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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전환 기준 날짜가 文 방문일이라니] [공부 대신 시위하는 법 배울까, 2030 '부러진 펜' 운동 확산]

뚝섬 2020. 6. 26. 05:30

 

정규직 전환 기준 날짜가 文 방문일이라니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2100여명의 정규직 전환으로 '로또 취업' 논란이 확산되자 청와대 일자리 수석은 "청년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니라 오히려 늘리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해 청년들 분노에 더 불을 질렀다. 본사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보안 검색원이나 소방대원 직종이 기존의 취업 준비생이 준비하던 대졸자 일반직 일자리가 아니라는 취지다. 그러나 인천공항 보안 검색원의 약 40%는 대졸 학력이다. 게다가 인건비 총액이 정해진 상황에서 2100여명을 정규직화하면 다른 일반직 신규 채용 숫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금 청년들이 분노하는 것은 일자리가 줄 것이라는 점과 함께 '왜 누구는 높은 경쟁을 뚫어야 하고, 누구는 옆문으로 쉽게 들어가느냐'는 것이다.

청와대 수석은 2100여명 중에서도 2017년 5월 이전과 이후 입사자의 정규직 전환 조건을 다르게 결정한 것도 "청년들에게 기회"라고 했다. '2017년 5월'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인천공항을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라는 이른바 '1호 지시'를 내린 날이다. 이날 이전 입사한 비정규직은 사실상 자동적으로 정규직이 되지만, 그 이후 입사자는 다른 일반 응시자와 똑같이 공개채용 절차를 거치도록 했기 때문에 그만큼 취준생들의 취업 기회가 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차등을 두는 이유에 대해 일자리 수석은 "2017년 5월 이후엔 정규직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모르고 들어온 사람은 자동 정규직이고 알고 들어온 사람은 시험을 보라는 것은 대체 무슨 논리인가. 그러자 문 대통령 방문 이후에 입사한 사람들 사이에선 '초등생 수준 시험을 보게 되니 걱정 말라'는 말이 돈다고 한다. 인터넷에선 "2017년 5월은 신(神)이 강림한 날" "성은을 입은 사람만 정규직 되느냐"는 냉소가 쏟아졌다.

지금 인천공항공사는 코로나 사태 최대 피해자 중 하나다. 인천공항 이용객은 작년 대비 97%, 면세점 매출은 99% 격감해 '파리 날리는 공항'이 됐고, 올해 3200억원 적자가 예상된다. 코로나 사태에 따른 항공·여행업 불황은 앞으로 수년 더 지속된다고 한다. 이 와중에 인천공항공사는 정부 압박에 평균 연봉 3850만원의 정규직을 2100명 더 늘리는 황당한 결정을 했다. 공항 이용객이 감소한 만큼 보안 검색 수요도 줄어드는데 인천공항공사는 거꾸로 경직적 인건비를 더 늘리는 결정을 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경영에 구멍이 나면 또 국민 세금으로 메울 것이다.

 

-조선일보(20-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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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노원구청 비정규직 노조, 정년 보장받고 2년 만에 "정년 더 늘려라" 농성. 好意는 금세 權利가 되고….

 

-팔면봉, 조선일보(20-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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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국공 사태 일파만파… 취준생들 분노의 눈물

 

공기업 취업 준비생들이 속한 네이버 카페(공준모)에 올라온 사진. 작성자는 ‘인국공 사태’를 공론화하기 위해 이 사진을 인터넷에 널리 공유하자고 제안했다. /네이버 카페 공준모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가 22일 협력업체 소속 보안검색요원 1900명을 공사 직고용 형태로 정규직 전환한다고 발표한 이후,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의 분노가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취준생들이 이른바 '인국공 사태'에 부글부글하는 데에는 인국공의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취업 정보 업체 잡코리아에 따르면 인국공은 지난해 공기업 취업 선호도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더해 취준생들은 다른 공기업들도 인국공과 같은 방식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동참할 경우, 신입 채용 규모가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인국공발(發) 공기업 채용 시장의 충격적인 변화가 예고되면서 취업준비생들이 절망하고 있는 것이다.

◇공기업 취업길 더 좁아지나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공공 기관 신규 채용 규모는 지난해까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였다. 공기업의 경우 2015년 5826명을 채용했지만 지난해에는 1만1283명으로 93.6% 증가했다. 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 공공 기관을 포함한 전체 공공 기관 채용 규모도 2015년 1만9202명에서 지난해 3만3447명으로 74.1% 늘었다. 올해 1분기에는 공공 기관에서 5525명을 신규 채용했다. 취준생들이 공공 기관 채용에 몰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기가 높은 인국공 사무직 서류 심사 통과를 위해선 기본적으로 900점대 후반의 토익 성적과 함께 컴퓨터활용능력, 영어 말하기, 한국사, 한국어능력시험 등 각종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준생들은 이번 사태에 극도의 상실감과 배신감을 호소하고 있다. 취준생들이 공기업에 지원하는 건 직장의 안정성이 큰 배경이지만, 그와 함께 열심히 노력하면 합격할 수 있다는 믿음도 작용한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그 믿음을 지킬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인국공 취업을 준비한다는 한 취준생은 "그나마 공기업이 채용 과정이 투명하고 노력하면 붙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열심히 준비했는데 이번 일을 보면서 그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일러스트=박상훈

 

인터넷에서는 인국공 사태를 공론화하기 위한 캠페인이 시작됐다. '부러진펜운동, 로또취업반대'라는 글과 부러진 연필 사진을 퍼뜨리자는 것이다. 이 캠페인을 제안한 이는 "인국공 사태에서 이대로 비정규직 인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면 고스란히 그 피해는 다른 취준생들에게도 간다"며 "인천공항공사 채용 규모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고 기존에 인국공 취업을 준비하던 인원들이 다른 공기업에 지원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토익 준비 그만하고 시위하는 거 배워야겠다"

"인국공 취업을 위해 토익 10번, 토익스피킹 8번을 봤다. 매일 허벅지 찔러가면서 14시간씩 전공 공부를 했다. 매일 괴로워서 울었다. 그래도 참았다. 꼭 합격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그런데 이게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에 살기 싫어졌다. 처음으로 아빠 앞에서 울었다." 공기업 준비생 56만명이 가입한 네이버 카페 '공준모'에 24일 이런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취준생들이 취업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인국공 사태를 비판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사태에 허무함을 느끼고 있는 공기업 취준생들은 "이제 토익 준비할 게 아니고 머리에 띠 두르고 시위하는 거 배워야겠다" "열심히 노력했던 내가 호구가 됐다" 등 자조 섞인 글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서울교통공사 사무직에 합격했다는 한 공준모 카페 회원은 "목소리를 내세요. 저도 열심히 준비 중인 분들에게 쥐똥만큼이라도 힘이 되고자 청원에 동참했어요"라는 글을 올렸다.

◇채용 패러다임 전환에 취준생들은 멘붕

취준생들에게 올해는 최악의 한 해로 꼽힌다. 코로나 사태로 상반기 대기업 공채가 사실상 사라졌고, 기업들이 앞다퉈 정기 공채 대신 수시 채용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 사이트 관계자는 "채용 패러다임이 전환하고 있다"며 "과거 기준에 맞춰 취업을 준비해 온 취준생들은 멘붕(멘털 붕괴)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취업 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4월 기업 284곳의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3.2%는 "상반기는 물론 하반기 채용도 불투명해졌다"고 답했다. 잡코리아가 24일 신입직 구직자 989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구직자 취업 자신감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응답자의 58.4%가 "올 하반기 취업에 성공할 자신이 없다"고 답했다. 한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가뜩이나 취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인국공 사태가 취준생들 분노에 불을 붙인 셈"이라고 말했다.


-석남준 기자/김강한 기자, 조선일보(20-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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