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이 드러낸 수천 년 유적]
[세계 최대 싼샤댐 붕괴 위기설은 과장됐다]
['세계 최대' 싼샤댐 마지노선 10m 남았다]
[잇단 지진, 산사태의 경고… 싼샤댐은 안전한가]
가뭄이 드러낸 수천 년 유적

올 6월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구에서는 모술댐이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3400년 전 ‘자키쿠(Zakhiku)’로 추정되는 고대 도시의 유적지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자키쿠는 기원전 1550년부터 기원전 1350년까지 약 200년간 지금의 이라크 북부 지역과 시리아 대부분을 지배했던 미탄니 왕국의 중심지다. 19세기에 독일인 슐리만은 고대 그리스 문화권의 트로이와 미케네 유적을 발굴했고 영국인 레이어드는 고대 아수르(아시리아)의 니나와(니네베) 유적을 발굴했다. 바로 이 니나와가 한때 미탄니 왕국의 지배를 받았다.
▷8월 들어 중국도 유례없는 가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양쯔강이 말라 바닥이 드러나면서 약 600년 전인 명나라나 청나라 때 제작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 3개가 발견됐다. 양쯔강은 강이라기보다는 바다라고 할 만큼 크다. 양쯔강은 해구(海丘)처럼 바닥에서 7m 높이로 솟아 있는 바위 언덕을 품고 있었다. 이번에 발견된 불상은 그 바위 언덕 맨 위쪽의 솟은 부분을 깎아 석굴과 함께 만든 것이다. 강을 지나는 배들의 안전을 기원하기 위해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 최악의 가뭄으로 스페인에서는 ‘과달페랄의 고인돌’로 불리는 5000년 전 거석 수백 개가 서부 카세레스주의 발데카냐스 저수지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고대 켈트족은 유럽의 대서양 연안을 따라 아일랜드로부터 영국 콘월, 프랑스 브르타뉴,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에까지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 그런 흔적 중 하나가 거석(巨石) 문화다. 영국에는 스톤헨지, 프랑스에는 카르나크 열석이 있다. 과달페랄의 고인돌은 스페인의 스톤헨지라고 불릴 만큼 신비스러운 모습을 지녔지만 1963년 프랑코 독재 치하에서 인공 저수지가 만들어지면서 안타깝게 물에 잠겼다.
▷이탈리아에서는 포강의 수위가 7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피에몬테에서 고대 마을의 유적이 나타났다. 롬바르디아 올리오강에서는 청동기 시대 목재 건축물 토대가 나왔다. 로마 티베르강에서는 네로 황제가 건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리 유적이 모습을 드러냈다. 노르웨이에서는 빙하가 녹으면서 철기 시대 양털 옷과 로마 시대 샌들이 발견됐다. 고고학자들이 바빠졌다.
▷강이 마를 때 강바닥 돌에 사람들이 연도와 이름을 새겨넣은 기근석(饑饉石)이란 게 있다. 엘베강과 다뉴브강 곳곳에서 기근석이 보일 정도이다 보니 수천 년 전 수백 년 전 문화 유적도, 인공저수지에 묻은 유적도, 심지어 제2차 세계대전 때 침몰한 군함과 누군가 몰래 유기한 시신의 유골까지 오만 것이 다 드러난다. 한 길 물속에 비밀이 참 많다.
-송평인 논설위원, 동아일보(22-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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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싼샤댐 붕괴 위기설은 과장됐다
9년간 건설비 38조 콘크리트댐, 홍수 조절 능력 소양강댐 44배

중국 장강(長江) 상류의 싼샤댐(三峽댐·Three Gorges Dam)이 한 달여간 지속된 홍수로 붕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내외신이 보도했다. 국내 언론들은 하나같이 댐의 수위 변화를 제시하면서 댐 붕괴 위험설을 보도했다.
싼샤댐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일본 재팬타임스는 7월 20일 자 기사에서 싼샤댐의 수위가 홍수위(洪水位·홍수를 감내할 수 있는 최대 수위)를 15m나 넘어 계속 오르고 있다고 했다.
국내 언론도 지난 26일 댐 상류 지역의 계속되는 폭우로 댐 수위가 홍수 통제 수위 145m를 훌쩍 뛰어넘는 162m에 이르며 최고 수위(175m)까지 불과 13m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다. 29일에는 그날 오후 기준으로 댐 수위가 163.3m를 초과하여 최고 수위를 12m도 남기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인터넷에선 인공위성 사진에 싼샤댐이 일직선이 아니라 울퉁불퉁 변형되어 보여서 이미 댐이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는 말도 나왔다.
싼샤댐은 중국 후베이성 장강 상류에 수력발전, 홍수 조절, 수운(水運) 등을 위해 만들어진 초대형 콘크리트 중력식(重力式) 다목적댐이다. 댐의 발전시설 용량은 무려 2250만㎾로, 소양강댐의 발전시설 용량 20만㎾의 100배가 넘는다. 이 댐은 1994년 공사를 시작해 2003년 완공됐으며, 320억달러(약 38조원)가 들어간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댐의 길이는 2335m, 댐마루의 폭은 40m, 바닥의 폭은 115m다. 댐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시설인 여수로(餘水路), 즉 댐 수위가 일정량 이상일 때 여분의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기 위한 수로의 방류량은 초당 최대 10만2000㎥다. 지금과 같이 6만㎥의 홍수가 유입해도 충분한 규모다. 댐의 총저수량은 393억㎥로, 소양강댐 총저수량 29억㎥보다 14배나 크다. 홍수 조절 능력은 220억㎥로, 소양강댐 홍수 조절 능력 5억㎥의 44배에 달한다.
그러나 이 같은 대규모 댐 건설은 우리말로 '삼협(三峽)'이라고 하는 중국 역사 명승지를 수몰시키는 등 자연환경의 훼손은 물론 100만명 이상의 이주민 문제를 야기했다. 여기에 계곡을 채운 물의 무게로 인한 지진 유발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이처럼 말 많은 싼샤댐이 과연 이번 홍수로 붕괴될 가능성이 있었을까? 댐을 직접 설계, 공사, 관리하지 않은 제3자로서 확실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알려진 팩트만 가지고 검토하면 그럴 가능성은 그다지 없어 보인다.
싼샤댐은 정말 무너질까?
첫째, 최근 장강 유역의 지속된 홍수로 인한 싼샤댐 홍수위 문제이다. 국내는 물론 일부 해외 언론도 홍수 조절용 댐에는 모두 있는 '홍수기 제한 수위'를 그냥 '홍수위'로 이해하고 홍수 상황을 설명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홍수기 제한 수위는 연중 홍수기(우리나라의 경우 6∼9월)에는 저수지 수위를 그 이하로 낮추어 홍수가 오더라도 당초 계획한 홍수 조절 용량(홍수 시 제한 수위에서 홍수위까지 저수지 용량)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댐 수위가 이 수위를 훌쩍 뛰어넘었다"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다. 홍수기에 비가 와서 댐에 유입량이 많아지면 댐 수위는 당연히 이 수위를 넘게 된다.
둘째, 언론에서는 댐의 최고 수위를 175m로 보고 수위가 이에 육박한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이는 최고 수위가 아니라 이수(利水) 목적으로 댐 관리를 위해 설정한 만수위(滿水位)이며, 통상 상시 만수위라 한다. 홍수를 감내할 수 있는 최고 수위는 홍수위이며(싼샤댐은 '지체 수위'라 함), 싼샤댐의 경우 180.4m로 설정되어 있다. 따라서 싼샤댐 수위가 165m라 하여도 홍수 관련 최고 수위인 180.4m에 도달하려면 15m를 더 올라가야 한다. 사실 싼샤댐의 수위 상승을 억제하려면 방류량을 늘리면 된다. 다만 하류에 홍수 피해 가능성은 그만큼 커질 것이다. 참고로 소양강댐도 1984년과 1990년 한강 대홍수 시 댐 수위가 홍수위 198m를 넘은 적이 있다.
또한 하천이나 댐 관련 보도에서 흔히 실수하는 것이 전문용어 사용이다. LA타임스를 비롯한 국내외 언론은 중국 당국이 7월 19일에 안후이성 추허(Chuhe)강의 '댐'을 계획적으로 파괴하여 하천 홍수위를 70㎝가량 낮추어 하류 도시 지역의 홍수 피해를 저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여기서 그들이 파괴한 것은 긴 제방의 일부이지 댐이 아니다. 하천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제방을 의도적으로 파괴한 사례는 과거부터 중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홍수로 인한 댐의 붕괴 가능성이다. 일반적으로 콘크리트댐은 사력댐(砂礫·흙과 돌로 만든 댐)보다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크리트댐도 붕괴될 수 있다. 초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싼샤댐의 경우 다른 요인은 제쳐 두고 지금까지 거론됐던 홍수위 상승으로 댐이 넘치는 경우만 따져보자. 홍수가 콘크리트댐을 넘으면 댐 자체는 상당 기간 그대로 있더라도 댐 직하류 바닥이 깎여서 댐이 미끄러져 파괴될 수 있다. 20세기 들어와 파괴된 콘크리트댐의 경우 원인의 대부분이 댐 기초 지반 문제였다.
따라서 싼샤댐이 장강 홍수로 붕괴된다면 댐마루를 넘는 초대형 홍수가 발생하는 경우에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저수지로 유입하는 홍수량은 초당 최대 6만㎥로서 댐의 여수로 통수(通水) 능력 10만2000㎥의 59% 수준에 머물러 있다. 댐 상류 유역에 지속적으로 비가 내려서 댐을 붕괴시킬 정도의 초대형 홍수가 생길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다만 대규모 산사태, 지진 등으로 저수지 수위가 급격히 요동치는 경우 그 충격파가 댐으로 들이닥쳐 넘치면 문제가 달라질 것이다. 그건 홍수와는 다른 문제다.
-우효섭 광주과학기술원 산학교수·前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조선일보(20-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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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싼샤댐 마지노선 10m 남았다
中폭우에 최고수위 175m 육박
19일 오후 중국 창장(長江) 싼샤(三峽)댐 수위가 164.18m까지 상승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장마 기간의 역대 최고 수위(163.11m)를 넘어섰다고 했다. 댐의 최고 수위(175m)를 채 10m도 남겨두지 않으면서 댐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날 밤부터 댐에 유입되는 물의 양이 줄고 있지만 "댐이 정말 안전한가"라는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는다. 중국 인터넷 언론에는 댐 건설 계획 당시 "싼샤댐은 결국 터져버릴 것"이라고 했던 중국 수리(水利) 전문가 황완리(黃萬里)의 '예언'도 다시 등장했다.
창장에서 홍수가 발생할 때마다 중국 국내외 눈길은 싼샤댐에 쏠린다. 2003년 창장 중류에 건설된 싼샤댐은 높이 185m, 너비 135m, 길이 2.3㎞에 달한다. 세계 최대 규모다. 최대 저수량이 393억t으로 소양강댐의 14배다. 싼샤댐의 수위, 방류 여부는 창장 하류에 사는 4억명에게 영향을 미친다.

19일(현지 시각) 중국 후베이(湖北)성에 있는 싼샤(三峽)댐이 물을 방류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10년 주기로 찾아오는 창장(長江) 홍수를 100년 단위로 늦추겠다면서 '만리장성 이후 최대의 토목공사'라 불리는 싼샤댐을 지었지만, 올해 창장 홍수로 이미 4000만명 가까운 이재민이 발생했다. /신화 연합뉴스
중국 당국 설명에 따르면 댐의 수위가 175m에 달한다고 해서 당장 안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2009년 싼샤댐 완공 이후 중국 당국은 매년 물을 가둬 수위를 175m까지 올리고 이를 달성했다고 축하한다. 이 수위가 수상 운송이나 수력발전에 가장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마철이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수위가 175m에 달하면 댐이 홍수 조절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은 장마철을 앞두고 발전·해운 등에서 손해를 보는 대신 홍수에 대비해 댐 수위를 145m까지 낮춰 놓는다. 175m에서 145m를 뺀 30m 수위 차, 저수량 221억5000만t이 싼샤댐의 홍수 조절 능력인 셈이다.
그런데 올해 평년보다 2~3배 많은 비가 내리면서 싼샤댐 수위가 예상보다 빨리 높아졌다. 댐 수위가 빠르게 올라간다는 것은 싼샤댐 방류 압력이 커진다는 의미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싼샤댐은 최근 방류량을 초당 4만t까지 늘렸다.
위성사진을 동원해 싼샤댐에 변형이 생겼다는 주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기됐지만, 중국 수리부와 전문가들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싼샤댐을 관리하는 싼샤그룹 기술 총책임자인 장수광(張曙光)은 최근 중국경제주간 인터뷰에서 "싼샤댐에는 측정 장비 1만2000개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작은 변화도 미리 감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댐에 문제가 생길 경우 수천만 명이 피해를 볼 수 있고, 중국의 건설 능력, 신뢰도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국무원이 매년 댐을 직접 감독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 중국에서는 댐의 안전성 의혹뿐만 아니라 "싼샤댐이 있는데도 왜 홍수가 나느냐"는 여론도 적지 않다. 만리장성 이후 최대 토목공사라고 불리는 싼샤댐은 환경 파괴 논란에도 홍수 피해를 막는다며 조성됐다. 10~20년 주기로 찾아오는 창장 홍수를 100년 단위로 늦추겠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이번 창장 홍수로 이미 4000만명에 가까운 이재민이 발생했다. 특히 댐 하류에 있는 장시(江西), 안후이(安徽) 등은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기는 등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 창장 하류 지역인 안후이성 추허(滁河)에서는 불어난 물을 방류하기 위해 19일 새벽 다이너마이트로 제방을 폭파시키기도 했다.
싼샤댐 방류를 결정하는 창장관리위원회 부(副)총감독관인 천구이야(陳桂亞)는 19일 중국 관영 CCTV 인터뷰에서 "6월 이후 싼샤댐이 창장 중·하류 홍수 방재에 큰 작용을 했다"며 "다만 싼샤 프로젝트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는 없다"고 했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조선일보(20-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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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지진, 산사태의 경고… 싼샤댐은 안전한가

지난 6월 29일 방류 중인 싼샤댐. photo 신화·뉴시스
중국에서 대홍수가 발생할 때마다 싼샤(三峽)댐의 안전 문제가 도마에 오른다. 올해는 싼샤에서 300여㎞ 떨어진 우한(武漢)에 코로나19가 번진 데 이어 6~7월 들어 홍수와 지진, 산사태까지 발생, 싼샤댐을 둘러싼 흉흉한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만약 싼샤댐이 터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30억㎥의 흙탕물이 하류를 휩쓸면 강 주변의 수많은 도시와 농촌이 수몰되어 4억명의 이재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후이(安徽)·장시(江西)·저장(浙江)·장쑤(江蘇)성의 곡창지대가 매몰되면 식량난이 닥칠 수밖에 없다. 상하이(上海), 난징(南京), 쑤저우(蘇州) 등 도시의 기능이 멈추고 생산과 물류도 중단된다. 상하이와 그 주변의 2만2000여개 외자기업들도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40%를 차지하는 지역이 수몰되면, 중국 경제는 치명적 상처를 입고 이를 회복하는 데 10~20년이 걸릴 것이다. 세계경제도 그 충격파로 휘청일 것이다. 이런 무시무시한 시나리오가 해마다 여름이면 싼샤댐의 붕괴 가능성과 함께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정말 싼샤댐은 붕괴할 가능성이 있는 것인가? 중국 정부는 이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가?
80년 만의 대홍수 강타한 중국 중서부
올해 중국은 6월부터 시작된 남서부의 폭우와 장마로 80년 만의 대홍수를 맞았다. 7월 15일 현재 전국 27개 성(省)에서 이재민 3789만명, 사망 및 실종 141명, 가옥 파손 2만8000채의 피해를 입었다. 한국 인구의 73%에 해당하는 중국인이 집을 잃은 것이다. 장강(長江) 중하류와 둥팅호(洞庭湖), 포양호(鄱陽湖), 장시성 슈수이(修水), 우허(抚河) 등 212개 호수 및 하천에서 경보 단계 이상의 홍수가 발생했고, 그중 72개 하천이 최종 안전선을 넘었으며, 19개는 역사상 최고 수위를 기록했다. 홍수 피해가 가장 심각한 장시성과 저장성은 1급 경계령이 내려졌다. 이 지역에서는 무수한 지방 도시와 농촌 마을이 물에 잠겨 호수 속에 건물이 떠 있는 듯하다. 후베이(湖北)와 안후이성은 2급, 장쑤·후난(湖南)·충칭(重慶)·구이저우(貴州)성은 3급 경계령이 내려졌다. 시진핑은 지난 7월 12일 홍수대책과 이재민 구호활동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이번 대홍수는 싼샤댐에 어떤 압박을 주고 있을까. 싼샤댐은 지난 6월 29일 경계수위(145m)를 2m 넘긴 147m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싼샤댐을 비롯한 주변 4개 댐에서 일제히 방류를 시작했다. 이에 앞서 예젠춘(葉建春) 수리부 부부장은 지난 6월 11일 기자회견에서 “수해방지 대책에 의해 지금은 건국 이래 최대의 홍수를 방어할 수 있지만, 예상 이상의 홍수가 발생하면 방어능력을 초과하여 ‘블랙스완(Black Swan·예기치 못한 자연재해나 경제위기)’의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고 발언하여 큰 파문을 일으켰다. 중국 정부 고위 인사가 싼샤댐의 위급 상황을 언급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싼샤댐의 수위는 그후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지난 7월 15일 밤 9시 현재 155.8m에 도달했다. 댐 제방 최고 높이(181m)까지는 아직 25m 정도의 여유가 있지만, 앞으로 강우량에 따라 상황은 바뀔 수 있다.
중국 수리 당국은 매년 6~8월 장마철에 대비해 5월부터 방류를 시작해 수위를 장마철 수위인 145m 이하로 유지한다. 중국의 한 수리전문가는 이 같은 싼샤댐의 기능을 “저녁에 뷔페를 먹을 것을 아는 사람이 점심을 먹지 않고 물만 마시는 것과 비슷하다”고 비유했다. 홍수기에 대비해 미리 댐을 적절히 비워 두는 것이다. 장마가 시작되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동시에 하류 지역의 상황도 감안해 계획적이고 질서 있게 방류를 실시한다. 때로는 장강 중하류 제방에서 농사짓는 사람들이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는 시간을 벌도록 방류를 조절하기도 한다. 중국 정부는 싼샤댐 건설 이전보다 이후에 주변 지역 제방이 무너진 횟수가 감소했다고 지적한다. 만약 올해 같은 대홍수가 일어났을 때 싼샤댐이 없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큰 피해가 났을 것이란 게 중국 정부의 논리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싼샤댐의 상류와 하류 지역 모두 홍수가 발생하여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댐의 방수량을 늘리면 하류 지역 피해가 늘어나고, 방수량을 줄이면 상류의 피해가 늘어나는 형국이다. 또 싼샤의 최대 저수량은 390억㎥ 정도밖에 안 되는데 계속 유입량이 불어나면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엄청난 저수량을 자랑하는 거대 호수 둥팅호와 포양호도 이미 만수여서 싼샤댐의 부담을 덜어줄 능력을 거의 잃었다. 이런 상황에서 폭우가 계속되면 싼샤댐은 버텨낼 수 있을까?
칭화대 수리전문가 “싼샤댐 10년 안에 무너진다”
싼샤댐은 1994년부터 리펑(李鵬) 총리(당시) 주도로 15년에 걸쳐 건설된 세계 최대 수력발전댐이다. 댐의 길이는 2.3㎞, 높이는 181m이며, 최대 저수량은 393억㎥이다. 이는 미국 후버댐의 저수량(320억㎥)보다 많다. 싼샤댐은 또 70만㎾ 발전기 32기(지하 6기 포함)를 갖추었으며, 총발전량은 2250만㎾에 달한다. 이는 한때 중국 총발전량의 10%에 달했다. 싼샤댐은 건설 전부터 문화계의 반대가 심했다. 장강 유역에 있는 두보(杜甫), 이백(李白), 굴원(屈原) 등 역사적 문인들의 시가(詩歌)와 삼국지 등에 얽힌 1000여개의 문화유적이 수몰될 것을 우려했다.

경과 수리전문가들의 반대도 강했다. 대표적인 인물은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중국 최고의 수리학자 황완리(黃萬里) 전 칭화대(淸華大) 교수였다. 그는 공산 중국 건국 초기 황허(黃河)댐 건설에 반대했다가 22년의 강제노역형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1990년대 초 싼샤댐 건설 논의가 본격화하자 공산당 지도부에 세 차례 편지를 써서 “30분만 설명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지만 외면당하자 댐 건설 이후 발생할 12가지 예측을 내놓았다. 그것은 하상침전물, 수질악화, 이상 기후, 지진 빈발, 상류지역 홍수 및 댐 붕괴 등이었다. 황 교수는 싼샤댐 완공(2009년) 8년 전 작고했는데, 임종 직전 “싼샤댐은 10년을 버티기 어렵다”며 “어떤 방법으로도 운영할 수 없게 되면, 파괴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유언을 남겼다. 싼샤댐은 황 교수의 예언 기한(2019년)을 넘겨 가동되고 있지만, 많은 중국인은 여전히 걱정한다. 그 까닭은 정부를 완전히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싼샤댐은 2008년 시험 저수를 시작할 때부터 날림공사와 리펑파 관료들의 부정부패로 시끄러웠다. 당시 강벽 붕괴와 토사유출, 지반변형이 일어났고, 댐 제방에 약 1만개의 균열이 발생했다. 댐 완공 후에는 거대한 저수지에서 발생하는 수증기로 인해 주변 지역에 짙은 안개가 잦고 호우도 빈발하고 있다. 그로 인한 주변 생태계의 변화, 수중 생식계의 변화, 농작물에 대한 영향도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또 상류로부터 내려오는 대량의 모래가 저수지 바닥에 쌓이고 댐의 수문을 막아 녹조를 발생시키며 끈적끈적한 잡초와 쓰레기가 뒤섞인 것이 5만㎡로 커졌다고 지적한다. 이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도, 기술자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해 포기한 상태라고 뉴스위크 일본어판(2020년 7월 6일 자)은 지적했다.

장시성 포양호 제방 구축에 나선 인민해방군. photo 신화·뉴시스
싼샤댐의 엄청난 수압이 지진을 유발한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막대한 저수량에 의한 수압이다. 세계의 많은 연구자들은 최근 중국 서부에서 자주 발생하는 지진이 싼샤댐의 거대 저수량에 따른 수압과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의심한다. 2008년 5월 발생한 쓰촨(四川)대지진은 진도 7.9였고, 파괴력은 1995년 일본 한신·아와이대지진(진도 7.2)의 30배에 달했다. 지진의 원인으로는 쓰촨분지의 서북단에 걸친 약 300㎞에 달하는 룽먼산(龍門山) 단층대의 일부가 어긋난 것으로 분석되었다. 쓰촨분지는 표고 5000m급의 산들이 이어진 티베트고원에서 급경사로 내려온 곳에 형성된 표고 500m 정도의 분지로서, 유라시아판(板)과 양쯔강판(揚子江板)의 경계선 위에 있다. 크고 작은 단층대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지진 다발 지역이다. 쓰촨대지진이 발생한 2008년 5월이면 이미 싼샤댐의 저수 수위가 156m를 넘은 시점이었다. 이 때문에 일본의 전문가들은 댐에 모인 막대한 양의 물의 압력으로 지면에서 지하 단층대로 물이 스며들어 단층의 단차(段差)를 유발한 것이 아닐까 의심한다. 이것에 의해 지질변동이 일어나고 룽먼산 단층대가 새로운 활동기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이로 인해 앞으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기도 한다.
싼샤댐의 수압과 지진의 연관성을 의심할 만한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2017년 6월 하순, 쓰촨성에서 산지 토사붕괴로 62채의 주택이 매몰되고 120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붕괴 현장은 2008년 쓰촨대지진과 같은 장소였다. 며칠 동안 내린 폭우로 지반이 약화된 것이 원인이라고 했지만, 폭우만이 원인은 아닐 것으로 지적되었다. 즉 지진과의 연관성이 거론되고 있다. 같은 쓰촨성 아바현(阿坝縣)에서 약 한 달 반 뒤(2017년 8월 9일)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하여 19명이 숨지고 247명이 부상당했다. 산사태와 지진이 두 달 안에 잇따라 발생한 것이다. 이 아바현에서 올 7월 초 규모 3.2의 지진이 또 발생했다. 곧 이어 쓰촨성에서 멀지 않은 구이저우성 비제(毕节)에서도 규모 4.5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놀라운 사실은, 구이저우성의 지진을 앞두고 6월 26일부터 비제 인근의 웨이닝(威寧)현 슈쉐이진(秀水鎭)에서 ‘용의 울음(龍叫聲)’이라 불리는 괴이한 소리가 들려 현지 주민 수만 명이 산 위로 올라가 이를 녹음하거나 동영상을 촬영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공상과학영화에 등장하는 괴기동물의 효과음과 비슷한 울음소리가 10일간이나 들렸다고 한다. 이 소리를 듣기 위해 산 위로 올라간 사람들의 놀라운 표정과 괴성을 담은 동영상이 유튜브에 여럿 올라와 있다.(사례 https://www.youtube.com/watch?v=8Fu-9Yy3d8s) 현지 정부와 전문가들은 이 소리가 새나 동물의 소리라고 분석했지만, 주민들은 이를 믿지 않는다. 일부 주민들은 이 괴성이 땅속의 단층대가 마찰하면서 발생하는 소리로 추정하고, 지진 발생에 대비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기도 했다. 이 소리의 원인은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작은 것을 버려 큰 것을 지킨다’
2017년과 마찬가지로 올 6~7월에도 쓰촨성에서 산사태와 지진이 번갈아 일어나고 있다. 지난 6월 17일 쓰촨성에서 산사태가 발생했고, 7월 1일에는 충칭에서 산사태가 일어났다. 7월 초 발생한 두 차례 지진에 앞선 현상이다. 이 모든 현상이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것일까? 미국에 본부를 둔 반중국 매체인 대기원시보와 신세기(新世紀)TV는 7월 초 중국 당국이 은밀히 싼샤댐 붕괴 시뮬레이션을 실험하고 고위층의 도피처까지 마련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보도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잦아지는 지진과 산사태 현상에 대해 중국 정부가 주목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수리부 부부장이 언급한 ‘블랙스완’이 이를 암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
또한 중국의 과학자들은 이들 현상의 연관성을 면밀히 연구하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물론 그런 연구결과가 나온다 해도 중국 정부가 당장 이를 공개할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 왜냐하면 싼샤댐 붕괴 시나리오는 장강 연안에 거주하는 6억 인구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으로 중국 사회와 경제에 엄청난 충격과 혼란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또한 공산당의 무능과 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것으로, 국가 지도자 시진핑의 리더십에 치명적인 타격을 안길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중국 공산당은 무엇보다 싼샤댐 붕괴를 막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먼저 강구할 것이다. 중국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댐으로 유입되는 수량을 줄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저수량을 방류하여 댐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유입량을 줄이려면 댐의 상류에서 고의적으로 하천 제방을 무너뜨려 물이 농지나 민가, 혹은 도시 지역으로 흘러가게 해야 한다. 또 저수량을 줄이려면 하류 지역의 사정을 봐주지 않고 일단 방류를 우선시해야 한다. 모두 국민의 삶의 터전을 훼손하는 일이다. 이는 중국 공산당이 오래전부터 해오던 방식, 즉 ‘작은 것을 버려 큰 것을 지키는’ 전술이다. 중국 공산당에 가장 큰 일은 ‘당의 영도력을 유지하는 일’이다.
처음에 제기했던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싼샤댐은 붕괴할 가능성이 있는가?’ ‘정부는 이에 대비하고 있는가?’ 이에 대한 대답은 이제 분명해졌다. ‘중국 공산당은 싼샤댐이 붕괴하도록 놔두지 않는다’가 정답이다. 물론 싼샤댐은 그 자체로 크고 작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근년에 주변에서 지진과 산사태가 증가하는 것은 싼샤댐의 거대 저수량에 따른 수압이 원인일 가능성도 있다. 만약 2008년과 같은 대형 지진이 싼샤 부근에서 일어난다면 댐 붕괴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가 일어나지 않는 한 싼샤댐이 무너지는 일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수천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희생하는 한이 있어도 싼샤댐이 무너지게 놔두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해범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장, 주간조선(20-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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