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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산바다 6월 병어]

뚝섬 2020. 6. 21. 06:06

6월에 병어보다 맛이 좋은 생선이 있을까. 부드러운 식감, 고소한 맛,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병어를 두고 '버터피시'라 부른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농어목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서해와 남해에 서식한다. 그중 '칠산바다'에서 잡은 당일바리 병어를 최고로 꼽는다. 칠산바다는 신안군 임자도 전장포에서 부안군 위도에 이르는 해역이다. 한때 조기 파시가 형성되었던 황금어장이다. 당일바리는 '그날 잡아서 온 생선'으로 냉동하지 않아 신선하고 물이 좋다는 의미이다.

 

칠산바다는 모래와 갯벌이 적절하게 섞여 젓새우나 작은 어류들이 서식하기 좋은 생태 환경이다. 이들이 병어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이다. 여름이 다가오면 깊은 바다에 머물던 병어들이 산란을 위해 칠산바다로 모여드는 이유다. 어시장에 가보면, 병어 앞에 '임자병어' '지도병어' '신안병어'라는 팻말을 종종 볼 수 있다. 임자나 지도는 신안군에 속하며 칠산바다와 접해 있다. 그러니 모두 칠산바다에서 잡는 병어를 일컫는다. 이곳에서는 조류에 따라 그물을 흘려보내는 그물(유자망)이나 큰 닻으로 조류를 가로지르는 그물(닻자망)을 놓아 병어를 받쳐 잡는다. 다른 어법에 비해 병어가 스트레스와 상처를 적게 받아 상품으로 꼽는다.

병어를 회로 먹을 때는 초장보다 된장이 좋다. 신안이나 영광에서는 '병어는 된장빵'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6월이 제철인 햇감자나 햇양파를 바닥에 놓고 6월 병어를 올려 조리한 병어조림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병어 값이 크게 올랐다. 20여 년 전 1㎏에 2500원 정도 하던 것이 지금은 2만원에 이른다. 어획량은 크게 감소했지 만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도 우리 병어를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 중국 병어 수입상이 직접 산지까지 와서 중매인에게 구입을 부탁하고 있다. 지역에서나 먹던 값싸고 맛있는 병어는 옛말이다. 조금이라도 '착한' 병어를 원하시면 물때에 맞춰 산지 어시장까지 직접 찾아 나서야 할 형편이다. 그물에 병어가 많이 드는 보름이나 그믐 어기에 맞춰 어시장으로 가보자.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조선일보(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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