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맘에 안 들면 날리고 고발하고 장악하는 운동권 '文주주의'] [성창호 판사의 혼밥] [票가 彈丸이다]

뚝섬 2020. 2. 15. 07:01

맘에 안 들면 날리고 고발하고 장악하는 운동권 '文주주의

 

민주당이 신문에 게재된 비판 칼럼 필자와 해당 언론사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여론의 질타를 맞고 취소했다.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이 칼럼은 문재인 정권이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 이해에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총선에서 민주당에 경고를 보내자는 내용이다. 한국당에 표를 주자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민주당은 반론 요청이나 언론 중재 절차조차 무시하고 곧바로 검찰에 고발부터 했다. 겁을 줘 이런 의견 표명 자체를 봉쇄하려는 것이다. 진보 진영에서도 "민주당은 파시스트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다른 논객들이 "나도 고발하라"고 맞서자 마지못해 고발을 취소했지만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이 일은 일과성 해프닝이 아니다. 이 정권 사람들의 속이 드러나 있다. 입만 열면 '민주화 운동' 경력을 내세워 정의·공정을 독점한 것처럼 하는 이 정권은 독재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일을 거리낌 없이 한다. 권력을 잡은 뒤 가장 먼저 한 일이 노조를 앞세워 방송을 장악한 것이다. 몇 천원 김밥 값까지 문제 삼는 수법을 사용했다. 남의 직장을 찾아가 꽹과리를 치면서 망신을 줬다. 그렇게 장악된 방송들과 정권 신문들은 권력 비판이 아니라 정권 응원단을 하면서 얼마 남지도 않은 비판 언론을 거의 매일 공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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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을 끝없이 옹호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대변인'으로 표현한 외신 기자에 대해 '검은 머리 외국인'이라고 비난하고, 이를 인용한 야당 대표를 독재 시대에도 없던 '국가원수 모독죄'로 처벌하겠다고 했다. 경찰은 대통령과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풍자 대자보를 붙인 대학생 단체를 수사한다며 학생들 집에 무단 침입하고 개인 정보를 빼냈다. 대통령이 정부 일자리 정책을 비판한 경총 부회장을 꾸짖은 직후 고용부는 30년 만에 경총 감사에 착수했다. 청와대와 여당은 파렴치 조국에게 분노해 광화문에 쏟아져 나온 시민들에게 "불순한 의도가 개입된 동원 집회"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시민들을 내란죄로 고발하는 쇼까지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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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민주주의의 처음이자 끝이다. 민주화 세력이란 사람들이 야당 후보가 공천받는 날 경찰을 보내 그의 사무실을 덮쳤다. 후보 매수 등 선거법 위반에도 거침이 없었다. 그런 사람들이 정부·여당의 실정(失政)을 비판한 글에 대해 "선거법 위반"이라고 큰소리친다. 상대 진영을 겨냥한 낙선 운동엔 쌍수를 들고 환영했던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표를 주지 말자는 글엔 히스테리를 부린다. 정권의 선거 공작을 검찰이 수사하자 검찰 수사팀을 해체해버렸다. 그에 반발하는 검찰 수뇌부를 "()을 거역"했다며 왕명을 어긴 죄인 취급했다. 그러더니 검사들에게 검찰총장 명을 거역하라고 선동한다. 선거 공작의 구체적 내용이 적힌 공소장을 숨기다 비판을 받자 "국민은 공소장을 천천히 알아도 된다"고 했다. 세계 민주국가에서 선거 규칙인 선거법을 제1 야당을 배제하고 강제로 바꿔버리는 경우는 전무후무할 일이다. 범여권의 한 정치인은 국민은 선거법 내용을 몰라도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민주화 세력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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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권 사람들에게 '민주화'라는 것은 정말 투쟁의 최종 목표였는가. 권력 쟁취를 위한 수단일 뿐 아니었나. 한 진보 논객은 이들에게 대중(大衆)은 멍청하게 선동당하는 존재일 뿐이라고 했다.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을 강력히 비판하는 칼럼을 썼던 사람들은 "그때도 고발당하진 않았다"고 개탄한다. 야당은 "민주당이 아니고 '()주당', 민주주의가 아니고 '()주주의'"라고 비판한다. 대중은 선동하고 언론은 장악하는 게 문주주의인가.

 

-조선일보(20-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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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창호 판사의 혼밥

 

작년 초에 들었던 성창호 부장판사의 소식은 악취 같았다. 자주 생각이 나고 그때마다 불쾌했다. 그가 13일 무죄 선고를 받는 걸 보고 글을 쓰기로 했다.

성 부장판사는 지난해 3 5일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그가 2016년 서울중앙지법 영장판사로 있을 때 현직 판사가 연루된 '정운호 게이트' 관련 검찰 영장 내용 등을 당시 양승태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에 보고했다는 혐의였다. 그는 기소되기 직전인 작년 1월 말,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우호적인 인터넷 댓글들을 대규모로 달아 노출시키는 '댓글 조작'을 지시한 혐의로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이로 인한 '보복 기소'라는 논란이 거셌지만 김명수 대법원장은 기소 사흘 만에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부 재판장이던 그를 재판에서 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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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는 외부인 접촉이 제한된다. 밥도 '밥조()'를 만들어 판사들끼리 자주 먹는다. 직무 배제로 혼자가 된 성 부장판사는 당시 한 판사의 '밥조'에 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같이 먹기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검찰이 그를 '사법 적폐'로 기소하고, 김 대법원장이 이를 받아 그를 재판부에서 몰아낸 데 이어 동료 판사들도 그와의 겸상을 거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성 부장판사는 친한 판사들에게도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를 잘 아는 한 판사는 "화도 내지 않고 무덤덤해서 더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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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관심은 성창호 개인이 아니라 당시 성창호의 처지다. 판사는 우리 사회 최고 엘리트 집단으로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각종 법률적 특권도 누린다. '사법 적폐'로 찍혀 소외된 당시 성 부장판사는 그런 판사들 중에선 가장 '일반인'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돈도 배경도 없이 검찰이 공소장에 적은 죄명에 낙인찍혀 법정으로 넘겨지는 대개의 '일반 피고인'과 그나마 가장 비슷한 처지의 판사가 당시 성창호였다. 이 얘기가 불쾌했던 건 바로 이 지점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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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는 재판이 끝날 때까진 법정에 선 피고인이 무죄라고 보고 재판해야 한다는 게 우리 헌법의 원칙이고 판사의 기본이라고들 한다. 성 부장판사가 검찰과 대법원장에 의해 '사법 적폐'로 찍혔다는 이유로 그가 곁에 오는 것도 거부한 그 판사들이 일반 피고인에겐 얼마나 가혹할까. 억울하다는 장삼이사(張三李四) 피고인을 '일단 무죄'로 보고 과연 그들의 말을 들어줄까. 성 부장판사의 이 얘기는 상당수 판사의 법복(法服) 속 편협과 비정함, 그 알몸을 비추는 거울같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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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들은 최근 너나없이 '법관 독립'이란 단어를 자주 입에 올린다. 중요한 가치다. 그러나 최소한의 원칙, 인간적 동정도 없는 판사의 '법관 독립'은 간섭받지 않고 일반 피고인에게 평생의 상처를 주는 특권일 뿐이다.

 

-조백건 사회부 법조팀장, 조선일보(20-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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票가 彈丸이다

 

대한민국 역사 否定이 현 정권 혼란과 脫線의 뿌리
비행기 납치는 테러리스트만이 아니라 조종실에서 비롯될 수도…

 

서른네 살에 비행기를 처음 타봤다. 제주행 비행기였다. 체공(滯空) 시간이라 해야 40분 남짓이니 탑승 소감이랄 것도 없었다. 이륙(離陸)할 때 착륙할 때 속이 울렁거려 의자 팔걸이를 꽉 붙들었다는 기억뿐이다. 늦깎이라서 그럴까. 그로부터 40년이 흘렀는데도 이륙과 착륙 순간 저절로 온몸이 굳어진다.

알고 보니 이·착륙 울렁증이 반드시 늦깎이 탓은 아니었다. 자연스럽고 과학적인 심신(心身) 반응이었다. 비행시간 비율로 치면 이·착륙에 소요되는 시간은 전체 비행시간의 6% 정도지만 항공 사고의 70%가 이 두 단계에서 발생했다. 이·착륙 단계 사고의 65%가 착륙 과정에서, 나머지 35%가 이륙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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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
년 독립해 나라를 세웠으니 대한민국 나이도 올해 일흔둘이다. 한국이 갓 태어났을 때 이렇게 긴 세월을 견뎌내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패전(敗戰)으로 현해탄(玄海灘)을 건너 철수하던 일본인 상당수는 머지않아 되돌아올 날이 오리라고 믿었다. 중국인들은 한반도 전체의 공산화가 역사의 대세라고 생각했다. 미국에 대한민국은 귀찮은 짐 덩어리였다. 어느 미국 전후(戰後) 외교 설계자는 일본에 '무조건 항복'을 강요한 실책(失策) 탓에 한반도에서 일본 대신 냉전의 최전선(最前線)에 서게 됐다고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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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년 동안 지도에서 사라졌던 나라를 다시 세우는 일은 비행기를 이륙시키는 것에 비교할 일이 아니다. 수백 배 어렵다. 경험도 기술도 돈도 없었다. 배고픈 2000만 국민밖에 없었다. 울타리 밖은 소련·중공 등 온통 붉은 천지였다. 대한민국 건립자(建立者)들은 이 상황에서 나라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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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건시대엔 나라를 창업(創業)한 인물을 태조(太祖)라고 불렀다. 한국과 중국 왕조(王朝) 변천사에는 태조만 있고 다음 왕이 없는 나라가 숱하다. 궁예로 끝난 후고구려, 견훤으로 끝난 후백제도 그렇다. 나라가 이어지려면 태조를 이어 나라의 기반을 넓히고 굳히는 '태종(太宗)과 세종(世宗)' 그리고 쇠퇴하는 나라에 새 기운(氣運)을 불어넣는 '세조(世祖)'라는 후계자가 나와야 한다. 대한민국이 '초대 대통령'으로 끝나지 않고 오늘에 이른 것은 나라의 기반을 넓히고 나라 분위기를 일신(一新)해서 새 숨결을 불어넣은 후계 대통령들과 그 시대 국민의 노고(勞苦)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이것이 창업과 수성(守成)의 역사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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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 출범 2 9개월 내내 나라가 요동쳤다. 국민은 두 쪽이 났다. 세계는 냉전과 공산권 붕괴 이후 미·중 각축(角逐)이라는 세 번째 전환기를 맞고 있다. 만만치 않은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어려움을 나라를 세우고 지켜낸 '창업과 수성'의 어려움에 비길 수는 없다. 문 대통령이 비행기를 이륙시키는 것도 착륙시키는 것도 아니다. 이륙 과정을 마친 비행기는 조종간(操縱杆)만 바로 쥐고 있어도 운항(運航)할 수 있다. 기체(機體)가 요동치고 탑승객들이 불안을 삼켜야 하는 것은 조종사가 쓸데없이 급상승과 급강하(急降下)를 되풀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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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민간항공기는 조종석과 탑승자 좌석이 완벽하게 차단돼 있다. 테러리스트들이 조종실에 침입해 비행기를 납치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겪어 보니 그것도 문제다. 테러리스트가 비행기를 납치하는 경우만 생각했지 그 반대 상황은 염두에 두지 않은 기체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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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혼란과 소동은 거의 전부가 조종실 내부에서 비롯됐다. 항로(航路) 이탈은 조종 미숙으로 볼 선()을 많이 넘어섰다. 안보와 경제가 어디로 가는지 알 도리가 없다. 조종실 문이 잠겨 있어 물을 수도 항의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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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시장 선거 불법 개입 혐의로 기소된 사람 대부분이 전() 현직(現職) 청와대 비서관들이다.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의 등장인물도 전부가 대통령 사람들이다. 대통령과 법무장관이 변호사·판사 출신이니 헌법과 법률의 탄핵 관련 조항을 들춰보면 뭔가 판단이 설 것이다. 헌법에 없는 공수처가 최고 수사권을 갖는 것이 합헌(合憲)인지 여부도 같이 살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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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조가 없는 나라' '태종과 세종과 세조가 그 뒤를 받쳐주지 않는 나라'는 존재할 수 없다. 그런 근본 없는 나라가 어떻게 바로 설 수 있겠는가. 문재인 정권의 오늘은 대한민국 역사 부정(否定)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오는 4 15일은 요동치는 비행기가 중간 기착(寄着)하는 날이다. 국민의 탄환(彈丸)은 표(). 표가 탄환이라고 아는 국민이 나라와 민주주의를 지킨다.

 

-강천석 논설고문, 조선일보(20-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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