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우한 코로나' 중소기업 판단이 정부보다 훨씬 빨랐다니] [국민은 신천지 책임, 정부 책임 다 아니 방역만 집중하라] ...

뚝섬 2020. 3. 3. 08:01

['우한 코로나' 중소기업 판단이 정부보다 훨씬 빨랐다니]

[국민은 신천지 책임, 정부 책임 다 아니 방역만 집중하라]

['병상 확대' '마스크 부족' 이렇게 미적대는 이유 이해할 수 없다]

['다 그렇지 뭐'라는 무력감]

['마스크 열 상자'에 무너지는 여심?]

[마스크보다 손 씻기]

['코로나 추경' 필요하다… 대신 이렇게 쓰자]

[세계 야생 동식물의 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신천지 '코로나 확산' 뒤늦은 사과, 黨政 "강제 수사" 전방위 압박. 신천지 처벌로 코로나 막으면 얼마나 좋을까.

○박원순 살인죄 고발하니, 이재명 야밤 강제 검체 조사 시도. 신천지 교주 잡기 대목 만난 포퓰리스트들
.

○中, '코로나 불황' 감추려 빈 공장도 돌려. 코로나 통계 조작 의혹 이어 경제 '통계 마사지' 의혹도 나올 판.

 

-팔면봉, 조선일보(20-03-03)-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우한 코로나' 중소기업 판단이 정부보다 훨씬 빨랐다니

 

국내 코로나 진단 키트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유전자 진단 시약 기업 '씨젠'의 천종윤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 우한 폐렴 확산 초기인 1 16일 사내 회의에서 진단 시약 개발 제안이 나왔고 21일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2주 만에 제품 개발을 완료한 후 212 긴급 사용 승인을 따내 진단 키트 대량 공급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씨젠의 대응은 정부 대응과 너무 대비된다. 씨젠이 진단 키트 개발에 돌입하기 3주 전인 작년 12 31일 중국 우한 위생 당국이 '원인 불명 폐렴 27명 발생'이라고 산하기관에 통보한 내용이 인터넷에 공개됐다. 한국 질병관리본부(질본) 1 3일 대책반을 구성했다고 하지만 조치를 내린 것은 1 9일 중국 보건 당국에 신종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와 확산 추세를 알려달라고 요청한 것 정도다. 홍콩은 이미 1 7일 우한 폐렴을 법정 전염병으로 분류하고 우한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을 격리하기 시작했다. 마카오 정부도 5일 보건 경보를 상향했고,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6 '주의' 경보 조치를 발령했다. 우리는 1 19일 우한에서 입국한 중국인 여성이 발열 증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받고 양성 판정을 받은 20일에야 감염병 위기 경보를 '주의'로 올려 방역대책본부를 설치했다. 이미 중국 내 확진자가 300명에 육박하던 시기다
.

직원이 800명 있고 감염병 대책의 법적 권한을 지닌 질본에서 이제 막 방역망을 정비하고 나서던 시점에 씨젠은 이미 진단 키트 개발에 뛰어들었다. 천 대표는 "바이러스가 머잖아 한국으로도 퍼질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중국 보건 당국이 1 19일에도 "전염병 확산을 통제할 수 있다"고 했지만 씨젠은 믿지 않은 것이다. 중국은 2003년 사스 확산으로 17 8000명이 감염돼 770명이 죽었을 때도 언론 보도를 통제하고 세계를 속이려 들었다
.

더구나 한국서 1번 확진자가 나온 시기는 중국 춘제 연휴(1 24~30)를 눈앞에 둔 시기여서 전문가라면 수억 명의 이동으로 감염병이 걷잡을 수 없게 될지 모른다는 위험을 예상할 수 있는 시기였다. 그때라도 정부가 전면 비상을 걸어 중국 경유 입국을 통제하고 국내 코로나 확산에 대비한 방역과 진료 대비 태세를 정비했다면 지금 같은 사태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대통령은 되레 중국의 우한 봉쇄 사흘이 지난 1 26일까지도 "정부를 믿고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말라"고 했다. 중소기업만도 못한 정부를 국민은 믿어야 하나.

 

-조선일보(20-03-03)-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국민은 신천지 책임, 정부 책임 다 아니 방역만 집중하라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2일 국민 앞에 나와 큰절을 하며 우한 코로나 감염 확산에 대해 사과했다. 방역 당국에 협조하겠다고도 했다. 대구 신천지 교회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 13일 만에야 나타나 사과하고 방역에 협조하겠다니 비판받아 마땅하다. 신천지는 좁은 공간에서 밀집된 방식으로 예배나 교육을 하는 데다 예배 시간도 3시간 정도로 길다. 지역을 넘나들며 예배를 보러 다니기도 한다. 이 때문에 환자 1명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재생산 지수가 7~10명에 이를 정도다. 신천지에 대한 조사와 방역이 이번 코로나 사태를 가를 결정적 변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상당수 교인이 조사를 피하고 있다. 서울 교인 가운데 경찰을 동원해도 조사 못 한 사람이 274명이나 된다고 한다. 전국적으로는 1일 현재 4000여 명이 미조사 상태다.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을 숨긴 사람도 적지 않다. 신천지에 대한 방역 조치는 종교 탄압이 아니다. 오히려 교인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나아가 다른 시민 전체를 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하려는 것이다
.

그렇다고 정부 여당이 우한 코로나 사태가 마치 모두 신천지 때문인 양 몰아가는 것도 당당하지 않다. 현재 전국 확진자 중 신천지 교인이거나 이들이 감염시킨 것으로 확인된 경우는 60%가 안 된다. 신천지 교인 명단이 파악된 것과 달리 일반 지역사회 감염은 예측이 어려워 더 문제라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여당이 방역 실패 책임을 피하기 위해 신천지 핑계를 대는 것은 방역을 위해서도 옳지 않다. 서울시장은 이만희씨를 살인죄로 고발했는데 과잉 여부를 떠나 신천지 측에 방역 당국을 피해 숨으라고 한 것이나 다름없다. 방역 당국은 신천지를 강압하는 것이 방역에 역효과를 낸다고 하는데 정부 여당은 모든 걸 신천지 탓으로 돌려 책임론에서 빠져나갈 궁리만 한다. 문제가 된 신천지의 대구 예배는 지난달 9일과 16일이었는데 대통령은 13일 코로나 사태가 "곧 종식될 것"이라고 했다. 당시 총리 장관들도 "마스크를 안 쓴다" "일상생활을 하자"고 말할 때였다
.

심지어 여당 극성 지지자들이 신천지가 야당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식의 괴담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코로나 확산이 검찰총장의 늑장 대응 때문이라는 황당한 주장까지 나온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신천지 책임이 어디까지인지, 정부는 무엇을 잘못했는지 다 알고 있으니 정부는 방역에만 집중해야 한다.

 

-조선일보(20-03-03)-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병상 확대' '마스크 부족' 이렇게 미적대는 이유 이해할 수 없다

 

우한 코로나 대구 환자 중 병실 부족으로 병원 밖에 방치되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 병원 입원 치료를 받는 사람은 1000, 기약도 없이 집에서 입원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이 2000명 수준이다. 병원에 가보지도 못하고 자가 격리 중에 숨진 환자만 벌써 네 명이다. 의료 시스템 마비 상황이다. 국민 불안 심리를 막기 위해서라도, 병에 걸려도 치료조차 못 받는 상황을 계속 방치해선 안 된다.

정부는 1일 환자를 경증·중등도·중증·최중증 4단계로 나눠 경증 환자는 연수원 같은 생활치료센터에 집단 격리하고 중증 환자 위주로 병실을 운영하겠다고 한다. 진작 이렇게 해야 했다. 경증 환자 별도 격리는 환자 가족의 감염 위험을 막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중국 광둥성·쓰촨성의 집단 발병 환자 가운데 78~85%가 집에서 걸렸다는 WHO 조사 결과도 있다
.

그런데 정부 발표 바로 다음 날 대구시장이 "대통령 긴급명령권을 발동해 달라"고 호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경증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를 빠른 시간 내에 3000실 이상 확보해 달라"는 것이다. 2일 현재 겨우 160실만 확보됐다. 경북 지역으로 넓혀도 700병상밖에 안 된다고 한다. 정부 발표 자체가 빈말이라는 것이다. 병상 부족은 이미 예상됐던 문제인데 그동안 대체 무엇을 한 건가
.

중국은 후베이성 우한 환자가 500명을 넘겼을 때 우한 지역 봉쇄와 함께 조립식 컨테이너로 임시 병원 두 곳을 짓기 시작했다. 우리는 "어떤 제한도 두지 말라" "정책 상상력을 발휘하라" "국가 총력 지원 체계" 등 말은 화려하게 했지만 모두 말로 끝났다. 병상 부족 문제뿐 아니라 의료진이 호소하는 마스크·방호복 부족 문제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 "(우한 코로나 환자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고 또 낙관론을 폈다. 병상, 의료 장비, 의료진 확보 등 핵심 세 가지 모두 부족해 허덕이는 나라의 주무 장관이라면 '희망'은 나중에 말하고 최악을 전제로 대처하길 바란다.

 

-조선일보(20-03-03)-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다 그렇지 뭐'라는 무력감

 

좌절과 분노가 배어 있는 말… 운이 좋아야 마스크 구해
구호만 있고 내용은 없는 정부… 국민의 한숨 흘려듣지 마라

 

사람은 습관의 동물이다. 알람이 울리면 머리맡을 휘저어 스마트폰부터 찾는다. 오전 7. 누운 채로 밤중에 일어난 뉴스를 체크하고 오늘의 날씨와 일정을 훑는다. 새로 생긴 습관이 하나 더 있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국내 현황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 전염병은 타인과 나의 사회적 관계를 다시 가늠케 해준다. 어지간하면 경조사도 불참하는데 지난 일요일에 사촌 동생 결혼식이 있었다. 식장은 집에서 165㎞ 떨어진 소도시. 미세 먼지는 '보통'이었으나 기분은 보통이 아니었다. 외출하며 코와 입을 가렸다. 마스크 냄새에도 어느덧 익숙해졌다. 거리에선 햇볕이 드는 쪽으로, 행인과 거리를 두고 걸었다
.

'
다 그렇지 뭐….' 무심코 내뱉는 이 말에 가슴이 철렁할 수 있다는 걸 며칠 전에야 알았다. 여동생에게 카톡으로 '그곳은 무사하니?' 물었는데 '집에 마스크가 없다' '다 그렇지 뭐'라고 답하는 것이었다. 약국에는 품절(品切)이고 인터넷으로 겨우 주문한 마스크는 배송이 더뎌 면마스크를 쓰고 다닌다고 했다. '다 그렇지 뭐'에는 한숨과 무력감이 배어 있었다. 동네 약국을 돌며 마스크를 긁어모아 소포로 부쳤다
.

결혼식장에는 하객이 단출했다. 마스크를 쓴 채 눈빛으로 서로 안부를 물었다. 악수 대신 주먹 인사를 나눴다. 시국이 시국이라 신랑·신부도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속이 새까맣게 탔을 것이다. '코리아 포비아'로 이날 터키가 한국인 입국을 불허하면서 신혼여행도 취소됐다
.

마스크는 요즘 한국에서 웃돈을 줘도 구하기 어려운 생필품이다. 결혼식장에서도 각자 마스크를 어떻게 구했는지가 화제였다. 정부가 대량 공급을 발표한 뒤에도 몇 시간씩 줄을 서야 1인당 5장까지 살 수 있는데, 그마저도 금방 동나 빈손으로 돌아서는 사람이 많다. 허탕치지 않으려면 운이 따라야 한다
.

석기시대에는 사냥을 나갔다. 같은 노력을 해도 운이 좋아야 포식했고 운이 나쁘면 굶주렸다. 이 나라에서는 최근 열흘간 '마스크 사냥'이 그런 꼴이었다. 거죽만 현대사회지 석기시대와 같았다
.

나라를 석기시대로 끌고간 책임은 정부에 있다. 국민 안전이 외교보다 우선하는데, 한국 정부는 '운명 공동체'라며 중국에 문을 걸어잠그지 않았다. "(코로나19)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낙관하는 사이에 마스크는 막대한 물량이 중국으로 건너갔고 코로나 사태는 통제 불능으로 점점 악화됐다. 신천지라는 종교 집단에 흙발로 쳐들어가 희생양 삼는다고 정부의 알리바이가 증명되나
?

재난 컨트롤타워가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바람에 너나없이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의료진과 봉사자의 분투와 고귀한 희생에 감사하면서도 사태를 키운 무능에는 화가 난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중이다. 이 정부는 구호만 있고 내용이 없다. '다 그렇지 뭐'는 이런 낭패감이 쌓여 나오는 웅얼거림이다
.

물량이 충분하다는 마스크가 왜 품절인지, 우리 곳간이 비었는데 왜 중국에 보내는지, 일회용품이 어쩌다 일상을 쥐락펴락하는지 국민은 이해하지 못한다. 이젠 중국을 비롯해 80여국이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검역을 강화했다
.

확진자 급증은 한국의 앞선 진단 기술 덕이라는 '정신 승리'는 경계해야 한다. 잠시 시선을 거둘 순 있겠지만 참담한 현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건강검진이 대중화되고 장비가 좋아지면서 암 진단이 늘어났지만 그렇다고 암을 정복한 것은 아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병실이 없어 집에서 대기하다 숨지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

정권은 국민이라는 바다에 떠 있는 쪽배다. '다 그렇지 뭐'를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 한숨이 모여 태풍이 된다.

 

-박돈규 주말뉴스부 차장, 조선일보(20-03-03)-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마스크 열 상자'에 무너지는 여심?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총보다 강한 실'

 

이 가공할 코로나 사태는 생명이 걸린 문제라서 별로 우스개 소재가 되지 않는 듯하다. 드문 우스개로 나온 것이 한 영상 속 예쁜 여자가 남자에게 "그 남자는 집도 차도 있어. 너는?" 하고 물으니까 남자가 "마스크 열 상자"라고 대답하고, 여자의 저항이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이었다.

지난주 수요일에 한 대형 마트에서 마스크를 사려고 3시간이나 줄 서서 기다려 겨우 산 (또는 매진되어 발길을 돌린) 대구 시민들, 그다음 날 전국 각처 우체국과 농협에서 마스크를 판다는 정부 발표를 믿고 달려갔다가 '마스크 없음' 공지를 보고 절망하고 돌아온 우리 이웃들을 생각하면 허황된 우스개만은 아니다
.

마스크가 이렇게 귀중품, 생명선이 된 것은 주지하는 바와 같이 정부가 초장에 마스크를 몇 백만 장 중국에 상납했기 때문이고, 마스크는 아직도 품귀인데 정부는 또 중국에 60억원 상당의 라텍스 장갑, 방호복, 마스크, 보호경, 분무 소독기 등을 보낸다고 한다. 현금 원조도 추가로 몇 백만달러 한다고 하고. 우리는 이제 세계적으로 불가촉천민이 되었고 중국에서는 우리 교민이 자기 집에도 못 들어가게 봉쇄당하는데 우리는 입국하는 중국인 검역을 자발적 통보에 의존해서 1%도 답을 못 받는단다
.

문재인 정부의 이 터무니없는 굴욕 외교가 국민이 모르는 중국에 대한 정권 차원의 부채가 있어서인지 또는 시진핑의 방한이 총선 승리에 필요할 것 같아서인지, 또는 북한에 민간인 관광단을 보내는 데 중국의 협조가 필요해서인지 모르겠으나, 우리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시진핑의 환심을 사려 하는 것은 확실하다
.

어떤 유튜버의 질문처럼 우한 사람과 대구 사람이 같이 물에 빠지면 문재인 정권이 누구를 먼저 건질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 정권에서 세월호 사고가 났다면 요인들이 모조리 달려가서 구명복을 재빨리 수거해 중국으로 보내지 않았겠는가? 치명적 역병의 확산 같은 국가비상사태는 사람들에게 평소에 내리기 어려웠던 결단을 내릴 수 있게 한다. 우리 국민은 지난번 대통령 탄핵으로 겪은 엄청난 국력 소모 때문에, 그런 트라우마의 반복을 피하려고 현 정부의 실정을 외면해왔다. 그러나 이제 결단하지 않으면 나라가 결딴나게 되었다. '총보다 강한 실'의 저자는, []는 사람의 몸을 뜯어먹는 기생충이지만 맨몸에는 기생할 수 없고 숙주가 옷을 입어야 서식할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우리 국민은 언제까지 우리 살 파먹는 기생충을 품어주는 의상이 될 작정인가?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조선일보(20-03-03)-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마스크보다 손 씻기

 

요즘 길거리서 민얼굴로 택시 잡으려 서 있으면, 빈 택시가 그냥 지나간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반대로 택시를 탔는데, 운전기사가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아서 바로 내렸다는 이들도 있다. 마스크 안 쓰면 못 들어가는 편의점도 있다. 그러니 마스크 댓 장 사려고 몇 시간씩 줄을 선다. 공원에 산책 나온 사람도 죄다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리고 있다. 민얼굴은 마치 무슨 용의자 취급을 받는다.

▶외국에선 마스크에 대한 시각이 다소 다르다.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등은 발열·기침 같은 호흡기 증상이 없으면 마스크를 우한 코로나 감염 예방 목적으로 쓸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미국 공중보건 장관은 아예 "일반인은 마스크를 사지 말라"고 했다. 마스크 부족 우려와 의료진 우선을 강조한 뉘앙스였지만, 요즘 한국 같으면 큰일 날 말이다


 

▶중세 땐 흑사병이 돌면 '역병(plague) 의사'가 활동했다. 지역 책임자는 이들을 고용하여 환자 상태를 챙기고, 죽은 사람 수를 세게 했다. 역병 의사는 표면이 왁스 처리된 검은색 긴 코트를 입었고, 환자를 직접 만지는 걸 피하기 위해 지팡이를 들었다. 새 부리 모양으로 코가 뾰족하게 나온 마스크를 썼는데, 그 안에는 향신료를 채웠다. 당시는 공기에 떠다니는 독소가 역병을 일으킨다고 믿었기에, 그 나름의 방호복이었다.

▶의사가 수술할 때 마스크를 쓰기 시작한 것은 1897년 프랑스 파리 병원에서부터다. 말할 때 튀어나오는 미세 침방울이 환자 몸 안으로 들어가면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위생용 마스크의 시작이었다. 방호가 아니라 가해(加害)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보편적으로 쓰이게 됐다. 마스크가 피해 차단용으로 쓰이는 경우는 꽃가루·분진·미세 먼지, 그리고 가까운 거리에서 날아오는 침방울을 막을 때이다
.

▶발열·기침이 있거나 낌새가 있을 때, 감염 의심자나 격리자와 함께 있을 때, 만원 버스처럼 여럿이 밀폐 공간에 머물 때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 그러나 한산한 거리를 홀로 거닐 때 쓰는 건 지나치다. 과잉진단예방연구회 신상원(고려의대 내과) 교수는 "멀쩡한 사람이 일상 생활서 마스크를 안 쓸 '권리'를 달라"고도 말한다. 코로나 감염은 공기 전파가 아니다. 거의 모두 침방울 파편이 손과 손으로 이어져 전염되는데, 마스크 착용이 자칫 '위생 면죄부'처럼 여겨져 더 중요한 손씻기를 게을리할까 걱정이다. 부단한 손 씻기와 상황에 맞는 마스크 쓰기가 최고의 '셀프 백신'이다.

 

-김철중 논설위원·의학전문기자, 조선일보(20-03-03)-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코로나 추경' 필요하다… 대신 이렇게 쓰자

 

자동차 소비세 인하, 고효율 가전기기 구입금 환급은 도움 안 돼
문화예술·여행·학원·음식숙박·병의원 등 서비스업에 집중돼야
비상시 의료 산업 대응 역량 강화 위한 투자도 일단 시작하자

 

추경은 시간이 걸리니 우선 예비비를 풀어 병의원·의사·간호사, 특히 자원봉사자들에 대해 충분한 지원을 해야 한다. 격리 중인 중국인 유학생에게 제공된 도시락과 우리 의료 요원들의 식사를 비교한 사진이 SNS에 오르는 일은 다시 없으면 좋겠다. 지원 기준이니 단가니 하는 것을 따지지 말고 격무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숙식의 질을 당장 개선하고 충분한 보상도 해주기 바란다.

이번에도 자동차 개별소비세 70% 인하와 고효율 가전기기 구입 금액의 10% 환급 같은 조치가 단골로 포함되었다. 이런 조치는 수요를 앞당기는 효과가 있을 뿐 늘리는 효과는 없어서 길게 보면 내수 진작에 큰 도움이 안 된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적용되는 카드 사용액 공제율 인상 같은 조치가 없을 때라면 몰라도 극히 제한된 제조 업종만을 특히 더 도와줘야 할 이유는 없다
.

가장 큰 피해를 본 업종은 연극·영화·음악회·전시회 등을 주최하는 공연·행사기획사 등 문화예술업과 병의원·관광여행사·항공사·학원·음식숙박업 등이다. 이런 수요는 미뤄지지 않고 소멸해 버리기 때문에 피해가 더 크다. 이번 대책은 이 서비스업들에 집중되어야 함이 자명하다
.

3~6
월 신용카드 사용분에 대해서 공제율을 15%에서 30%로 올려 주는 것은 업종과 규모를 가리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아주 잘한 일이다. 자동차·가전에만 따로 더 혜택을 주기보다는 모든 업종을 고르게 지원하는 차원에서 공제율을 더 높여 주는 것이 옳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장면이 실제 우리 현실이 됐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전국을 공포의 도가니에 몰아넣었다. 평소 외국인 관광객과 국내 소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서울 명동 거리는 바이러스가 몰고 온 위기에 직격탄을 맞았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오전 사람 발길이 부쩍 줄어든 명동. /연합뉴스

 

기간도 '3월부터 연말까지', 또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후 6개월까지'로 연장해 주는 것이 맞는다. 앞에서 적시한 가장 피해가 집중된 업종들은 이번 사태가 끝날 때까지는 수요 회복을 기대할 수가 없는 처지인데 6월 말까지 지출에 대해서만 세제 혜택을 준다면 약만 올리는 것이 된다. 제조업 제품 구매는 6월까지만 해도 좋지만 다중이 밀집해야 하는 서비스업에 대해서는 지원 기간을 늘려야 한다. 여행 업계에 여행 취소에 대한 위약금 면제를 '권고'했다는 공정위는 그 권고를 철회하기를 권고한다. 공정위가 나설 데가 아니다.

건물주가 소상공인을 위해 깎아준 임대료의 절반을 세액공제 해주겠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 법률상 소상공인은 도소매업·음식업·숙박업 등 서비스업의 경우 상시 근로자 5인 미만, 광업·제조업·건설업·운수업의 경우 10인 미만 사업자를 말한다. 이번에 가장 피해가 큰 업종들은 모두 서비스업이고, 고용 창출과 유지 효과가 훨씬 더 큰 것도 서비스업인데 제조업보다 혜택 범위가 더 좁아져 있는 것이다. 상시 종업원 5 '미만'은 결국 4인까지라는 것인데, 그 범위가 터무니없이 좁다
.

기존의 정의를 빌려 쓰다가 그렇게 된 것인 줄은 알겠는데 이번 대책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총체적 경제 난국에 대한 내수 진작 대책이지 영세 자영업자 지원 대책이 아니다. 영세 사업자만을 대상으로 해서는 너무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다. 중소기업까지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 적어도 위에서 열거한 피해가 큰 업종들에 대해서라도 지원 대상도 넓히고 혜택도 확대해야 한다
.

차제에 우리 의료 산업의 비상시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도 포함해야 한다. 모든 대형 병원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수준으로 건보 수가를 제한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병원의 역량을 확대할 수가 없다. 역량 확대를 위한 투자가 가능한 수준으로 수가를 올려 줄 생각이 없다면 나라가 돈을 대야 한다. 평소에는 외국인 환자 유치 등에 쓰고 유사시에는 질병 퇴치에 '동원'할 대형 병원을 몇 개 지었으면 좋겠다. 더 이상 병원을 짓는 데 '출연'할 주체는 없어 보인다. 민간투자를 금했으니 나라가 투자할 수밖에 없다. 유사시에 체육관 등에 임시 병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자재를 비축하는 것도 포함하자. 지나가면 또 잊을 터이니 이번 추경에 일단 '시작하기 위한' 예산이라도 반드시 반영하자
.

금년 예산상 적자 60조원이 이미 과도하고, 세입 경정만으로도 적자 규모가 턱없이 더 늘어날 터인데, 재정 당국의 어려운 입장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이 지출을 더 늘리라는 말을 하자니 마음이 편치 않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 가면서까지 서둘러 반영한 SOC 예산들의 진도를 조금 늦추면 적자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정치적' 예산은 나중에 경제가 좋아지고 세입이 늘어나면 속도를 내서 완공 시기는 맞춰 주겠다고 약속하면 되니 가장 좋은 세출 조정 항목이다.

 

-박병원 안민정책포럼 이사장, 조선일보(20-03-03)-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세계 야생 동식물의 날

 

엊그제 제인 구달 선생님의 연락을 받았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는데 건강하게 잘 지내는지 내 안부를 물었다. 올해 85세인데도 매년 거의 100국을 순방하며 자연보호 메시지를 전파하느라 여념이 없는 세계적 환경 운동가의 따뜻하고 세심한 배려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매사에 긍정적인 선생님은 이 불행한 사건이 어쩌면 역설적으로 야생 동식물에 관한 우리 인식을 바꿔줄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얘기한다.

오늘은 유엔이 정한 '세계 야생 동식물의 날(World Wildlife Day)'이다. 1973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 '사이테스'라고 부름)'을 조인하며 제정한 기념일이다. 지금까지는 야생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이날을 기념했지만 이제부터는 순전히 우리 인간을 위해서라도 그 취지를 널리 공유할 필요가 있다
.

케냐 나이로비에서는 '멧고기(bushmeat·원숭이, 박쥐 등 야생동물 고기)'를 요리해 파는 음식점이 성행한다. 멧고기는 원래 원주민들이 단백질을 보충하려고 사냥해 먹던 것인데, 언제부턴가 여행객들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전문 음식점이 생겨났다. 이제는 아예 파리나 런던 같은 유럽 대도시에서도 버젓이 영업하고 있다. 그런 곳에 고기를 납품하기 위해 오지의 원주민들이 숲을 들쑤시는 바람에 생면부지 바이러스들이 졸지에 인간 세계로 불려 나오고 있다
.

우리가 사육한 고기보다 멧고기 맛이 더 좋을 리는 거의 없다. 게다가 우리는 그동안 소, 돼지, 닭 등을 사육하며 육질을 향상시킨 것은 물론, 위험한 기생충과 병원체를 제거해 비교적 안전한 먹거리로 만들었다. 가끔 야생동물 포획 현장에서 그들의 목을 따고 피를 들이켜는 사람들도 있는데, 걸쭉한 병원체 칵테일을 입 안에 털어 넣는 그들의 객기는 그야말로 어리석음의 극치. 야생 동식물을 보호하는 일이 우리를 살리는 일이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사회생물학, 조선일보(20-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