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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대권주자론]

뚝섬 2020. 6. 29. 06:24

요리 전문가인 백종원이 어떻게 대기권을 벗어나 대권주자의 반열에까지 거론되게 되었을까? 식색동원(食色同源)이 아닌가 싶다. 식과 색은 뿌리가 같다.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욕망은 식과 색이다. 근원적이라는 의미는 끊을 수 없다는 뜻이다. 다른 것은 다 끊을 수 있어도 이 2가지는 못 끊어 낸다. 만약 이걸 끊었더라면 인류의 종자는 멸종되었을 것이다.

종족 번식이라는 지상 최고의 과제를 이행하는 데에 가장 강력한 2가지 요소는 식과 색이다. 그래서 공자님도 '예기(禮記)'에서 '음식남녀(飮食男女)는 인지대욕(人之大慾)'이라고 설파하였다. 이걸 어느 정도 삼가야 하는 게 예의 기본이 된다는 뜻도 있고, 한편으로는 인간의 대욕이므로 완전히 끊을 수는 없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식이 곧 색이고, 색이 곧 식이다. 식욕을 보면 색욕을 알 수 있고, 식습관을 보면 색 습관을 짐작할 수 있고, 식욕이 떨어지면 색욕도 떨어진다. 따라서 레스토랑과 러브호텔은 상호 의존적인 업종임을 알 수 있다.

미슐랭가이드와 플레이보이 잡지의 관계도 그렇다. 전혀 다른 차원에 있는 2가지의 공통점을 발견하는 것이 곧 통찰력 아니겠는가. 다른 것들 사이에서 공통점을 발견하는 것이 공부이다. 먹방과 야동이 그것이다. 식은 먹방으로 발전하고 색은 야동으로 진화하였다. 그러나 먹방은 합법이고 색방은 불법이다. 먹방에서는 수치심을 느끼지 않고, 색방에서는 수치심을 느끼기 때문이다.

백종원을 거칠게 정의한다면 먹방계에서 배출한 인물이다. 주방에만 있으면 요리사에 그치지만, 다중이 보는 TV 화면의 요리 프로에 등장하는 순간에는 범먹방계로 진입한 셈이다. 화면과 요리가 결합하면 먹방이다. 먹방은 색방과 달리 법에 저촉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눈치 보지 않고 즐길 수 있는 프로이다. 백종원의 등장은 남자도 부엌에서 요리를 해야 한다는 새로운 트렌드의 도래를 의미한다. 거기에다가 인물도 된다. 까칠한 관상이 아니다. 수더분하면서도 돈이 붙는 복스러운 얼굴이다.

한국 사람은 빈상을 싫어한다. 말씨도 충청도 말씨이다. 경상도 말씨도 아니고 전라도 말씨도 아니다. 약간 느린 듯하면서도 서민적인 단어를 사용한다. 식당 사업에 대해서는 발군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대학 졸업하고 공무원의 길로 접어들지 않고 곧바로 식당 창업을 한 것으로 보면 '남을 먹여서 돈을 버는' 식신생재(食神生財) 팔자이다. 만약 백종원과 조국이 붙으면 누가 이길까? 이종격투기는 계속 진행된다.

 

-조용헌, 조선일보(2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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