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중하다"더니 "심각하지 않다", 與 돌변은 대통령 뜻인가
윤미향 의혹에 대한 민주당 기류가 돌변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이 전 총리가 유력한 대선 주자인 만큼 여당이 조만간 윤씨의 거취와 관련해 결단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런데 그 직후 이해찬 대표가 "심각하게 검토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이 전 총리의 입장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자 민주당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윤씨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먼저 따져야 한다"고 나왔다. 뭉개겠다는 것이다. 지금 민주당에서 이 전 총리의 언급을 이렇게 뒤집을 수 있는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뿐이다. 이해찬 대표는 청와대의 뜻을 대신 발표했을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최초 폭로자인 이용수 할머니에 대한 위무가 시도될 것이다. 이미 민주당은 "윤 당선인이 19일 이용수 할머니를 만나 사과하고 할머니가 눈물 흘리고 오해를 풀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할머니는 "와서 용서를 빌었지만 용서한 것 없다. 법에서 다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설사 이 할머니와 윤씨가 화해한다고 이 문제가 덮어질 수는 없다. 정의연과 윤씨가 위안부 운동을 빙자해 사익을 취했다면 형사 범죄다. 지금 정의연의 엉터리 회계 장부, 고인이 된 위안부 할머니 장학금을 유지와 달리 쓴 문제, 이상한 안성 쉼터 매입 의혹, 윤씨의 딸 유학 자금 출처, 개인계좌로 기부금 모금, 쉼터에 부친을 취업시키고 남편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아파트 구입 자금 문제 등 연일 새로운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위안부 운동의 원조 격인 김문숙 부산 정대협 회장은 "윤미향이 대표가 된 이후 정대협은 할머니를 앞세워 돈벌이하는 단체가 됐다" "터질 것이 터진 것"이라고 했다.
정의연이 우간다에 김복동센터를 짓는다며 4300여만원을 후원받았는데 정작 우간다 시민단체 대표는 "정의연 제안을 거부했다"고 했다. 우간다 단체 대표는 "정의연이 내 이름을 걸어 돈을 받았다니 역겹다"고도 했다. 위안부 추모 상품을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은 7년간 6억여원을 정의연 전신 정대협에 기부했지만 정대협 회계장부에는 1억원만 받은 것으로 올라 있다고 한다. '화해'한다고 이 범죄 혐의가 없어지나. 이날 검찰은 정의연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은 관련 범죄 혐의가 소명돼 법원도 수사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뜻이다.
-조선일보(2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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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운동 살리는 건 '비호'가 아니라 '손절'이다
윤미향의 황당한 자기관리, 그걸 부끄러워 않는 당당함
그래도 감싸고 지키는 與… 정대협과 한 몸 착각 때문
30년 역사 더 다치기 전에 부실 털어내는 결단 내려야
'윤미향 의혹'도 조국 사태만큼이나 우리를 질리게 한다. 하루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의혹이 쏟아져 나오는 모양새부터 닮았다. 의혹 리스트는 열 손가락을 두 번쯤 꼽아야 할 정도고 종류도 여러 갈래다.
우선 큰 돈뭉치들이 사라졌다. 윤씨가 이사장을 맡았던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2016년부터 4년간 13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았는데 국세청 공시에는 5억원을 받은 것으로 돼 있다. 절반이 넘는 8억원이 증발된 것이다. 윤씨가 상임대표였던 정대협도 최근 5년간 2억6000만원가량 자산을 국세청 공시에서 누락했다. 5년 동안 매년 액수가 차이가 났다.
기부금을 어이없게 쓴 경우로는 2018년 맥줏집에 3339만원을 지출했다고 신고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해 기부금 지출 3억1000만원의 10%가 넘고, 위안부 할머니 지원에 쓴 2300만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정의연은 후원행사에 쓴 돈이라고 했다. 맥줏집 설명은 달랐다. 후원행사 비용으로 972만원을 받은 뒤 542만원을 돌려줬다고 한다. 일종의 꺾기를 하고 실제로는 430만원만 지불했다는 것이다.
안성 쉼터는 7억5000만원에 매입했고 인테리어에 1억원까지 들었는데 7년 뒤 4억2000만원에 팔았다고 한다. '부동산 불패' 대한민국에서 반 토막 손해를 보는 부동산 거래를 한 경우는 처음 봤다. 그런데도 "제값 주고 샀고, 제값 주고 판 것"이라고 우긴다. 전후 사정을 보면 턱없이 비싼 값에 산 쪽으로 보인다. 수상한 뒷거래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안성 쉼터에는 윤씨 아버지가 머물면서 6년 동안 7500만원 관리비를 받았다. "한 달 120만원씩 저임금"이라고 해명했는데 국민 눈에는 시골 별장을 공짜로 이용하며 짭짤한 용돈까지 챙긴 것으로 비친다.
윤씨는 8년 전 아파트를 2억원 현금을 주고 낙찰받기 위해 갖고 있던 적금을 모두 깨고 모자란 돈 4000만원을 빌렸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저금통장에는 3억2000만원이 남아 있다. 윤씨 부부가 내는 1년 소득세가 연간 100만원이라고 한다. 역산하면 연간 소득이 5000만원으로 추산된다. 8년 동안 모두 모아도 4억원이다. 윤씨 부부는 이슬만 먹고 사는가.
허술한 차원을 넘어 황당하기까지 한 윤씨의 자기 관리,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당당함, 그럼에도 그를 지키겠다는 여권의 결의는 모두 한 가지 이유에서 비롯된다. 1992년 28세의 나이로 정대협에 몸을 담고 간사, 사무국장, 사무총장, 상임대표를 역임한 뒤, 그 후신인 정의연 이사장까지 지낸 그의 경력이다. 윤씨는 자신이 위안부 진상 규명 30년 역사를 상징한다는 자신감 때문에 "감히 누가 내 뒤를 캐랴"라고 방심했을 것이다. 실제 "할머니들을 위해 모았다는 돈이 어디 쓰였는지 모르겠다"는 문제 제기가 위안부 할머니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면 누구도 윤씨와 관련 단체를 들춰볼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윤씨는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를 "친일이 청산되지 못한 나라에서 정의·여성·평화·인권의 가시밭길로 들어선 사람이 겪어야 할 숙명으로 알고 당당히 맞서겠다"고 했다. 여당 중진 인사는 "위안부 사죄와 배상 요구를 무력화할 목적을 가진 세력의 음모"라며 윤씨를 감싼다.
윤미향 의혹은 정대협·정의연이 30년 동안 벌여온 위안부 진상 규명 운동에 적잖은 타격이 된다. 그러니 웬만한 흠결은 덮어줘야 하지 않느냐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런데 그 '웬만한' 차원을 훨씬 넘어섰다.
은행에서 부실 대출이 발생하면 미련 없이 도려내야 한다. 불량 채권을 따로 모은 '배드 뱅크'를 손실 처리하고 깨끗한 부분만 '굿 뱅크'로 따로 모아야 새살이 돋아난다. 썩은 곳을 쉬쉬하고 끌어안고 가려다가는 전체가 무너진다.
윤미향씨가 국회의원 배지를 욕심 내다가 사달이 났다고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반대로 봐야 한다. 윤씨가 그대로 위안부 운동을 하면서 국고와 기부금을 엉뚱하게 관리해 나갔다면 일이 더 커졌을 가능성도 있다. 하마터면 위안부 진상 규명이 회복 불능의 치명상을 입을 뻔했다. 이 정도에서 문제가 불거진 것을 오히려 다행으로 여기는 편이 옳다.
정대협 30년은 우리 국민 모두가 소중히 여기는 역사로 자리 잡았다. 그 가치를 지키고 살리려면 흠을 감추고 비호할 것이 아니라 운동 자체가 입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손절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조국이라는 개인을 검찰 개혁과 한 몸을 만들어 무리하게 방어하려다가 검찰 개혁 자체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해서야 되겠는가.
-김창균 논설주간, 조선일보(2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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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압승했다고 '한명숙 유죄 물증'까지 뒤집겠다는 與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20일 한명숙 전 총리 금품 수수 사건과 관련해 "한 전 총리는 강압 수사와 사법 농단의 피해자"라며 "검찰과 법원이 명예를 걸고 스스로 진실을 밝히는 일에 즉시 착수하기 바란다"고 했다. '한명숙 유죄'가 조작이라는 것이다. 추미애 법무장관도 "어제와 오늘의 검찰이 다르다는 걸 보여줘야 할 책무가 있다"고 했다. 여권이 일제히 한 전 총리 유죄 판결을 뒤집기 위해 법원과 검찰 압박에 나선 것이다.
한 전 총리는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이 확정됐다. 건설업자로부터 세 차례 도합 9억원을 받은 혐의였다. 돈을 줬다는 업자가 1심에서 말을 바꿨지만 물증이 너무도 명백해 논란이 있을 수 없었다. 한 전 총리는 "3억원을 여비서가 개인적으로 빌렸다"고 했는데 건설업자에게서 나온 수표 1억원이 한 전 총리 동생 전세금으로 쓰였다. 한 전 총리에게 줄 현금·달러를 가방에 챙긴 업자 측 경리 직원은 "한 의원님(한 전 총리)에게 갈 돈이라고 들었다"고 했다. 가방 값 영수증도 나왔다. 건설업자가 구치소로 면회 온 부모에게 '한 전 총리를 도왔는데 섭섭하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까지 증거로 제출됐다. 이 모든 증거들은 검찰이 먼저 찾아낸 게 아니라 업자가 '9억 제공' 사실을 털어놓은 이후 드러난 것이다. 대체 무슨 '조작'이 있을 수 있나. 이에 대법관 13명 전원이 한 전 총리에게 유죄 판결을 한 것이다.
민주당은 건설업자가 감옥에서 쓴 '비망록'이 한 전 총리 혐의가 조작됐다는 근거라고 한다. 검찰의 회유·협박에 의해 업자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허위 진술했다는 것이다.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 비망록은 이미 한 전 총리 재판 과정에서 증거로 채택돼 사실무근으로 결론이 났다. 증거를 제출한 것은 다름 아닌 검찰이었다. 위증 범죄자의 '거짓말 시나리오'에 불과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해당 건설업자는 위증 혐의로 1·2·3심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작은 검찰이 아니라 업자와 한 전 총리 측이 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친정권 매체가 이미 공개된 비망록 내용을 보도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사실을 왜곡하고 검찰과 법원을 몰아붙이고 있다. 미리 짜놓은 각본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한 전 총리의 금품 수수는 뇌물과 다름없다. 너무나도 명백한 물증들이 있다. 그런데 이를 양심수로 바꾸려고 한다. 총선에서 압승했다고 흑을 백으로 바꾸려고 한다. 이 정권이 무슨 일을 해도 국민 다수가 인정하니 이마저 성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나라는 더 이상 법치국가는 아닐 것이다.
-조선일보(2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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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명숙 再審 거론하고, 윤미향 방어막 치고, 5·24는 무력화하는 巨與. 쪽수로 무엇이든 뒤집겠다는 태세.
○ 위안부 할머니 앞세워 만든 쉼터, 탈북자 월북 회유 장소로 활용. 파도 파도 괴담이 계속 나오네.
-팔면봉, 조선일보(2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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