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선거는 끝나고 '진실의 지옥문'이 열렸다] [기록적 與 압승, 전례없는 이 힘을..] [정권 失政 아무리 커도 통합당만은 찍을 수 없다는 민심]

뚝섬 2020. 4. 16. 08:26

선거는 끝나고 '진실의 지옥문'이 열렸다

 

이 거대한 위기를 '선거 주도' 국정으로 헤쳐 나갈 순 없다
경제 자해의 실상을 감추려는 文 정부 앞에 진실의 지옥이 열렸다

 

지난 3년 문재인 정부의 모든 국정 스케줄이 4·15 총선에 맞춰져 있었다는 것은 비밀도 아니다. 총선을 이겨 좌파 집권을 연장하려는 정치공학적 목표에 모든 것을 걸었다. 상식으론 이해되지 않는 이념 주도의 자해(自害) 국정으로 치달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국가 전체로는 손해여도 자기편에 이익 되고 표 얻는 데 도움되는 정책들을 3년 내내 쏟아냈다. 소득 주도 성장론과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 과격한 근로시간 단축, 탈원전, 노동 개혁 후퇴, 기업 때리기, ()시장 규제 등등이 그것이다. 유권자 지갑에 현금 꽂아주고 표를 사는 매표(買票) 정책도 끊이지 않았다. 선거 승리라는 정파적 목표 아래 국익과 국가 미래가 후순위로 밀렸다.

3
년간의 '선거 주도 국정'은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고 자영업과 서민 경제가 무너졌다. 좋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해져 소득 격차가 확대됐다. 정책 부작용과 역효과를 말해주는 증거들이 차고 넘쳤지만 문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실패한 정책을 고치는 대신 눈가림 현실 호도로 일관했다. 남 탓 핑계를 대거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거짓말로 실상을 덮었다. 세금 퍼부어 가짜 일자리 만들고 억지로 성장률을 끌어올려 수치를 분식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나라 경제야 어찌 되든 선거만 이기면 된다는 식의 국정이 이어졌다
.

그리고 마침내 4 15일이 왔다. 선거는 끝났고 총선까지 버티자는 문 정권의 전략은 성공을 거두었다. 이렇게까지 경제를 망친 정권이라면 볼 것도 없이 참패해야 마땅했다. 하지만 경제 실정(失政) 이슈는 선거판을 압도하지 못했고, 심판받아야 할 여당이 선거 기간 내내 압승을 자신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자기편 챙기기 국정으로 재미 본 여권은 앞으로도 정책 전환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소득 주도' '탈원전' 표현을 공약집에서 빼면서도 국정 기조엔 변함없다고 못박았다. 지금까지와 똑같은 '선거 주도 국정'으로 이젠 대선에 올인하겠다는 것이다
.

문 정권으로선 자신감이 붙었을 것이다. 국민 대신 자기편, 국익보다 진영 이익 챙기는 국정이 선거에 유리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을 것이다. 친문 핵심들은 노무현 정권이 몰락한 것도 친시장 우파 기조로 전환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노무현의 실패를 반복하지 말자"며 이를 갈았다던 그들은 지금 "우리가 옳았다"고 환호하고 있을 것이다. 재집권이 지상 과제인 그들에겐 경제가 곤두박질쳐도 크게 상관이 없다. 핑곗거리는 수두룩하고 세금 퍼부어 땜질하면 된다. 정 안 되면 통계를 분식해 국민 눈을 가리면 그만이다. 그렇게 2년만 더 끌면 대선 승리도 떼 놓은 당상이라 여길 것이다
.

그러나 그들 생각대로는 되지 않는다. 문 정권이 계산에 넣지 못한 것이 있다. 경제 환경이 천국에서 지옥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문 정권 전반기는 글로벌 경제가 더할 나위 없는 호조였다. 덕분에 아무리 경제 운영을 엉망으로 해도 '폭망'까지 가진 않았다. 이제 코로나 위기가 닥쳐왔다. 그 좋은 여건에서도 부진에 시달렸는데 초유의 경제 위기가 펼쳐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무능함이 입증된 이 정부가 미증유의 코로나 지옥을 이겨낼 수 있을까. 적어도 세금 풀어 땜질하거나 통계 마사지로 눈가림하는 꼼수 갖고는 버티지 못할 것이다
.

재정의 봄날도 갔다. 그동안 문 정부가 세금을 펑펑 쓸 수 있었던 것은 박근혜 정부가 세제 개편을 해놓은 덕이 컸다. 그러나 경제 자해로 세수(稅收) 풍년은 3년도 못 가 끝났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돈을 써야 하는데 재정 실탄은 벌써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마음대로 국채를 찍을 형편도 못 된다. 정부 빚이 급증하면 국가 신용도가 하락해 더 큰 위기로 번질 위험성이 있다. 벌써부터 국제 신용 평가 기관들은 우리를 향해 신용 강등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세금 퍼붓기로 해결하려는 이 정부에는 치명적인 상황이 펼쳐졌다
.

문 정부로선 '코로나 핑계'라는 최후의 카드를 믿고 있을지 모르겠다. 천만의 말씀이다. 코로나가 경제 실패를 덮어주기는커녕 문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함을 낱낱이 드러내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코로나 사태는 각국 정부가 실력을 겨루는 정책 경쟁의 무대이기 때문이다. 세계 공통 위기 앞에서 어느 나라가 대응을 잘했고, 어느 정부가 경제 회복에 성과를 거두었는지 그대로 성적표가 나온다. 이 거대한 위기 앞에서 꼼수로 눙치거나 남 탓 핑계로 빠져나갈 구멍은 없다. 정책 오류가 있거나 실력이 떨어진다면 숨기려야 숨길 수 없다
.

문 정부가 이념형 국정을 고집하는 한 이 절박한 위기를 헤쳐 나갈 방법은 없다. 지난 3년 같은 '선거 주도 국정'을 계속했다가는 여지없이 무능함을 드러내고 국가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넣게 될 것이다. 이제 총선은 끝났고, 경제 실정을 그렇게도 감추고 싶어 하는 문 정부 앞에 '진실의 지옥문'이 열렸다.


-
박정훈 논설실장, 조선일보(20-04-16)-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기록적 與 압승, 전례 없는 이 힘을 국민 위한 정책 전환에 쓰길

 

21대 총선이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기록적인 압승으로 끝났다. 이 정당이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이 거세게 몰아쳤던 2004년 총선에 이어 두 번째다. 민주당은 텃밭인 호남 전 지역을 싹쓸이하고 전국 의석의 절반 가까운 수도권을 완전히 석권하다시피 했다.

여당의 압승엔 모든 총선 이슈를 블랙홀처럼 집어삼킨 코로나 사태가 도움을 줬다. 국가적 위기 국면에선 집권 세력에 힘을 모아줘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한 데다 뒤늦게 확진자가 쏟아져 나온 미국, 유럽과의 대비 효과 덕을 봤다. 코로나 검진 키트를 조기 개발한 민간업체와 우수하고 헌신적인 의료진과 간호 인력, 전 국민이 부담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 시스템의 역할이 컸지만 이를 조율하고 지휘한 정부의 공()도 크다. 국민이 이를 인정한 것이다
.

그러나 코로나 효과만으로 정권의 이 기록적인 대승을 설명할 수는 없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후반기에 접어든 시점에 치러진 선거에서 이렇게 큰 승리를 거두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야당의 지리멸렬에 있다. 불과 3년 전에 국민으로부터 퇴출 명령을 받고도 이렇다 할 쇄신 노력 없이 그때 그 모습 그대로 선거에 임한 야당에 대한 유권자의 거부 반응이 그대로 정권의 반사이익으로 나타났다. 지금 3040세대의 많은 유권자는 "문재인 정권도 잘한 것이 없지만 통합당은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

이제 민주당, 시민당, 정의당, 열린우리당까지 포함한 범여권 정당들은 국회 선진화법을 뛰어넘어 모든 안건을 단독 처리할 수 있는 180석 내외를 차지하게 됐다. 범여 정당들이 이번 총선 결과를 자신들에 대한 국민의 절대적 신임으로 해석하면 국정을 마음대로 일방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더구나 현 정권은 정부, 지방자치단체, 사법부에 이어 입법부까지 싹쓸이로 장악하게 됐다. 유권자들이 여권에 압승을 안겼지만 이 무소불위의 권력에 불안감을 느끼는 국민도 적지 않다
.

국민이 이렇게 한편으로 불안한 것은 압승한 권력이 3년간 보여준 무능과 폭주 때문이다. 기업 하는 사람들 입에서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비명이 나오고 대통령 면전에서 자영업자가 "경기가 거지 같다"고 한탄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까지 덮치면서 경제가 더 이상 버텨낼 수 있겠느냐고 상당수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총선이 경제 정책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는 경고음을 울려주기를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만일 대통령과 집권 세력이 총선 승리를 여태까지 벌여온 정책에 대한 국민의 인정으로 받아들인다면 우리 경제는 심각한 사태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
.

코로나 안개로 가려진 울산시장 선거 공작, 조국 사태 같은 불법 사건도 총선에서 이겼다고 해서 덮으려 해서는 안 된다. 지난 연말 국회에서 범여 정당들이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밀어붙인 공수처 신설로 윤석열 검찰팀이 진행해온 수사를 가로막으려 한다면 국민 분열은 다시 심각해질 것이다
.

힘이 없는 정권이 겉으로 강하게 나가고 힘이 있는 정권이 유연한 경우도 있다. 이번 선거로 현 정권은 민주화 이후 어떤 정권도 갖지 못했던 막강한 권력을 손에 쥐게 됐다. 당분간 맞설 야당도 없다. 2년후 대선도 크게 유리한 위치에 올라섰다. 그렇다면 이 커다란 힘과 여유를 국민을 위한 정책 전환에 사용해주길 바란다. 경제는 살얼음판을 걸어가는 것처럼 위태한 국면이고, 외교 안보는 사방에 도움을 구할 곳이 없을 정도로 외로운 처지다.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의 경직된 태도에서 벗어나 유연한 정책 전환을 시도한다면 국민의 더 큰 지지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조선일보(20-04-16)-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정권 失政 아무리 커도 통합당만은 찍을 수 없다는 민심

 

15일 치른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참패했다. 미래한국당의 비례 의석을 합하더라도 110석을 겨우 넘기는 수준에 그쳤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는 참패했던 지난 총선보다도 못한 몰락에 가까운 패배를 기록했다. 통상 정권 3년 차의 총선은 정권에 대한 평가 성격을 갖는다. 그러나 이번엔 정권이 아니라 야당이 심판받았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치른 전국 단위 선거에서 주요 정당이 네 번 연속 패배한 경우는 없었다. 그만큼 우리 국민은 한쪽으로 힘이 쏠리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총선·대선·지방선거에 이어 다시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코로나 사태로 정권의 실정이 가려진 점도 있었지만 이번 선거는 야당이 지려야 질 수 없는 선거였다.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 실패로 경기가 침체해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많은 사람의 생활이 어려워졌다. 탈원전과 같은 국가적 자해 정책은 어떤 비판도 듣지 않고 밀어붙이고 있다. 조국(曺國) 임명 강행과 국민 분열, 헤아릴 수 없는 내로남불, 울산 선거 공작 사건 등 정권의 행태는 선거로 심판을 받아야 했다. 그럼에도 유권자들은 지금의 야당에는 표를 주지 않았다. '정권의 실정(失政)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통합당만은 찍을 수 없다'는 국민이 너무 많은 것이다
.

탄핵 당시 총리였던 사람이 당의 얼굴이 되면서 선거의 향방을 좌우하는 중도층 민심을 얻는 데 근본적 한계를 갖게 됐다. 황교안 대표는 이후 당의 혁신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없다. 작은 기득권에만 연연하는 인상을 줬다. 총선을 앞두고 인재 영입은커녕 국민 앞에 내세울 대표 공약 하나 제대로 준비된 것이 없었다
.

선거를 앞두고 통합당이 출범했으나 단순히 합치는 것만으로 국민 마음을 다시 얻을 수 없었다. 통합에 참여한 모든 사람은 손익 계산을 접고 희생하고 헌신해야 했다. 그러나 끝까지 질질 끌면서 선거 후 자신의 위치만 지키려 했다. 감동적 장면 하나 없는 통합이었다. 공천이 사실상 마무리된 뒤에 터진 느닷없는 공천 번복 파동은 4년 전 '진박 논쟁'을 다시 연상시켰다. 후보 등록일까지도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채 오락가락했다. 결과가 네 차례나 뒤바뀐 경우도 있었다. 비례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명단도 발표된 뒤에 뒤집혔다. 이런 사달은 쇄신을 위한 진통이 아니라 개인적 손익 계산에 따른 것이었다. 국민은 이를 다 지켜보았다
.

당대표의 'n번방 호기심' 발언으로 젊은 층 표심이 떠나가는데 한 후보의 '세월호 텐트' 발언이 또 나왔다. 당 윤리위가 이에 면죄부를 주면서 3040 유권자들의 이탈은 걷잡을 수 없게 됐다. 통합당 지도부는 왜 문제가 되는지도 이해하지 못한다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절멸 위기에 놓인 보수 정당은 여러 차례 이름을 바꾸고 분칠을 해가면서 국민 앞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국민은 여전히 불신과 혐오를 거둬들이지 않았다. 불출마를 선언한 통합당 의원이 통합당에 대해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이고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라고 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바로 그 지적대로 나온 것이다
.

이대로는 2년 뒤 대선에서도 통합당의 미래는 없다. 대한민국은 정부와 거의 전국 시·도·군, 대법원, 헌법재판소에 이어 국회까지 민주당 세력 한 곳이 장악하게 됐다. 견제 세력이 없어지면서 정권이 못 할 일이 없게 된 것이다. 수권 능력을 인정받는 대안 세력이 존재하지 않으면 권력은 독주하고 폭주하게 된다.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통합당이 국민에게서 '믿고 맡길 수 있겠다'는 수권 능력을 인정받는 것은 어렵지 않다. 완전한 세대교체를 이루고 희생과 헌신을 통해 자유 민주를 수호하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러면 국민이 지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조선일보(20-0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