은 야당 후보가 공천장을 받은 바로 그날을 골라 그의 사무실을 덮쳤다. 검찰이 '증거가 없다'고 보강 수사 지시를 거듭하고 영장을 기각했는데도 경찰은 막무가내로 기소해달라고 우겼다. 그러면서 피의사실은 모조리 흘려 보도되게 했다. 수사가 아니라 특정 야당 후보를 겨냥한 공권력의 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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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한편으로 청와대 핵심 실세들은 송 후보의 당내 경쟁자에게 총영사 등 공직을 제안하며 후보 매수를 시도했다. 청와대 행정관들은 여당 후보의 공약을 사실상 만들어줬고, 정부는 야당 후보 공약은 무산시키면서 수천억원 예산이 드는 여당 후보 공약에는 예타 면제 특혜를 베풀었다. () 대통령은 총선 여론조사를 했다고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정권이 한 일은 그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후보 매수, 하명 수사, 관권 개입 같은 총체적 선거 부정이다. 향후 재판을 통해 엄중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청와대. /연합뉴스

 

검찰은 "나머지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수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했다. 두말할 것도 없이 향후 수사의 핵심은 문 대통령이 공작을 주도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대통령 30년 친구의 당선을 위해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 비서관·행정관 등 대통령의 정치 참모들이 대거 동원됐다. 대통령의 개입을 시사하는 일부 물증도 나왔다. 상식적으로 대통령이 주도하지 않았으면 이 모든 일은 일어날 수 없다. 현직 대통령은 임기 중 범죄 혐의가 드러나더라도 형사 기소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검찰이 조사까지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선거 공작'은 대통령의 탄핵까지 논의될 수 있는 중대한 문제.

이 사건 수사팀은 지난 22일부터 여러 차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기소하겠다고 보고했으나 이 지검장이 뭉갰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사건 수사팀을 대거 '인사 학살'하면서 발탁한 이 지검장은 조국 아들 인턴 증명서를 허위 발급한 혐의를 받는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 기소 때도 결재를 거부했다. 명색이 검사가 검찰 수사의 최종 결정권자인 검찰총장의 지시를 거부하고 수사 대상자인 청와대 편을 들고 있다. 유재수 비리 비호 사건을 수사한 서울동부지검에서도 신임 검사장이 결재를 미뤘다. 두 사건 수사팀은 전체 회의를 통해 겨우 기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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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두 차례에 걸쳐 검찰 수사팀을 공중분해시키고 법원이 적법하게 발부한 영장까지 깔아뭉갰다. 기소된 청와대 비서관은 사직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검찰총장은 공수처 수사 대상"이라며 큰소리를 친다. 여당은 선거 공작 혐의를 받는 전 울산경찰청장이 출마한다고 하자 '후보 적격' 판정을 내렸다. 독재 정권 때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을 안면 몰수하고 밀어붙이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수사 방해와 검찰 장악 시도가 있을지 알 수 없다. 사명감을 가진 검사들이 끝까지 진실을 파헤치기를 바랄 뿐이다. 이 순간은 한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기로일 수 있다.

 

-조선일보(2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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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정권' '박원순 정권' 만들면 무사할 것 같은가

 

유신 말기 뺨치는 검찰 압살은 권력으로 지은 죄 덮는다 착각
시한폭탄 초침 잠시 멈췄을 뿐 선거공작 범죄 뇌관은 그대로
차기 대선서 與 후보 당선돼도 業報 뭉개곤 국정 운영 못해

 

집권 세력의 설 명절 건배사는 '유쾌, 통쾌, 상쾌'가 아니었을까. 촛불 정권을 거역한 윤석열 검찰을 응징하고 연휴를 맞이했으니 얼마나 속이 후련했겠나. 지지층의 흥겨운 분위기가 설 직전 서초동에서 열린 '조국 수호' 집회에서 연출됐다. 진행자가 "(윤석열의) 손발을 모두 잘라냈다. 이제 물도 못 떠 먹는다"고 하자 우렁찬 환성이 터져 나왔다.

설마하니 자신들의 범죄를 수사하는 검찰 라인을 손댈 수 있겠나 싶었는데 이 정권은 눈 하나 깜짝 않고 해치웠다. '민주화 정권'이 밀어붙이는 1·2차 학살 인사를 보면서 부마사태 시위대를 "탱크로 밀어 버리면 된다"고 했던 차지철의 야만이 떠올랐다. 해도 되는 일과 안 되는 일을 구분하지 못하는 건지, 양심과 염치가 없는 건지, 그런 앞뒤 사정을 가릴 수 없을 만큼 사정이 다급했던 건지 보통 사람 머리로는 헤아릴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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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도 제 손으로 못 떠먹게 된 검찰의 칼날을 누가 무서워하겠나. 검찰 수사에 움찔해서 몸을 숨겼던 권력 실세들이 경보 해제 사이렌을 듣고 슬금슬금 방공호를 빠져나오고 있다. 검찰에 쫓기던 정권이 이제 칼자루를 바꿔 쥔 기세다. 검찰에 기소된 청와대 비서관이 "공수처가 출범하는 대로 윤석열 세력을 손보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피의자가 검찰에 보복하겠다고 협박하는 세상이다. 지난 몇 달, 법을 깔고 앉은 권력의 위세를 생생하게 목격했다. 눈앞에서 전개되는 유권무죄(有權無罪), 무권유죄(無權有罪) 실화 드라마가 보수 정권의 횡포를 과장해서 1000만 관객을 모았던 좌파 영화보다 훨씬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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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 말기 뺨치는 막장극을 펼치는 정권의 배짱은 어디서 나왔을까. 권력을 겨냥한 검찰 수사를 권력으로 제압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권력만 손에 쥐고 있으면 자신들의 범죄를 뭉갤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민변 공수처, 검경 수사권 조정 같은 2, 3중의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이기기만 하면 국정 농단을 없던 일로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 정말 그럴까
.

2003
3 15, 취임한 지 한 달도 안 된 노무현 대통령은 4000억원 대북 송금 의혹을 수사할 특검법을 공포했다.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고 안도했던 김대중 정부는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대북 송금 문제를 "털고 지나가야 한다"고 바람을 잡은 건 DJ 정부서 정무수석을 지낸 문희상 비서실장이었다. 그런가 하면 노태우 대통령은 자신을 후계자로 지목하고 밀어준 육사 동기 전임자를 취임 첫해에 백담사에 보냈다. 두 대통령의 성정이 야박해서 그랬겠는가. 전 정권이 남긴 흠집을 덮어 주다간 자신들도 함께 늪에 빠져들까 겁이 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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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들은 차기 대선 주자군에서 사실상 탈락 상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가족 일가 비리로 만신창이 신세고, 유시민씨는 '조국 수호 투쟁'의 선봉에 서서 개그에 가까운 궤변을 늘어놓다가 웃음거리가 됐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혐의로 2차 선고를 앞두고 있는데 재판부는 "김 지사가 댓글 조작 프로그램 시연을 봤다는 사실은 인정된다"고 유죄 취지 복선을 깔아놓았다. 민주당 주자는 현재 압도적인 선두인 이낙연 전 총리, 그리고 후보군으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정도다. 문 대통령과 친문 진영을 위해 자기희생을 감수할 인연은 없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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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와신상담, 절치부심 2년여 남은 대선 날까지 참고 기다린다는 자세다. 좌천 인사로 밀려난 검찰 간부들은 대부분 사표를 내지 않았다. 윤석열 총장과 고난의 행군을 함께하며 버티겠다는 거다. 정권의 횡포를 보다 못한 선배 검사는 "봉건적 명()에 거역하라"는 말을 남기고 사표를 던졌고, 후배 검사 600명은 "남아 있는 저희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시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 정권은 검찰 조직 전체를 원수로 돌렸다. 검찰 수사팀은 쫓겨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문 정권 범죄의 증거와 기록을 남겨 놓았다. 수사가 재개될 때 '보물'을 쉽게 찾기 위한 지도다. 검찰 수사는 중단됐지만 범죄의 뇌관은 그대로 남아있다. 시한폭탄의 초침이 잠시 멈췄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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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년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민주당 후보는 대북 송금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고 "법대로 엄정 처리할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2년 후 대선에서 여당 후보가 어떤 질문을 받고 어떤 답을 내놓을지도 정해진 이치다. 5년 왔다 가는 정권이 권력의 힘으로 자신의 업보를 덮을 수 있다고 믿었다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그 나라의 5100만 국민을 너무 우습게 본 것이다.


-김창균 논설주간, 조선일보(2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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