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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야당의 출현을 주시하며]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지를 망각하면 政治業者에 불과.. ["非文 말고 非主流라고 써달라"]

뚝섬 2020. 5. 5. 08:26

새로운 야당의 출현을 주시하며

 

통합당 정체성 잃고 당 이끌 旗手도 없어
70
년대 3 '40대 기수론'
탐탁잖은 당내 분위기 뚫고 스스로 자리 굳힌 것

정치는 결국 우두머리 싸움

 

미래통합당을 통해 문재인 정권의 좌파 독재 노선을 저지하고 2년 뒤 정권 교체를 실현한다는 희망은 여기서 접어야 할 것 같다. 통합당이 4·15 총선에서 초라한 성적을 남겨서가 아니다. 총선 후유증으로 당내 불화가 노정되고 당의 지도 노선이 표류해서도 아니다. 어느 정당이건 선거에서 패배한 정당은 그 후유증을 겪게 마련이고 그 진통을 딛고 새로 정비하는 것이 상례(常例)였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통합당의 진통을 너무 과대평가할 생각은 없다.

그럼에도 미래통합당에 대한 기대를 접는 것은 그 당이 당의 정체성을 잃고 '정치인집단' 수준으로 전락한 것이 첫째 이유고, 당을 이끌 기수(旗手)가 없다는 것이 둘째 이유. 당의 정체성이란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인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존립이 기초한 안보 체제, 국민의 삶을 보장하는 시장경제를 당의 존재 이유로 삼는 것이다. 지금 미래통합당에는 그런 결의도, 의지도, 더 나아가 그런 인식조차 보이지 않는다. 선거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당의 정체성을 잃으면 그것은 정당의 사망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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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은 당연히 권력 지향적이고 정치인도 그렇다. 정권이건 당권이건 결국 권력을 얻기 위한 싸움이다. 다만 왜 싸우는지를 망각하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 지금 미래통합당이 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성형수술을 하고 화장을 하고 새 옷을 입는다 해도 자기들이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지를 망각하면 정치업자(業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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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은 국민 각자의 정치적 지향을 대신해주는 통로(通路). 국민들의 의사를 대변해주는 대리인이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 41%의 의사는 통로를 잃고 공중에 떠있다. 이들은 통로와 대리인으로서의 사명감을 상실한 통합당에 배신감을 느낀다. 통합당은 이제 수명이 다한 것 같다. 어쩌면 오랜 파쟁과 소아병으로 소생이 불가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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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보수 우파, 다른 말로는 문 체제의 노선을 반대하는 반()좌파의 국민은 새로운 야당을 찾을 수밖에 없다. 조갑제 닷컴은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위성 정당으로 생성된 미래한국당이 통합당에 흡수되지 않고 독자 생성하면서 새로운 야당의 주류가 될 것을 제안했다. 대단히 흥미로운 제안이다. 이런 발상이 흡인력을 갖게 되면 미래통합당 내에서도 역()으로 호응이 있을 수 있다. 당내 싸움에 지쳐 있거나 소외된 인사들, 또 이번 총선에서 기회를 잡지 못한 지도자급 인사들, 그리고 보수 우파의 새로운 전개를 희망하는 재야 인사들까지도 새 보수 야당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포함해 과거 보수 우파 정권에서 고위 공직을 맡았던 전직 인사들까지 모두 힘을 합쳐 새로운 야당의 탄생을 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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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기수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 기수는 하향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1971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시 야당인 신민당에서는 김영삼, 김대중, 이철승 등 '40대 기수들'이 등장했다. 여기에 여당의 김종필까지 합해서 40대 기수들은 그 시대 정치를 풍미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등장을 '구상유취(口尙乳臭·어린이 젖비린내)'로 타기하는 당내 분위기를 뚫고 스스로 자리를 굳혀갔다. 결국 두 사람은 대통령, 두 사람은 그에 버금가는 정치적 위치를 얻었다. 지금 야권의 젊은 세대가 꼰대 타령이나 하면서 청년 우대가 없다며 '무임승차'하려는 풍조와는 사뭇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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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그 소속원들의 싸움이지만 실은 그 우두머리(기수)의 싸움으로 귀결된다. 대표 주자가 없으면 그 싸움은 지지멸렬한다. 기수가 없으면 지역 싸움에서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고, 기수가 이끌면 져도 이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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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이후의 야권은 결국 새로운 야당의 출현으로 면모를 일신하길 기대한다. 대한민국 미래에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는 세계적 또는 동북아시아적 상황 변화가 엄습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여부, 북한 김정은의 신상 변화, 중국 지도부의 새로운 전개 여부, 그리고 무엇보다 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굳게 닫힐 세계 교역의 문(). 그리고 우리 실물경제의 추락 등 경제 위기는 2020 이후 권력정치의 기상도를 미궁으로 몰고 갈 것이다. 관건은 문 정권의 완고한 이념 정치가 이 파고를 넘을 수 있느냐에 있고 한국에 새로운 대안(代案)을 허락할 것이냐에 있다.

 

-김대중 칼럼니스트, 조선일보(20-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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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文 말고 非主流라고 써달라"

 

총선 이후 친문 일색 민주당… 비문 낙인찍힐까 떠는 의원들
주류의 미덕은 포용… 당내 다양한 의견 수용해야

 

총선 후 더불어민주당의 한 당선자가 전화를 걸어왔다. "이제 나를 '비문(非文)'이라 하지 말고 차라리 '비주류(非主流)'라고 써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게 그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 '비문 낙인이 얼마나 무섭기에 저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주류'라면 도광양회(韜光養晦)하며 언젠가 문재인 대통령처럼 주류가 될 날을 꿈꿀 수 있다. 그러나 '비문'이 되어서는 도무지 당장의 생존조차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평판 좋은 비주류에 속했던 금태섭 의원은 조국 사태를 거치며 비문으로 몰렸고, 결국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민주당 생태계에 비문이 존재하던 시절이 있었다. 과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같은 당에 있을 때,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차기 주자로 버티고 있을 때, 친문과 비문의 입장 차이는 비교적 뚜렷했다. 정책·노선을 놓고 경쟁도 했다. 그러나 비문은 지난 대선 후 세력이 희미해졌고 이번 총선 후엔 스스로 씨를 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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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선거 후 코로나 극복과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 지난달 29일 업계를 찾아가 "하나의 일자리라도 반드시 지키겠다"고 했다. 같은 날 민주당에선 윤호중 사무총장이 모든 당선자에게 보낸 공문 한 장이 공개됐다. 요약하면 보좌진을 뽑을 때 다른 당 출신은 웬만하면 쓰지 말라는 것이다. 국회 보좌진 인력 시장은 범위가 어느 정도 한정돼 있다. 보좌진은 선거가 끝날 때마다 이 당, 저 당을 넘나든다. 서로서로 잘 안다. 그런데 의석 3분의 2를 가져간 여당이 이 시장에 진입 장벽을 설치했다. 주요 타깃은 곧 실업자가 될 민생당 보좌진이다. 공문은 '타당 출신 보좌관 임용 시 업무 능력 외에 정체성 및 해당 행위 전력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생당 일부 보좌진은 해당 행위에 준하는 행위를 했다'고 적시했다. 민생당 보좌진의 하소연이 쏟아졌다. "4+1 협의 때는 한 식구라고 하더니 선거 끝나니 정체성이 다르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에 '더불어'가 없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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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당 사람들도 한때 주류였던 적이 있다. 김대중 정부 때다. 당시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은 비주류였다. 문 대통령은 당선 직전인 2017 3월 펴낸 '운명에서 희망으로'란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이나 나를 아웃사이더로 보고, 말하자면 대한민국 주류가 우리를 배척하는 것, 그것은 어쨌든 그럴 수 있다고도 생각해요. 그런데 오히려 더 분노하게 되는 것은, 실은 우리 안에서도 이른바 기득권 세력이 있고, 또 그들의 배척이 있는 거예요.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가 됐을 때 지지도가 떨어지니까 당내에서 후보를 교체하려 했던 것도 나는 야권 내 기득권의 작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어서 그는 "이른바 운동권에도 엘리트주의 같은 게 있어요. 운동권의 주류가 있어서 거기서 볼 때도 노무현은 저 변방의 사람인 거예요"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그토록 주류 교체를 외쳤던 심정을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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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문 대통령과 친문은 이제 민주당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압도적 주류요, 기득권이다. 여권 내 '동종 교배'는 피할 수 없다. 다만 우리 정치의 미래를 생각해 '()의 다양성'을 말살하는 단계까지는 가지 않길 바란다. 주류의 미덕은 포용이다. 야당을 끌어안는 것까진 바라지 않는다. 같은 편 사람이 비문이라는 이유로 '배척'당하지 않도록, 일자리를 잃고 '분노'하지 않도록 해주길 바란다. 과거 자신이 당한 부당한 일을 지금 국민은 당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대통령의 책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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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진 정치부 차장, 조선일보(20-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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